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베스트 프렌드 15

[☆름이☆]

베스트 프렌드

15. 주원이야기

그 누나 웃기는 누날세. 어이없어. 내가 제일 고전할 거라고? 내가 좋아하는 애는 나 같은 싹바가지 안 좋아한다고? 하하하하하하.. 지가 어떻게 알아. 내가 좋아하는 애가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아냐고! 에이, 짜증나... 궁금한데 뭐라고 지껄이나 들어볼까? 그 누나도 옥상에 있으려나?

옥상으로 올라갔다. 그 누나... 없다. 왔다 간 건가? 뭐라고 지껄이나 궁금햇는데 아쉽네. 내려가 버렸다. 성현이는 어떡하냐며 울상이었다. 자식, 그 누나가 그렇게 말 안 했어도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잖아. 일진짱 여자라는데.

"어차피 안 될 거였잖아. 그 누나 너무 당연한 얘기들만 늘어놓았어."
"희원이 형 여친 아니래."
"뭐? 진짜?"
"응. 강희랑 애들이 봤는데 은휼이 타입이라고 그랬어."
"내 타입? 훗. 그렇게 잘생겼단 말이지?"
"병신. 너 같은 약골이라고."
"약골 아닌데~~ 누나가 보는 눈이 있나보네?"

은휼이 타입이라면 안 될 것도 없다. 엄청난 약골일 게 뻔하다. 은휼이가 약골은 아니지만 비실비실한 건 맞으니까. 어리버리하고 약한 형인가보다.

"이따가 끝나고 누낳나테 고백할 거야!"

그 말만 수십번 들었다, 새끼야. 오늘은 오늘은 대체 오늘이 언제냐? 얘기한대놓고 누나보면 도망가듯 가버리는 게 누구였더라? 말만 하지 말고 실행을 하라고, 실행을! 남자가 썩은 무라도 베어야 하거늘 입만 살아서는.

"그 누나... 어떻게 알았을까?"

은휼이도 꽤 진지하다.

"어떻게 알긴. 50% 확률인데 찍으면 맞출 수 있는 거 아니냐?"
"그래도... 그렇게 자세하게 말할 수는 없잖아."
"왜. 니가 좋아하는 애가 라이벌이 많냐?"

그러자 은휼이가 입을 다문다. 맞나보다. 눈치를 보아하니 그 누나의 말이 맞는 것 같다.

"누구한테 들었나? 나 그런 얘기 하고 다닌 적 없는데... 레종 블루였지? 사들고 한번 물어나볼까? 쿡."
"돈 낭비 하지 말고. 누구나 다 아는 얘기잖아."

그 누나 누구나 다 아는 얘기를 어쩌다 우연히 맞춘 것 뿐이다. 그럴거다... 그럴거다... 그럴... 거다... 설...마....
야자 끝나고 성현이는 누나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내일 얘기하자니까 말도 엄청나게 안 들어처먹는다.

"교실로 쳐들어 갈까? 거긴 쉬는 시간일 거 아니야."
"뜬금 고백 하겠다는 거냐? 내일 얘기해, 차라리. 오늘은 그만 집에 가고."

마성현 너 때문에 7명... 아니지, 신예원은 내 알 바 아니니 빼고 6명이 지에 못 가고 있다고. 이 귀중한 시간을 어쩔거냐?

"내일 얘기해도 안 늦잖아."
"안 돼! 오늘은 기필코 얘기 해야한다고! 너네 가. 나 혼자 갈 테니까."

개자식. 의리없이 어떻게 널 혼자두고 가냐? 성현이를 따라 누나가 있다는 3-5반에 갔다. 다른 사람들은 다 가고 누나랑 누나 친구들만 남아있었다. 모여서 잡담하는 듯 했다. 3학년은 11시가지 아닌가? 그때 슬렁슬렁 들어오는 5반 선배들. 우리를 흘겨본다.

"예원아 너네 언니 불러봐."

지가 부리지 남 시키기는.

"언니..."

