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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 <제 34회>
S#1. 혜민서 일각
의녀복장을 한 예진과 채선이
탕약을 받쳐들고 혜민서 한쪽에서 오고 있는데...
그때...허준과 임오근이 황급히
문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스치듯...문득 그 모습을 바라보는 예진...
그냥 지나치다가...문득 고개를 돌리는데...
그러나...이미 허준과 임오근...
멀어지는 뒷모습만 보인다.
허준을 알아보지 못한 예진...
덤덤한 표정으로...걸음을 옮긴다.
S#2. 내의원 일각
약재자루를 든 김만경...
격분한 얼굴로. 빠른 걸음을.걷는다.
내의원 일각...약재창 앞에 이르는 김만경...
그뒤로 허준과 오근이 급하게 따라오는데...
S#3. 약재창 일각
도지...약재창 안에서
출납일지를 넘겨보고 있는데...
그 옆에 정태은이 서서 도지에게
무언가 말을 하고... 이때 만경이
격하게 문을 열어 젖히고 들어온다.
만경의 소란스러움에...도지...보면...
만경...성큼성큼 걸어들어와 들고 온
약재자루를 땅바닥에 팽개친다.
놀라 일어서는 도지와 태은...
도지 ...
태은 데체 이게 무슨 짓입니까?
만경...고갤 돌려...도지의 앞으로 다가선다
만경 네가 저 약재를 혜민서로 보냈더냐?
도지 그렇소...
순간...만경...
다짜고짜 도지의 멱살을 쥔다.
곁에 있던 태은...아연실색하는데...
약재창 입구에 있는
허준과 오근도 그 모습을 보고 놀라고...
태은 그 손 놓으시요. 유봉사나으리는 오늘부로 직장나으리로
품계가 오른 것을 모르시오?
만경 직장이든 어의든...내 알바 아냐. 난 이 허접 쓰레기를
병자들한테 먹일 수 없어! (더욱 세게쥐는)...다른
약잴...내놔...어서!
도지 (단호한)...그럴 수 없소.
만경 뭐야!
도지 약재창의 출납에 불만이 있다면...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하시요!! 어디서 이따위 행패를 부리는거요!
만경 (핏발이 서고)이 자식이!
그말에...만경...도지를 격하게 밀쳐놓고...
뒤로 자빠지는 도지...
태은 도지에게...달려들면서...
태은 나으리...
도지 (태은을 뿌리치고...의연한 얼굴로 일어나서 만경을
쏘아본다)...
만경 ...오냐. 니놈 말대로 내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하마. ...이따위
해묵은 약재론...중병을 안고 혜민서로 몰려드는 병자들을
고칠 수 없다 만약 약재창에 켜켜이 쌓인 상질의 약잴
내놓지 않으면... 의관으로서 책무를 방기한 죄로...내 직접 니
놈을 벌하겠다.
허준...그런 만경을 보는데...
도지 나는 궐안에서 소용될 약재를 제외한 나머지를 혜민서에
보냈소... 상감마마와...왕실의 안위를 보살피는 것이. 의관의
주소임임을 잊은것이요?. 책무를 망각한 건 내가 아니라
김봉사요.
만경 (다시 흥분해서 도지의 멱살을 잡고)뭐야? 이 자식이...
도지...기죽지 않고...만경을 쏘아보는데...
이때... 약재창으로 들이닥친 송학규...
그 모습을 보고...
학규 뭣하는 짓인가? 당장 그만두지 못하겠나!
만경...학규를 보고...
마지못해 도지의 멱살을 푼다.
도지...학규에게 예를 갖추고...
학규 (만경에게)자넨 어쩌자고 또 분란을 만드는가?
만경 ...
학규 유직장 말이 맞네. ...왕실을 제쳐두고 혜민서에 상질의
약재를 충당할 수는 없는 노릇일세...
만경 ...백성이 개 돼지요? 이따위 쓰레기는...개 돼지도 안먹일게요.
백성이 없다면...상감마마도 없소이다.
학규 (경악하고)...자...자네...어찌 그런 불경스런 말을...
만경의 말에 허준도 충격을 받는데...
만경 (도지를 쏘아보면서)약재를...다시 보내게. 아니면...내 무식한
낯짝을 또 보게 될것이야...
만경. 약재창 밖으로 나가는데...
일그러지는 도지의 얼굴.
S#4. 약재창 밖
약재창에서 나온..
만경이 한쪽으로 사라지는데...
그런 만경을 보는 허준의 시선.
옆에 선 오근이...
임오근 이날까지 내가 본 자들중에... 산음서 본...돌쇠 다음으로
무지막지한 잘세...
허준 ...
임오근 듣자하니...유의(자막:사대부 출신의 내의원 의관)라 던데...
그냥 봐선 어디 양반인 줄 알겠나...순 산도적놈이지...
허준 ...
S#5. 혜민서 가는길
자신도 모르게...
어느덧 혜민서로 향하고 있는 허준...
그런 허준의 얼굴위로...
오근 내의원 의관이 된지 십년이 다 되가는데...그동안... 지옥같은
혜민서에만 틀어박혀 있었다네. 제 성질에
안맞으면...판관이고 주부고 할것없이... 한판 붙고 보는
성미라 윗사람들 눈밖에 난지 오래지만...
그래도...남들꺼려하는 혜민서 근무를 자처하고 있어 차마
내치지는 못하고 있다 들었네.
허준...혜민서 안으로 들어가는데...
S#6. 혜민서 마당
허준이 혜민서로 들어오면
마당엔 여전히 병자들로...들끓고 있는데
한쪽에서 병자를 보고 있는 김만경.
허준...그런 김만경의 치열한 모습을 본다...
만경의 곁에선 소현과 채선이 돕고 있다...
만경...멍석, 혹은 평상에 누워있는
평자의 몸에서 침을 뽑고...
만경 됐다.
병자 고맙습니다요...(보자기에 싼 것을 내놓으며)나으리...저...이거...
김만경 뭐냐...
김만경...보자기를 풀어제치면...
보자기안엔...짚으로 싼
계란 대여섯개가 있다.
만경...피식 웃고...
만경 이런 우라질놈...기왕 가져 올라면...닭을 가져와야지... 계란이
뭐야!
만경...계란 하나를 들어...
이빨로 깨서 쭉 마신다...
