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탄 신호등 이야기에서 말씀드린대로 미국에서는 인텔리전트 신호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차량 통행이 적은 새벽등 시간에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면 이면 도로에서는 어떻게 할까요? 미국은 도로망이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차 없이는 생활할수 없는 곳이기 때문에 동네 구석구석까지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크고 작은 교차로가 많아지게 됩니다. 이런 모든 작은 교차로까지 비싼 신호등을 다는 것은 낭비가 아닐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작은 교차로에는 신호등이 없습니다. 그러나 신호등이 없다고 혼란이 있거나 사고가 빈번한 것은 아닙니다. 그 비결은 정팔각형으로 생긴 빨간 스톱 표지판 (Stop Sign)에 있습니다. 우리로 말하면 '우선 멈춤'이라는 표지판입니다.
사거리에 이 표지가 있으면 일단 멈추고, 먼저 온 차부터 차례로 직진을 하던지 좌회전을 하던지, 우회전을 하면 됩니다. '직진 우선''우회전 우선' 이런 원칙은 없습니다. 먼저 온 차가 먼저 가게되는 거죠.
만약 자신의 차 이외에 서있는 차가 없더라도 반드시 정지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3초를 기다려야 합니다. (브레이크만 밟고 서는 시늉만 내서는 안됩니다.) 이것이 스톱 표지판이 있는 교차로에서의 룰입니다.
여기까지만 말씀드리면 '별거 아니네', '그거 누가 못해' 이러시는 분이 많으실 것입니다. 이런 '스톱'이라는 교차로 시스템의 효과는 어디서 벌어지는가 하면 아이러니하게도 신호등이 있는 교차로에서 발생됩니다.
미국도 여러가지 이유로 신호등이 가끔 망가질 때가 있습니다. 신호등이 아주 꺼져 있거나, 빨간 불이 반짝반짝할 때는 위의 스톱 사인이 있는 것과 같이 행동을 하면 됩니다. 즉, 교차로에서 한대씩 차례로 가면 됩니다. 왕복 4차선 이상의 도로에서는 같은 방향의 여러대가 같이 움직이면 됩니다.
평소에 스톱 사인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교차로에서 서로 가려고 하다가 엉키거나, 교통 경찰이나 다른 자원 봉사자가 나와서 수신호를 보내지 않아도 차들끼리 알아서 제 갈길 잘 가게 됩니다.
만약 이러한 순서를 지키지 않는 차가 있을 때는 어떻게 될까요? 세가지 경우가 있을수 있습니다.
첫째 사고의 위험성이 우리나라 보다 높습니다. 미국 사람에서는 70, 80세 되신 노인분들도 운전을 하시고 다니고, 고등학생들도 운전을 하고 학교를 다니기도 합니다. 이것은 우리보다 운전을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모두가 룰을 지킬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방어 운전을 하지 않습니다. 우리도 파란 신호를 받아 잘가던 차가 갑자기 급정거를 하면 추돌 사고가 날 확율이 높은데, 이것은 앞의 차가 계속 갈 것이라고 운전자가 추정하고 방어 운전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스톱 사인을 지키지 않는 것은 미국인 운전자가 예측하지 못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사고를 유발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이 알아서 피하겠지'라고 믿으면 큰 오산입니다. 와서 그냥 부딪혀 버립니다.
둘째, 교통 경찰에게 걸린다면 무지막지한 벌금을 내게 된는 것은 당연하지만, 교통 경찰이 없을 때에도 안심(?)해서는 않됩니다. 동네에 있는 다른 사람이 신고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생각에 '무슨 억하심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동네 인심 사납네'하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그 사람들 생각에는 자기 동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애향심의 발로입니다. 오히려 그런 위반을 보고도 그냥 눈감는 사람을 '마음이 너그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무책임한 사람으로 봅니다.
세째, 그냥 넘어갈 경우도 있겠죠. 그런데 자기 차례도 아닌데 눈치 빠르게 후다닥 가버리는 사람들을 보고 여기 사람들은 "야, 사람 요령 참 좋다." 이러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인간아 왜 그렇게 사니" 이런 눈으로 봅니다. 한마디로 경멸하는 거죠.
고급 커피샵에서 친구와 만났는데, 그 친구가 테이블에 꽂혀 있는 일회용 설탕과 프림을 모두 가방에 집어 놓고 있다고 생각해 보죠. 그것도 모자라 종원원 눈치 살피며 다른 테이블에 있는 것 까지 모두 자기 가방에 집어 넣는 것을 보면 그 사정은 차치하고서라도 다신 창피해서 그 친구를 만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별별 사람이 많습니다. 요령을 피우는 것을 자기가 똑똑해서 그런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특히 지난 수십년 동안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는 문화가 한국을 지배한 이후로 정도를 지키는 사람이 오히려 바보 취급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룰을 지키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한국인은 다 그러는가 보죠?" "당신 가족들은 당신이 이러는 것 아세요?"
첫댓글 헉 ~~~ 뭔 행동을해도 우리 민족을 먼저 생각해야겠네요.." 내가 이러면 우리 민족이 욕먹지....." 그러면 좀더 조심하지 않을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