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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
대략 리나선생이 화 내지 않기에 도전한 지 6일째.
리나 선생은 하루만 더 참으면 된다는 정신으로 아침 일찍부터 교무실에서 명상을 하고 있었다.
내일이면 나가선생의 경악하는 표정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리나 선생은 너무 기대되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전파선생이 나가선생을 업고 세일룬 한바퀴를 도는. 돈 주고도 못 볼 광경을
보지 못한다는 것 이었다.
"리나선생님. 안녕하세요!"
단 선생 이었다.
그녀는 활짝 웃으며 음료수 하나를 리나 선생에게 주었다.
"안녕하세요."
"와- 드디어 내일이네요."
"그러게요."
리나선생은 회상에 빠졌다.
그동안 화를 억지로 참아냈던 일. 전파 바이러스에 걸려 한동안 운동장 돌리기 벌에 재미를 붙였던 일.
내기를 하지 아니했으면 힘들었을 것이다.
"이 참에 착한 선생으로 확 변신해 버릴까?"
"하하.. 그건.."
단 선생은 착한 이미지의 리나 선생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생각하니 끔찍하다.
"좋은아침."
전파선생 이었다. 그는 오늘도 마찬가지로 츄리닝을 입고 학교에 왔다.
그러나 선생들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츄리닝이 이상할 정도로 어울리는 전파선생이니까.
"아쉽네요. 전파선생님이 나가 선생님을 업고 세일룬을 도는것을 보고 싶었는데-"
단 선생이 장난스러운 말투로 던진 한 마디에 전파선생은 표정이 바뀌었다.
그는 파랗게 질린 표정으로 말했다.
"하하.. 별로 하고 싶지 않아요."
이때, 문을 열고 들어오는 나가선생.
그녀에게서 나는 장미꽃 냄새는 금새 교무실로 퍼졌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무네나시 회원 전파선생님."
나가 선생의 말에 화난 전파선생.
그러나 그보다 더 화가 난 것은 리나선생 이었다.
그들은 무언가를 상의한 후 나가선생에게 반박했다.
"네. 반갑습니다. 슬.라.임 선생님~"
그들의 말에 나가 선생도 타격을 입은 듯.
어쨌든. 리나 선생은 눈사 반으로 향했다.
그러나 교실은 텅 비어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난리 부르스 탱고를 치고 있어야 할 아이들 인데..
이때, 슬라임 반에서 나는 시끄러운 소리. 그 소리에 리나 선생은 슬라임 반으로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슬라임 반에는 눈사 반 학생들은 물론, 다른 반 학생들 까지 모여서
교실은 만원 이었다.
"너희들, 뭐하고 있니?"
리나 선생이 나타나자 아이들은 조용해 졌다.
그러나. 시끄러운 아이들이 있었으니..
"아싸! 이번에도 내가 이겼어!"
"쳇.. 강하다!"
그들은 바로. 눈사반의 라피엘, 하야와
슬라임 반의 아이들 이었다.
그들이 하고 있는것은..
도박 이었다.
리나 선생의 표정이 바뀌었다.
그 표정은 로드 오브 나이트메어 뺨쳤다.
"이봐, 너희들.. 뭐하는 거야."
저음의 목소리. 리나 선생은 화를 참아가며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라피엘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리나 선생의 눈썹은 들썩이고 있었다.
그러나. 라피엘의 한 마디는 리나 선생의 분노를 폭팔하게 만들었다.
"저리 가. 무.네.나.시!"
....
그것은 도박에 빠진 라피엘이 무의식적 으로 한 말 이었다.
교실에는 정적이 흐르고.. 리나 선생의 주위에는 정체 모를 마력이 흐르고 있었다.
주위 학생들은 리나 선생의 주위에서 슬금슬금 물러났다.
그리고 교실을 빠져나갔다.
"파이어 볼!"
콰앙-
하는 소리와 함께 교실은 불꽃으로 휩싸였다.
이로써, 리나 선생과 나가 선생의 내기는 리나 선생의 패배로 마무리 되고.
전파 선생은 나가 선생을 업고 세일룬을 돌았다.
그리고 라피엘과 하야는 전치 25주를 입고 병원에 입원했다.
물론, 치료비와 교실 복원 비용은 리나 선생이 두배로 물어내고. 다행히 콩밥을 먹는 신세는 되지 않았다.
그렇게 사건은 마무리 되었다.
[ 22 ]
오늘도 어김없이 떠오른 아침해는 슬온럽 중학교를 환하게 비춰 주었다.
눈사 반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침부터 시끌벅쩍 했다.
"라피엘 이랑 하야는 아직도 안 나온 거야..?"
루나가 라피엘과 하야의 자리를 번갈아 가며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라피엘과 하야가 병원에 입원한 지 몇 주가 지났다.
그들은 잘 있을까나..
그래서! 눈사 반 학생들은 오늘 병 문안을 가기로 했다.
방과 후.
눈사 반 학생들은 다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그러나 30분을 걸어도 병원은커녕 동네 과일가게도 보이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성처럼 매우 큰 집 뿐.
설마 잘못 온 건가?!
"이봐, 나나. 어떻게 된 거야?"
"으응? 분명.. 이 길이 맞을텐데.."
"설마, 우리 길 잃은 거야? 그런 거야?"
해피가 주저앉았다. 그녀는 금방 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았다.
그런 해피를 루나가 안심시켜 주었다.
"괜찮아. 조금만 더 가면 병원이 나올 거야."
이때. 그들 앞에 나타난 전파선생!
그러나 전파선생은 그들은 이상한 눈으로 빤히 쳐다보았다.
그러나 그들은 전파선생의 등장에 안심이 되었다. 어찌됐든 아는 사람을 만나지 않았는가?
그러나 그의 한마디에 학생들은 무너졌다.
“너희들.. 우리 집 앞에서 뭐하니?”
그들은 놀라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들의 시야에 보이는 것은 집인지 성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큰 집 이었다. 이곳에 전파선생의 집이란 말인가?!
그들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여.. 여기가 선생님의 집이에요?”
“응.”
그들은 의문이 생겼다. 이 정도의 집에서 살 정도면 먹고 살 만 할텐데 어째서 선생님을 하고 있는 것일까..?
물론, 선생을 하든. 생선장수를 하든 그건 전파선생 마음이지만.
그들은 온 김에 전파선생의 집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전파선생의 방.
“그런데 이곳에는 무슨 일로 온 거니?”
“저희는.. 병원으로 갈려고..”
“아, 병원. 그거 우리 집 뒤에 있어.”
아무리 병원을 찾아도 보이지 않던 이유는. 전파 선생 네 집에 가려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허탈함에 말을 잇지 못했다.
이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방송.
[사장님. 손님 오셨습니다.]
‘사장님’ 이라는 말에 그들은 뒤집어졌다.
그렇다. 그는 학교에서는 선생님, 집에서는 사장님이었던 것이었다.
그렇다면 그는 사업을 한단 말인가..?
정말 갈수록 아스트랄 한 분이다.
“들여보내요.”
그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문이 열렸다.
전파선생을 찾아온 손님은..?!
“아빠!”
“아빠?!”
그들은 놀라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그들의 시선은 손님을 향했다.
“..가 아니네.”
그들은 뒤집어졌다.
그가 방으로 들어오자 난데없이 음악소리가 들렸고 그는 입을 열었다.
“훗. 전파. 나를 잊지는 않았겠지?!”
“너.. 너는..?!
누구지?”
다시 뒤집어진다.
전파선생. 요즘 들어 상태 이상해졌다.
“아니.. 전파! 이 붕어를 잊었단 말인가?!”
붕어..? 순간 학생들의 머릿속에서는 눈사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그리고 붕어라니.. 붕어..
“푸하하하하하하!!”
결국 홍혈이 웃음을 터뜨렸다.