만경 커...좋다. 잘 쳐먹으마. (허리춤에서 동전 두어잎을 꺼내서
병자앞에 던져놓는다)... 갈 때 고깃근이나 떼가거라.
병자 (황송해서)나으리...
김만경 괜히 토달아서 매 벌지 말고 시키는대로 해. 네놈은 먹어야
낫는 병이다.
허준...그런 만경을 인상깊게 보는데...
만경이...돌아서다...
자신을 보고 있는 허준을 의식하는데...
만경 뭐하는 놈이냐.
그말에...소현과 채선도 허준을 보고...
허준...정중하게...예를 표하는데...
허준 ...내의원...의생...허준이라 합니다.
허준이라는 말에...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는 만경.
만경 ...허준...(잠시 생각하더니) 이번 의과에서 내의원을 들었다
놨다는...놈이군...
허준 ...
만경 (냉소적인)...여긴 너같은 놈이 얼찐 거릴데가 아니니 썩
물러가거라.
허준 ...?
만경 ...출세하고 싶어 안달이 났다고...네 놈 얼굴에 다 써 있다...
어의가 되고 싶어...환장한 얼굴이야... 그럼 혜민서는
피해가는게 상책이지.
허준 ...(만경의 말에 충격을 받은 듯)...
이때 행색이 몹시 초라한 사내가...
대여섯살된 사내 아이를 업고...뛰쳐 들어온다.
아이의 몰골은 더 초라하고 지저분한데...
사내 나으리...살려주십쇼 나으리...
만경...황급히...업힌 아이를 보고...
이마에 손을 짚어본다...
만경 (의녀들을 보고)어서 병사로...옮겨라.
의녀들 사내를 병사로 데려가는데...
만경도 병사로 가고...
허준...역시...엉겹결에...병사쪽으로 간다.
S#7. 병사
만경...병사에 아이를 눕히고...진맥하는 만경
채선 소현 만경의 옆에서 돕고...
만경 언제 부터 열이 끓기 시작했는가?
사내 엊저녁부텁니다요.
허준. 몹시 괴로운 얼굴로
신음을 토하는 아이를 보는데...
만경 ...다른 증세는?
사내 등에...종기가...
만경...황급히
아이의 옷을 풀러 아이의 등을 보면...
심하게 곪아들어간...환부.
채선과 소현...끔찍한지...고갤 돌린다...
만경...사내를 노려보고...
만경 이런 한심한! 애를 잡을려고 작정을 했나! 이지경이 될때까지
뭘한게야.
사내 ...사흘전부터...차 기다리느라...
만경 ...(기가 막히고)...(소현에게)칼...
소현 예.
소현...얼른 칼을 만경에게 건네면...
만경...칼을 받아들고...
아이의 환부에 대려는데...
이때 병사로 의관 하나가 급하게 들어온다...
의관 나으리...위중한 병잡니다.
만경 병자를 보고 있는 것이...안보이는가!
의관 ...물에 빠진 병잡니다. 곧 숨이 넘어갈 듯 합니다.
만경 (잠시 어찌 할 바를 모르고 망설이는데 이때 문득 허준을
의식하고)... 자네 날 좀 도와주게...
만경...급하게 병사밖으로 나가면.
허준...잠시 당혹스럽다가...
아이 곁에 앉아...환부를 살핀다...
그런 허준을 주시하는 소현과 채선.
S#8. 병사 일각...
다른 병사에...물에 빠진 사내가 누워있고.
그 병자에게 응급처치를 하는 만경의 모습.
S#9. 병사
허준...칼을 들고...조심스럽게...
아이의 환부를 찢는다. 아이 비명을 지르고...
채선, 끔찍한지 얼굴을 찡그리고...
소현은 담담하게 그런 허준을 보는데.
환부에서 고름을 짜내는 허준.
아이가...비명과 신음을 토할뿐...쉽지가 않은데...
허준...기어이...환부에 입을 대고...고름을 빨아낸다.
그 모습을 보고 놀라는 소현과 채선.
이때 응급처치를 끝내고...병사로 들어온 김만경도...
그런 허준을 보고 놀란 눈친데.
허준이...입에 피를 묻혀가면서
피고름을 빨아내는 것을 보는 만경...
(시간경과)... 아이의 환부에다...고약을 붙이고...
진료를 끝내는 허준.
소현과 채선이 아이의 등에 붕대를 감는다.
허준...피가 묻어있는 자신의 입
언저리를 수건으로 닦아내는데...
그런 허준을 보던 만경.
만경 나 좀 보세.
만경...병사밖으로 나가면...
허준...만경을 따라나가는데...
아이에게 붕대를 감던 소현과 채선...
그런 허준을 본다.
S#10. 혜민서 일각
혜민서 의원들이 일을 보는
방으로 들어오는 만경과 허준...
만경 앉게...
허준...한쪽 자리에 앉으면...
만경...방 한쪽 구석에 있는 장안에서...
무언가 주섬 주섬꺼내는데..술병이다.
만경...술병과 잔을 가져와서...
허준앞에 잔을 놓고...술을 따른다...
만경 ...들게...
허준 ...전...됐습니다.
만경 (피식 웃고).이게...궐안에서만 맛볼수 있는 귀한 소주야. 아무
한테나 안주는것이니.어서 들어.
허준 ...(잠시 망설이다가 잔을 들어...입안에 털어넣는다)...
몹시...독한지...기침을 하는 허준...
만경 (낄낄 웃고)...독하지. 취하지 않고는 버틸수 없는데가
혜민서야. (만경...술병째 벌컥 벌컥 마시는데)...
허준 ...(그런 만경을 본다)...
만경 (허준을 보고)출세하고 싶거들랑...몸을 사리게. 백성의
고통이 눈에 보이면...어의 자리는 멀어져.
만경...다시 낄낄 거리면서...술을 마시는데...
굳은 얼구롤 그런 만경을 보는 허준.
S#11. 길가
상념에 잠긴 허준이 길을 걷는데...
그런 허준의 얼굴위로...
만경 (소리)...출세하고 싶어 안달이 났다고...네 놈 얼굴에 다 써
있다... 어의가 되고 싶어...환장한 얼굴이야... 그럼 혜민서는
피해가는게 상책이지.
S#12. 허준의 방
방 한켠에 허준이 앉아서
상념에 잠겨 있고...한쪽엔 다희가
바느질을 하고있다.다희 바느질을 하다가 문득...
상념에 잠긴 허준을보는데...
