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미아’가 될 뻔했던 양준혁의 주가가 다시 급등할 전망이다. ‘꿩도 놓치고 매도 놓친’ 기아가 양준혁 영입을 검토 중이다.
기아는 최근 잇따라 추진했던 두산 김동주와 삼성 김기태의 트레이드가 불발되자 눈길을 양준혁에게로 돌렸다. 기아는 김기태를 원했지만 지난달 30일 오전 삼성측으로부터 최종 불가 통보를 받았다. 삼성이 SK와 현금 10억원을 포함한 5(김기태 이용훈 정경배 김상진 김태한) 대 2(오상민 브리또) 트레이드에 합의했기 때문.
기아가 양준혁 잡기에 나선 것은 내년 시즌 팀전력 강화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김기태 트레이드를 추진하면서 삼성에 섭섭한 감정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삼성이 SK와 협상하면서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기 위해 기아가 제시한 조건을 모두 흘리는 등 ‘상도의’를 지키지 않았다는 게 기아측의 판단이다.
김성한 감독은 현재 코칭스태프와 주전 선수,그리고 주위 사람들을 상대로 양준혁 영입의 득과 실에 관한 조언을 구하고 있다. 기아 정재공 단장은 “김성한 감독이 요청하는 즉시 양준혁 획득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정단장은 또 “우리가 삼성과 쟁탈전을 벌일 경우 몸값이 다시 폭등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과의 자존심 싸움이 된다면 계약금과 연봉으로만 30억원은 줘야 할 것 같아 고민이다”라고 속내를 털어 놓았다. 한편 삼성측은 기아가 진짜 양준혁 영입에 뛰어들 것인지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분주하다. 지난달 29일 광주에서 기아 관계자들로부터 양준혁 영입 가능성을 들은 김응룡 삼성 감독도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의 움직임에 따라 조용해졌던 FA시장이 양준혁이라는 대어를 둘러싸고 다시 들썩거리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