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혈액암 말기인 16세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파란색 부분을 좀 봐주세요.
1. 머리가 다시 아프기 시작했어. 요추 천자(lumbar puncture) 한대.
2. 피부는 잿빛에 배를 손가락으로 눌러보면 너무 부풀어버린 빵 반죽 같은 촉감에, 손가락이 푹신한 살갗에 푹 파묻혔다. 스테로이드 때문이다. 프레드니솔론, 그리고 덱사도사손High-dosage prednisolone and dexamethasone을 엄청나게 썼다. 두 가지는 모두 독(毒)으로, 사람을 뚱뚱하고 못생기고 성질 더러워지게 만든다.
3. 병실에는 의사 두 사람과 간호사 한 명이 있지만 그들은 내 뒤쪽에 있어 보이지 않는다. 의사 한 사람은 여자 수련의student다. [혹 '전공의'가 더 맞을까요? 인턴이나?]
4. 따끔한 열기static heat가 파도처럼 내 뼛속으로 밀고 들어가는 동안 [요추 천자lumbar puncture 과정 중입니다].
5.
의사가 학생에게 통계 수치를 읊어댄다.
"이 검사를 받는 천 명에 한 명 정도는 경미한 신경 손상minor nerve injury을 입게 돼.
천자한 자리 아래쪽으로 물이 배어나오거나Drainage 출혈, 무감각이나 힘 빠짐 증상이 있는지
Drainage or bleeding, any numbness or loss of strength below the puncture site.
6. 암이 척수액spinal fluid까지 퍼졌구나.
7. **는 집중 척수강 치료 약제intensive intrathecal medication에 반응을 보일지도 모릅니다. 척수강내 삼중 화학요법methotrexate과 유지화학요법hydrocortisone을 4주 동안 실시할 것을 권합니다. 그게 성공적이면 증상이 나아질 것이고, 그러면 우리는 유지 프로그램maintenance programme을 계속할 수 있지요.
8.
비타민 E는 몸이 방사선 치료 후 찾아오는 빈혈post-irradiation anaemia에서 회복되는 데 좋다. 비타민 에이는 방사선이 장기에 미치는 충격을 줄여준다. 느릅나무 추출물은 내 몸 속의 빈 관들의 점막을 대체해준다Slippery elm replaces the mucous material lining all the hollow tubes in my body.['관'이란 장기를 가리키는 걸까요?]
9. 정제하지 않은unrefined 벌꿀
의학 용어는 아니지만 그냥 '생 벌꿀'이라고 써도 될까요?
원래 의학용어가 많이 나오면 시누한테 원고를 읽어달라고 하는데 이번엔 사정상 부탁하기가 어렵네요.
두어 번 더 비슷한 질문을 올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첫댓글 6. spinal fluid는 척수액이 맞는 것 같네요. 7. methotrexate는 의학용어 사이트를 보니 그냥 메토트렉세이트라고, hydrocortisone은 그냥 히드로코르티손이라고 쓰네요. intrathecal medication는 경막내투약이라고 하구요.
감사합니다. 의사와 일반인 간의 대화여서 일반인도 알아들을 만한 표현을 원하다 보니 의학용어 사이트보다는 구글 검색을 했거든요. 참고할게요.
1, 4, 6, 9는 좋아 보입니다.
2. 고용량 프레드니솔론과 덱사메타손 때문이다. 모두 독성이 강한 약물로 많이 쓰면 뚱뚱해지고, 외모가 망가지고 성질조차 더러워진다.
3. 의사처럼 보이지만 하나는 사실 의대생이다. (임상실습 나온 의대생을 뜻합니다)
5. 가벼운 신경 손상/척수액이 배어 나오거나 출혈이 생길 수도 있고, 천자 부위 아래가 얼얼하거나 힘이 빠지기도 하지. (누출, 출혈은 천자 부위에 얼얼함, 근력 약화는 천자 부위 아래 생기는 합병증입니다)
7. 집중 척수강내 치료/척수강내 3중 요법 후 4주 유지화학요법을 권합니다. 성공해서 증상이 가라 앉으면 유지 요법을 계속할 수 있겠죠. (이건 조금 헷갈리는데요. 원문을 보여 주시겠습니까? 척수강내 3중 요법이 메토트렉세이트+하이드로코티손+아라씨거든요).
8. 방사선 치료후 빈혈/몸 속 장기의 점막을 재생시킨다. (hollow tube란 소화관, 호흡기, 비뇨생식관 등 빈 공간이 있는 장기들을 말합니다. 내부 표면이 점막으로 덮여있는데 점막세포는 성장 분열이 왕성하기 때문에 화학요법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지요.)
저는 굳이 의학용어를 알아듣기 쉬운 말로 바꾸려고 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봅니다. 의사가 환자에게 얘기할 때는 어차피 어느 정도 전문용어가 나오게 돼 있는데, 이걸 조금 풀어 쓰려다 보면 어중간하게 되버립니다. 실제로 의사 입장에서 환자들에게 얘기할 때는 전문용어를 쓰고 풀어서 설명을 해 주게 되지요. 백혈병 같은 만성 질환 환자들은 자기 병에 관계된 용어는 금방 익숙해지구요.
또 한 가지, 옛날에는 히드로코티손, XX알데히드 등으로 표기했습니다만, 최근 대한화학회에서 한글 화합물 명명법을 개정하면서 하이드로코티손, 할데하이드 등 영어 발음을 좇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하도 거품을 물고 달려드는 사람들이 많아서 조심스럽지만, 개인적으로는 찬성입니다. 알데하이드라는 명칭을 입에 올려야 하는 직업을 지닌 사람들 가운데 100에 99는 알데히드라고 쓰고 알데하이드라고 읽는 모양새가 좀 우습다고 생각돼서요. 번역하실 때 전반적으로 어떤 원칙을 적용할지 고려해 보세요.
네, 잘 알겠습니다. 손가락이 아프시다는데 타이핑하게 해드려 죄송하네요. ㅜ.ㅜ 원문 요청하신 것은 새 글로 올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