다희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십니까?
허준 (돌아앉아서 다희를 본다)... 당신 보기에...내가...출세하고
싶어 안달이 난거 같소?
다희 ...?
허준 어의가 되고 싶어...환장한 듯이 보이오?
다희 (미소를 띠고)...당치 않으십니다...
허준 아니요. 요 근자에...내가 그랬어. 당신이 유산을 하고나선 더
그랬지. 하루라도 빨리 어의가 되어 면천을 하고... 당신과
어머니...겸이의 고생을 면하게 하자고...
다희 ...
허준 스승님께서 이런 날 보시면 뭐라고 하실지 모르겠소...
다희 유의원님의 뜻을 가슴에 새기고 계시면...됐습니다.
서방님께선...절대...돈이나 명예를 탐하거나... 영달만을 쫓을
분이 아니니...너무 자책마십시오.
허준 ...
이때 밖에서 들리는 양태의 목소리...
양태 (소리)형님...
허준과 다희가 문쪽을 보면...
양태 (소리)좀 나와 보십시오.
S#13. 허준의 집 마당
허준과 다희가 방안에서 나오면...
마당 한켠에...양태와 구일서...
그리고...언년이를 업고 있는...
함안댁이 서 있는데...
짐을 지고 있는 구일서와
함안댁의 몰골이 몹시...초췌하다.
허준 (놀라고)...아니...자네...
구일서 (반갑고)...형님...준이 형님...나야 나...구일서...
S#14. 허준의 방
한켠에 밥상이 차려져 있고...
함안댁과 구일서가...정신없이 밥을 먹고 있다...
볼이 미어져라...밥을 먹는 함안댁.
그옆에서...그런...함안댁과 구일서를
보고 있는 손씨와 허준. 다희...양태.
손씨 ...자...밥은 더 있으니...숭늉마시고...천천히 들게.
함안댁 (수저를 놓고...손씨가 준 숭늉을 벌컥 벌컥 마시고)...
아...살것같다.
일서 야...한양밥이...좋긴 좋네...기름이 잘 잘 흐르는게... 그냥...씹을
새도 없이...넘어가는구만.
손씨 더 들게...
일서 아니...됐습니다요...
함안댁...방안을 휘둘러보고...
함안댁 난...내의원 의원이라 해서...고래등 같은 기와집에 사는줄
알았더니만... 산음이랑 다를게 없네.
손씨와 다희...괜히 무안하고...
구일서 (그런 함안댁한테 눈치를 준다)... (손씨에게)그간
무고하셨습니까요?
손씨 (미소를 띠고)...우린...그냥 저냥 사네. 자네들은 한양에 어쩐
일인가?
함안댁 산음서 야반도주 했습니다요.
양태 (놀란 얼굴로)야반도주라뇨?
함안댁 아 글쎄...언년애비가...
일서 (함안댁의 옆구리를 쿡 쑤셔서 얼른 말 가로막고) 우리도
한양서 살아볼라고 올라왔습니다요.
다희 ...한양에 연고가 있습니까?
함안댁 연고는 무슨 연고? 언년 아버지나 나나...한양은 첨인데...
우리야 겸이네 밖엔 아는 사람이 없지. 겸이네가 처음
산음에 왔을때...우리가 걷어먹여 살렸으니...
이참엔...우리도...겸이네 신세 좀 져야겠소.
함안댁의 말에...손씨...다희...당혹스럽고...
허준과 양태도...말이 없는데...
S#15. 허준의 집 마당 일각
구일서가 함안댁을 끌고
한쪽 구석으로 간다.
구일서 당신...돈 있잖아...그돈이면...허름한 집 한칸
얻고...당분간...호구할텐데... 남에 신세를 왜져!! 이 집 형편
당신 눈으로 보고도 그런 소리해?
함안댁 그 돈은 우리 살 궁리하는데 써야 되는까... 당신
허튼소리말어. 우리도 옛날에 할만큼 했으니...눈치 볼거 없어.
구일서 (함안댁의 뻔뻔함에 더 할 말이 없고)...
S#16. 허준의 방
손씨와 다희...허준 양태가 있는데...
손씨 어쩌냐? 우리 형편도 빠듯한데...두집 살림할 처지가 되야지...
다희 ...
허준 ...신세를 졌으니...갚는게 인지상정입니다.
(양태에게)...일단...뒤안에 광으로 쓰는 방을 손봐서...
잠자리를 봐 주거라.
양태 예.
다희와 손씨는 걱정스럽고...
S#17. 의녀국 외경(밤)
S#18. 예진의 방
불이 꺼진 방에...예진과 채선이 누워있다.
서로 다른 편을 보고 누운 두사람...
채선...잠이 오지 않는지...몸을 뒤척이다가...
채선 자는거유?
예진 아니...소쩍새 울음 때문인지...통 잠이 오질 않아...
채선 오늘 낮에 혜민서에서 별난 사람을 봤수...
예진 ...
채선 (예진을 향해 돌아누우며) 난데없이 젊은 의생 하나가
나타나...더럽기 그지없는 병자의 피고름을 입으로 빨아내지
않았겠수...
예진 ...
채선 (다시 천장 보며)...가난한 병자라면 끔직히 여기시는
김봉사나리도 그리는 못하시는데...어찌 그럴 수가 있는지...
내의원 의과에 수석으로 입격한 의생이라는데... 용모도
수려하다우...
예진...잠시 말이 없다가...
예진 나도...그런 의원을 안다.
채선 ...
예진 그분도...병자의 환부에...스스럼없이... 입을 대셨지...
진정으로...병자를 긍휼이 여기는 분이셨어...
채선...예진의 말투에서...
묘한...느낌을 감지하는데...
채선 ...성님이 좋아하던 분이였수?
예진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고 말이 없는데)...
채선 ...
예진 ...존경했어.
채선 ...
예진 병잘 보는...그분을 보면...내 마음까지...훈훈해졌지...
채선 ...
예진 병든 몸만 고치는 의원이 아니라... 상처받는
마음까지...위로하는 분이셨다. ...난...그분을 통해...병자를
치유하는건 의술보다... 마음이 먼저란 걸 알았어.
채선 ...
예진...문득...돌아보면...
채선...어느새 잠들어있는데...
그 모습을 보며...미소짓는 예진...
채선에게...이불을 덮어준다...
예진...자리에서 일어나 앉고...
