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26일 인터파크의 오픈마켓 교육장에서 판매자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
인터파크의 경우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회사 G마켓과는 별도로 미니샵을 열어 업계 1위인 옥션을 압박하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도 지난해 11월 e마켓플레이스형 쇼핑몰인 오픈마켓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온라인 장터 대열에 가세했다. 올해에는 온켓 인수를 완료해 시장의 리딩 그룹으로 올라서겠다는 구상이다. 이 밖에 군소 쇼핑몰들도 e마켓플레이스 도입을 서두르고 있어 오픈마켓은 올해 인터넷쇼핑몰 업계의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인터넷쇼핑몰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기저기서 한다니까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반적인 인터넷쇼핑몰업계의 분위기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아직 시장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찾아보기 힘든 편이다. 그보다는 어느 업체가 이 시장의 열매를 더 많이 따 갈 것이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옥션의 박주만 사장은 지난 1월25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e마켓플레이스라는 생소한 시장을 다른 업체들이 가세해 넓혀주는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 반겼으나, "모두가 성공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실제 사례에서도 증명되고 있다. 옥션에 이어 인터넷업계에서 두 번째로 e마켓플레이스에 진입했던 이니시스의 온켓은 현재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는 실정이다. 온켓은 지난 2003년 44억원의 적자를 낸 데다가 지난해 3/4분기까지 29억원의 적자를 내 사실상 실패 사례로 남게 되었다. 현재 이니시스는 다음에 온켓을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중이다.
온켓의 실패 요인에 대해 이니시스 한재준 과장은 "2년 연속 불황이 지속된 탓도 크지만, 무엇보다 마케팅 비용을 과다하게 쏟아 부은 점이 치명적인 실패 요인"라고 평가했다.
최근 오픈마켓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업체들도 저마다 약점을 가지고 있다. 누가 얼마나 이 한계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느냐에 따라 e마켓플레이스의 과실을 독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옥션, '애국심이 무서워'
인터넷쇼핑몰 업계 1위인 옥션의 위험요소는 외부에 있지 않고 내부에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옥션은 지난해 세계 최대의 전자 상거래 회사인 이베이(ebay)가 옥션을 완전히 인수함으로써 외국계 회사로 거듭났다. 지난 2001년 이베이가 50% 정도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최대 주주로 떠올랐던 때와는 상황이 또 다른 것이다. 코스닥 등록이 폐지된 옥션은 더 이상 예상 매출 및 시장 전망을 발표할 수 없게 됐다. 판매자들의 가이드라인이 없어진 셈이다. ‘소비자가 가장 많이 몰리고 물건이 가장 잘 팔리는 장터’라는 점을 스스로 내세울 수 없어 이는 잠재적인 장애 요소가 될 수 있다.
또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통해 신속하게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옥션의 새로운 약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경쟁이 치열해진 e마켓플레이스에서 다른 업체들이 '애국심(패트리어트) 마케팅'을 들고 나올 경우 불리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옥션 관계자들은 자사가 외국계 회사로 인식되는 것을 가장 경계하고 있는 상황이다.
G마켓, 옥션 대비 낮은 수익률 극복이 관건
지난해 거래액 2,300억원이라는 성과를 낸 G마켓은 올해도 꾸준한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G마켓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가격과 편리한 사용 환경이다. 사이트 내에서 이뤄지는 거래에 대해 회사가 거의 간섭하지 않는 옥션과는 달리 G마켓은 상품 선별 및 배치·이벤트에 대해 본사가 직접 판매자를 관리한다. 각종 수수료도 옥션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일단 판매자 유치엔 유리한 입장인 셈이다.
하지만 모회사인 인터파크와 마찬가지로 G마켓의 단점은 수익성에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상품 가격을 낮추고 판매자를 늘이기 위해 G마켓은 경쟁사로부터 파워셀러를 영입하면서 상당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초기화면 노출과 보조금 지급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 점은 단기간에 매출 규모를 확대하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수익성 개선에 도움될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또 취미·수집·중고품 등의 카테고리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옥션과 달리 G마켓은 신상품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인터파크·LG이숍, '모회사 매출 깎을라'
인터파크의 오픈 마켓인 미니샵은 지난 연말까지 1만 개를 넘어설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지만, 전망이 꼭 밝은 것만은 아니다.
