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책소개>
● 어른들의 허를 찌르는 아이들의 ‘안 돼!’
아이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는 ‘안 돼!’일 것입니다.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되고, 그것도 안 되고, 아이들은 할 수 있는 일을 어른들에게 통제받지요. 물론 어른도 ‘안 돼!’의 이유가 있습니다. 아직 모르는 것도, 배워갈 것도 많은 나이기에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 혹은 규칙과 교육을 위해서 금지하는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아이는 ‘할 수 있는 일인데 왜 안 된다고 하지? 하고 싶은데 왜 안 된다고 하지?’ 하며 불합리하다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아이들에게 <안돼 삼총사>의 첫 장면은 너무나 익숙한 장면일지도 모릅니다. 화를 내는 어른과 구석에 선 아이가 과장되게 표현되어 첫 장면부터 아이들의 공감과 웃음을 이끌어 내지요. 이것도 안 돼, 저것도 안 돼, 나가면 안 되지만 안 나가도 안 돼! 폭풍처럼 몰아치는,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안 돼!’의 반복에 결국 안돼와 친구들은 집을 나섭니다. 안돼와 안된다와 안된당께의 여행길. 아이들은 어른들처럼 ‘안 돼 안 된다 안 된당께.’ 노래하지만, 노래하는 상황은 어른들과는 전혀 다릅니다. 아이들의 ‘안 돼!’는 누군가의 행동을 하나하나 통제하는 대신 싸우는 아이들을 말리기 때문이지요. 이는 앞서 나온 어른들과 대비되어, 아이가 정말로 ‘안 되는’ 행동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음을 드러냅니다.
어른들은 아직 아이가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사회의 규칙을 제대로 모르고 배워나가는 존재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아이들의 눈은 솔직합니다. ‘싸우면 안 된다고 했으면서 왜 싸우나요?’, ‘거짓말은 나쁘다면서 왜 거짓말을 해요?’ 하고 묻는 것처럼요. <안돼 삼총사> 속 아이들은 진정 무엇을 하면 안 된다고 막아서야 할지, 어른들의 허를 찌르면서 우리에게 묻습니다.
● 전쟁이 끝나지 않는 세상에 꼭 필요한 이야기
안돼 삼총사는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세계의 다양한 ‘안돼’들을 만납니다. 중국어를 쓰는 메이요, 아랍어를 쓰는 라, 독일어를 쓰는 나인, 스와힐리어를 쓰는 하파나…. 아이들은 국적과 인종, 성별을 가리지 않고 모두 함께 여행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싸우는 아이들을 보면 ‘이기든 지든 싸움은 안 돼 안 된다 안 된당께.’ 노래 부르지요. 모두 손을 잡고 둥글게 서서 사이좋게 웃고 있는 장면과 세계 많은 나라의 어린이들이 모두 함께 노래 부르는 장면은 분명 <안돼 삼총사>의 백미입니다.
2023년 현재, 국내외를 불문하고 수많은 다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2022년 2월에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1년을 넘어가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고, 시리아의 내전도 진행 중이지요. 비단 전쟁이 아니더라도, 해외가 아니더라도 어리다는 이유로, 성별이나 국적, 인종, 종교 등이 다르다는 이유로도 차별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싸움, 차별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전 세계 아이들이 함께 ‘이기든 지든 싸움은 안 돼 안 된다 안 된당께.’ 노래 부르는 <안돼 삼총사>는 지금도 유의미한 평화 그림책입니다.
● 노래처럼 리듬감 넘치는 글, 천연덕스럽고 유쾌한 그림
<안돼 삼총사>의 글은 짧고 경쾌합니다. 전체적으로 글에서 리듬감이 느껴지도록 해 소리 내어 읽을 때 더욱 재미있는 책입니다. 특히 안돼 삼총사와 친구들이 부르는 노래는 ‘안 돼, 안 된다, 안 된당께.’가 반복되어 책 속 아이들처럼 노래하듯 읽고 싶게 만듭니다. 여기에서는 <안돼 삼총사>를 애정으로 번역한 번역자의 섬세한 손길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않되’와 ‘안됀다’ 등 맞춤법을 헷갈리는 아이들을 위해 ‘안돼’와 ‘안된다’로 아이들의 이름을 정하였습니다. 더 나아가 이름을 두 글자, 세 글자, 네 글자로 구성해 말맛이 살아나도록 배치하였지요.
여기에 글의 재미를 더욱 살려주는 그림이 더해졌습니다. 아빠와 엄마가 화내는 장면의 표정과 구도, 아이의 주눅 든 모습이나 울면서 달려갈 때의 표정 등, 다소 과장되어 있지만 어디선가 본 것만 같은 장면은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장면입니다. 집을 나간 친구들을 쫓아 머리의 샴푸도 닦아내지 못한 채 쫓아가는 안된당께의 비장한 표정과 어리둥절한 어른들의 표정도 웃음이 나지요. <안돼 삼총사>는 전쟁과 싸움 속에서 조화와 평화를 노래하는, 묵직한 주제와 이야기를 편안하고 유머 넘치는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 누구라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첫댓글 어른들의 안돼와 아디들의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