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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일국 목사(김해 늘푸른전원교회)
코뿔소는 평균 시속 50km로 달린다. 그런데 코뿔소는 시력이 극도로 나쁘다. 열심히 뛰는데 목표물과 상관없이 달리다가 종종 다른 사물과 부딪칠 수도 있다.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예배학자인 문화랑 교수(고려신학대학원)는 ‘미래 교회교육 지도 그리기’(생명의말씀사, 2021년)에서 “교회교육과 예배는 별개가 아니라 불가분의 관계”라고 말했다. 세대통합 예배는 큰 흐름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문화랑 교수는 “주일학교를 없애고 세대통합 예배만 시도하는 교회도 있지만, 한국교회는 주일학교가 100년 전에 자리 잡아 뿌리를 내렸기 때문에 세대통합 시스템과 주일학교를 조화롭게 운영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미국교회의 영향을 받은 한국교회는 선교 초기부터 주일학교가 정착됐고, 자연스럽게 어린이 예배가 시작됐다.
“교육부서 예배를 따로 두는 것은 효과성 때문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주일학교, 중고등부, 청년회 예배와 모임의 활성화, 부흥을 위해서 노력해야 하지만, 동시에 전 세대가 함께 드리는 예배 구현을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김일국, 다음 세대를 구하는 7가지 법칙, 186).
2022년 7월 3일 맥추감사절 청암교회 세대통합 예배 (사진 출처 : 청암교회 홈페이지)
3세대(조부모, 부모, 자녀)가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교회 안에서 일어나야 한다. 모든 세대가 함께 예배드려야 한다. 가정에서도 부모는 자녀에게 신앙의 온전한 모범을 보여주어야 한다(김일국, 앞의 책, 187).
이정현 목사
Southwestern Baptist Seminary에서 교육학박사 학위를 받은 이정현 목사는 군산드림교회 교육 디렉터로서 탁월하게 섬기면서 한국교회에 큰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그는 다음 세대 현장 사역자로서 모범적인 역할을 감당했는데, 설교와 강연과 저술 활동을 통해서 영향력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이정현 목사는 2019년 7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청암교회에 담임목사로 부임하면서 다음 세대 사역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청암교회
1948년 9월에 시작된 청암교회는 6대 담임으로 부임한 이정현 목사를 통하여 큰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청암교회는 서울 용산구 청파동 도심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는데, 이 동네는 매우 고령화된 곳이다.
이정현 목사가 처음 부임해 갔을 때, 시무 권사의 숫자보다 은퇴권사의 숫자가 더 많이 있었다. 청암교회는 전통적인 교회로, 찬양대가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좋은 위치에 커다란 당회실이 있었다. 다른 전통 교회와 마찬가지로 장로석, 권사석이 본당 앞쪽에 있었다. 이런 전통적인 청암교회가 변화되었다.
세대통합 교육
이정현 목사가 쓴 ‘주일학교 체인지’(생명의말씀사, 2021년)는 세대통합 교육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고 있다. 이정현 목사의 다음 세대 전략은 ‘세대통합 교육’이다.
목회의 중심이 되는 말씀은 “나는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요 야곱의 하나님이로라.”(마 22:32)이다. 성경이 말하는바 ‘아브라함의 하나님이 이삭의 하나님이 되고, 이삭의 하나님이 야곱의 하나님이 되시는 것’이 세대통합 교육의 핵심이다.
이정현 목사는 다음 세대 교육은, 1) 가장 성경적인 교육방법이고, 2) 3대(代)가 함께 신앙생활 하는 청암교회에 가장 좋은 교육방법이고, 3) 전통 교회일수록 세대통합 그림이 잘 맞고, 4) 전도를 통해 새 가족 유입이 힘든 교회에 세대통합 교육이 맞고, 5) 인구 감소 시대에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청암교회의 세대통합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1) 말씀의 세대통합
2) 기도의 세대통합
3) 예배의 세대통합-절기 세대통합 예배
4) 선교의 세대통합.
말씀의 세대통합 / 주일학교 전 부서가 ‘매일성경’을 가지고 큐티를 하고 주일 설교도 같은 본문으로 한다. 새벽예배도 ‘매일성경’ 본문으로 설교하고, 목장 모임도 ‘메일성경’ 본문으로 진행한다. 주일 오후예배 때 ‘온 가족 큐티 발표회’도 갖는다.
기도의 세대통합 / 매달 첫 주 토요일마다 ‘온 가족 새벽기도회’를 갖는다. ‘온 가족 새벽기도회’는 청암교회에 완전히 정착된 프로그램으로, 토요일 새벽마다 많은 성도가 본당을 꽉 채워 기도하며 함께 은혜를 나누고 있다.
2022년 7월 3일 맥추감사절 청암교회 세대통합 예배 (사진 출처 : 청암교회 홈페이지)
예배의 세대통합 - 절기 세대통합 예배 / 교회의 주요 절기들을 중심으로 온 세대가 함께하는 예배를 드린다. 2개월에 1회 세대통합 예배가 가능하다. (부활절, 맥추감사절, 추수감사절, 성탄절, 송구영신예배, 창립기념주일, 주일학교 졸업예배 등)
그리고 이날은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서 주일 오전에 한 번만 예배드리고 이후에는 가족들의 시간을 갖게 한다.
예배 순서 / 첫째, 주일예배 순서는 가급적 유지한다. 둘째, 어른들과 주일학교 전체가 참여하는 예배가 되게 했다. 교독문은 유년부가, 헌금송은 초등부가 맡고, 성경 본문 암송은 유치부가, 설교 후 특별순서는 청소년부가, 마지막 축하송(셀레브레이션)은 청년부가 맡는다.
