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섭 시인의 〈라마 지하 라마 지하〉
읽고 나서 오래 기억되는 동시 중 한 편인 〈라마 지하 라마 지하〉는 그 내용을 알고 나면 절로 웃음이 나는 유쾌한 동시다. 엄마에게 늘 듣는 “하지 마라”라는 잔소리를 거꾸로 읊어보게 해 놓으니, 마치 우리끼리만 아는 비밀 암호문을 읽는 것 같다. 〈라마 지하 라마 지하〉는 의미의 경계를 넘어 소리와 리듬 그 자체를 즐기게 만드는 독특한 중독성이 있다. 소리 내어 읽은 순간 아이들의 해맑은 노랫말처럼 입안에서 톡톡 튀는 생동감을 준다.
반복되는 후렴구 사이로 등장하는 단어들의 변주가 재미를 더한다. ‘지저분하게, 편식, 거짓말, 뛰지 마라, 그만 놀아라’의 말들은 어쩜 아이들이 매일 듣게 되는 반복적이고 경직된 일상일지도 모른다. 일상의 굳은 결을 유연하게 풀어주는 엉뚱한 상상력이 시 전체를 환하게 밝혀준다.
시를 읽다 보면 자연스레 “라마 지하 라마 지하” 뒤에 어떤 말을 매달 수 있을까 상상하게 된다. 울산은 3일째 태풍 ‘참피’ 영향으로 비가 오고 있다. 창밖의 빗소리에 맞춰 “라마 지오 라마 지오 만그 발제” 주문을 읊조려본다.
첫댓글 뭔가가 꼭 이루어지거나 꼭 해야할 것 같은
마술사의 언어 같아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