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나무가 열매를 맺지 못해 주인이 잘라 버리려고 하자,
포도 재배인이 일 년의 기간을 달라며
그동안에 둘레를 파고 거름을 주어 보겠다고 한다.
예수님께서는 주인이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맺기를 기다리듯
사람들이 회개의 열매를 맺기를 바라신다.
회개란 주님께 삶의 방향을 돌리는 것이다.
로마가 보낸 빌라도 총독에게 갈릴래아 사람들이 죽임을 당합니다.
이를 보고 사람들은 갈릴래아 사람들이 죄가 많아서 그렇게 되었다고 합니다.
실로암에 있던 탑이 무너져서 사람들이 깔려 죽습니다.
이를 보고도 사람들은 그들이 큰 잘못을 하여 그렇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오히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위선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하시면서,
우리도 회개하지 않으면 그렇게 될 것이라고 하십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지금 세계는 참으로 이상하게 돌아갑니다.
무슨 짓을 하든지 돈을 많이 벌어야 행복해진다고 여깁니다.
첨단 무기를 확보해야만 참평화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결국 그러한 오만과 독선이 행복을 무너뜨리고 평화를 짓밟고 말 것입니다.
갈릴래아 사람들은 신앙인들이었지만, 그 신앙은 껍데기에 불과했고,
율법을 잘 지켰지만, 그들의 율법 준수는 노예 근성을 기르는 것에 불과했습니다.
결국 그들은 깨어 있는 삶을 살지 않았기에,
행복도, 평화도 모두 잃어버리고 무참히 죽임을 당한 것입니다.
포도밭에 심은 무화과나무는 열매를 맺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열매는커녕 꽃도 피우지 못하니, 아까운 땅만 차지하는 꼴입니다.
신앙생활도 이와 같습니다.
주님의 말씀에 따라 제대로 살지 못한다면,
우리는 결국 신앙생활의 꽃인 행복과 평화를 맛보지 못할 것입니다.
회개는 곧 주님께서 걸어가신 길을
온몸으로 걸어가겠다는 삶의 각오이며 태도입니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
(루카 13,3)
회개는
우리가 하느님을 잊고 살아가다가
문득 생각난 듯
하느님을 의식하게 되는 일이라네.
그리하여
사람에 대한 미움과
세상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을
깊이 뉘우치며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는 일이라네.
회개는
세상으로 향하던 우리의 관심이
하느님에 대한 경외심으로 바뀌며
삶이 흔들이는 일이라네.
- 김혜선 아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