졸라 소심하게 부른다. 들리겠냐?

"그래 갖고 퍽도 잘 들리겠다."

그때 지나가는 정원 누나 친구. 신예원이 그 형을 잡았다.

"오빠, 언니 좀...."
"야, 니 동생이 널 애타게 부른다."

그 형이 큰 소리로 말했고, 누나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언니 왜 찾아? 집에서 얘기하지. 떼거지로 몰려와서 뭐하는 거냐?"

은휼이가 성현이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성현이는 목석이 된 듯 가만히 서 있었다. 이 자식 얘기한다며?

"왜."

그때 종이 울린다.

"종 쳤잖아. 빨리 얘기해."

성현이를 앞으로 끌어냈다. 성현이는 안 어울리게 덜덜 떨고 있다.

"저... 저... 저...."

얘기하라고, 답답하게.

"내일 얘기해. 간다."

돌아서는 누나.

"누나 좋아해요!"

성현이의 큰소리에 누나가 돌아보았고, 누나네반 학생들은 물론이고 다른 반 학생들까지 창문으로 우리를 보고 있었다. 성현이의 얼굴이 빨개져 있었다. 누나도 멍한 것 같다. 당황한 누나.

"은샘...아..."

돌아보았더니 어떤 호리호리한, 정말 은휼이 타입인 형이 멍한 얼굴로 서 있었다. 저 형이 누나 남친인가 보다. 하필이면 타이밍 죽이게 등장할 게 뭐람?

"아하하하! 아하하하! 재밌네~ 재밌...네?"

그 형 억지로 웃고있었다. 다른 선배들이 창문에 붙어서, 혹은 교실 문 앞에서 우리를 구경하고 있었다.

"얼, 신정원 또 고백 받는거냐? 이번엔 1학년? 얼~ 영계? 푸하핫!"
"보아하니 차이겠네? 이번에도? 이은샘 어떡하냐? 쟤 똥줄 타겠는데?"

성현이는 앞만 보고 달려갔다. 저 자식 쪽팔려서 도망가는 거다.

쿵!
벽에 부딪힌 성현이. 아주 온몸으로 개그를 하는구나.

누나가 푸, 하고 웃었다. 아, 쪽팔린다. 우리가 괜히 부끄럽다. 너의 이미지는 제대로 망가져 버렸구나.

"의리있는 친구들이네."

누나는 이렇게 말하고는 교실로 들어가 버렸다. 누나 남친이 우리를 흘겨보았다. 그러곤 가버렸다. 저 형 꽃소년이었다. 은휼이 타입이네 정말로. 누나 취향이 꽃소년이었어? 취향 참...

"아, 쪽팔려..."

성현이는 가면서 쪽팔려서 어쩔줄 몰랐다.

"뭘 어째. 차인 거지. 끝났어, 끝났어."
"아, 씹창."
"너의 온몸 개그 모든 선배들이 보고 정원 누나 남친한테 딱 걸렸으니 끝난 거지."
"뭘! 약골이더만!"
"5년이라잖아. 쉽게 헤어지겠냐고."
"아, 씹창! 담배나 피우고 가자. 졸라 짜증나네."

그리하여 우리는 빌라 건물 구석으로 들어갔다.

"우린 먼저 갈게. 강희야, 내일봐."

비흡연자인 슬아와 희진이, 그리고 신예원은 가버렸다. 신예원한테 시비 털어야 하는데. 시비터는 거 재밌다. 당황하는 신예원, 울려고 하는 신예원이 얼마나 재밌는지 모른다. 착한 척 내숭 떠는 천사인 척 하는 신예원. 쿡. 우리는 손가락에 담배 하나씩 끼워 피웟다.

"몰라. 어쨌든 말은 했으니가 됐어. 잘했다, 마성현!"

자기 혼자 자화자찬하는 마성현. 참도 자랑스럽겠다, 자식아.

"그 쪽팔린 고백이 참도 자랑스럽기도 하겠다, 병신새끼야."