방에서는 알 수 없는 전파가 흘렀고, 모두들 홍혈 에게서 떨어졌다.
잠깐, 작가! 지금 이야기를 어떻게 이끌어 가는 거야!
“부.. 붕어. 오랜만이군. 우리가 헤어진지도 한.. 10년 됐나?”
“훗, 전파. 이 라이벌을 잊지 않았구나. 어쨌든 세월 참 빠르군.”
“그런데 붕어. 이곳에 온 용건이 무엇인가?”
“기뻐하게나. 전파! 내가 드디어.. 선생이 되었다네!
아마도 내년 3월 달쯤에 내가 갈 테니 잔뜩 기대하고 있게나!”
붕어라는 남자의 말에 전파선생과 학생들은 놀라서 말을 잇지 못했다.
방에서는 정적이 흐르고.. 붕어를 제외한 나머지들은 다 얼어 붙었다.
이런 사람이 슬온럽 중학교에 온다면..?!
“훗. 그럼 3월 달에 보세.”
“오지 마!!”
그러나 붕어는 이미 나간 뒤 였다. 전파선생은 한숨을 쉬었다.
엔젤이 조용히 전파선생에게 말을 걸었다.
“저어.. 붕어 씨는 어떤 분인가요..?”
“하하하.. 초등학교 때부터.. 나와 같은 동창이었어. 라이벌이었고.
정말.. 엉뚱한 녀석이었어.. 그리고 왠지 모르게 나는 그 녀석만은 이기고 싶은 충동이 들었어.
그러나.. 나는 맨 날 졌어. 공부나, 운동이나.
저런 엉뚱한 녀석에게 진다는 것이 너무도 싫었어. 그래서.. 그래서..!!”
전파선생은 왠일로 진지모드로 들어갔다.
그래서인지 학생들은 조용히 그의 말을 들었다.
“그래서 나는..!! 매일 운동장을 돌았어!!! 그 녀석을 이기기 위해!!”
전파선생의 몸에서 강한 독 전파가 흘러나왔다. 학생들은 한발 짝 씩 뒤로 물러났다.
그의 말은 정의의 연설을 능가했다.
“맨날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세일룬을 몇 바퀴고 돌았어. 학교에 등교 할 때도 나는 뛰어갔어!
그리고 나는 언제나 운동장을 친구 삼아 달리고 또 달렸어!
그 결과. 나는 체육대회에서 그 녀석을 이길 수 있었어!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그 뒤로도 나는 계속 운동장을 돌았어!
항상 체육대회에서 달리기란 달리기는 내가 마지막 주자로 달리고 마라톤에서는 항상 나갔어!
그리고 지금 현재! 나는 너희들을 강하게 키우기 위해 운동장을 돌리고 있는 것 이다아!!”
그의 연설은 왠지 무언가가 맞지 않는 듯 했다.
그는 흥분한 채. 연설을 계속 했고 학생들은 조용히 전파선생의 집에서 빠져 나왔다.
“하하.. 머릿속이 아직도 아스트랄 해지는 거 같애..”
루나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다른 학생들도 마찬가지.
“전파선생님이.. 사업가.. 사업..”
아멜도 넋이 나간 표정을 지었다.
“하하.. 전파선생님.. 갈수록 망가지시는 거 같애..”
나나도 마찬가지 였다.
그렇게 그들은 드디어! 병원에 도착했다.
그리고 라피엘과 하야가 있는 병실로 향했다.
과연 그들의 모습은..?!
[ 23 ]
눈사 반 학생들은 라피엘과 하야의 병실로 향했다.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병실문을 열었다.
라피엘과 하야는..!!
잘 놀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갈색머리와 갈색 눈을 가진 정체모를 남자와 함께 놀고 있었다.
그들은 마치 전치25주를 입었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정상인 처럼 즐겁게 놀고 있었다.
그들이 하고 있는 것은 도박 같았다.
"와- 내가 이겼다!"
"아.. 졌네!"
"그럼 벌칙!"
게임에서 진 사람은 정체불명의 남자였다.
그는 겁에 질린 표정을 지으며 엎드렸고 라피엘과 하야는 팔을 걷어붙히고 있었다.
그리고 이어서 그들의 폭탄세례..!!
"인디안 밥!!"
과연 라피엘과 하야는 아픈 환자가 맞는지..
눈사 반 학생들은 굳어 있었다.
정체불명의 남자는 등을 감싸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고 라피엘과 하야는 브라보를 외쳤다.
그리고 그들은 병실 문 앞에 서 하얗게 굳어버린 눈사 반 학생들이 온 것을
이제야 알아채고 그들을 반겨 주었다.
"와- 너희들 맞네?!"
"너희들.. 아픈사람 맞냐? 그리고 저 사람은 누구야?"
"아.. 2학년 선배!"
아마도 그는 슬온럽 중학교 학생인가 보다.
그는 아픈 등을 뒤로한 채 자기소개를 했다.
"안녕하신가? 나는 듀시스 라고 하네."
"아.. 안녕하세요."
그에게서 왠지 모를 아스트랄함이 뭍어났다.
라피엘과 하야, 그리고 눈사 반 몇몇 학생들은 침대에 앉았고
나머지 학생들은 앉을곳이 없어 서 있었다.
"언제 퇴원한데?"
"음.. 생각보다 회복이 빨라서 거의 일주일 뒤며 퇴원한데."
"와- 다행이다!"
엔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조금만 더 버티면 시험을 병원에서 봐도 괜찮았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든다.
그러고보니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다.
시험을 생각하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학교는 어때?"
"다 복구 되었고.. 그저 그렇지 뭐."
"리나선생님은 여전하셔?"
"여전히 점심시간만 되면 일등으로 달려가셔."
하긴. 리나 선생 이라면 충분히 그럴 것 같다.
그들은 긴 대화를 마치고 나서 병원을 나왔다.
라피엘과 하야는 그들을 배웅해 주었고 듀시스도 집으로 갔다.
그리고 무사히 집으로 귀환해 편안한 휴식을 취했다.
그러나, 그들은 몰랐다. 앞으로 들이닥칠 운명을..!!
[ 24 ]
다음날, 자습시간.
리나 선생은 비장한 표정을 지으며 무언가 중대한 일이라도 말하려는 듯 뜸을 들이고 있었다.
고로, 눈사 반 학생들은 잔뜩 긴장하고..
고도로 긴장된 분위기를 깬 리나 선생의 한 마디는..?
"..내일 시험이다."
순간, 교실은 뒤집혀 버렸고 학생들의 항의소리와 아우성은 슬온럽 중학교가 떠나갈듯 했다.
그러나 그들은 리나 선생이 거짓말을 하는 것 이라고 믿었다.
아무리 그래도, 시험날짜를 하루 전날에 알려주는 학교가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그런 학교가 바로 여.기.에.있.다.
"선생님.. 거짓말이죠..?"
"사실이야."
학생들은 울먹이며 리나 선생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녀의 표정을 보아하니 분명 거짓말은 아닌 것 같다.
자습시간이 끝나고.. 평소 같으면 리나 선생이 나가기가 무섭게 떠들었을 학생들인데..
오늘은 왠 일 인지 조용하다. 내일이면 닥칠 운명의 날이 두려워서 인가..?
1교시 종이 쳤다. 학생들은 한숨을 내쉬며 교과서를 꺼냈다. 첫 교시는 국어였다.
잠시 후. 일정한 간격으로 회초리를 끄는 소리가 들렸다.
이건 분명 어 선생이다.
어 선생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1M 가 넘는 회초리를 끌며 뒷문으로 들어왔다.
“어? 너희들 오늘은 왜 이렇게 조용하냐?”
다른 때 같으면 벌써 난리 부르스 탱고를 추고 있었을 녀석들이다.
눈사 반에서 가장 용기가 있다는 홍혈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항의했다.
