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행 동영상을 보는 취미가 생겼다
다녀 왔던 어행지를 찾아 보면서 다른 여행자는 같은곳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어떻게 여행하는지 궁굼했는데
코로나 직전에 다녀 왔던 그린덴발트와 알프스가 나오는 영상을 보니 너무 반가웠다
천상의 하모니가 들리는것만 같았던곳.. 알프스 그린덴발트의 아름다웠던 추억을 회상해 본다
<파킨슨이 준 선물.. 알프스>
2019년 파킨슨 햇수로 3년차~
코로나로 공항이 닫히기 바로 전 해에 유럽을 두번, 일본, 방콕,
다낭을 여행하면서
깊이를 알 수 없는 블랙홀 같았던 파킨슨열병에서 그제서야 깨어 나게 되었다
파킨슨 진단 이 후의 삶이 드라마틱하게 바뀔줄 알았으나
약을 복용하면서 손떨림이 사라지니 빠르게 안정감을 찾았으며 떨림이 좋아지는것을 느끼면서 패배자로 전락되었다는 불안했던 마음이 평안해 졌기에 웃을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욱신과 정신은 분리시켜셔 생각할수 없었다
그 당시엔 그랬다
그리곤 딸이 조르고 졸랐던 여행을 함께 떠나기로 했다
여행으로 얻은것~ 막연하게 다가 왔던 불안감이 어느 봄 날~
유럽의 태양속으로 사라졌으며 알프스의 절경으로 감동을 받으면서 다이돌핀과 도파민도 얻었다
나는 이 여행에서 파킨슨 환자라는 것을 전혀 느끼지 못했으나
파킨슨병에 대항할 생각을 못했다는것이 지금에서야 이상하게 생각되고 있다
딸은 여행을 예약하면서 내게 어느곳이 좋은지 묻고 또 물었으나 파병 진단으로 오랫동안 우울해 있었기에 대답도 잘 안하고
알아서 하라고 일축했던 일들이 공항으로 가면서야 현실 상황을 앞두고 무책임했던 자신을 깨닫고 있었다
비행기 안의 좁은 좌석에서 12시간을 숨막힐것 같은 생각을 시작으로 줄줄이 걱정만 들어 오는 것이었다
여행을 어느 도시로 가는지 조차 신경을 안썼고 묻지도 않았던것이, 내 생각은 유영하고 있었으며나는 나의 복잡한 심리를 방관했다
게이트 앞에서야 비지니스석인줄 알았고 그제서야 안도했다
그리곤 묻는 말에 퉁명스럽게 대답한것.. 주위와 가족의 감정을 의식하지 못하고 내 감정을 드러낸것등...미안함이 밀려 들었다
첫 여정지는 바르샤바였고 다음이 스위스 취리히, 알프스 그린덴발트 , 베른, 파리, 크로아티아까지~ 딸과 함께 하는
14일간의 여행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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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알프스는 만년설로
덮혀 있었기에 마지막에 선택했지만 나는 어렸을때부터
알프스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었다
9살 어린 시절, 알프스의 소녀를 읽은후부터 산악의 양떼들을 상상하면서 밤 하늘에 쏟아지는 별들을 동경했고 알프스를 그리워 하는 하이디에 동화되어 나 역시 알프스를 그리워했다
그리곤 나도 하이디를 흉내내어 다락방 창가에 누워서 하늘의 별을 보고 잠들었던 추억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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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공항 출발 이틀 뒤 ~ 관료적이고 강압적인 분위기의 바르샤바 공항에서 취리히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2틀간의 강행군으로 시차 적응 문제로인한 수면부족 상태라 취리히행 비행기 안에서는 잠이 쏟아지면서 기내식도 사양한채 잠이 들어 버렸다
그리곤 착륙전에 비몽사몽~ 알프스 산악 도시의 불빛을 보고 깨어나 졸음을 쫒아 내고 주황색 의 영롱한 빛을 내려다 보며 자는 딸을 깨우고 몽환적인 산악도시의 모습에 환호했다
자다 깨어나서 본 불 빛속의 알프스~ 잡힐듯이 보이는 산악도시의 환상적인 모습에 탄성이 나오면서 감동까지 밀려 왔다
취리히 시각 오후 8시 반에 도착해서 공항을 빠져 나오는데 불과 20분 정도 소요~
우리나라 지하철보다 나오기 쉬웠던 것은 스위스에서는 나를 확인하려는 제어시스템이 전무했다
스위스의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공항의 시스템은 환영의 분위기로 다가왔으며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적극적으로 여행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다음날 취리히 호텔의 조식은 나를 흡족하게 해주었고 바로 앞에서 갈아 주는 생과일 쥬스와 지배인이 만들어 주는 라떼까지'사양하지 않고 즐겼다
나에겐 담백하고 고급스러운 맛의 유럽의 크로와상은 진리였다
샤갈의 성당을 관람후 호숫가를 걸었으나
햇빛을 쫒아 다녀야 할 정도로 바람이 불어와 4월의 취리히는 아직은 추위를 느껴야하는 겨울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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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리히에서 그린덴발트로
떠나는 기차에 몸을 실으며 왜 인터라켄으로 안 가고
그린덴발트의 호텔에 일정을 잡았는가 의문이 들었으나 도착해서 장엄한 모습들의 줄줄이 이어져 있는 설산들을 바라 보면서 딸의 탁월한 선택을 깨달았다
나 자신은 비련에 빠져서 대답도 시큰둥 제대로 하지 않았던것...