***

아침 일찍 등교를 했다. 교실로 가면서 7반 교실을 훑었다. 아직 안 왔다. 아, 시비 털어야 하는데. 그래야 하루가 재밌는데 없네? 이따가 시비털어야겠다. 교실로 갔더니 은휼이 자리에 가방이 있었다. 은휼이 자식 체육관에 농구하러 갔나보다.

체육관으로 가는 길에 구석진 곳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정원누나를 보았다. 물어볼까? 어제 누나가 지껄였던 말?
그쪽으로 갔다. 가까이 가니 누나 남친도 있었다. 심각한 분위기.

"그래서 어쩌라고."
"헤어져. 진짜!"

어? 헤어지는 거야? 성현이 일로 둘이 헤어지는 거? 성현아, 너의 고백이 헛되지는 않았나보다.

"이번에 헤어지면 진짜인 거 알지?"
"......"

그래, 헤어져버려. 성현이에게도 기회가 가게. 얼씨구나 하고 있는데 누나가 담배를 쓱쓱 비벼 끄더니 남친을 벽으로 확 밀어부쳤다. 놀라는 남친. 누나가 시크하게 웃는다.

"질투 쩐다, 진짜."

그러더니 남친에게 키스를 한다. 헐, 뭐냐. 나 지금 키스하는 거 훔쳐보는 거냐? 성현이에게 기회가 가나 했더니만. 담배는 나중에 피기로 하고 돌아서서 교실쪽으로 가다가 여자애들이랑 같이 등교하는 신예원을 보았다. 머리에 망 씌워서 올렸는데 예쁘긴 하다. 쟤는 왜 저리 예쁘지? 성형했나, 진짜?

"서주원!"

강희가 나를 불렀다. 신예원은 나를 피하고 있었다. 내가 시비거니까 눈 안 마주치기로 했나보다. 그래도 난 너에게 시비터는 게 재밌걸랑?

"양파망 씌웠냐? 푸핫!"
"왜 또 지랄이야, 넌. 만나자마자."
"이게 뭐냐? 어디서 양파망 쪼가리 가져다 씌웠냐? 니 머리에 써라, 아주."

신예원의 올린 머리를 잡고 흔들었다. 빙글빙글 돌려보니 재밌다. 야, 이거 재밌는데?

"누구한테 잘 보이려고 예쁘게 하고 왔대?"

신예원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

"너도 인정은 하는 구나? 예원이 예쁜 거."

항상 신예원인 대변인인 강희가 대꾸한다. 신예원은 별 말 안 한다. 얘는 진짜 멍청한 건지 애가 병신인 건지 모르겠다. 나야 더 재밌지만.

"남자들 훅 가겠네."

진짜 훅 가겠다. 예쁘긴 하니까....

<작가의 말>

오늘은 기분 좋은 일이 있어서 일찍 올립니다 ㅎㅎㅎ 시험본 게 있어서 합격날을 기다리고 있었고 오늘은 그 결과 발표가 있었답니다.

결과 확인해보니 합격했대요 ㅎㅎㅎ >0<  기분 좋아서 슈웅 올리고 가요~~~~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신 2분 감사합니다 ^^

16회 쓰러 갑니다 ㅎㅎㅎ

[t산머루]

주원이 분명 예원이 좋아하는거 맞는거 같고요
성현이 그래도 뱃짱좋게 고백을 하긴 햇네요 ㅎㅎㅎ
그런데 정원이 남친은 아무래도 정원이에게 잡혀서
끌려다니는것같은데~~~
맞나모르겟어요ㅎㅎㅎ
아무튼 풋풋한게 재미있네요

[파란토끼]

주원아. 시비 터는 건.... 안 좋은 거야.ㅠ.ㅠ 너 그러다가 후회해. ㅠ.ㅠ
은샘 귀엽. ㅋㅋ
성현이가 주원이보다 멋지네요. 차였지만. 도전한 용기엔 칭찬을.
합격 축하드려요~ 이제 다음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