허준의 모습을 떠올린다.
S#19. 내의원 전경
S#20. 내의원 일각
양예수를 비롯한
내의원 의관들이 회합하고 있다.
말석에는 허준을 포함한 의생들도
자리를 함께 하고 있는데...
응택 ...혜민서에 있는 김만경을 처사가 정도를 넘고 있습니다.
학규 ...어제도...약재창을 관리하는 유도지한테...몹쓸짓을
하였습니다. 봉사 지위로...자신보다 품계가 높은 유직장의
멱살을 잡는 처사를 그대로 방치하시면... 내의원의 기강에
흠이 될것입니다.
예수...무거운 얼굴로 말이 없는데...
응택 영감...지난 수년간...김만경의 잘못이 어디 한둘 입니까?
그때마다 영감께서...그자를 감싸셨기때문에...그놈이
안하무인이 된것입니다. 이번 기회에...그 자를 문책하셔야
합니다.
예수 김만경을 벌하면...혜민서엔 김판관이 갈텐가?
예수의 말에...응택...멈짓한는데...
예수 (송학규를 보고)자네가 갈텐가?
학규 (역시...눈치를 보고 뭐라 대꾸 못하는데)...
예수 ...김만경을 대신해 혜민서로 갈 자신이 없거든... 더 이상
왈가왈부 할것없네. (한쪽에 선 관원에게)나가서...인빈전
내의녀를 들라하라.
관원 예...
관원이 나가서 의녀 한명과
함께 내의원으로 들어온다.
내의녀...예수에게 예를 갖추면...
예수 ...의관들에게...인빈마마의 환후에 대해 말하라.
내의녀 ...해수(천식)가 급하시고...밖에 나가 바람 맞는 것을 두려워
하십니다. 또...맥이 약하시고 종일 미열에 시달리고 계십니다.
예수...의관들을 보고...
예수 의생들중 누가 인빈마마의 병세가 무엇인지...말해보거라...
이명원...장학도...그
리고 다른 의생들 서로 눈치만 보고...
선뜻 말을 못하는데...
예수 허준이가 말하거라.
허준 ...해수가 급하고...바람을 두려워 하시는걸로 봐서... 풍한천에
해당 되는 듯 합니다. 마황탕을 써 한기를 없애고...해수를
진정시키셔야 됩니다.
예수...고개를 끄덕이고...
예수 누구...다른 소견이 있으면 말해보게.
도지 ...제가 말해보겠습니다.
예수...도지를 본다...
허준도 도지를 보는데...
도지 ...(내의녀를 보고)...인빈마마께서...자한(땀을 흘리는것)이
계셨소?
내의녀 예...
도지 목과 입이 말랐소?
내의녀 예...
도지 혀는 어떠했소?
내의녀 붉었습니다. 맥은
도지 (잠시 생각하더니...예수를 보고)...자한이 있고...목과 입이
마르며... 혀가 붉고 맥이 약한 걸로 봐서...풍한천이 아니라
음허천이라 사료됩니다. 이를 낫게 하자면 심화를
내려주고...진음을 보해야 함으로 사물탕, 이진탕을 합하여
쓰고...지각과 황금...지모...황백을 쓰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예수...잠시 말이 없는데...
도지 긴장된 얼굴로...예수를 보는데...
허준 역시...예수를 보면...
예수 나도 같은 생각이네. 유직장의 화제대로...탕약을
준비하도록하라.
내의녀 예.
순간...도지의 얼굴에 화색이 돌고.
허준, 착잡한데...
S#21. 내의원 뜰
허준이 있는데...
이때 한쪽에서.이명원과 장학도가 다가온다...
장학도...입가에 미소를 띠고...
학도 허의원이...직장나으리께...한방 먹었소이다
허준 (미소를 띤다)...
명원 내 입직을 할 때 보니...직장나으리는 서고에서 밤을 지새는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닙디다.
학도 하기야 그 나이에...직장 품계까지 받고...어의 영감의 총애를
받자면... 그만한 노력은 기울여야 할거요.
허준 ...
S#22. 내의원 서고
허준이 서고로 들어와서...
서고 한켠에 있는 종약서원에게...
종이를 내밀고...
허준 여기 적힌 의서를 대출해야겠소.
서원이...허준이 내민 종이를 보는데...
서원 이 책들은 이미...유도지나으리께서...대출해가셨습니다.
허준 (놀라는데)...
S#23. 허준의 방
허준이...상앞에 앉아서 의서에 열중하고 있다.
문득 고개를 들고 상념에 잠긴다.
허준 (마음의 소리)자만이다...은연중에...내가...그보다...의술이
뛰어나다고. 믿은 것은 자만이야...이런 식으로
나태하면...그에게...뒤처지고 만다.
허준...마음을 다잡는데.
다시 의서를 보기 시작하면...
S#24. 도지의 방(밤)
도지가 촛불아래서 의서에 열중하고 있다.
이때 숙정이 들어오고...
숙정 ...밤이 늦었습니다...안 주무십니까?
도지 ...(시선은 의서에 둔채)당신 먼저 자구려.
도지...계속 의서를 탐독하는데
문득 고개를 들고...
내의원 회합을 떠올린다...
예수 나도 같은 생각이네. 유직장의 화제대로...탕약을
준비하도록하라.
예수의 말을 떠올린
도지의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고.
S#25. 내의원 궐 밖 일각
양태와 구일서가 누군가를 기다리는듯...서있는데...
이때...궐안에서 오근이 나온다.
이때 오근이...먼저...양태와 구일서를 보고...
문득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궐문을 지키는 관원에게...
오근 어이...자네...똑바로 못서있나?
관원 (어리둥절하고)...?
오근 ...눈이 탁 풀려가지고...뭐하는거야.
관원 ...?
오근 자네도 보약한재 먹어야겠구만.
그런 오근을 보는 양태와 구일서 놀라는데...
오근 돌아서서 두사람쪽으로 간다...
관원 (어리둥절한 얼굴로)...미쳤나...?
오근이 다가오면...
일서 형님...
오근 (입가에 미소를 띠고)... ...오랜만일세...
S#26. 주막
주막으로 들어오는 오근과 일서...양태...
오근...호기 있게...주모에게 술을 시킨다.
오근 주모...여기...거하게 술한상 봐오게.
일서 관원들한테까지 호령하는걸 보니...형님 정말 출세하셨소...