“선생님! 내일 시험이라는 게 사실입니까?”
“사실이다.”
마지막 희망 마저 사라져 버렸다.
학생들은 한숨을 푹푹 쉬며 교과서를 폈다.
그러나 우리의 홍혈! 용감하게 항의하는데..
“선생님! 아무리 그래도 시험날짜를 하루 전날에 가르쳐 주시는 것은 너무하지 않습니까?”
“이것이 시험이다.”
그의 말에 학생들의 항의가 빗발쳤으나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수업했다.
가망이 없다고 생각한 홍혈. 그녀의 필살기 미인계를 사용한기로 마음먹었다!!
“선생님. 너무하시지 않나요..?”
그녀의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에 가을인데도 불구하고 교실에는 찬바람이 불었다.
이것이 홍혈의 미인계다..!!
“..손바닥 대.”
그러나 홍혈의 미인계는 실패했고. 결국 그녀는 1M 가 넘는 회초리로 손바닥을 맞았다.
2교시는 미술이었다. 슬온럽 중학교에서 착하디 착한 비스크 선생이다!
물론, 단선생도 만만치 않지만. 그녀는 화나면 정말 무섭다고 하니 패스!
어쨌든. 비스크 선생이 들어오자 학생들의 항의가 다시 빗발쳤다.
“선생님, 너무해요!”
“어떻게 내일이 시험이에요?”
“미술문제 쉽게 내주세요!”
그러나 그녀의 한마디에 학생들은 조용해졌다.
“이번에 보는 거 중간고사야.”
그렇다. 중간고사에서는 미술과목을 보지 않는다.
결국 이번작전도 실패! 그러나 다음 과목이 사회니 학생들은 일단 희망을 갖기도 했다.
“얘들아, 안녕!”
“선생님! 어떻게 내일이 시험이에요?”
학생들의 항의에 단 선생은 잠시 가만히 있더니 입을 열었다.
“너희들은 시험날짜를 한달 전에 알려준다고 해도 공부를 하지 않잖니? 물론, 그렇지 않은 학생도 있겠지만.
보통은 시험 일주일 전부터 벼락치기 공부를 하더구나. 그래서 이번에 긴급 회의를 통해
시험에 대해 의논해 보았는데 시험날짜를 하루 전날에 가르쳐주자는 의견이 나왔단다.
과연 학생들이 평소에 얼마나 공부를 했는가 하는 것을 알기 위해 서지.”
단 선생의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녀의 연설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고, 단 선생은 쉬는 시간이 거의 끝나서야 연설을 그만 두었다.
학생들은 녹초가 되었다.
“야.. 우리 이제 그만두자.”
“정말, 선생님들이 강적이야!”
“해피야. 다음시간 뭐야?”
“..가정!”
“아, 그 느끼한 보라색 단발머리 선생님?”
제로스 선생은 학생들에게 이미 느끼한 보라색 단발머리 선생으로 인식되어 있었다.
제로스 선생. 어찌하여 이렇게 망가졌는가!
학생들은 이번 시간에 모든 것을 걸기로 했다. 다음시간들은 기술, 음악, 수학이기 때문이다.
기술시간에 대들었다가는 1시간 내내 운동장만 돌 것이고.
음악시간에 대들었다가는 피리아 선생의 아스트랄 몽둥이로 맞을 것이고.
수학시간은 더더욱 안될 것 같고. 가장 만만한 시간은 가정이다.
-딩동딩동
수업종이 치고. 모두가 긴장한 가운데.. 제로스 선생이 들어왔다.
일단은 학생들의 칭찬공격!
“선생님. 오늘따라 너무 멋져요-”
“저는 원래부터 멋졌어요-”
제로스 선생의 한마디에 모두 쓰러진다.
제로스 선생. 어찌하여 이렇게 망가졌는가!
“서.. 선생님. 가정문제 쉽게 내주세요.”
“글쎄요~?”
제로스 선생, 그도 강적이었다.
결국 이번 작전도 실패로 넘어가고..
혹시나 하는 생각에 나머지 시간에 선생들에게 대들어봤지만.
오히려 역효과만 일으켰다.
눈사 반 학생들 최대의 위기! 과연 내일이면 다가올 시험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 25 ]
오늘은 슬온럽 중학교가 중간고사를 보는 날이다.
모범생들은 평소에 꾸준히 공부를 해서 낫겠지만, 평소에 노는 애들은 평균이 얼마나 나올지 기대된다.
학생들은 아무런 불만도 말하지 않았지만, 다들 삐졌는지 리나 선생이 들어와도 아는 체 하지 않고 공부에 열중했다.
그리고 대망의 1교시! 다들 느끼는 거겠지만, 시험 첫째 날 1교시는 국어시험을 본다.
아닌 학교도 있겠지만, 일단은 그냥 넘어가자.
교실 앞문으로 전파 선생이 들어오자 학생들이 탄성을 지른다.
그 소리에 전파 선생은 기분이 나빴는지..
"..1바퀴."
라고 짧게 한마디 하자 학생들은 서둘러 운동장으로 뛰쳐 나간다.
이렇게 되면 시간이 지체되므로, 학생들에게 불리해진다.
하지만 원래 전파 선생이 심술궃으니 이해하도록 하자.
..앗! 전파 선생. 거기 도끼 내려놔요!
어쨌든. 전파 선생이 나눠 준 시험지를 신속하게 푸는 학생들.
여기서 한문제만 한번 살짝 보도록 하자.
여러분도 맞춰 보셔라.
■ 다음 시를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 운명, 우연... 그리고 필연 -
가을 빛의 노란달..
겨울 빛의 은빛날..
진실은 무엇일까?
마음속에서 터져 나오는
참된 무언가가
나를 부르고 있어...
이건 무슨소리 일까?
나를 부르는 또 다른 소리에
나는 구속 되어
우연 속에서 살겠지
세상의 우연은 없어
필연만 있을뿐이야
누군가가 놓아논 덧에 걸려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였다는것을
너는 몰라,
하지만 난 알고있어
너와 내가 만난것도 필연 이였을까?
그렇게 믿을래
첫사랑의 기억은 깃털 같은것...
누가 그랬지? 첫사랑은 이루어 질수 없다고
우린 이루어 질수 없는거야. ..
8. 이 시의 작가는 누구인가?
① 엔젤 ② 단 ③ 해피 ④ 린제 ⑤ 리나
이 문제를 본 학생들은 손으로 입을 막으며 쿡쿡 거렸다.
4번 보기를 제외하고는 다 슬온럽의 학생, 또는 선생이니 말이다.
모두들 거의 다 4번을 찍었다. 허나, 혹시 모르지 않는가?
그리고 국어 시험이 끝났다. 전파 선생이 시험지를 걷어가고, 학생들은 서로 답안지를 맞춰 보며 괴성과 환호성을 질렀다.
시험 첫째날은 무사히 끝났다.
그러나 내일이야 말로 바로 진정한 고비! 내일은 수학, 기술, 사회 시험을 본다.
다음날 1교시..
이번에는 시험 감독관으로 비스크 선생이 들어왔다.
그녀가 들어오자 교실에 퍼지는 환호성..
비스크 선생은 마치 미스 세일룬 처럼 우아하게 교실을 들어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녀는 누군가가 버린 바나나 껍질을 밟고 넘어져 버렸다.
"하하하.. 아.. 안녕?"
그녀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태평하게 일어나 시험지를 나눠 주었다.
학생들은 긴장하며 시험지를 받았다.
그리고 문제를 푸는데.. 그만, 첫문제 부터 막혀버렸다.
[주관식 1] 다음 문제를 읽고 답을 쓰시오.
옛날에. 엔젤이라는 소녀가 살고 있었다.
어느날, 그 소녀가 배가 고파서 사과 100개중 6개를 먹었다.
