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년은 학교 선생입니다.
내 딸이지만 참 성질이 지랄 같습니다.
잘 할때는 정말 잘하는데 수가 틀리면 저걸 내가 나은게 맞나 싶은게
정나미가 떨어지게 합니다
지집애가 얼마나 똑 부러지는지
누가 허튼수작을 부렸다가는 내 딸한테 뼈도 못 추릴겁니다.
그런 내 딸에게도 적수가 하나 있으니
시어머니입니다.
두 불여시가 붙으면 정말 볼만 합니다.
제 딸이 혀를 휘 두를 정도이니 그 시어머니 정말 대단합니다.
환갑이 넘은 시어머니가 망사티셔츠에 노란 머리 색색의 손톱하며
난 정말 “상견례” 때 하도 얌전하고 품위있게 나오셔서 사돈을 참 좋은사람
만나는 구나 했는데...그건 그날 하루 뿐이었고
얼마나 얌체 같은지 친손주의 첫 돌날에도 덜렁 이십만원 내 놓고 만세 부르시고
추석이고 설날이고 애들 옷을 어디서 그렇게 싸구려를 구해다 주는지 감탄을 안할수 없습니다.
눈 높은 우리 딸아이는 “엄마 이것을 지호 입히라고 사오는데...울시엄마 죽이지?” 합니다.
진짜 죽입니다.
당신 티셔츠의 팔 한쪽 값만도 못한 옷을 사다주는 할머니 부자들은 원래 저런것인지 난 못 따라하겠습니다.
난 우리 이서방이 사부인이 낳은게 아니고
어디서 주어온 아들 아닌가 싶은 마음이 들 정도입니다.
착하기가 얼마나 착한지 생긴 것은 심현섭처럼 생겼는데 노래도 잘부릅니다
지랄맞은 내 딸하고도 잘 살아줘서 정말 고맙구요.
손주들은 또 얼마나 귀여운지...이쁘게 생기지는 않았는데 정말 귀엽습니다.
“할머니, 저는 할머니 냄새가 좋아요~” 이런 말 들어보셨습니까?
살살 녹습니다.
딸은 얄미운데 손주들이 이뻐서 딸래집에 가서 반찬도 해주고 간식거리도 사주고 오고 합니다.
그 딸이 방학이 끝나고 개학을 앞둔 하루 전날
나한테 이럽니다
“엄마 ...내일 개학이야 아이고 학교 가기싫어~”
내가 하는 말이 “아니 선생이라는 사람도 학교가 그렇게 가기 싫으니
공부하는 애들은 오죽 하겠니~“ 했더니
큰 소리로 “엄마!” 합니다.
지집애 귀청 떨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나 저 딸년 키우느라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
공부를 못하면 대충 어떻게 해볼텐데
남들이 그러는데 절 닮아서 공부도 잘한다고 하네요
그러니 뭐 공부 안시킬 수도 없고 혼자 벌어서 두 놈 대학보내느라
대학 학자금 대출 받은거 끝난지 몇 년 되지도 않았습니다.
지가 돈 벌면 지가 갚았으면 좋으련만
싸가지 없기가...대학까지는 엄마가 보내줘야 되는거 아니냐고 해서
제가 다 갚았습니다.
만만한 제 엄마인 나 한테만 지랄맞고
제 남동생이나 이모 삼촌 한테도 잘 합니다.
키도 크고 날씬하고 뭐 얼굴도 빠지지 않습니다.
춤도 잘추고 노래도 잘해서 어디 지나가다가도 춤추거나 노래해서 상품주는
행사가 있으면 무조건 올라가서 흔듭니다. 직업이 뭐냐고 물으면 “주부” 라고 하지
선생이라고 안합니다. 학교 이름 뽀롱나면 챙피하니까.
요즘 제가 딸년한테 협박합니다.
너 엄마 잘 챙겨라
혼자 살다가 소리없이 죽는 사람 있다고 뉴스에서 봤지?
잘 챙겨~ 전화 자주하고~
물론 지가 안챙겨도 매일 일찍 출근하는 제가 평소보다 조금만 늦어도
회사 동료들이 전화합니다.
언니~ 어딘데 여태 안와? 하고 ...
9시 출근인데 8시 10분에 안오느냐고 합니다.
지네들은 매일 8시50분 다 되어야 나오면서
혼자사는 “화려한 과부” 는 윤여정만 있는게 아닙니다.
"평창동 비구니" 이거 왜이래 나도 32살 이후로 혼자야
역삼동 비구니 라고 들어들 보셨나?
오늘은 여기까지
나현님 닉처럼 예쁜모습이 그려지네요. 자주 만나요.........
이름은 돈 주고 개명한 것인데
친구들도 안 불러주고..생긴것과 달리 이름만 이쁘다고
자주 불러주시면 복 들어 옵니다
고맙습니다
아들은 키워서 며느리한테 드려야하니 지랄맞은 딸은 그래도 냇사랑이지요.
잼나게 사시는 삶의 이야기 종종 풀어 놓으세요.
그 며느리 님이 그냥 저냥 괜찮습니다.
여우같지 않아서 편하다고나 할까...제 딸이 불여우니까 ㅎ ㅎ ㅎ
얌전한 댓글로만 납시셨던 님께서
재미난 글소재를 가지고 납시셨네요
반갑습니다
ㅍㅎㅎㅎ
어제 읽고 댓글 못달고 나갔는데
오늘 읽어보니 또 잼나네요
난 "네가 한 일을 알고있다"라는 생뚱 맞은 말이 생각나
혼자 한참 웃었습니다.
암튼 휼륭하신 님의 지랄맞은 딸(죄송ㅎㅎ) 얘기 넘 재밌습니다.
담에 또 올려주실거쥬?ㅎㅎㅎ
반갑습니다...나현님~
글이 엄청 재미납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