오근 뭐 그정도는 내의원안에서 맡고 있는 내 소임에 비하면.
새발에 피라고나 할까...
양태 형님이...맡은 소임이 뭐요?
오근 ...나? 이건...외부에 알려지면 안되는 내의원의 기밀사항인데...
(괜히 두리번 거리면서)자네들만 알게... 난
말이야...상감마마와 왕실 종친부 어른들게 올리는 탕약과
약재의 책임을 맡고 있네. 내의원의 핵심적인 소임이지.
양태와 구일서...
오근의 구라에...감탄을 하고.
일서 정말 대단하시오. 도지하고 준이 성님은...내의원이
됐지...형님은 그런 중책을 맡으셨으니... 유의원님의 후광이
한양 까지 뻗쳤구만.
오근 (흐뭇하고)...그래...한양서 살아갈 방도는 찾았나?
일서 (얼굴어 어두워 지고)그게 쉽지가 않소.
양태 ...삼개나루 조선서도 가보고...저자거리를 샅샅이 뒤져봐도...
먹고 살만한 일거리가 없습니다요.
일서 지독해...지독해...벌써...산음 인심이 그립소.
오근 내가...자네들 살 방도를 일러줄까?
양태, 일서 반색하고...
일서 방도가 있수?
S#27. 도지의 집 마당
대문안으로...함안댁이 조심스럽게 들어오는데...
함안댁...약간 겁먹고 긴장된 얼굴로 두리번 거린다.
이때...마당 한켠에 있는 유월과 침모를 보고...
함안댁 유월아...하동댁.
유월과...하동댁이...
함안댁을 보고 놀라는데...
하동댁 ...아니...자네... 내가 헛것을 보나. 저 여편네가 한양엔
어떻게...
유월 (반갑고)함안댁 아니유?
함안댁 아이고...반갑다...반가워... 마님...마님은 어디 계신가?
이때...마당 한켠에서
오씨와 한상이 오는데...
함안댁 그런 오씨를 보고...
함안댁 아이고 마님...마님...
오씨 (함안댁을 보고 놀란다)자네는?
함안댁 ...그건 무고 하셔습니까요?
오씨 자네가 한양엔 어쩐 일인가?
함안댁 쉔네...언년 애비하고 같이...한양서 살라고 올라왔습니다요.
오씨 (떨떠름)...그래...여긴 웬일인가?
함안댁 네?...(오씨의 반응에 당혹스러운데)... 쉔네는
그저...마님께...문안을 여쭙고자...
오씨 난...자네한테 문안 받을 일 없네. 여긴...아무나
드나들던...산음 약방이 아니니... 함부로 드나드는 일은
삼가게.
함안댁 ...
오씨...휑하니...한쪽으로 가는데...
기가 막힌 함안댁의 표정.
하동댁 (우쭐 거리고)도지 서방님이...내의원에서 직장나으리가
되셨으니... 이젠 옛날 마님이 아닐세.
함안댁 ...세상에...
하동댁 뭐하는가! 썩 나가지 않고.
함안댁 속상해서 어쩔줄을 모르는데...
S#28. 혜민서 병사
예진...병자들에게...탕약을 나누어주고 있는데...
그때...채선이 들어와 예진을 부른다.
채선 성님...
예진 (보면)
채선 어의녀님께서 찾으십니다...
예진 ...
S#29. 의녀국 마당
한쪽 마당에...의금부 사령 몇 명이 서 있는데...
이때 마당으로 들어오는 예진과 채선...
예진 사령들을 의아한 얼굴로 보는데...
S#30. 의녀방
예진이 방으로 들어오면...
덕금과 홍춘과 소현...개금...세희가...있는데
덕금을 제외한 나머지 의녀들은 모두...
의녀복장이 아닌...사복을 입고 있다.
예진 덕금에게 인사를 하고...
예진 부르셨습니까?
덕금 속히 궐밖으로 나갈 채비를 하거라...
예진 ...?
예진...홍춘과 소현...개금 세희를 보면...
긴장된 얼굴로 앉아있다.
S#31. 거리
의금부 사령들이 앞장 서 걷고 있는 가운데...
홍춘과 예진을 비롯한...의녀들이...
긴장된 얼굴로...뒤를 따르고 있다...
오가는 행인들...사령들의 서슬에...길을 내주면서...
호기심어린 눈으로...이들을 바라보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알 수 없는 예진...
의아한 얼굴로...걸음을 옮긴다.
예진 (옆에 있는 개금에게)어딜 가는겁니까?
개금 가보면 알아...
S#32. 사대부집 대문 앞
대문앞으로...당도한 의금부 사령들...
의녀들도...그 뒤로 서는데...
사령들.대문을 두드린다...
사령 문을 열어라...게 아무도 없느냐!!
잠시후...문이 열리면...
사령들 대문안으로 들어가고...
홍춘을 비롯한 의녀들도...
대문안으로 들어간다.
예진...놀라고 의아한 얼굴로
따라 들어가는데...
S#33. 마당
마당으로 들어선 사령들과 의녀들
집안에 노복들이...
겁먹은 얼굴로 이들을 본다...
사령 (홍춘에게)안채로 가서...죄인을 끌고 오게.
홍춘 (의녀들에게)가자...
홍춘을 비롯한 의녀들 안채쪽으로 간다.
S#34. 안채 일각
안채로 온 홍춘과 의녀들...
홍춘 찾거라.
소현과 개금...세희...
마루로 올라가 방문을 열어보고...
안채 이곳 저곳을 살펴보는데...
의아한 얼굴로 그런 의녀들을 보는 예진.
이때 안채 뒷켠에서...
사대부집 여자...윤씨가...나온다.
윤씨 뭐하는짓이냐!!
홍춘 (윤씨를 보고 의녀들에게)끌고가라!
소현과 개심 세희가...
윤씨에게 다가가서...윤씨를 잡는다...
파랗게 질리는 윤씨...
윤씨 놔라. 이것 놓지 못하겠느냐.
윤씨 몸부림을 치면...
그런 윤씨를 끌고 가는 의녀들.
그 모습을 본...예진...놀라는데...
S#35. 마당
의금부 사령들이 있는 곳으로...
윤씨를 끌고 오는 의녀들...
윤씨 ...놔라. 이년들. 데체 내가 무슨 죄를 졌다고 이러는게냐!
홍춘 죄가 있는지 없는지는...금부에 가 고하면 될 것이요.
