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옥토제너리언'의 활약 시대
노령인구가 인구 5명 중 1인이 되는 초고령 사회의 100세 시대는 인류가 겪어 보지 못한 인류사의 새로운 기원이다. 오늘의 80대는 옛날의 병약한 노인상이 아니라 활기찬 젊은 고령세대이다. 80대는 지금 나이에 0.8을 곱한 64세의 생체나이로 장년의 활동기이고 인생의 전성기에 해당한다. 인생을 25세까지를 봄, 50세까지를 여름, 75세까지를 가을, 그 이후를 겨울이라고 한다면 80대는 늦가을이고 90대는 초겨울에 접어든 셈이다.
80대는 산전수전 겪은 인생의 후반전이고 새로운 연장전이다. 그들에게선 시들은 노추의 모습이 아닌 믿음직한 노장의 관록이 보인다. 늙어도 늙음의 기백과 멋이 있게 변할 수 있다. 노화는 변화를 의미하지만 그 변화가 퇴화를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연령별 생존확률을 보면 70세는 86%, 80세는 30%, 85세는 15%, 90세는 5%이다. 90세가 되면 100명 중 5명만 생존하는 통계이다. 80대를 넘는 것은 축복이고 삶의 긍지이다. 옥토제너리언(Octogenarian)은 그리스어로 8을 의미하는 Oct와 60세 이상 노인을 뜻하는 genarian 이 결합한 합성어로 일하는 80대를 지칭한다. 옥토제너리언은 선택받은 예외적인 것이 아니라 자기관리를 하면 누구나 가능한 시대이다.
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세계 인구 약 81억 중의 80대 비율은 2003년 세계인구의 1.3%인 8천2백만 정도였으나 2023년에는 2.0%인 1억6천여만이고 2053년에는 5.1%인 5억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한다. 100세를 맞는 어르신들께 대통령이 선물하는 청려장도 그 숫자가 10년 전과 비교하면 곱절 이상 늘었다. 지구 생태계에서 인간만이 수명 연장에 온갖 노력을 하고 있어 수명 120세는 꿈이 아니고 100세의 센테너리안(centenarian)이 활약하는 시대가 멀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에 의하면 미국은 1980년 약 11만명의 80세 이상 근로자가 2022년에는 6배가 늘어 69만여 명이다. 일본은 75세 이상 취업자가 2017년 9%에서 2022년 11%로 2% 증가하였다. 한국노동연구원에 의하면 80대 고용률이 1982년 2.2%에서 2022년 18.7%로 40년 사이에 8배 증가하였고 80대 중에서 5명의 한 명꼴로 취업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코스닥 상장 기업에서 80대의 등기 임원 수는 2014년에는 31명이었는데 지난해에는 120명으로 늘었다.
'청년처럼 사는 어르신'을 일컷는 청어시대에 액티브 시니어의 활약이 기대된다. 100세 시대의 80대는 아직 물러날 나이가 아니다. 건강한 80대라도 장년기처럼 활동할 수 없으나 옥토제너리언의 활약은 더 이상 경이로운 것이 아니다.
나이의 정년은 있어도 삶의 정년은 없다. 나이를 초월해 은퇴를 미루고 일하는 80대의 노익장의 열정은 노쇠를 극복한 인간 승리이다. 젊게 사는 그들의 공통점은 긍정적, 절제적 생활신조를 갖고 자기관리가 철저하며 겸허함과 배려심이 깊고 무엇보다 집념과 열정이 넘친다. 삶의 의미를 나름대로 통달했기에 미련 없이 삶을 즐기는 나이가 80대이다. 60대 70대는 얼굴의 주름살에 부끄러운 듯 서글퍼 보인다만 80대는 두툼한 주름살에 무심해 신선의 경지에 이른 중후한 인상을 풍긴다.
노화는 첨단 항노화 의료 보건 기술로써 극복할 수 있기에 노화는 치료 가능한 질병이고 더 이상 늙지 않을 수 있다는 낙관적인 예언을 하는 노인학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늙음이 인생의 낡음이 되지 않고 회춘의 리모델링이 가능한 시대이다. 늙음은 나이만큼 늙는 것이 아니라 생각만큼 늙는다. 절망과 무기력증을 극복하고 희망과 열정을 가지면 젊어질 수 있다.
삶은 인간 성숙을 향해 진행 중이고 나이 들수록 원숙해져 대기만성의 전성기를 이룰 수 있다. 나무가 늙었다고 늙은 꽃이 피는 것이 아니고 늙게 핀 꽃이 오래간다. 삶의 지혜와 높은 경륜, 중후한 인품을 갖춘 옥토제너리언은 사회 리더의 원로 파워로 군림하고 있다. 역사상 빛나는 위업의 35%는 60세-70세에 의해, 23%는 70세-80세, 6%는 80대에 의하여 성취되었다고 한다. 80대가 흔치 않았던 시대의 80대의 위업을 볼수록 오늘의 80대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80대는 미운 나이지만 노년 혁명의 기수 옥토제너리언은 세대교체를 바라는 아래 세대를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카리스마로 응답한다. 늙음을 거부하는 것인지 초월하는 것인지? 물러나 쉬지 않고 계속해서 자기 일에 매진하는 그들의 욕망은 노욕일까 열정일까? 어쨌든 그들은 우리가 선망하는 롤 모델이다.
① 미국 대통령에 도전하는 80대의 트럼프의 리턴 매치는 옥토제너리언 세대의 저력을 과시한다. 미케란젤로가 천지창조 벽화를 그린 것이 89세이고 괴테가 파우스트를 완성한 것이 82세였고 베르디는 86세까지 작품 활동을 했다. 황희는 68세에 영의정이 올라 86세에 은퇴했다.
② 버나드 쇼는 90세에도 작품을 발표했고, 루빈스타인은 90세에 카네기 홀에서 지휘를 하였고 샤갈은 98세까지 작품 활동을 하였고 엘리엇 카터는 90세 이후 무려 40곡을 작곡하였다. 91세의 여성 산악인 크로스는 미국 대륙에서 제일 높은 위트니산을 등반하였고 평범한 주부인 시바타 도요는 92세에 시를 쓰기 시작하여 98세에 유명한 시집을 발간하였다.
현재 90대에도 활약하는 분들이 늘고 있다. 22년 동안 말레이시아를 통치했던 마하티르 총리는 물러난 지 15년 만에 복귀해 93세의 최고령 국가 정상이 되었다. 반도체 칩의 파운드 리를 창업한 모리스 창은 74세 때 고령을 이유로 은퇴하였으나 78세에 다시 복귀하여 93세에도 회사를 지휘하고 있다. 94세인 워런 버핏과 조지 소로스는 세계 제일의 투자가로 활동하고 있고 미디어 재벌인 93세 머독은 27세와 연하와 다섯 번째 재혼을 했고 92세 엘렌 버스틴은 명연기로 노익장을 보여주고 있다. 96세 영화인 신영균은 사회 각 처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92세의 이길여 총장은 대학을 이끌고 있다.
③ 해리 리버맨은 70세에 그림을 시작해 101살의 나이에 22번째 전시회를 개최하였다. 화가인 그랜드마 모제스는 75세까지는 10남매를 길러낸 평범한 주부였으나 그림을 시작해 1,600점의 작품을 남기고 101세로 타계하였다. 103세 김형석 교수는 왕성한 학술 활동으로 국민적 존경을 받고 있다,(펌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