다음날. 그녀의 집에 늑대가 놀러와서 사과를 10개씩 바구니에 담아주고, 남는것은 자기가 가져갔다.
그리고 엔젤은 자기의 집에 놀러오는 사람들 마다 사과를 한바구니 씩 나눠주고 바구니는 5개가 남았다.
현재, 엔젤이 가지고 있는 사과의 개수는?
이번에도 또 엔젤이 모델로 나왔다.
뭐, 모델은 아니지만. 어쨌든. 학생들은 말문이 막혔다.
이건 머리만 잘 굴리면 초등학생도 쉽게 맞힐 수 있는 문제다.
아마도 시험이 끝나고 학생들의 항의가 빗발칠 것 이라고 예상이 된다.
그렇게 어둠의 그림자는 지나가고..
학생들은 과목마다 몇개씩은 꼭 있는 난감한 문제들 때문에 녹초가 되었다.
과연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지 걱정된다.
한편, 교무실에서는..
선생들이 바짝 긴장하며 통지표를 바라보고 있었다.
1등은 역시나 비밀반!
그렇다면.. 눈사 반은? 슬라임 반은?
리나 선생은 긴장하며 통지표를 천천히 내려다 보았다.
2등은.. 슬라임반!
"아아아악!! 이건 말도 안돼!!"
리나 선생이 괴성을 지르자 다들 혀를 끌끌 차며 안타까운 눈으로 리나 선생을 바라본다.
리나 선생은 떨리는 마음으로 눈사 반을 찾았다.
눈사 반은..
"10..10등?!"
리나 선생은 그 자리에서 쓰려졌다.
다음 날.
리나 선생은 어제의 충격이 가시지 않았는지 비틀거리며 교무실을 들어왔다.
"리나선생님, 힘내요~ 저희 반도 이번에 떨어졌어요."
"흐윽.. 하지만.. 이건 아니에요.. 슬라임 반에게 지다니.."
이때, 교무실에 들어 온 나가선생!
곧바로 리나 선생에게 다가가 놀린다.
"오호호홋!! 리나선생님, 이번에도 슬라임반이 이겼네요. 엄청난 차이로!"
"흥. 기말고사때 두고 보자구요!"
"오호호호호홋! 그래요, 그때 두고 봐요~"
나가 선생, 웃음을 뿌리며 사라지고..
리나 선생은 잔뜩 약이 올라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
"아아아악!! 두고보자고오오오!!"
"리.. 리나선생님.. 진정해요."
단선생은 나 마법을 날리기 직전까지 열받아 있는 리나 선생을 달래었다.
그리고 일주일 후. 성적표가 나오는데..
"와아앗- 올랐다!"
기뻐하는 몇몇 학생들과는 달리, 다른 학생들은 초상집 분위기 였다.
리나 선생은 비장한 표정을 지으며 학생들에게 말했다.
"이번에.. 눈사 반이 10등을 했다. 무려 슬라임 반은 2등이나 했는데도 말이다.
고로, 오늘부터 특별 보충을 실시한다! 불만 없겠지?"
리나선생의 말에 성적표를 보며 환호성과 괴성을 지르던 아이들은 순간 조용해 졌다.
이번 시험으로 자존심 상한 리나선생. 과연 다음 시험에는 어떻게 될까..?
[ 26 ]
중간고사가 끝나고.. 암울한 기운만이 감돌던 슬온럽 중학교에 희소식이 들어왔다.
앞으로 1주일 뒤면 체육대회와 축제라는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
게다가 이틀 연속으로 하는 것 이라서 학생들의 마음은 더더욱 들뜬다.
아침 자습시간. 지금 교무실에서는 회의 중이다.
"이번 체육대회 우승 상품은..!!"
아멜리아 선생이 뜸을 들이자 선생들은 잔뜩 긴장하며 아멜리아 선생의 다음말이 이어지기를 기다렸다.
"클리어 바이블 상품권!"
클리어 바이블 이라는 말에, 관심 없던 제르 선생의 눈이 반짝 트였다.
물론, 다른 선생들도 마찬가지.
"정의롭지 못한 방법으로 우승을 한 것이 밝혀질 시에는, 정의의 이름으로 처벌하겠습니다!"
회의가 끝나고. 복도 끝에서부터 소음이 들려오는 시끌벅적한 교실을 리나 선생이 들어간다.
리나 선생이 들어가자 교실은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앞으로.. 1주일 뒤면 체육대회다! 그리고 그 다음날은 축제!"
리나 선생의 말에 학생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그러나, 이어진 리나 선생의 말에 학생들은 다시 조용해졌다.
"이번 체육대회 에서, 우리 눈사 반은 반드시 이긴다! 아자 아자 화이팅!"
리나 선생이 우승하려는 이유는 뻔할 뻔자다.
바로, 클리어 바이블 상품권 때문!
그리고 체육대회의 우승을 위해 눈사 반은 특별훈련을 가졌다.
다른반은 그렇다고 쳐도, 아마도 전파 반과, 제르 선생이 맡고 있는 물고기 반이
경쟁상대가 될 것이다.
전파 반은 운동 하나만큼은 매우 잘해서, 매년 체육대회마다 우승을 놓치지 않는 강력 반에다가
클리어 바이블 상품권 이지만, '클리어 바이블' 이라는 말 밖에 듣지 못한듣한 제르반도
전력을 다해 싸울 것이다.
고로, 앞으로 1주일간은 눈사 반의 고난기간!
"모두들 달려! 이번 체육대회 우승은 우리 눈사 반 이다아!!"
"허헉.. 서.. 선생님..?"
엔젤이 숨을 헐떡이며 리나 선생에게 말을 걸었다.
"..반 별 릴레이 달리기에서.. 마지막 주자는 담임 선생님이 뛰는 거에요."
엔젤의 말에, 리나 선생의 눈 앞은 캄캄해 졌다.
달리기를 잘 하는 편인 그녀지만은, 마지막 주자라니.. 심히 부담이 된다.
그리고 마지막 주자가 담임 선생이면..
"아.. 알았어. 나도 할게!"
결국, 리나 선생도 릴레이 달리기 연습에 참여하기로 했다.
일단 첫 주자는 홍혈. 빠른 스타트로 기선 제압을 하겠다는 것 이었다.
"준비.."
라피엘이 라이팅으로 시작을 알리자, 홍혈은 실제로 시합을 하는 것 처럼 힘차게 달렸다.
순식간에 2번째 주자 가까이 온 홍혈.
2번째 주자는 나나다!
"나나!"
"오케이!"
나나는 바톤을 받고는, 있는 힘껏 달렸다.
"하야, 받아!"
"응!"
그러나..
-쾅!!
..결국 릴레이 달리기 연습은 나나와 하야의 충돌로 막을 내린다.
다음 날 방과 후. 눈사 반은 체육대회 종목인 축구를 연습하기로 했다.
슬온럽 중학교 학생수가 워낙 적다 보니, 거의 반 전체가 나가야 한다.
눈사 반 같은 경우에는 사람 수가 부족한 고로, 리나 선생도 나가야 한다.
"좋아, 아멜. 달려!"
공을 익숙하게 몰고 골대를 향해 달려오는 아멜.
"좋아, 내가 다 막아 줄테다!"
골키퍼는 리나 선생 이었다.
아무튼. 공을 막기 위해 집중하는 리나 선생. 그런데..
-퍼억!
어제에 이어 두번째 사고였다.
아멜이 찬 슛은 리나 선생의 얼굴에 정통으로 맞았다.
그 시간 이후로, 아멜은 리나 선생에게 죽도록 맞았다고 한다.
그렇게.. 몇 칠이 금방 지나고. 드디어 체육대회가 되었다.
생의 찬가는 세일룬이 떠나갈 정도로 쩌렁쩌렁하게 울러 퍼졌고..
슬온럽 중학교 운동장은 핑크 색의 물결로 가득했다.