사령들이...윤씨에게 오라를 묶는다.
윤씨를 끌고 나가는 사령들...
홍춘과...의녀들이 대문밖으로 나가는데...
S#36. 의금부 마당
윤씨를 끌고 마당으로 들어서는 사령들...
홍춘을 비롯한...의녀들도 따라 들어서고...
사령들...윤씨를 마당 한 복판에 있는...형틀에 앉힌다.
긴장이 감도는데...이때...한쪽에서
의금부 도사 이정명과...문책을 담당할
관원들이...마당으로 온다.
예진...이정명을 보고 놀라는데...
이정명도 예진을 보지만...아무런 표정변화 없이...
윤씨 앞으로 가서 선다...
이정명 왜 끌려 왔는지 아시오?
윤씨 모르오.
이정명 당신은...노복과 간음을 해... 풍속을 문란케하고...지엄한
국법으로 정한 신분질서를 어지럽혔소.
윤씨 아니요...난 그런적 없소.난 아니요...!!
정명 ...(사령들을 보고)끌고 오너라.
사령들 한쪽으로 가서...
젊은 노복 한명을 끌고 온다.
물고를 당해 처참한 몰골로...
끌려오는 사내...사내를 본...윤씨...경악하는데...
사내의 처참한 몰골을 보고...예진...고개를 돌린다.
사령들이...사내들...형틀에 앉히면...
정명 저 자를 모르겠소?
윤씨 ...(겁먹은 얼굴로)...모...모르오...
정명 ...저 자은 당신을 안다하거늘...어찌 당신은 모른다 하시오?
윤씨 모르오...난 모르는 사람이요.
정명 닥치시오...모든 증거가 명백한데 어디서 발뺌을 할려드시오...
청상의 몸으로 수절하는 것은...아녀자의 도리거늘... 어찌
저따위 천한 놈과...간음을 해...사대부의 위신에... 먹칠을 한단
말이요. 여봐라...물고를 틀어...자백을 받아내라!
사령들 예...
사령들 부산하게 움직여서...
윤씨의 주리를 틀기 시작한다...
윤씨 (비명을 지르고...)난...아니요...믿어주시오...난 아니요!!
한쪽에선 예진...
비명을 들으면서...고통스러운데...
예지, 견딜수 없다는 듯...한쪽으로 간다.
그런 예진을 보는 홍춘...
옆에 있는 소현에게 눈짓으로
가보라고 한다...
S#37. 의금부 일각
예진...너무도 비참한 모습을 본지라...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킬수 없는데...
그런 예진에게 소현이 다가가고...
예진 (소현에게).데체 무슨 일입니까? 의녀가...왜 이런 일을
해야합니까?
소현 ...죄지은 아녀자를 잡아가는 일도 의녀가 할 일이야. 이보다
더 한일도 숱하게 많을테니 이정도로
놀란다면...당장...그만두는게 나아.
소현...한쪽으로 가면...예진...착잡한데...
그런 예진의 얼굴위로...
이정명과 헤어지던 모습이 떠오른다...
정명 난...지금이라도 말리고 싶소.
예진 ...
정명 ...의녀로 사는것이...얼마나 어려운지 아직 낭자는 모를게요.
예진 ...소녀...평생 병자를 돌보며 살고자 작정하였습니다. 어떤
어려움도...견딜 각오가 되어있습니다.
정명 의녀가 병자만 돌보는줄 아시오?
예진 (의아한 얼굴로)...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예진...이제서야...
그 의미를 알 것 같고...착잡하다.
S#38. 의금부 마당
윤씨에게 주리를 트는 사령들...
윤씨 혼절을 하고 마는데...
사령 혼절하였습니다.
이정명...윤씨를 보고...
정명 하옥하라.
사령들...윤씨를 끌고 가는데..
이정명...한쪽에 있는...
홍춘과 의녀들에게... 다가온다...
정명 국문을 계속해야하니...죄인의 상태를 봐주시오.
홍춘 예...
정명이 안스러운 시선으로
겁에 질려 있는 예진을
한번 응시하고 한쪽으로 가는데...
홍춘 (예진에게)...옥사로 가...죄인의 상태를 살피도록 하거라.
예진 (사정한다)내의녀님...소녀...차마...죄인을 볼수가 없습니다.
홍춘 닥쳐라... 앞으로 수도없이 겪을 일이다. 어서 가거라.
예진...어쩔수 없고...
S#39. 옥사
혼절한 윤씨가...
누워있는 옥사안으로 예진이 들어온다.
예진...착잡한 얼굴로 윤씨의 상태를 살피는데...
예진...윤씨를 진맥한다.
윤씨를 진맥하는 예진...
무슨 각별한 느낌을 받았는지 놀라는데...
S#40. 내의원 전경
S#41. 내의원 일각
허준. 장학도...이명원이
의서를 보면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이때 정태은이...내의원으로 들어온다.
정태은:판관나으리가 찾으시니...다들...건약재창으로 가보게...
허준...장학도...이명원 무슨 일인가 싶은데...
S#42. 약재창
약재창에 도지와 김응택...송학규가 있다.
정태은이.허준과 장학도 이명원을 데리고
약재창으로 들어오면. 허준과 의생들.
김응택에게...예를 갖추고...
허준 불러 계십니까?
학규 자네들...여기 있는 약재를 들고... 판관 나으리께서
말씀해주시는 어른들께 다녀오게.
허준 일행 의아한 눈으로 응택을 보면...
응택 (입가에 미소를 띠고) 허준이 자넨...이조 참판으로
계신...유종철영감댁으로 가게... (학도를 보고)자넨...홍문관
부제학으로 계신 양상일영감. (명원을 보고)자넨...한성부
좌윤...이상태영감을 찾아가게... 어디 불편하신 데는 없는지
세심하게 진료하고... 자네들이 교육기간중에 배운 안마술을
써서...안마도 해드리고... 이 보약을 전하고 오게. 하늘같은
어른들이니...눈밖에 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쓰게.
응택의 말에 데체 왜 그래야 하는지
이해할수 없는 표정들...
학도 이도...내의원 의생이 해야 할 일입니까?
응택 (떨떠름)...관례일세...
학규 시키면 시키는대로 할 일이지 무슨 말이 많은가?
S#43. 사대부가 전경
S#44. 사대부가 안방
유종철 영감을 진맥하는 허준...
영감의 안색을 살피는데...
