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손이 전혀 닿지않은 산에 나무들이 빽빽하게 많아서 그야말로 울창하지요.
청양보호소엔 두 종류들의 나무들이 살고있어요.
원래 그곳에 살고있는 터줏대감 격인 산속 나무들과
사람이 인위적으로 심은 가로수 나무에요.
산에 나무들은 경사진 산에 살고 가로수는 평지로 다듬은 곳에 사람이 수익성땜에 심었던 거에요.
같은 나무지만 장마때 보면 확연히 다릅니다.
산에 나무들은 뿌리가 깊숙히 단단하게 박혔고 키도 가로수에 비해선 작아요.
대신 태풍에도 좀처럼 뿌리채 뽑히지않고 그자리를 지키고있어요.
반면 가로수 나무들은 키다리라서 바람이 많이 불면 꼭대기 가지들이 휘청거리고
태풍엔 나뭇가지들이 많이 꺽이고 뿌리채 뽑히는 나무들도 있어요.
근데, 두 종류의 나무들이 다 소중하고 유익합니다.
산나무들은 홍수에 토사가 급하게 쓸려내려오는걸 어느정도 완만하게 막아주고
일년내내 아무리 가뭄에도 그 깊고 넓게 퍼진 뿌리에 물을 다 담아뒀다
청양보호소가 매일 그렇게 많은 물을 쓰는데도 끄떡없이 물을 잘 대줍니다.
풍부하고 맑은 물땜에 아가들은 이곳에서 살수있어요.
대박리에서 살때만해도 물전쟁이었어요.
가물면 우리 아가들이 물을 끌어써서 물이 더 안나온다고 원성이 자자했고 급기야
소장님은 바로 뒷편에 있는 산에서 파이프로 직접 물을 끌어와서 그분들한테
피해안주고 맑은 물을 원없이 썼어요
.
논에 대는 물을 쓸땐 농약땜에 오염되서 사실 깨름직했어요.
그러나, 파이프를 통해서 오염안된 물이 나오니까 물 색갈과 맛부터 다르더군요.
물은 사료를 먹는 애들한테 생명수 이니까요.
반면 가로수 나무들은 아가들 집과 외부의 차단역할을 하면서 아가들을 안전하게 지켜줍니다.
깊은 산이지만 그곳엔 보물이 많아서 아는 사람들은 산에서 열매나 약재들을
얻으려고 청양보호소 대문앞에 차들을 대고 산으로 올라가요.
그러나 가로수가 방패막이가 되고 사람들 눈에 잘 안보이니까 굳이 잠긴 대문안으로 들어올
엄두를 안내는것 같아요.
그 가로수 심은 땅을 지키기위해서, 올 봄에 그곳 땅주인이 가로수를 모두 잘라내고 다른걸 한다고 하기에
며칠동안 타협해서 도지세를 주고 쓰고있는데 그만큼 가치있고 아가들에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답니다.
이전하고나서 견사를 좀 넓히고싶어서 가로수를 밀고 견사를 만들 생각도 예전에 했지만
견사보단 청양보호소에 더 유익을 주기땜에 그대로 보존하고있어요.
그러면 장마철에 뭐가 문제일까요 ?
개울입니다.
산이 있으면 계곡이 있고 개울이 있어요.
우리가 우려하는건 개울입니다.
계곡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이 개울을 거쳐서 금강으로 내려가는데
개울은 아가들 견사 앞에 있고 개울 양쪽으로 견사가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다리가 두개 있구요.
첨보다 개울이 많이 넓어졌고 파였어요.
해가 갈수록 기상이변땜에 개울로 내려가는 물이 어마어마하게 늘었어요.
견사 앞쪽에 있는 산에서 내려오는 물은 개울을 지나서 내려가고
뒷쪽 산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은 청양보호소 대문 밖에 모여서 거기서부턴 개울 물과 합류되서
작은 시냇가가 되버려요.
개울가 옆엔 아랫견사 밖에서 맘대로 돌아다니는 아가들이 쉬는 작은 쉼터가 있는데
작년에 다리가 넘치는 바람에 아슬아슬했어요.
올핸 이곳의 상황을 봐가면서 급하면 임시로 새견사쪽으로 아가들을 이동시킬 예정이에요.
견사에 있는 애들은 배수로와 배수구만 잘 정비해주면 됩니다.
소장님이 올 장마때 신경을 많이 써야 될곳은 개울입니다.
현재, 6년째 그곳에서 살고있는데 작년에 개울가에 흐르는 물을 보면서
경각심이 생겼어요.
기상이변때문이에요.
그러나, 고여있는 물이 아니고 계속 흐르기땜에 아가들 견사 전체에
물이 범람할 일은 없구요 개울속에 있는 울타리 대문을 활짝 열고 장맛비가 잠시 주춤할때
개울에 있는 장애줄들만 치워주고 다리만 좀 높게 만들면 별 문제 없을거라고 봐요.
우리 아가들이 해꿎이하는 사람들을 피해서 자연속으로 깊숙히 들어와서
살다보니 장마, 태풍, 폭설에 대비할수밖에 없어요.
올 장마때도 역시나 소장님과 지금처럼 매일 연락을 할수없을 거에요.
저도 소장님만 믿고 소장님이 전화할때까지 기다릴수밖에 없어요.
며칠만 전화를 안해도 아마 걱정되고 불안해질거에요.
그러나, 부득이한 경우에 전화를 못할수도있어요.
전화하려면 대문 밖으로 나가서 논뚝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대문밖으론 물쌀이 거세서 나갈수 없거든요.
폭우가 계속될땐 저나 여러분들이나 소장님만 믿고 연락이 오길 기다리는수밖에 없습니다.
첫댓글 지금처럼 가물어도 걱정, 비가 많이와도 걱정, 올해는 큰 폭우없이 적정량의 비만 적절하게 내리기를 기원합니다. 소장님과 아가들 모두 아무일없이 무사히 올 여름을 날 수 있기를...
네, 요즘 너무 가물어서 난리에요. 뭐든지 적당해야 하는데... 소장님과 아가들, 모두 무사히 여름 나길 바랍니다. 청양 아가들과 소장님을 걱정해주시고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