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경제지표 위축
미국의 재정절벽 위험이 미국과 세계 경제 전망을 갈라놓기 시작했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미 공급관리협회(ISM)는 제조업지수가 10월 51.7에서 11월에는 기준선 50을 밑도는 49.5로 급락했다고 발표했다.
한국과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 신흥시장 제조업지수가 상승세를 기록하고, 채무위기에 시달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제조업 활동 역시 위축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ISM은 성명에서 "(제조업체들은) 재정절벽이 어떻게, 그리고 언제 해결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답했다"고 밝혀 활동 위축 원인이 재정절벽 우려에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향후 제조업 활동 전망을 보여주는 신규주문 지수는 54.2에서 50.3으로 한 달 새 4포인트 가까이 급락했고, 고용지수는 52.1에서 48.4로 크게 떨어졌다.
반면 생산지수는 52.4에서 53.7로 상승했다.
이는 제조업체들의 생산이 아직은 확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지만 재정절벽 우려로 투자와 고용에 소극적으로 바뀌면서 앞으로의 전망은 어둡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제조업 활동 위축은 아시아나 유럽 상황과는 명암이 크게 엇갈린다.
이날 중국 정부가 발표한 11월 제조업지수는 전월비 0.6포인트 상승한 50.6을 기록했다. 앞서 HSBC가 집계한 비공식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5에서 50.5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더 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중국 경제가 이전 같은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경착륙 우려는 털어버렸고, 연착륙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한국 등 다른 아시아 신흥시장 제조업 지수 역시 상승세를 나타냈다.
유럽도 우려보다는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유로존 제조업지수는 11월 46.8로 활동이 계속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10월에 비해서는 1.1포인트 상승해 활동 둔화 정도는 누그러졌음을 보여줬다.
WP는 결국 제조업 지표 흐름은 세계 경제가 궤도를 이탈하지는 않을 것임을 보여주고 있지만 미국도 이 대열에 동참할 수 있을지는 재정절벽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