성파종정 생명이 있는 한 같이 가야 할 것이 일이요. 의욕이다
성파 종정의 가르침이다
배워두면 두구도 팔아 먹지 못한다.
사는게 별거 아이데이
피카소도 별거 아이데
공부할 때 공자도 되고 맹자도 된다
잘못을 바로 잡고 살아야 한다
불교를 알아야 우리문화를 알 수 있다.
한자를 배우고 책을 읽어야 한다
배워 두면 누구도 팔아 먹지 못한다
“나는 그 책을 쓴 사람이 되어서 책을 읽어요.
야구장 가면 그 안에서 뛰는 선수가 된 것처럼 관람을 하잖아요? 책도 그래요.
옛사람과 만나서 노는 심정으로, 떠받들지 않고 동등하게 대화를 나누려고 해요.
맹자를 공부할 땐 맹자가 되고, 공자를 공부할 땐 공자가 되고.”
“어른들 말 잘 듣는 사람을 ‘지당대신’이라고 해요.
‘지당하십니다’만 하고 임기를 채울 것인가,
잘못된 것을 바로잡다 사흘도 못 가서 그만둘 것인가 고민하다 후자를 택했지요(웃음).”
‘시주 물은 쇠 녹인 물 마시듯 하라’
“땅이 있으니 승려들도 농사를 지어야지요. 밭도 갈고 트랙터도 몰고.
그걸 울력이라고 해요. 통도사엔 사계절 울력이 많아요. 수행의 한 방법이지요.”
“내가 이래 쪼맨해도 간이 커요. 안 될 때 안 되더라도 미리 겁먹고 못 하진 않아요.
그런데 절은 한국 전통문화의 보고(寶庫)라.
불교를 모르고 우리 문화를 이해할 수 없어요. 욕을 먹어도 밀어붙인 이유지요.”
“사람들이 핸드폰만 보고 책을 안 읽어요.
요즘 젊은이들이 한자를 모르듯 문자를 모르는 미래가 올지도 몰라요.
그런데 책이 애물단지가 됐어요. 학자들은 유학 가서 끼니 굶어가며 산 책이에요.
농부로 치면 논밭 한가지라.
그런데 퇴직해서 집에 갖다 놓으면 마누라까지는 봐줘도 며느리는 갖다 내버리기 바빠요. 그 책들을 보내달라는 겁니다.
언어, 분야 가리지 않아요. 서고(書庫)로는 절이 최고지요.
누가 팔아먹도 못 하고 중들이 늘상 지키고 있으니 제일 안전하고요(웃음).”
“무소유는 좋은 것인데 그게 포기 작전으로 가는 길이 되어선 안 된다는 뜻이에요.
뭐라 할까. 나는 삶에 대한 의욕이 넘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생명이 있는 한 같이 가야 할 것이 의욕이라.
호흡을 살아 있는데 의욕이 죽어 있으면 아무것도 못하죠. 그건 탐욕과는 다른 거예요.”
“내가 욕심이 대적(大賊·큰도둑)이라. 이제 고만 말아야지요(웃음).”
성파 스님이 10년에 걸쳐 도자로 제작한 16만대장경은 통도사 장경각에 모셔져 있다.
그 앞마당엔 스님이 옻칠 자개로 재현한 반구대 암각화가 물속에 전시돼 있다.
피카소도 울고 갈 작품이라고 하자, 스님이 껄껄 웃었다.
“피카소도 별거 아이데!”
싸우지 말고, 편 가르지 말고, 욕심 내지 말고
참되고 바르게, 진실하게(眞), 선하고 인자하게(善) 아름답게(美) 사는 것이다
인생사 별거 아니야
욕 아니, 얻어 먹고, 바르고, 옳게 살며,
생명이 있는 한 열심히 일하며 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