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830 (금) “말만 번드르르”… 대통령 기자회견 혹평한 야권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브리핑과 기자회견에 대해 “불통과 독선, 오기만 재확인됐다”고 평했다. 윤 대통령이 밝힌 4대 개혁 방향에 대해서도 “말만 번드르르해 무엇을 하겠단 건지 알 수 없다”, “이제 의료시스템에 더해 국민연금, 교육, 노동까지 다 망가뜨리고 싶은 것인가” 등 혹평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8월 29일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갈수록 심각해지는 의료대란으로 인한 국민 불안과 고통에 대해서는 한 마디 사과도 없이 일방통행식 국정브리핑과 기자회견이 진행됐다”며 “국민 누구도 납득하지 못할 자화자찬으로 가득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밝힌 4대 개혁 방향에 대해서도 너무 추상적이라며 “개혁의 내용은 제대로 밝히지 못하면서 자료집 두께만 내세우는 모습이 안타까울 지경”이라고 했다. 연금개혁과 관련해서는 “국민이 바라는 소득보장 강화 방안은 찾을 수 없었다. 결국 대통령이 말하는 개혁이란 국민의 일방적 희생만 강요하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순직해병 수사외압 의혹과 김건희 여사 사건 관련 윤석열 대통령의 답변에 대해 “국민적 의혹에 대해 한 마디 해명도 내놓지 못 하는 대통령의 궁색한 모습에서 특검 필요성만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가 정상적으로 기능해야 한다”며 사실상 거부한 것과 관련해서도 “대통령에게 무얼 기대할 수 있는지 암담하기만 하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브리핑과 기자회견에 대해 “전형적인 전파낭비”라고 평했다. 그는 “이미 시작된 의료대란으로 국민들은 불안, 초조, 홧병에 시달리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혼자만 딴 세상에 사는 듯하다”며 “성과라곤 눈 씻고 찾아보려도 해도 없는데 국정을 잘했다고 자랑만 늘어놓았다”고 주장했다.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차라리 그냥 술이나 드시라”고 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직 상실… 징역 1년6개월 확정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 해직 교사를 부당하게 특별 채용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 받았다. 이에 따라 조희연 교육감은 교육감직을 잃게 됐다. 조희연 교육감의 임기는 2026년 6월까지였다. 지방자치법과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교육감이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은 경우 퇴직 대상이 된다. 차기 서울시 교육감은 오는 10월 16일 재·보궐 선거에서 선출한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8울 29일 오전 11시 15분부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희연 교육감의 상고심 선고 기일을 열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날 대법원은 조희연 교육감이 이달 초 재판부에 신청한 직권남용죄 등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에 대해서도 각하 또는 기각으로 결정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소사실의 특정,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및 국가공무원법 위반죄의 성립, 공동정범, 죄수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판단을 누락하거나 위헌인 법령을 적용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2018년 전교조 출신 해직 교사 등 5명을 임용하려는 목적으로 인사권을 남용해 장학관 등에게 공개경쟁시험을 가장한 특채 절차를 진행하도록 하게 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채용 특혜 논란을 우려한 부교육감 등의 반대에도 인사 담당자들에게 내정자 5명에게 유리한 채용 공모 조건을 정하게 하고 공개·경쟁시험인 것처럼 가장해 채용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희연 교육감은 또 2018년 12월 초 비서실장 등과 공모해 일부 면접 심사위원에게 특정인을 채용하는 것이 교육감의 의중이라는 취지로 말해 교육 공무원 임용에 부당한 영향을 준 혐의도 받았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모든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조희연 교육감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조희연 교육감은 특채 절차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지휘·감독할 의무가 있음에도 공정경쟁을 가장해 임용권자의 권한을 남용, 부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원 임용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했다. 2심 재판부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이날 대법원 판단에 따라 조희연 교육감은 임기를 2년 남짓 남기고 퇴진하게 됐다.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가 열리는 것은 곽노현 전 교육감이 선거법 위반으로 중도 낙마한 2012년 12월 19일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교육감직을 상실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8월 29일 오후 수백 명의 직원과 지지자에게 배웅받으며 서울특별시교육청을 나섰다. 해직 교사를 부당하게 특별채용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희연 교육감에게 대법원은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오후 12시 5분경 교육청 본관을 나온 조희연 교육감은 “대법원의 오늘 선고로 교육감직에서 물러나게 됐다”라며 “부족한 저를 10년 동안 성원해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고별사를 마친 조희연 교육감에게 시내 특수학교 학부모와 직원들이 울먹이며 꽃다발을 건넸고, 조희연 교육감도 눈물을 터뜨리며 “제가 특수교육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최고의 교육청을 만들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수백 명의 직원들은 조희연 교육감을 배웅하기 위해 본관부터 정문까지 약 100m가 넘는 보도에 줄지어 섰다. 조희연 교육감은 한 명씩 모두 손을 잡으며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정문을 나온 조희연 교육감이 본관 방향으로 손을 들고 인사를 하자 대기하고 있던 지지자들은 조희연 교육감의 이름을 연호하며 손뼉을 쳤다. 일부 시민단체 관계자는 “조희연은 무죄다”, “혁신 교육을 지켜달라”라고 외치기도 했다. 차량 탑승 직전까지 손을 흔들며 인사한 조희연 교육감은 오후 12시 30분경 현장을 떠났다. 조희연 교육감의 잔여 임기는 2026년 6월까지고, 10월 16일에 치러지는 보궐선거를 통해 새롭게 선출된 교육감이 채운다. 선거 전까지는 설세훈 부교육감이 교육감 권한을 대행한다.