유종철이 자연스레 윗도리를 풀고
자리에 누우면... 허준이 손으로
배의 이곳저곳을 눌러보지만...
유종철도 아픈 기색이 없고...
허준 또한 별다른 병세를 찾을 수가 없는 듯.
허준 소인이 진맥한 봐로는 우려할만한 병환은 없으십니다.
유종철 다행이로구만...
허준의 진료가 끝났음에도
무언가 또다른 처치를
기다리고있는 듯한 유종철
허준...진료채비를 챙기는데...
허준 ... 소인 이만 물러가보겠습니다...
그런 허준을 바라보는 유종철은
예상치 못했다는 듯...
내심 당황하는 기색인데...
유종철 그냥 가는겐가?
허준 ...집안에 다른 병자가 계십니까?
유종철 아니네...
허준 그럼...
하고 일어서려는데...
유종철 허...참... 때되면... 부르지 않아도 찾아와... 안마도 하고...
보약도 놓고 가더니만...
허준...유종철의 말을 무시하고
인사를 하고 방밖으로 나가는데...
S#45. 약재창
도지와 정태은이 한쪽에 앉아서
장부를 보면서 정리를 하고 있는데...
이때 허준이 약재창안으로 들어온다.
허준...두사람 앞에 보약을 내려놓으면...
도지와 정태은 의아한 얼굴로 허준을 보고...
도지 이게 뭔가?
허준 유종철 영감께 가져갔던 보약입니다.
도지 헌데 이걸 왜 가져온겐가?
허준 제가...진맥하고...상태를 본...봐로는 건강하셨습니다. 보약은
필요치 않았습니다.
도지 (기가 막히고)...자네...지금 무슨 소리하는겐가! 그렇다고 이걸
가져 오면 어떻해! 판관 나으리께서 자넬 영감댁으로 보낸
이유를 모르겠는가?
허준 ...저는 지시하신대로...세심하게 환후를 살폈습니다. 그말고
다른 이유가 있습니까?
도지와 태은 아무런 말도 못하는데...
허준 하면...이만 물러가겠습니다.
허준이 약재창을 나가면...
정태은 저런...꽉 막힌 사람이 있나. 이거 큰일났구만...
판관나으리께서 이 사실을 알면...
S#46. 내의원 일각
학도와 명원, 허준이 있고...
명원 (놀란 얼굴로)정말 그 보약을 그냥 가져왔단 말이요?
허준 예...
학도 (낄 낄 웃는데)...
허준 왜 웃는게요?
명원 정말 몰라서 물으시오?
허준 ...?
명원 판관나으리가 우릴 대갓집에 보낸 것은... 판간나으리의
영달을 위한거요. 그분의 보신을 위해...우리가 대신 간거란
말이요.
허준 ...
학도 잘했소...잘했어. 나나...이친구는 눈치가 빨라...얼른 전하고
왔지만... 마음속으로론 영찜찜 했거든... 허의원이...우리
의생들의 자존심을 살려준것이요.
이때...내의원으로
김응택과 송학규가...들어온다.
두사람 몹시 화난 얼굴인데...
허준과 학도...명원...긴장된 얼굴로
응택에게 예를 갖추는데.
학규 네 이놈...네 놈이 감히...
응택 물러나 있게...
학규...물러나면...
응택 (분을 삭히면서)...자네 어찌 참판영감께...그런 무례를
범했는가?
허준 소인...무례를 범한적이 없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성심을
다해...진료를 하고 왔습니다.
학규 네 이놈...니놈이...판관나으리의 얼굴에 먹칠을 한 것을
모르느냐!!
응택 다시 보약을 들고...찾아뵙게. 가서 자네가 소홀했던 것을
백배사죄하게.
허준 소인...의원으로서의 맡은바 소임을 소홀했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응택 (더 이상 못참고)뭐야!! 네 이놈...!!
허준도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응택을 보는데...
허준 궐내 윗분들을 섬기고자 하는 나으리의 성의는 모르는 바
아니나... 내의원의 귀한 약재를 사사로이 궐밖으로 내보내는
일은 행할 수가 없습니다.
학규 이런 오만방자한 놈...
응택 네 이놈...어디 두고보자.
응택...화난 얼굴로...내의원밖으로 나가면...
송학규도 허준을 노려보고...밖으로 나간다.
걱정스런 얼굴로 허준을 보는
이명원과 장학도의 시선...
S#47. 의금부 일각
의금부 사령들이 옥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예진이 쟁반에 음식을 담아 온다.
예진이 다가서자...사령이 그 길을 막는데...
사령...쟁반을 덮은 천을 들어보고...
예진을 들여보낸다.
S#48. 옥사 앞
예진.옥사쪽으로 가면...
옥사안에...윤씨가...입을 잡고
헛구역질을 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예진...그런 윤씨를 보고...
옥사앞으로 다가간다...
사령이 문을 열면 옥사안으로 들어가는 예진...
예진 윤씨 앞에...쟁반을 놓는다...
예진 드십시오.
윤씨 ...생각없으니...그만 가져가시오.
예진...그런 윤씨를
안스런 표정으로 보는데...
예진 제가...진맥 좀 해봐도 되겠습니까?
윤씨 ...(그런 예진을 본다).됐소... 이제 죽을 몸인데...진맥을 짚어
뭐하겠소... 그만 나가보시오.
S#49. 의금부 일각
쟁반을 받쳐들고 오는 예진...
걸음을 멈추고 상념에 잠기는데...
S#50. 의녀방
의녀방에 덕금과 홍춘을 필두로...
의녀들이 모여서...각자 앞에 의서를 놓고...
공부를 하고 있다.
덕금 ...임신을 했을때의 맥은... 족소음맥이 세게 나타난다. 음맥이
양맥보다...세게 나타나며... 달거리가 나오지 않은지...삼개월이
되면 척맥이 세게 나타난다. (의녀들을 보고)달리...임신한
증상에 대해 아느냐?
소현 ...맥이 잡히지 않는다해도...이삼개월 동안...월경이 없거나...
피가 엉기는 증상을 보이면 임신을 의심합니다.
덕금 또?
다들 대답이 없는데...
예진 ...신방험태산이나 애초탕을 써 임신여부를 알수 있습니다.
다들 예진을 주목하는데...
덕금 자세히 말해보거라...