이제서야 아이를 배려하지 못하고 우울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에 가슴이 시려왔다
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환하게 웃었던 딸의 모습을 나 역시 잊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도 알프스의 설산을 본 감상을 물으며
흐믓해 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서로 여행을 추억하며
행복해 하고 있는것이다
그리곤 알프스로 얼었던 마응이 녹으면서 진단만으로 우울해 가족을 방치했다는 감정등.. 그 모든것이 미안함으로 다가 왔다
어둠이 내려 앉기 전 호수가 보이는 그린덴발트로 가는 기차안에서 창 밖의 풍경에 눈을 떼질 못했으며 이런 경치를 가지고 있는 스위스는 신의 축복을 '받은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차역에서 내려 5분 거리의 호텔로 가는 길을 들어서니
알프스의 설산들이 병풍처럼 둘러 있었고 호텔 룸 베렌다 바로 앞에서 보이는 거대한 알프스산의 위용에 압도당했다
다음날 침대에서 눈을 떴을때
눈 앞에는 거대한 산이 커다란 창을 점령해 있었고 이 장면이 현실이 아닌듯 싶었다
나는 알프스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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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4200미터의 알프스 융프라우를 오르는 100년전에 만든 산악열차는 전망대까지 산을 휘돌아 오르고 올랐다
푸른초원과 그림 같은 목가적인 집들이 흩어져 있는 알프스의 절경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고개를 올려 보면 높이를 가늠할수 없는 암벽의 산들이 하늘을 형해 솟아 있었고 다른 한 쪽은 드넓은 초록 들판이 펼쳐지며 알프스를 오르는 작고 예쁜 톱니 기차는 아찔한 낭떠러지를 돌고 돌아 구비 구비 천상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많은 관광객들과 주민들이 산악열차를 타고 내리면서 4월 말 알프스에서 스키를 즐기기 위해 활기를 뿜어 낸다
우리 앞 좌석의 팔과 목을 꽃으로 문신한 여인이 아들과 스키를 즐기러 왔나 보다
부산을 떨며 쟈켓을 입었다 벗었다~~ 그녀의 심리가 재미있어 웃었더니 문신쇼를 또 다시 보여 주며 알프스 경치 감상을 훼방 하고 있다
눈치 없는 문신녀...ㅜ
기차안의 모든 이들은 쾌활하고 행복해 보였다
이렇게 밝고 유쾌하게 웃음 짓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언제 어디서 보았는지 아련하기만 하다
찬란한 태양속에서 빛나는
융프라우 정상을 밝은 햇살속에서 감상하기 어렵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우리의 여행은 가는곳마다 늘 찬란한 태양이 마중했고 하늘도 축복하는것 같았다
"엄마를 위한 발라드" 컨셉의 여행 지휘자가 된 딸은 어느새 훌쩍커서 Tgv 일등석 기차와, 비지니스석 비행기와 줄줄이 5성급 호텔이 대기하는 럭셔리 여행을 기획했다
나를 위로하는 보호자 노릇을 자청하고 있는것이 한편으론 가슴이 시렸다
그리고 다음날 그린덴발트와 바흐알프제 호수를 본격적으로 관광했다 나는 그곳에서도 자연에 제압당하는 기분을 느꼈다
말을 잊고 그저 바라 보기만 했으며 이곳이 천상인것만 같아 저절로 침묵하게 된다
그리곤 기차안에서 잠깐 만났던 친절한 스위스 노부부께서 잃을뻔 했던 내 목도리를 들고 우리가 옮긴 좌석을 찾아 오셨고 떠나시면서 뒤돌아 오랫동안 손을 흔들어 주시는 모습에서 이방인에게 따뜻한 마음의 그 분들을 보며 내 부모님 생각에 가슴이 아파왔다
의사에게서 파킨슨병이라는 암시를 받는 순간, 충격속으로 빠졌고 내 마음도 닫아버렸다
나는 최선을 다하며 살았다고 생각한것도 오만이었고 회한이 밀려 들었다
그런데...