태풍 산산 일본 열도 상륙…“1000㎜ 물폭탄 쏟아져”
사상 최강 위력의 제10호 태풍 ‘산산’이 8월 29일 오전 일본 규슈 남단에 상륙했다. 폭우와 돌풍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잇따랐고, 225만여 명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8월 29일 오전 8시쯤 산산은 규슈 가고시마현 사쓰마센다이시에 상륙했다. 오전 8시 기준 태풍 중심기압은 955hPa(헥토파스칼)로, 태풍 중심 부근에서는 최대 순간풍속 초속 60m의 강한 바람이 불었다. 규슈 남부 지역의 예상 최대 순간 풍속은 초속 70m다. 일부 주택이 붕괴할 수 있을 정도의 강한 바람이다.
태풍 산산은 움직임이 느리기 때문에 장시간에 걸쳐 맹렬한 바람과 폭풍우가 계속될 전망이다. 규슈 남부 일부 지역에서는 총강수량이 1000㎜를 넘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8월 30일 오전 6시까지 24시간 예상 강수량은 규슈 남부 600㎜, 규슈 북부 400㎜, 시코쿠 400㎜, 도카이 300㎜로 예상된다. 규슈 남부에서는 8월 30일 오후 6시까지 최대 4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측됐다.
일본 기상청은 전날 가고시마현에 중대한 재해가 발생할 우려가 현저하게 커졌다며 폭풍 특별경보를 발령했다.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 구마모토현에서는 총 113만여 가구 225만여 명에게 피난 지시 명령이 내려졌다. 가고시마현을 중심으로 4200명 이상이 대피했다. 태풍 산산이 일본 열도에 본격 상륙하면서 인명 피해도 늘고 있다.
NHK는 이날 오전 6시까지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에서 강풍에 넘어지는 등의 사고로 총 39명이 다쳤다. 전날 밤 가고시마항 부두에 있는 소형 배에 타고 있던 60대 남성 1명이 바다로 떨어져 행방불명됐다. 미야자키시에서는 돌풍으로 날아온 물컵에 집 유리창이 깨지거나 창고 지붕이 훼손되는 등 피해 신고가 160여 건 접수됐다. 아이치현 가마고리시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일가족 5명이 매몰됐다. 이 사고로 70대 부부 등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미야자키시 지방 기상대는 토네이도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돌풍 피해 신고가 잇따른 곳에 직원을 파견해 조사한 결과, 피해가 띠 모양으로 분포하고 소리를 내며 바람이 이동하고 있었다는 증언을 바탕으로 당시 돌풍을 토네이도라고 추정했다. 미야자키시 거리 곳곳에서는 건물 유리창이 깨졌거나 외벽이 벗겨진 모습이었다. 지붕 기와가 벗겨지고 도로에 파편이 흩어져 있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한 20대 여성은 소셜미디어에 “8월 28일 밤 어머니와 둘이 집 거실에 있다가 갑자기 바람이 거세져 간헐적으로 정전이 발생했고, 오후 11시부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갑자기 실내 유리창이 깨졌다”고 했다. 이어 “집이 날아가 버릴까 싶을 정도로 흔들렸기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며 “여기저기서 자동차 경보음이 들려 정말 무서웠다”고 전했다.
교통편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일본항공(JAL)은 이날 국내선 265편, 전일본공수(ANA)는 이날부터 8월 30일까지 이틀간 국내선과 국제선 총 1934편을 결항할 예정이다. 이 밖에 산요 신칸센은 히로시마-하카타 구간 운행을 8월 30일 오전까지 중단한다. 도쿄역과 신오사카역 구간을 운행하는 도카이도 신칸센은 8월 30일부터 내달 9월 1일까지 태풍 상황에 따라 운행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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