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신이 말한다
<강릉시 건강걷기동아리;11월 걷기 챌린지에>
몸신으로 태어나
험한 세상 이겨내며
나름대로
아름답게 살아왔는데
이제 살만한 세상
반환점에 접어드니
온몸 성한 곳 없이
아프다며 신호가 온다
움직이는 종합병원
붙박이 병 의원으로
들락거리게 된다
이 병원에서 받은 처방전
저 약국에서 주는 알약들
아니
여러 곳 들락거리며 받은 약봉지들
하루 세 번 복용하라 하니
손에든 알약이 한 주발
방구석은 온통
고향 잃은 약들의 타향살이
봉분이 되고 있다
몸신이 눈 부릅뜨고 말한다
약이 몸신 보듬어 주는 치유제가 아니라
오히려 도전하며
쌈판을 벌인다고
이동 종합병원은
비포장 돌부리
구루마 길 걷듯 뒤뚱거리며
붙박이 종합병원 대기실에
죽치고 앉는다
방구석에
쌓여가는 약봉지 훔쳐보노라면
인생길
징검다리
요양병원 가는 길
그 길은 아닌가 싶은데
황혼을 역주행해
남산 등산길로
무거운 짐 옮겨 볼거나
이제부터
건강 걷기 도전이다
내 속세는 본인만이 잘 알고 있기에
스스로 만든 처방전 들고
하늘 보고 땅 보며 묻는다
건강 걷기동아리에
몸신의 기둥뿌리
두 다리 부탁해 놓고
튼튼하게 만들어 달라
당부하면 어떻겠나
이것이 처방전이요
보약이라며
몸신은 말하고 싶어한다
시인 / 수필가 / 현법 / 유 재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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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신이 말한다
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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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1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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