나는 지금 무슨 꼴인가~
과연 딸이 나에게 주었던 행복감을 나는 내 부모에게 드렸던 적은 있었는지~~
딸의 선물은 나에게 과분했다
알프스 마을... 창문에 흰색 레이스 커튼이 고풍스러운 목가적 집들...
줄지어 늘어선 하늘에 닿는 높은 설산들...
편안함, 아마득함 그리고 에로틱하기까지한 자연이라는 존재
자체에 매료되었다
아름다움이 슬픔으로 다가오며 그것이 모든 감정을 깨우고 서로 교통하는 기분을 처음으로 느꼈다
그리곤 치병의 암시를 받았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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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알프스와 스위스에 짙은 미련을 남기고 베른에서 파리로 가는 TGV 열차에 올랐다
1등석 TGV는 내 집과 같은 안락함과 편안함을 주었으며 커다란 의자가 원탁 테이블을 마주 보도록 배치된 2인석이다
반대편 좌석에 남편과 앉아 있는 아름다운 여인과 눈이 마주쳤다
여인이 활짝 웃으며 내게 인사했고 여인의 남편도 목례한다
나 역시 미소로 인사에 답했다.
스위스에서 마지막까지 아름다움 감정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열차는 여운을 담은 알프스를 뒤로 하고 파리에 입성했으나 파리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초반부터 난국이었다
히스패닉계 소매치기 아이들 떼거리에 둘러 쌓였고 딸의 신형 폰을 훔쳐가면서 스위스에서 딸이 찍은 사진을 다 날렸으며 내가 찍은 허접한 사진 몆장만 남아 있다
지금 다시 보니 사진이 모든
사물과 인물을 못나게 각색해 놓은걸을 알았지만 나쁜 추억이
아닌것이다
패거리 강도떼들로 황당했던 일 또한 여행의 일부분이며 여행의 추억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나빌레라~*
첫댓글 중국여행이 동양화였다면 알프스는 동화속의 풍경이라고 느껴지네요
파병 진단받고 10년은 살려나하는 생각에 다녀왔는데 ㅡ
아름다추억을 되살려 주셔 감사합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건강을 유지하시며 20넌 넘게 사시는 분도 많은데요~~^^
치료약도 줄기세포도 5년 이내에 한 종류 이상 달성할수 있기를 바라며~
아름다운 추억을 하셨다니 글쓴 보람이 있습니다
오늘 멋진하루 보내세요
네델란드 풍차마을입니다
@나빌레라~
엄마를 위한 따님의 탁월한 선택! 14일간의 여행에서 나빌레라님의 행복을 읽었습니다
설경이 아름다운 스위스 알프스에 가고 싶은 희망을 더욱 고조시켜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여행기는 사실 조심스러운데 읽어 주시고
예쁜 댓글까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설 명절 복 많이 밭으시고 행복하세요~^^
@나빌레라~ 동영상 속 알프스!!!
몇 해전 가을 저도 파킨슨 진단을 받은 남편의 병이 더 진행되면 여행이 어려울 것 같아
동유럽을 갔을 때 저 동영상 속 알프스 버스를 타고 가면서 보았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그 땐 가을이었기에 봄의 알프스를 꼬옥 한 번 가보고 싶네요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금방이라도 나올 듯한 저 곳으로 ^^*
@편백나무 전 운동하고 지금 들어왔어요
동유럽에서 알프스를 만나셨는데 좋아보이셨나보네요
남편분의 상황이 어떠신지 모르나 걸으실수 있다면 여행~괜찮을것 같습니다
여행은 계절이 중요한것 같아요
스위스 알프스는 봄보다 초여름인 6월을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꽃들이 만발해서 더 예쁠거에요
여행은 희망을 만들어주더군요
파킨슨병 치병에 꼭 필요한것이 희망이라고 생각해요
벌떡 일어날수 있는 힘도 나오더군요
준비를 잘 하시면 다
녀 오실수 있습니다
하이디가 기다리는 곳,
알프스로~~~
응원할께요 ~^^
@나빌레라~ 나빌레라님!
격려와 응원의 말씀 감사드립니다.
아쉽게도 9년차 남편은 처음부터
떨림은 없는데 보행동결이 심하게 왔고 자주 넘어져
여행은 조금 어려울 것 같아 너무 속 상합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알프스에 함께 다녀오고 싶은 꿈을 키우며
희망의 폐달을 힘것 밟아 봅니다
봄이 오는 연둣빛 들녘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