"난 정말.. 우리 학교 체육복이 마음에 안 들어!"
"촌스럽게 핑크가 뭐냐!"
"쳇.. 너희들은 그나마 낫지.. 나는.. 창피해 죽겠어."
핑크 체육복은 남학생들에게 더욱 압박 적이었다.
어쨌든. 체육 대회는 생의 찬가 제창과 함께 시작되었다.
다들 생의 찬가를 제창했으나, 제로스 선생만은 유유히 그 자리를 떠나고 없었다.
아마, 지금쯤 머리를 감싸며 괴로워하고 있을 듯.
생의 찬가가 끝나고 정의의 체조가 이어졌다.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다.
“정의의 체조.. 시~작!”
조회대 위에는 2학년 체육선생이 올라와 정의의 체조를 시작했고,
학생들은 싫은 표정을 지으며 무덤덤 하게 정의의 체조를 따라했다.
이 체조를 가장 열심히 한 사람은 아멜리아 선생과 교장 피리오넬 밖에 없었다.
그렇게, 공포의 시간이 끝나고.. 본격적인 체육대회가 막을 올렸다.
[ 27 ]
온통 분홍색으로 물들여진 운동장에는 고요한 체육대회 음악이 울려 퍼지고
구름 한 점 없는 맑고 푸른 하늘에는 남쪽세계 나라들의 국기가 펄럭이고 있었다.
"그럼, 1학년 눈사 반과 슬라임 반의 축구 결승전이 있겠습니다."
첫 번째 경기는 1학년 눈사 반과 1학년 슬라임 반의 축구 결승전이다.
예선전은 이미 체육대회 전 날에 했기 때문에, 눈사 반과 슬라임 반이 체육대회 날에 결승전을 치르게 된 것이었다.
그것도 서로 라이벌인 반끼리!
시합이 시작되기 전부터 리나 선생과 나가 선생의 신경전은 팽팽했다.
그 때문인지, 왠지 이번 시합은 더욱 더 살벌하게 느껴졌다.
경기가 시작되고, 눈사 반 학생들은 어느 때 보다도 진지하게 시합에 열중했다.
"삐익-!!"
눈사 반은 순식간에 한 골을 먹혀 버렸다.
슬라임 반은 완전 잔치 집 분위기 인 반면에, 눈사 반은 거의 초상집 분위기와 같았다.
그들은 허탈함에 땅에 주저앉아 버렸다.
그러나 해피가 밝은 표정을 지으며 일어나자 다른 학생들도 힘을 내며 일어났다.
"골은 더 넣을 수 있어! 힘내자!"
"그래, 그러자구."
그러나 그들의 결심은 산산조각 나 버렸다. 그새 한골을 더 먹혀버린 것 이었다.
슬라임 반은 생각보다 대단했다.
"오호호홋! 눈사 반도 별거 아니네요?"
"오호호홋! 이건 작전이라 구요!"
라고 리나 선생이 말하기는 했지만.. 그런 작전은커녕, 전반전이 끝나 갈수록 눈사반은
더더욱 초조해 졌다. 결국 전반전은 2:0으로 눈사 반이 뒤쳐지고 있는 가운데 종료되었다.
"선생님.. 어쩌죠?"
"벌써 2:0 이에요.."
"훗. 이렇게 되면..!! 막나가기 작전이다앗!!"
그러나 학생들은 리나 선생의 말을 이해 못한 듯 그녀를 멀뚱멀뚱 바라보았다.
도대체 무슨 작전이란 말인가?
리나 선생은 작은 칠판에 후반전에 쓸 작전에 대해 소개했다.
그리고 후반전 시작!
"간다앗-!!"
리나 선생은 마치 골대 앞에 먹을 것이 놓여있는 듯. 눈에 불을 켜며 골대로 돌진했다.
그런 그녀를 막기를 힘들었다. 그렇게 리나 선생은 슬라임 반의 수비 진영을 뚫으며 마침내
골대 근처까지 접근했다.
"네-! 눈사 반의 리나 선수! 무서운 기세로 골대까지 접근했습니다! 슛!!"
-삐삑-!!
그러나 리나 선생의 강력한 슛은 골키퍼의 몸을 맞고 튕겨 나갔다.
아쉬워하는 눈사 반. 리나 선생의 강력한 슛을 그대로 맞은 골키퍼는 엄청난 부상을 입고 교체되어야 했다.
그리고 옐로 카드를 꺼내는 심판! 심판은 전파선생 이었다.
"잠깐요! 어째서 이게 반칙이에요?"
"심판한테 항의하면 운동장 50바퀴를 돌고 퇴장 당합니다."
"..."
결국 전파선생의 말에, 리나 선생은 항의를 그만 두었다.
경기는 계속 되고.. 눈사 반 학생들의 마음은 더더욱 초조해져만 갔다.
이때!
"골-!! 아주 멋진 골입니다!!"
루나의 슛에 눈사 반 학생들의 초조함은 사라지고, 그들은 환호했다.
이어서, 루나의 골 세레머니!
"정의는 항상 승리한다!"
그녀의 골 세레머니에 눈사 반 학생들은 물론, 슬라임 반 학생들까지도 굳어 버렸다.
골 스코어는 2:1! 한골만 더 넣으면 동점이다.
"현재 2:1인 가운데, 경기는 점점 더 막바지에 이르고 있습니다.
과연 슬라임 반의 승리로 끝날 것인가? 아니면 극적인 역전승을 할 것인가?
앗! 말씀드리는 순간, 라피엘 선수. 골대를 향해 돌진하고 있습니다!"
-삐익-!!
"만세!!"
"브라보!!"
라피엘의 슛으로 2:2 동점이 되고, 경기는 종료되었다.
연장전에서도 한 골도 넣지 못하고, 결국에는 승부차기까지 오게 되었다.
또 4:4 동점! 이번에 슬라임 반의 셀로스가 골을 넣는다면, 눈사 반은 반드시 넣어야 한다.
셀로스가 긴장하며 힘차게 슛을 날렸으나, 그의 공은 빗나가 버리고..
이번에 눈사 반이 골을 넣으면 이기게 된다!
"리나 선생님, 잘해요!"
"화이팅!"
제자들의 응원을 받으며 골대 앞에 선 리나 선생.
골키퍼는 그녀의 라이벌, 나가 선생 이었다.
그녀는 시선을 정면으로 향하며, 무언가를 중얼 거렸다.
"황혼보다도 더 어두운 자여.."
그리고..
"드래곤 슬레이--------슛!!"
붉은 빛의 공은 골대를 향해 돌진했고, 그 공은 골대를 뚫고 학교 담장까지 무너뜨려 버렸다.
그것을 본 전교생, 모두 굳어 버리고.. 심지어 사회자까지도 굳어 버리는데..
"누.. 눈사 반 승리!!"
눈사 반 학생들은 환호하며 리나 선생을 감쌌다.
"훗. 리나 선생님, 이따가 이어 달리기에서 보자 구요?"
이 말을 남기고 슬라임 반은 어디론가 유유히 사라졌다.
이로써, 눈사 반은 큰 점수를 얻게 되고.. 눈사 반의 다음 경기는 눈사 들고뛰기!
반대표끼리 뛰는 경기이다. 이번 경기에는 아멜이 나갔다.
"아멜, 잘해라!"
"훗. 걱정 마."
달리기라면 자신 있는 그였다. 그러나.. 문제는 눈사를 들고뛰어야 한다는 것!
게다가 장애물달리기까지 겹쳤으니, 여간 어려운 경기가 아닐 수가 없다.
-탕!
하는 소리와 함께 반대표들은 열심히 뛰었다.
하지만, 무거운 눈사 때문인지, 마치 유치원생들이 달리기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헉헉.. 이거 왜 이렇게 무거워?"
