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동 오피스텔/5000만원 투자시 월 70만원/수익률 연 16%/마감임박/기회잡으세요’
눈이 번쩍 뜨이는 문구다. 5000만원 투자에 연 수익률이 16%라니. 그것도 국내 대표 업무시설밀집지역인 서울 강남권 오피스텔인데. 마감되기 전에 당장 이 기회를 잡아야할 것만 같다.
그런데 한편 고개가 갸우뚱하다. 수익률이 높아도 너무 높다. 언론에서 연일 오피스텔 수익률이 생각보다 낮다며 조심하라고 보도하는데 16%라니…. 그래서 오피스텔 분양업체에 전화를 해봤다.
따르릉~♩♪♬
“여보세요.오피스텔 광고 보고 전화드렸는데, 진짜 5000만원이면 월세 70만원 받을 수 있나요?”
“아, 사모님~ 5000만원만 있으시면 되요.”
“수익률이 연 16%에요?”
“네~ 5000만원 투자하시면 새 오피스텔 분양받아서 매달 70만원씩 월세 받으실 수 있고 수익률이 16%랍니다.”
“5000만원이면 논현동에 오피스텔 산다는거죠?”
“아, 5000만원에 사시는건 아니구요…. 분양가의 50% 대출이 되니까 5000만원만 있으면 되는거죠.”
“네? 대출을 받아야 한다구요? 그 오피스텔이 얼만데요?”
“분양가는 1억2000만원이에요. 그런데 대출 받고 임대보증금 받으시고 하면 5000만원만 있으시면 되요. 수익률도 높으니까 소액으로 큰 수익 얻으실 수 있습니다.”
“분양가가 1억2000만원이고 월세가 70만원인데….
언뜻 따져봐도 연 7%도 안될거 같은데 어떻게 16%가 나오나요?”
“분양가는 1억2000만원이지만 실투자금이 5000만원이라서 그래요, 사모님.”
무슨 말인지 언뜻 이해가 안된다. 실투자금은 뭐고, 수익률은 어떻게 이렇게 높을까. 계산법의 차이 때문이다. 눈에 번쩍 뜨이는 이 문구 속 오피스텔 기본 정보를 살펴보자.
▶매입비(분양가): 1억2000만원
▶임대보증금: 1000만원
▶임대수익금: 840만원(월 70만원×12개월)
이 정보를 뼈대로 수익률을 따져보자.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통계에 활용되는 것이다. 대개 수익률 통계는 대출이 없다는 가정으로 계산한다. 언론에서 서울 평균 오피스텔 수익률이 연 5~6%라고 보도하는 것도 이렇게 계산한 통계를 사용한 것이다. 이 오피스텔의 경우 임대수익금(840만원)을 매입비(1억2000만원)에서 임대보증금(1000만원)을 제한 1억1000만원으로 나누면 연 7.6%의 수익률을 나온다.
또 다른 방법은 대출을 포함해 계산하는 것이다. 대출(매입비의 50%)을 끼고 이 오피스텔을 사면 실제로 내가 투자하는 금액, 즉 실투자금은 5000만원이다. 실제로 1년간 거둬들이는 임대수익은 월세(연 840만원)에서 대출이자(360만원)을 뺀 480만원이 된다. 실투자금인 5000만원과 실제 임대수익금인 480만원을 기준으로 계산(480만÷5000만원)하면 수익률은 연 9.6%다.
▶매입비(분양가): 1억2000만원
▶대출: 6000만원(매입비의 50%)
▶임대보증금: 1000만원
▶자기자본: 5000만원
▶임대수익금: 840만원(월 70만원×12개월)
▶대출이자: 360만원(연 6% 기준)
그런데 이 오피스텔 분양업체의 계산법은 달랐다. 1년간 얻는 수익인 840만원과 실투자금(자기자본)인 5000만원을 기준으로 수익률을 따진다. 이렇게 계산(840만원÷5000만원)하면 연 16.8%가 된다. 대출이자로 내야 하는 금액을 수익에서 빼지 않고 계산하는 것이다.
계산법에 따라 달라지는 오피스텔 수익률, 다양한 방면에서 충분히 검토한 후 투자에 나서야 낭패를 보지 않을 수 있다.
자료원:중앙일보 2012. 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