예진 궁궁이...당귀로 조제한 신방험태산을 먹고...너댓시간이
지난뒤에 배꼽 아래에 약간 꿈틀거리는 것이 잇달아
잦아지면... 임신이 된것이고...꿈틀거리다 멎으면 임신이
아닙니다. 또...약쑥잎을 달여먹은후...배가 몹시 아프면
임신이고... 그렇지 않으면 임신이 아닙니다.
덕금 (고개를 끄덕이면서)...다들 예진이 말을 명심하거라.
소현...예진을 바라보는데...
웬지 경쟁 의식같은 것이 느껴지고...
이때 방밖에서 들리는 개금의 목소리...
개금 어의녀님...소녀 개금입니다.
덕금 들어오너라...
문이 열리고 개금이 들어오면...
홍춘 어찌 됐느냐?
개금 ...의금부에 끌려온 윤씨가 간음한 사실을 실토했다 합니다.
내일 사시에 노복과 함께 참수당한다 합니다.
덕금 참수당하면...우리가 나가봐야 될것이니... 준비하게...
홍춘 예...
이때 한쪽에 앉아있는 예진의 표정...
무언가 할말이 있는 듯 싶은데...
S#51. 내의원 전경
S#52. 내의원 일각
책상에 앉아서
의서를 보고 있는 허준과 장학도.
이때 이명원이...들어온다...
명원 허의원...지금 어의 영감이하...의관들이 모여...
의생들의...직처와...품계를 놓고...사정을 한답니다.
학도 (심드렁하게)...허의원이야...수석등재에다...교육성적도
출중하니... 봉사품계에 궁의가 되시겠지. 난...혜민서로
떨어지지나 않았으면...바랄것이 없겠소.
허준 ...
S#53. 내의원 일각
양예수 휘하...
정작, 김응택, 송학규, 이공기 등과...
교육생 교육을 맡았던 도지와 태은이 모여서...
교육생들의 품계 수여를 위한
사정심사를 하고 있다.
정작 허면... 교육생 김정훈은... 의과성적과... 교육점수를
감안하여... 종9품 참봉직 수여와... 탕약방 직처 발령을
내리는데... 이의가 없는 걸로 알고 그리 결정하겠소...
비단으로 된 첩지에
이름과 품계 내용을 적는 정작.
김응택 (도지에게)다음은 누군가?
도지 허준입니다.
양예수... 허준이라는 말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데...
도지... 허준에 대한 기록을
양예수에게 보여주고...
정작 (예수를 보고)허준이라면... 의과성적도 수석이고...
교육기간중의 성적도 출중하니... 종8품 봉사직에 구임원으로
지정하고 궁의로 임명하셔야 할 듯 싶습니다...
양예수 고개를 끄덕이면서
수긍하는 눈빛이나...도지를 비롯하여...
김응택, 송학규 등의 표정은 굳어지는데...
김응택 아니될 말씀이요...
모두들 김응택을 쳐다보면...
김응택 성적은 출중한지 모르나...품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소...
예수 품성에 문제가 있다니 무슨 말이요?
김응택 오만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그런 자에게 궁의의 소임을
맡기면...내의원의...위신을 해할것이... 틀림이 없습니다...
예수 (송학규를 보고)자네가 보기에도 그런가?
학규 예...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다해도...인격을 갖추지 못한
자이에... 그런 막중한 소임을 맡기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
사료됩니다...
예수...심각한 얼굴로...생각하다가...
도지와 태은쪽을 보고...
예수 자네들 보기엔 어떤가? 교육을 담당했으니...누구보다 상세히
알것이 아닌가?
도지...선뜻 말하지 못하는데...
그런 도지의 눈치를 보는 태은...
태은 판관 나으리와 주부나으리의 말씀이 지당한줄로 사료됩니다.
양예수...심각한 고민에 빠지는데...
그런 양예수를 의식하는 도지의 시선.
S#54. 의금부 일각
이정명과 사령들...그리고 홍춘을 비롯한...
예진...소현...개금등이...옥사로 가고 있다.
옥사앞에 서는 정명...
정명 끌어내라...
사령들이 옥사 문을 열면...
의녀들이 안으로 들어가서...
윤씨를 끌어낸다.
정명 끌고가라.
사령들이 앞장을 서고...의녀들...
윤씨를 부축하여 가는데...
이때...망설이던 예진이...정명에게로 간다...
예진 나으리...
정명...예진을 보고...홍춘과 의녀들도
놀란 얼굴로 예진을 보는데...
정명 무슨 일이요?
예진 나으리께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홍춘 나으리께 무슨 무례냐.! 썩 물러나거라!
정명 됐소...(예진을 보고)할 말이 뭐요?
예진 (망설이다가)...윤씨부인이...지금 수태를 하고 있습니다.
순간...놀라는 정명...
홍춘과 의녀들도 놀라는데...
정명 그게 사실이요?
윤씨 아니요...죽여주시오...난 수태하지 않았소!!
예진...울부짖는 윤씨를
안타까운 얼굴로 보는데...
S#55. 내의원 일각
이명원과 장학도가 초조한 얼굴로 있고...
허준은 담담하게 의서를 보고 있는데...
이때 도지와 태은이 들어온다.
명원 나으리...첩지는 언제 교부됩니까?
태은 사정이 끝났으니...곧 교부될걸세.
학도 저...소인들의 직처와 품계를 알수 없겠습니까?
태은 ...첩지를 받아보면 알걸세.
학도...떨떠름...
이때...내의원으로 오근이 들어온다.
오근이...도지에게 서찰을 전하면서...
오근 (도지를 보고)나으리...의금부에서...전갈이 왔사옵니다.
도지...서찰을 펴서 읽는다...
도지 (고개를 들어 허준을 보고) 간음한 죄인의 상태를 살펴야
되니 자네가 가보게.
허준 예.
S#56. 궐 일각
허준과 오근이 의금부로 가고 있다...
S#57. 의금부 일각
윤씨를 놓고 허준을 기다리고 있는
정명과 의금부 사령들...그리고 홍춘을 비롯한...의녀들...
이때 한쪽에서...허준과 오근이 나타나고...
두사람 사령의 안내를 받아서 정명쪽으로 오는데...
다가오던 허준과 오근...정명쪽으로 갈려다가...
이때 홍춘 옆에 서 있는 예진을 본다.
예진도 허준을 보고 놀라는데...
놀라서 서로 보는 허준과 예진의 시선에서
EN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