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도 유성 (流星)*
한경용
예총 회의 마치고 비도 사람도 줄줄줄 미아리 정진규 시인 댁 처마 밑에 서 있었소. 싯방울이 물방울로 합해지다 갈라서다 무엇이 그리워 다시 만나 돌 뿌리 부딪쳐 흙탕물로 뒹굴다 가는 길은 하나로 졸졸졸, 귀갓길 정시인이 "선생님! " 하며 반겨 묵어가기로 했소 당신처럼 교사이고 단아한 신혼의 변 선생이 차려주는 주안상 송구스러움에 어이 할지 몰라 빗소리 마음소리 문학소리 웃음소리 허튼소리로 화답했지요. 발령 받은 부산 영도의 여학교가 참으로 좋소. 마치 우리의 통영여중 근무 시절처럼 바람 부는 날은 이송도로 내려 와서 ‘파도여 날 어쩌란 말이냐’, 맑은 날은 고갈산에 올라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영도다리 건너면 간판마다 당신이라 품 안에 있는 듯 하하핫, 그럼 영(永)을 품고 시詩를 베고 허虛를 안고 우雨에 취해 객客을 덮고 정시인 댁이라 이만 자려하오. 내년 2월 13일 부산 예총 마치면 시집 상재할 것이오. 그러면 날마다 그리운 영의 포켓 깊숙이에서 노닐, -마馬
그리움을 빼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었네
더불어 사랑 별똥 향해 나눠 가졌네
다른 장소 다른 시각 죽어서 멀고 먼 길
창찬唱贊한 영겁 동반하길 바랬네
동천冬天의 하얀 죽음 배반의 장미송이
함께한 그날의 성좌 홀로 남아 우러르네
머나먼 사념의 길목 ‘애정은 기도처럼’
‘비둘기 내리는 뜨락’ 어디서나 달무리로 -영(永)
2019 02 월 문학사상 발표작
*유치환 시인이 1967년 2월13일 부산 좌천동에서 교통사고로 소천하다. 그 후 1 년 만에 쓴 이영도 시조시인의 수필 제명이 유성 (流星)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