불만을 내뱉으며 있는 힘껏 달리던 그는 겨우 지령이 적혀있는 종이가 놓여져 있는 곳까지 왔다.
그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윽고 선생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리고는 한 선생의 손을 이끌고 결승점을 향해 뛰었다. 그는 2학년의 마족어 라는 과목을 담당하는 선생이었다.
끌려가는 선생은 무슨 영문인지도 모른 채 뛰어야 했다. 과연 무슨 지령이기에 자신을 끌고 갔을까 라는 기대를 하며..
"선생님. 고맙습니다."
"하하.. 나야말로."
그리고 그 선생은 지령이 적혀있는 아멜의 종이를 받았다.
'훗. 분명 잘생긴 선생님이라고 적혀 있을 거야.'
라는 기대심을 품으며 쪽지를 펼쳐 본 마족어 선생!
그러나..
"..."
그는 말없이 종이를 찢어 버리고는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무 선생님, 어떤 지령이었어요?"
"..알 거 없어요."
무슨 지령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무 선생은 큰 충격을 받은 듯 했다.
아무튼 이번 경기의 1등은 비밀 반! 그리고 눈사 반은.. 15학급 중에서 15등을 차지하는 영광을 차지했다.
체육대회는 점점 중반에 이르고.. 현재 1학년 순위는 눈사 반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순위 에서는 역시나 전파 반이 1위! 그리고 2위는 눈사 반이었다.
클리어 바이블 무료 시식권을 받으려면, 전체에서 1위를 해야 한다.
"좋아! 앞으로 더 잘해서 반드시 1등을 하는 거야!"
"하지만, 전파 선생님 네 반이.."
"우리에게 불가능이란 없어! 그리고 마지막까지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
자, 힘내자는 의미로.. 우리 반의 급훈을 외친다! 실시!"
"잘먹고 잘살자!!"
역시 리나 선생다운 급훈이다.
그렇게.. 오전 경기는 끝나고.. 오후 경기가 시작되었다.
눈사 반 학생들은 눈사 반의 급훈을 외치며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드디어.. 오후 경기의 하이라이트, 이어 달리기! 반 전체가 나와서 이어 달리기를 하는 것이다.
이 이어달리기의 장점은 반칙이 가능하다는 것!
-탕!
"출발-!!"
"눈사 반 이겨라-!!"
첫 번째 주자는 홍혈! 역시 스타트가 빠르다.
현재 눈사 반이 1위인 가운데, 두 번째 주자에게 바톤이 넘겨졌다.
"루나 파이팅!!"
루나는 바톤을 받자 마자, 생의 찬가를 부르며 뛰었다.
그러나 타격을 입은 것은 저 멀리 있는 제로스 선생 뿐 이었다.
"해팔아! 받아!"
항상 밝게 웃던 해피도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바톤을 넘겨받았다.
그러나 그것은 잠시 뿐. 그녀는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전력질주 했다.
"리아 언니, 받아!"
"내가 왜 리아 언니야?!"
아멜은 불평을 내며 바톤을 받았다. 여기서 아멜이 왜 리아 언니인지는 묻지 마라.
현재까지도 눈사 반이 1위! 이대로 라면 이번 경기에서 1등이다!
"선생님, 받아요!!"
리아는 너무도 급한 나머지, 바톤을 던져 버렸다.
그러나 그 바톤은 리나 선생의 얼굴에 정확히 맞아 버렸고, 리나 선생의 얼굴에는
빨간 자국이 직선으로 남겨져 있었다.
그러나 리나 선생은 아무런 흐트러짐 없이, 바톤을 들고뛰었다.
"좋아! 1등은 눈사 반이다!!"
"오호호홋! 무슨소리!"
어느새 무서운 기세로 나가 선생이 달려왔다.
그리고 나가 선생은 리나 선생에게 프리즈 에로우를 날렸다.
얼음 화살은 리나 선생에게 명중해 버렸고, 리나 선생은 넘어져 버렸다.
그와 동시에 순위는 순식간에 뒤로 밀리고 말았다.
"선생님! 일어나요!!"
"시식권!!"
'시식권' 이라는 말에 그녀는 벌떡 일어나 달리기 시작했다.
마법을 난무하며..
"파이어 볼-!!"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폭발음과 함께.. 선생들은 쓰러졌다.
그리고 리나 선생의 앞에는 나가 선생과 제로스 선생이 남았는데..!!
"내가 1등이다!!"
"훗. 그렇게는 안되죠, 리나 선생님."
"인생은 아름다워~!!"
리나 선생이 부른 생의 찬가에 제로스 선생은 넘어져 버렸다.
그리고 주문을 외우는 리나 선생..
"황혼보다도 더 어두운 자여.. 내 몸에 흐르는 피보다도 더 붉은 자여..
시간의 흐름에 파묻힌 위대한 그대의 이름을 걸고 나 여기서 어둠에 맹세한다.
내 앞을 막아서는 모든 어리석은 자 들에게 그대와 내가 힘을 합쳐
파멸을 부여할 것을..!! 드래곤 슬레이--브!!"
리나 선생의 손에서 붉은 색의 구가 퍼져 나감과 동시에, 학교는 폭발해 버렸다.
다행 이도 부상자는 없었지만, 학교는 초토화되어 버렸다.
하지만, 결과는 밝혀야 하지 않겠는가?
"에.. 슬온럽 중학교 체육대회 최종 우승반은.."
모두가 긴장한 가운데, 우승 반이 밝혀졌다.
"전파 반!!"
"와-!!"
환호하는 전파 반. 다른 학생들과 선생들도 그럼 그렇지 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이 아니라, 눈사 반입니다!"
"눈사 만세!!"
환호하던 전파 반은 예상치 못한 반전에 굳어 버렸다.
매년 체육대회마다 우승하던 전파 반이 무너질 줄이야..
반면에, 눈사 반은 축제 분위기이다. 그리고 리나 선생은 교장 피리오넬 에게 무료 시식 권을 받지..
못했다.
"리나 선생님께서 학교를 날려버리셨으니, 무료 시식 권은 드릴 수 없습니다."
"에에? 그런 게 어디 있어요!!"
"학교나 고칠 생각부터 하세요!"
"아악!! 싫어!! 무료 시식 권은 받고 고칠 거야!!"
바닥에 앉아 어린아이처럼 떼쓰는 리나 선생.
가을하늘 아래 초토화 된 학교와 함께 체육대회는 막을 내렸다.
[ 28 ]
다음 날.
리나 선생이 학교를 부숴 버리는 바람에 축제는 무산되었고 학교도 2주간 못 나오게 되었다.
축제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학생들에겐 큰불만 이었지만, 학교를 2주나 쉰다는 것이 큰 위안이 되었다.
2주 동안 학교를 완전히 복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공부할 수 있도록 복구는 해놓는다고 한다.
2주가 지나고, 학교는 어느 정도 복구되었다. 학생들은 2주간의 달콤한 휴식을 끝내고 학교로 발걸음을 옮겼다.
“안녕핫!”
문이 열리는 소리에 먼저 온 학생들은 문 쪽을 바라보았다. 그 곳에는 해피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러나 학생들은 기운이 없는 듯 했다.
하긴, 2주간 쉬었다가 학교에 오니 안 그렇겠는가.
자습시간. 이제 교실에는 빈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리나 선생이 들어와 누가 떠드는가 감시한다.
학생들은 언제나 그랬듯이 긴장하며 자습하는 척 했다. 만약에 걸리면, 공포의 헤드락을 맛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 요란한 소리와 함께 교실 앞문으로 누군가가 들어왔다.
누군가 했더니.. 듀시스가 아닌가!
“..그 날이 왔구나.”
리나 선생은 혼자 중얼거리며 이마를 손으로 짚었다.
교실에 들어온 것은 듀시스 뿐만이 아니었다. 여러 학생들도 들어왔다.