한 사이트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포털 사이트와 달리 전자상거래 사이트는 구매라는 특정목적을 가진 네티즌이 방문하게 마련이다. 미니샵은 인터파크의 고객이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결국 인터파크의 기존 고객을 미니샵이 뺏어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동일 제품을 정가의 인터넷쇼핑몰과 저렴한 가격의 미니샵에서 동시 판매할 경우 '이중 가격 아니냐'라는 불만이 터져 나올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인터파크 이종호 오픈마켓기획팀 차장은 “오픈마켓은 인터파크를 확장하는 개념”이라며 “오픈마켓의 수수료 매출과 종합 쇼핑몰의 마진이 더해져 종국적으로는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LG이숍의 경우 인터파크나 다음과는 달리 대형 벤더를 중심으로 한 스토어를 오픈한 경우다. 옥션의 스토어나 인터파크의 미니샵이 평균 10~30개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데 반해, LG이숍의 스토어에는 50여 개 이상의 제품이 등록돼 있다. 심지어 1,000여 개가 넘는 스토어도 있다. 이는 LG이숍의 스토어가 등록비를 받지 않는데다, 판매 수수료와 월 정액의 입점료만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LG이숍은 홈쇼핑과 인터넷쇼핑몰을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에 인터파크와 동일한 문제점에 노출될 수 있다. 오히려 홈쇼핑이라는 판매 채널이 하나 더 있기 때문에 인터파크와 비교해 더 불리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특히 다른 오픈마켓에 비해 방문자수와 매출이 열세인 시장에 굳이 판매자들이 입점료를 내면서까지 들어올 것인가 대해서 의문을 표시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송영호 LG이숍 사업모델혁신팀장은 “e마켓플레이스를 도입하더라도 검증되지 않은 판매자들로 인해 문제가 생기는 것을 방지해 믿을 수 있는 홈쇼핑이라는 이미지는 계속 가져갈 생각”이라며 “올해 LG이숍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해 약점들을 보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 ‘포털이 장애될까, 도움 될까’
다음은 수년째 오픈마켓 도입을 추진해 왔다. 특히 주력사업인 포털 시장에서 네이버에 계속 밀리자, 끊임없이 새로운 수익사업 모델을 찾아왔다. 그 중심에 오픈마켓이 있다. 하지만 시장 전망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한 편이다.
무엇보다 카페와 메일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다음의 서비스 자체가 장애로 작용한다는 평가다. 그동안 네이버·야후 등 대부분의 포털 사이트가 소호몰 등의 형식을 빌려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했지만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인터넷쇼핑 고객들이 전문 쇼핑몰 사이트를 찾아나서는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다음 오픈마켓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네티즌의 성향에 정면으로 맞서야 하기 때문에 성공 여부를 점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오픈마켓 최한우 팀장은 "우리는 이미 거대 포털이 있기 때문에 커다란 마케팅 비용이 따로 들지 않는다"라며 "온켓 인수 작업이 완료되면 시너지 효과를 통해 경쟁력있는 쇼핑몰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경매시장 맞수, 옥션-G마켓] '2005년은 공격 마케팅의 해'
타도! 옥션'. 실제 G마켓 사무실 벽면에 이런 격문이 붙어 있지는 않지만, 직원들 개개인 마음속에는 있는 듯 보였다. 그만큼 인터넷 경매시장의 후발 주자인 G마켓은 쉼 없이 옥션을 맹추격해 왔다. 2003년 640억원, 2004년 2,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G마켓은 올해 거래액 6,000억원을 목표로 뛰고 있다. 지난해 1조를 돌파한 옥션에 비해 아직 미약한 수준이었지만, 증가 속도만큼은 1위 업체 못지않다는 평이다.
덕분에 인터넷 경매시장을 석권하다시피하고 있던 옥션의 시장 점유율도 조금씩이나마 낮아지고 있다. 특히 G마켓은 최근 미국 굴지의 캐피털 회사인 오크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에서 80억원을 투자받아 공격 경영을 위한 실탄 장전도 마친 상태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G마켓은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한 지하철 광고를 필두로 올 1월부터 케이블 TV와 극장 광고를 시작하고 봄부터는 공중파 TV 광고도 계획하고 있다.
옥션도 이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박주만 신임 사장은 지난 1월25일 기자간담회장에서 "G마켓 등 경쟁업체들이 생소한 시장을 넓혀주고 있어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사장은 올해를 유통업계 선두권 진입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단계로 보고 ▷ 오프라인 마케팅 강화 ▷ 판매자 기반 확대 ▷ 제품 카테고리 확충 ▷ 고객 편의성 제고 등을 추진키로 했다. 중소상인을 기반으로 한 '파워셀러'를 수만 명 육성하기 위해 판매자 전문기관들과 손을 잡고 교육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상품 카테고리도 공구·기계류 등 산업용품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자동차 시장도 지속적으로 공략키로 했다. 취미·수집품 등의 카테고리도 활성화하고 초보자 전용 홈페이지 등 개인화된 홈페이지 서비스도 선보이기로 했다.
비즈넷타임즈 2005년 01월 31일 115호 / 2005.02.02 14:16 입력 / 2005.02.02 18:25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