세대통합 예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설교다. 담임목사가 설교를 잘 준비하고, 몇 번에 걸친 회의와 피드백을 통해 온 세대를 대상으로 전하는 설교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이정현 목사는 미국 웨지우드 교회의 예를 들어, 설교를 시작하면서 담임목사가 어린이들만 강단 앞으로 초대해서 어린이 설교를 하는데, 이는 그날 설교의 서론에 해당하는 내용이 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이정현 목사는 ‘듀엣 설교’를 제안한다. 전체 설교 시간이 30분이라면 주일학교 담당 사역자가 10분을 설교하고, 이어서 담임목사가 어른들을 대상으로 후반부 설교를 이어가는 것이다.
선교의 세대통합 / 몇 가정이 가정별로 함께하는 단기선교를 말한다. 복음을 위해 온 가족이 한마음을 갖고 한 몸으로 움직이며 함께하는 것은 좋은 세대통합 프로그램이다.
어른들이 불편하면 아이들이 편해진다!
청암교회의 변화된 모습은 다음과 같다.
1) 찬양대 연습실과 부속실로 사용하던 네 군데 장소를 터서 ‘키즈워십’(Kids Worship)이라고 불리는 주일학교 대형 공간이 되었다.
2) 당회실로 사용하던 넓은 장소가 전문사역자들(교역자들)이 사용하는 공간으로 변했다.
3) 장로석, 권사석 등의 VIP석이 주일학교 아이들이 앉는 자리로 변했다.
4) 청암교회 청년부 예배가 3부 성인예배로 격상되었고, 장소도 본당으로 옮겼다.
담임목사(이정현 목사)가 청년들에게 비전을 지니고 많은 관심을 두게 되었을 때, 1년에 4배가 성장하게 되었다. 청암교회에서 종종 외치는 구호가 있다. “어른들이 불편하면 아이들이 편해진다.”
중·소형 교회를 위한 코칭 가이드
청암교회는 되고, 우리가 섬기는 교회는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정현 목사는 되는데, 내가 못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답은 간단하다.
이정현 목사와 같은 비전을 갖고, 그와 같은 헌신을 한다면 변화는 일어날 수 있다.
첫째, 변화의 일 번지는 담임목사다.
이정현 목사는 군산드림교회 교육디렉터로 있을 때 임만호 담임목사의 교육목회철학의 영향력을 경험했다. 담임목사의 목회철학이 교회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또한 교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경험했다.
이정현 목사는 청암교회에 부임하기 전부터 세대통합 교육을 준비했고, 부임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교회를 변화시켜 나갔다. 청암교회의 변화의 원동력은 이정현 담임목사의 목회철학의 영향력이다.
담임목사는 교회교육에 대한 전체적인 청사진을 가져야 한다.
변화를 원한다면 1) 책을 읽고, 2) 교육시스템이 잘 갖춰진 교회를 벤치마킹 하고, 3) 교회교육 세미나에 참석하고, 4) 기회가 된다면 학위과정에도 도전할 수 있다. 담임목사가 변화되면 교회는 반드시 변화된다.
둘째, 비전이 있어야 한다.
이정현 목사는 청암교회에 부임하기 전에 교회에 대한 리서치(조사)를 진행함으로써 청암교회는 70여 년의 역사를 가졌고, 대부분 3대가 함께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는 결과를 얻게 되었다.
그래서 이정현 목사는 당회원들과 만나서 ‘세대통합 목회’라는 목회 비전을 공유하게 되었다. 그리고 부임한 이후에도 ‘세대통합 목회’에 대한 비전을 홍보했다.
비전은 사람들에게 기대감을 심어준다. 목회자가 해야 할 일은, 다음 세대 사역에 대한 비전을 교인들에게 심어주는 것이다.
셋째, 자연스러운 변화가 되어야 한다.
변화는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저항과 반발이 따라오게 된다. 청암교회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이것은 하나님의 은혜일뿐만 아니라 담임목사의 지혜로운 사역의 결과다.
먼저 담임목사가 비전을 제시하면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이게 된다. 그리고 그 변화가 일개 교육부서가 아니라 전체 교회의 변화로 나타나게 되었다.
넷째, 부모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준비하라.
세대통합 교육에서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청암교회는 부모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이런 노력을 하고 있다.
1) 양육과정에서 부부 관계에 변화를 주었다. ‘사역반’ 교육 내용의 많은 부분이 부부 관계와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에 대한 것이다.
2) 부모를 대상으로 여러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마더와이즈’는 엄마들을 위한 좋은 프로그램이다.
3) 시즌마다 ‘부모 세미나’를 열었다. ‘부모 집단 상담 프로그램’도 추천할만하다.
부모의 힘을 키우기 위한 4가지 추천 프로그램
첫째, 30일 대화, 관계 회복 프로그램. 둘째, 가정예배 세미나, 셋째, 마더와이즈, 파더와이즈. 넷째, 부모 클리닉.
청암교회를 통해서 배우기
변화를 원하는가? 그 교회 담임목사가 이정현 목사와 같은 다음 세대 전문가로 성장하면 된다. 한 사람의 영적 지도자가 전체를 변화시켜 나갈 수 있다. 기폭제 역할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정현 목사와 같이 될 수 있는가?
하나님이 주신 교육적인 사명과 비전을 지녀야 한다. 그리고 하루아침에 이정현 목사가 형성된 것이 아니다. 오랫동안 신학적인 훈련을 받고 교육학을 연구하고, 현장 사역에서 헌신하여 열매를 거두었고, 그뿐만 아니라 담임목사로서 탁월한 세대통합 목회를 이뤄냈다.
이정현 목사와 같이 되기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기도하고 헌신의 자리로 나가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청암교회와 이정현 목사 부럽지 않은 다음 세대 사역을 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