그들은 예쁘게 꾸며진 간판 등을 들고 있었다. 간판에는 ‘후보 1번 듀시스’ 등이 적혀 있었다.
그랬다. 그리하였다. 드디어 전교회장 선거 날이 코앞으로 다가온 것이었다!
듀시스가 말했다.
“안녕하신가! 슬온럽 중학교의 사랑스러운 후배들이여! 부디 나를 뽑아..”
“나가.”
듀시스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리나선생에게 쫒겨났다.
그러나 그는 다시 들어와 몇몇 학생들에게 개인홍보를 시작했다.
“루나. 나 알지?”
“..누구세요?”
“..해피. 나 알지?”
“누구 신지..”
듀시스는 또 한번 무너졌다. 그 충격에 그는 교실을 나가 버렸다.
“휴.. 또 시작이군.”
이때. 또 다시 열리는 문.
리나 선생은 출석부를 집어 던졌다. 출석부에 맞은 것은 어느 여학생이었다.
그 여학생의 정체는..
“하.하.하.. 선생님, 안녕하세요. 에슈티 입니다.”
“그.. 그래, 슈티 구나.”
리나 선생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오히려 화를 내는 것은 나나와 하야 였다.
“우리의 초절정 큐트 미소녀 슈티 언니를 때리다니! 선생님 나빠요~”
곧바로 리나 선생의 분필이 날라 간다.
어쨌든. 홍보를 시작하는 에슈티.
“모두 저를 뽑아주세요!”
홍보치고는 너무 간단하다. 그러나 의외로 반응은 좋았다. 이때, 다시 들어오는 듀시스!
무언가 불만인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어? 여기는 내가 찍어둔 반인데!”
“아냐, 내 반이야!”
서로 싸우는 에슈티와 듀시스를 리나 선생이 제압한다.
“조용히 해! 여기는 내 반이야!”
그러고 보니 리나 선생 말도 맞다.
그러나 그들은 리나 선생의 말을 무시하고 다시 말싸움을 하기 시작했다.
“훗. 이번 전교회장은 내 차지라구!”
“과연 그럴까?”
“학생들은 나같이 예쁜 전교회장을 원해!”
“뭘 모르시나 본데. 슬온럽 중학교에는 여학생이 더 많다구!”
“근데 어쩌라구!”
마치 금방이라도 주먹싸움이 오갈 것 같은 살벌한 분위기다.
그러나 싸우지는 않으니 안심 하셔라.
그렇게 한바탕 싸우다가 종이 치니 에슈티와 듀시스는 교실을 나갔다.
그리고 복도를 뛰어가기 시작했다. 과연 저들이 이 학교의 전교회장이 될 사람들인지 의심히 간다.
몇 칠 후. 드디어 회장선거를 하는 날이 다가왔다.
그런데! 학생주임 선생의 폭탄선언!
“그럼. 경합을 시작하겠습니다.“
갑자기 왠 경합인가..!! 듀시스와 에슈티는 하얗게 얼어 버렸다.
그렇다면 그동안 홍보는 괜히 했다는 말 아닌가!!
“첫번째 경합 주제는.. 음식대결이다!”
다나 선생의 말에 듀시스와 에슈티는 화들짝 놀랐다.
학생회장이 되는 것과 음식 잘 하는 것이 무슨 상관이더냐! 하지만 그들은 마음을 가다듬고 솜씨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아직 학생이라 음식경력은 없지만, 그들은 능숙한 솜씨로 칼질을 하기 시작했다.
“에슈티 화이팅!”
“듀시스 화이팅!”
응원석에서는 각각 에슈티 패거리와 듀시스 패거리들이 응원을 하고 있었다.
물론, 그들은 조직이 아니다.
“완성!”
“벌써?!”
에슈티가 순식간에 음식을 완성하자, 듀시스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자신은 아직 칼질도 다 못했기 때문이었다.
절대미각의 심사위원 비스크 선생이 에슈티의 냄비뚜껑을 열었다.
그러자.. 학교에 퍼지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이 독한 냄새!
선생은 물론, 학생들까지도 코를 막고 쓰러진다. 멀쩡한 것은 에슈티 뿐.
왠지 제로스 선생의 ‘만드라고라 스프’ 가 연상되는 순간 이었다.
하지만. 비스크 선생은 코를 막고 음식을 맛보았다.
그리고 그녀는 무표정으로 에슈티를 바라보며 말했다.
“..시집가겠냐?”
그 말 한마디에 에슈티는 무너져 버렸다. 응원석에서는 에슈티 팬클럽의 항의가 빗발쳤다.
그러나 비스크 선생은 아랑곳 하지 않고 그동안 완성한 듀시스의 음식을 맛보았다.
잠시 후. 그녀의 한 마디는..
“첫번째 경합은.. 듀시스 승리.”
비스크 선생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듀시스 패거리에서는 환호성이 울러 퍼졌고
반면에 에슈티 팬클럽은 암울 모드였다.
그러나 아직 두 번의 경합이 더 남아 있으니 기죽지 마시라!
두 번째 경합은 황당하게도 당연하지 게임! 그러나 이 게임은 첫 번째 경합보다는 낫다.
학생회장 후보들의 순발력과 말빨을 테스트하는 것이기 때문에.
먼저 에슈티가 선공을 날렸다.
“너.. 여자라며?”
“다.. 당연하지! 너는 남자라며?”
“..당연하지.”
이제부터가 진짜 당연하지 게임의 시작!
“너 팝콘이라며?”
듀시스는 살짝 당황하는 듯 싶더니, 대답했다.
“당연하지! 그럼 너는.. 티슈라며?”
“당연하지!”
그렇게.. 당연하지 게임을 한 지 30분이 지나도 승부가 나지 않는 가운데!
에슈티의 막판 뒤집기!
“너 바보지?”
“.....”
“에.. 에슈티 승리!”
30분 동안이나 했건만.. 이 간단한 한마디에 듀시스가 무너지다니, 정말 황당하기 따로 없다.
오랜 경합으로 지친 두 후보는 잠시 쉬기로 했다.
“이제 한번만 이기면 돼. 잘해봐.”
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 에슈티 에게 정체 모를 흑발의 남자가 다가왔다.
교복을 입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는 학생이었다.
에슈티가 말했다.
“휴.. 그런데 좀 힘들겠어.”
“괜찮아. 너는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돼.”
그는 자신 있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느덧 휴식시간이 끝나고 에슈티와 듀시스는 경합을 하기 위해 다시 나왔다.
그리고 흑발의 남자는 그 뒤에서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 사람은 도대체 누구인가?
그리고 과연 전교회장은 누가 될 것인가?
[ 29 ]
“마지막 경합주제는..”
모두가 바싹 긴장 한 가운데 다나 선생이 입을 떼었다.
“누가 더 성질이 더러운가 입니다!”
다나 선생의 말에 학생들을 비롯한 선생들도 무너져버렸다.
세상에, 학생회장이 성질이 더러워야 한다는 게 말이 되는 일인가?
정말 황당한 주제가 아닐 수가 없다.
“이번 경합은. 투표로 결정하겠습니다.”
그리고 전교생이 투표를 했다. 만약에 이 선거에서 이긴다고 해도 기분이 썩 좋지는 않을 듯.
결과는 다음 날 운동장 조회에서 밝혀졌다.
과연 학생회장은 누가 되었는가..? 모두가 긴장한 가운데 교장 피리오넬이 발표했다.
“이번 학생회장은.. 에슈티!”
피리오넬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에슈티 팬클럽의 환호성은 학교 밖까지 울려 퍼졌다.
하지만 에슈티가 ‘누가 더 성질이 더러운가’ 투표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했으니 이거 기뻐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아무튼 운동장 조회가 끝나고 에슈티 팬클럽은 잔치 집 분위기였다.
듀시스는 당연히 학생 부회장이 되었다.
