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아홉째 ‘고택에서듣는인문학강좌’는 하나와 여럿의 다르지 않음을 꿰뚫어
5월 25일, 오강남의 <일즉다 다즉일>로
문자향 서권기文字香書卷氣(글 향기, 책 기운)를 찾아 연구공간 파랗게날(대표연구원 이이화李以和)은 매달 마지막 토요일 지리산․덕유산․가야산 어름 어딘가에서 문학․역사․예술․철학 등 다채로운 인문 감성과 만난다.
지난달 학술토론회로 박선진․겐나디예비치 랴브코프․신혜조․이성백 선생을 통해 유라시아대륙에 걸친 러시아의 길을 살핀 데 이어, 이 달은 비교종교학자 오강남 선생과 함께 5월 25일(토요일) 오후 2시 파랗게날 연구공간 언덕(경남 거창군 웅양면 동호리 53. 동호마을 뒤쪽)에서 <일즉다 다즉일一卽多 多卽一>이란 주제로, 종교의 다채로움 속에 흐르는 서로 다르지 않은 핵심을 꿰뚫는 여든아홉 번째 ‘고택에서 듣는 인문학강좌’를 마련한다.
“일즉다 다즉일一卽多 多卽一. 즉 하나가 여럿이며 여럿이 하나라는 것이지요. 핵심은 하나지만 그것이 표현된 현상은 다양하고 다채롭습니다. 그러한 다채로움은 풍요를 일으키지만 동시에 잘못된 혼란과 투쟁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그 핵심은 하나라는 것이지요. 많은 종교 전통 속을 흐르는 하나와 여럿의 다르지 않음을 느껴보십시오.”라고 하는 오강남 선생은 비교종교학자로, 캐나다 리자이나대 명예교수이다. 북미 여러 대학과 서울대, 서강대 등 국내 대학의 객원 교수로 가르쳤으며, 북미한인종교학회 회장과 미국종교학회 한국종교분과 공동의장을 지냈다. 지금 ‘종교너머, 아하!’의 이사장을 맡고 있으면서, 북미와 한국을 오가며 집필과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1941년 안동에서 나, 서울대와 동 대학원에서 종교학을 전공하고 캐나다 맥스터대에서 종교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예수는 없다≫, ≪종교, 심층을 보다≫, ≪도덕경≫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살아 계신 붓다, 살아 계신 예수≫, ≪데이비드 스즈키의 마지막 강의≫ 등이 있다.
강좌가 마련되는 동호마을은 삼한시대부터 ‘옛터’라고 불리었는데, 남북으로 흐르는 미수천 동쪽에 자리하여 ‘동변’으로 칭하다, 19세기 초 조선 순조 때 진사 이지유의 호를 따 ‘동호東湖’라 부르게 되었다. 소백산맥의 영향을 받아 덕유산, 가야산, 지리산이 에두른 전형적인 분지가 발달하여 절경을 자랑하는 거창의 전통마을로, ‘전국의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된 동호숲이 초입으로부터 돌담이 보존된 마을 안까지 길게 이른다. 파랗게날 연구공간 언덕은 동호마을 뒤쪽 양지바른 언덕에 자리하여 글향기 책기운을 새긴 사철 제멋의 언덕으로 변모하고 있다.
찾아가는 길은, 서울에서 거창까지 서울남부터미널 또는 동서울터미널에서 하루 20여 회의 직통버스가 운행되며(3시간 30분 걸림), 거창읍에서 동호마을까지는 하루 29회의 완행버스(문의 : 055-944-3720, 서흥여객) 및 직행버스(문의 : 055-942-3601, 거창터미널)가 운행된다. 승용차로는 올림픽고속도로 거창나들목으로 나와 3번국도를 따라 김천 방향으로 16km를 달리면 웅양면에 닿아, 동호다리 건너 솔숲을 지나면 동호마을이다. 마을 뒤 파랗게날 언덕엔 주차장이 없어 마을입구 동호숲 주차장에 차를 두고 천천히 걸어드시면 인문학 사유가 더하시리라 당부한다.
연구공간 파랗게날의 인문학 강좌는 누구에게나 열린 시민강좌로 참가비 없이 후원은 자유롭게이다. 연구회원․후원회원 가입으로 우리 곁에 다가서는 인문학에 힘을 더할 수 있다. 회원은 강좌, 답사 등 파랗게날의 모든 행사에 함께하며, 매달 인문월간 ≪초록이파리≫와 강좌자료집을 읽게 된다. (Daum 검색창에 ‘파랗게날’, 010-9257-1157 이이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