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관련 불확실성을 먼저 덜어낸 종목군에 관심
전일 KOSPI가 보합권을 오르내린 끝에 닷새만에 반등세로 돌아섰지만, 아직 반등의 연속성까지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여부가 여전히 미지수인데다, 국내외 실적전망 하향조정, 2주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등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을 자극하는 변수들이 다수 남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리스 재무장관이 독일 정부를 비롯한 채권단과 긴축목표 달성 시한을 2년 연장하는 조건으로 새 긴축안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일부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이 관찰되고 있다. 미국 경제지표의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다만, 이러한 미국 경제지표의 개선세가 스페인 문제와 기업실적 부진 우려 등으로 희석되어 아직 주목받지 못하고 있어 향후 추이를 통해 추세를 좀 더 확인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다음주를 고비로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키가 기업실적에서 경제지표와 정책변수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10월말까지 미국 S&P500 기업의 65%가 3/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어닝시즌의 후반부로 진입하게 되는데, 우리나라도 10월말까지 대부분의 대형주들이 실적을 발표하면서 실적 발표의 영향력이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유럽 문제와 맞물려 최근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었던 기업실적과 달리 월말 월초 발표될 주요국 경제지표들이 대체로 개선세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지표 발표가 잇따르며 경제지표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해볼 만하다는 판단이다. 실제 월말 월초 발표될 미국과 중국의 PMI가 다시 기준선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지난 8월 전월대비 0.7% 감소했던 산업생산이 9월에는 1.3%의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물론 미국 대선 등 몇몇 불확실한 요인들이 남아있어 시장분위기를 완전히 되돌릴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주식시장의 하방경직성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 되기에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10월말을 고비로 매크로 변수들의 중요성이 다시 커질 경우 3/4분기 어닝시즌이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심화됐던 시가총액, 스타일, 업종별 차별화 현상도 부분적으로 완화될 여지가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지난 9월 중반 이후 KOSPI대비 상대수익률을 점검해본 결과 스타일별로 경기방어주, 가치주, 배당주가, 시가총액별로는 중소형주와 KOSDAQ시장이 상대적인 우위를 보여왔다. 업종별로도 전기가스, 의약품, 음식료, 섬유의복, 통신을 비롯한 주요 내수주들의 상대적인 강세무드 속에 화학, 철강금속, 기계, 운수장비, 건설 등과 같은 경기민감주들은 120일선을 하향이탈하며 수익률 차별화가 심화되는 양상이었다. 120일선을 하향이탈한 업종 대부분이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데다, 실적모멘텀 약화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지는 업종들임이 이를 잘 대변해주고 있다. 반면, 내수주들의 경우 글로벌 경기 불투명성이라는 매크로 환경 외에도 원달러 환율 강세, 금통위의 금리인하, 국제유가를 비롯한 상품가격의 안정세 등 비용 측면에서의 부담까지 완화되면서 수출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서 있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수출주 중에서도 IT와 자동차 업종이 반등을 시도하고 있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실적관련 불확실성을 먼저 덜어낸 업종 내 주요 종목들의 경우 가격메리트와 경기지표 개선 기대감에 힘입어 단기적인 관심도가 높아질 수 있는 시점임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이 중 자동차의 경우 3/4분기 영업이익 전망이 하향조정된 반면, 4/4분기 실적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어 실적발표를 계기로 4/4분기 실적에 시장 초점이 맞춰질 개연성이 있다. 전일 원달러 환율이 13개월만에 1,100원선 아래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업종의 반등세가 전개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한편, 전기전자 업종도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대부분 드러나면서 지난 10월초를 고비로 바닥권에서 벗어나고 있는 4/4분기 실적전망에 무게가 실릴 조짐이다. 특히, 이들 수출주의 경우 주요 경기지표의 개선세가 가시화될수록 상대적인 가격메리트가 부각될 수 있는 여건이라는 점에서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의 접근은 고려해볼 만한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