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청와대에서 선보인 전기차 ’블루온(BlueOn)’은 인도 등 해외시장 전략모델인 경차 ‘i10’을 기반으로 개발한 국내 첫 고속전기차다.
작년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i10 일렉트릭’이라는 이름으로 첫 공개된 블루온은 1년여의 연구기간 동안 400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개발됐다.
차 이름 블루온은 현대차의 친환경 브랜드 ’블루(Blue)’에 전기차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Start On)’과 ’전기 스위치를 켜다(Switch On)’라는 의미인 ’온(On)’을 조합한 것이다.
- ▲ 현대차가 9일 공개한 전기차 블루온과 미쓰비시 전기차 아이미브의 제원비교표.
차체 크기는 길이 3585mm, 너비 1595mm, 높이 1540mm으로 기아차 모닝(3550 X 1595 X 1480mm)과 비교하면 너비는 같고 앞뒤와 위아래가 조금 더 길다.
이 차는 SK에너지가 개발한 출력 16.4kWh의 전기차 전용 리튬이온폴리머 전지를 탑재했다. 기존의 니켈수소 배터리에 비해 무게가 30% 가볍고, 부피가 40% 적어 차량 내부공간 활용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최고출력은 81마력으로, 최고속도가 시속 130km에 그치지만 차의 가속능력을 나타내는 토크는 여느 준중형급 휘발유차에 못지 않은 21.4kg·m다. 가속능력을 최대한 높여 일상 주행에서의 적합성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13.1초다.
한 번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는 140km다. 일반 가정용 220V 컨센트를 이용하면 6시간에 90%, 380V의 급속 충전 시에는 25분에 80%가 충전된다. 또 제동을 할 때마다 전지를 충전해 주는 전자식 회생 브레이크를 적용했다. 이밖에 전동식 조향장치(MDPS), 전동식 워터펌프, 브레이크용 유압 부스터(전동식) 등을 적용해 배터리 효율을 향상시켰다.
전기차 특유의 조용하고 쾌적한 운행이 가능한 저속 구간에서는 인위적으로 모터가 돌아가는 소리를 높여 보행자로 하여금 자동차가 옆에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가상 엔진음 시스템(VESS)’을 장착했다.
- ▲ 이명박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에서 현대가 첫 개발한 고속전기차 '블루온'을 직접 운전하고 있다. /최순호기자 choish@chosun.com
이밖에 기존의 모젠 오토케어 서비스와 스마트폰을 연동해 사용자에게 충전모니터링, 충전소 위치 안내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전기차용 텔레매틱스 시스템을 갖췄다. 아울러 음성 안내가 가능한 전기차용 4.2인치 고휘도 LCD 스크린을 장착해 운전 편의성도 높였다.
이에 비해 미쓰비시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만든 고속전기차 ‘아이미브(i-MiEV)’는 1회 충전시 주행거리 130km,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 16.3초, 최고시속 130km, 완속 충전시간 7시간, 급속 충전시간 30분이어서 수치상 성능에서 블루온이 한 발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블루온 개발에 참여한 업체는 현대차를 비롯해 인지컨트롤스(023800) , 뉴인텍(012340) , 경신공업(071400), 유라코퍼레이션, 덴소풍성전자, 우리산업(072470) , 만도(060980) , SK에너지(096770) , 효성(004800) , 한라공조(018880) 등 대·중소 부품회사 44곳이다. 국산화율 90%를 달성했고 연말까지 이를 10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 ▲ 이명박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에서 현대가 첫 개발한 고속전기차 '블루온'을 직접 운전하고 있다. /최순호기자 choish@chosun.com
현대·기아차는 전기차 핵심 부품에 대한 기술 개발이 중소기업 주도로 진행되도록 유도하고 제조과정까지 직접 참여하게 함으로써 부품 협력사들이 핵심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오는 10월까지 총 30대의 전기차를 지식경제부, 환경부 등 정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등에 제공해 시범 운행할 계획이며, 이는 2012년 8월까지 약 2년간 충전 인프라 개발 및 검증, 일반 홍보용으로 사용된다. 뿐만 아니라 공급된 차량들은 오는 11월 개최 예정인 G20 정상회의 행사차량 및 내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홍보지원차량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