“훗. 거봐 내가 하라는 대로 하니까 되었지?”
흑발의 남자였다. 그는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뛰며 귀신처럼 서서히 나왔다.
그러나 에슈티는 그 분위기에 이미 익숙해진 듯. 전혀 오싹해 하지 않는 눈치였다.
“역시 비세는 대단해.”
“나 덕분에 학생회장이 되었으니까. 약속대로 너는.. 내가 시키는 대로해야 돼.”
순간 창문이 닫혀있는 교실인데도 불구하고 어디선가 살벌한 바람이 불었다.
그 살벌한 바람에 시끌벅적했던 에슈티 팬클럽은 금새 조용해졌다.
“훗. 알았어.”
한편, 눈사 반은..
아무 일도 없었다.
어.. 어쨌든! 이제 남은 것은 기말고사와 겨울방학이니, 눈사 반 학생들은 벼락치기 공부에 열중하고 있었다.
시험을 잘 보기 위한 이유도 있지만, 이번만큼은 리나 선생이 1등을 하지 않으면 가혹한 벌을 주겠다는 반 협박을 했기 때문이다.
차라리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협박하는 게 낫지, 그것도 미소를 지으며 은근히 협박한 리나 선생이었다.
“흑.. 나 공부하기 싫어!”
해피가 결국 연필을 집어 던졌다.
홍혈이 말한다.
“이봐. 리나 선생님의 가혹한 벌을 받고 싶어?”
가혹한 벌이라는 말에 해피는 할 수 없이 다시 연필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2주 후. 1학년 마지막 시험이 다가왔다.
1학년 마지막 시험인 만큼 눈사 반 학생들은 그동안 열심히 공부해왔다.
첫 번째 시험은 왠일로 국어가 아닌 기술이다!
“안녕. 여러분!”
단 선생이었다. 오늘도 역시나 붉은 색 옷을 입고 왔다.
시험지도 붉은 색이라 시험문제가 왠지 더욱 공포스럽게 느껴진다.
역시나.. 이번 기술시험 문제도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1. 슬온럽 중학교의 전체 면적은 얼마인가?
순간 지금은 기술시험인데도 불구하고 수학시험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학생들이었다.
그것도 주관식이라니! 정답은 전파 선생에게 물어보시라.
두 번째는 수학시험 이었다. 수학시험도 역시나 황당한 문제들이 출제되었다.
첫 번째 문제부터 압박 적이었다.
1. 파이어 볼의 둘레를 구하시오.
게다가 주관식이니 학생들은 골머리를 않았다.
사실, 파이어 볼의 둘레를 구해 본 적도 없으며, 구하기 또한 어렵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시험 첫날이 지나가고 둘째 날, 셋째 날, 마지막 날까지 지나가니..
어느새 단풍으로 물들여진 나뭇가지는 앙상한 뼈만 남고 찬바람 쌩쌩 부는 겨울이 되었다.
“벌써 겨울이라니.. 세월도 참 빨라.”
“그래, 세월 참 빠르지? 벌써 기말고사 결과가 나왔으니 말이야.”
창문을 바라보며 중얼거리는 나나에게 어느새 다가온 리나 선생이었다.
나나는 흠칫 놀랐고, 리나 선생은 성적표를 들고 있었다.
“비록 우리가 1등을 하지는 못했지만 수고했어요.”
그리고 차례대로 성적표를 나눠준다.
홍혈이 리나 선생에게 물었다.
“선생님. 우리 몇 등 했어요?”
“알. 필. 요. 없. 어.”
순간. 환하게 웃던 리나 선생의 표정은 공포영화 뺨치게 변해 버렸다.
그 살벌함에 홍혈은 질문을 중단했다. 이제 방학도 몇 주 밖에 남지 않았다.
수업 진도도 끝나서 그 몇 주간은 아주 지루했다.
그리고 드디어 겨울방학이 다가 온 것이다! 무려 50일간의 겨울방학!
그러나 숙제가 많다는 것이 학생들에게는 불만이었다.
어쨌든. 한편. 50일간의 방학동안 무엇을 할까 리나 선생은 고민 중이었다.
이번 겨울방학에는 학교에 나갈 일도 없기 때문이다.
결국 리나 선생이 3일간 밤을 새면서 결정한 것은 바로 선생들의 집을 방문하는 것이다.
단순한 것이지만, 선생들과의 친목을 위한 것도 있고 1 년 동안 고맙다는 뜻으로 방문하기로 결정 한 것이었다.
먼저 리나 선생은 단 선생의 집을 방문하기로 했다.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붉은 색의 벽돌로 지어진 집이었다. 문도 붉은 색, 지붕도 붉은 색..
심지어 문도 빨간색이다.
리나 선생이 문을 두드리자 단 선생이 마중 나온다.
“어머, 리나 선생님 안녕하세요!”
매우 반가워하는 단 선생이었다.
집안으로 들어간 리나 선생은 한번 더 놀랐다. 집안은 온통 붉은 색이었다.
“하하.. 단 선생님, 여전히 붉은 색을 좋아하시는군요..”
“그럼요! 붉은 색이 얼마나 예쁜데요!”
그래도 이건 좀 심했다고 생각한 리나 선생이었다.
잠시 후. 리나 선생은 단 선생에게 마련한 선물을 꺼냈다.
그것은 붉은 색의 빵 이었다. 빵을 받은 단 선생은 매우 기뻐했다.
그렇게 한참동안 이야기꽃을 피우다가 리나 선생은 돌아갔다.
밖으로 나오는 순간. 리나 선생의 눈에는 모든 것이 붉은 색으로 보였다.
“하하.. 나 같으면 저런 집에서 하루도 못 살겠어..”
리나 선생은 중얼거리며 집으로 갔다.
그렇게 선생들의 집을 방문하고 나니 방학의 절반이 지나가 버렸다.
하지만 리나 선생은 뿌듯했다.
그리고 남은 25일간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리나 선생의 집으로 누군가가 놀러왔다.
과연 누구일까..?
[ 30 ]
리나 선생이 문을 열어보니. 그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바로.. 전파 선생이었다!
그는 마치 귀신처럼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리나 선생을 노려보았다.
“왜..!! 어째서..!!”
무언가 화가 나 있는 듯한 전파 선생.
그러나 리나 선생은 왜 화가 났는지 알아채지 못했다.
“저.. 전파 선생, 왜 그래?”
“왜.. 우리 집은 안 들렸어!!”
결국 그의 불만은 이것이었다. 리나 선생은 다른 선생들의 집은 다 들렸지만, 전파선생의 집만
안 간 것이었다. 그리고 이것을 안 전파 선생이 지금 리나 선생에게 항의하러 온 것이었다.
“이봐, 일단은 들어 와.”
반말까지 할 정도면 둘은 친한 사이인가 보다.
어쨌든. 전파 선생은 리나 선생의 집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집안을 천천히 둘러보더니 한마디했다.
“..집 청소 좀 하지 그래?”
다소 공격적인 말투.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은 것 같다.
리나 선생이 말했다.
“하하.. 여자가 사는 집인데 좀 더럽지?”
“..당신이 여자였어?”
전파 선생의 충격적인 한 마디에 리나 선생은 거의 폭발하기 일보 직전!
그러나 그는 대수롭지 않게 소파에 앉았다.
“흐음.. 일단 왔으니까 저녁이라도 먹고 갈래?”
“그러지 뭐.”
리나 선생은 주방으로 가서 자신의 음식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파 선생은..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꼬며 책을 읽고 있었다.
역시 사장님이다.
“자, 다 됐습니다!!”
리나 선생의 말에 전파 선생은 부엌으로 갔다.
식탁 위에는 검게 탄 생선구이와 검게 탄 계란 프라이와 검게 탄 불고기 등이 놓여져 있었다.
“하하.. 어때. 굉장하지?”
“..재주도 좋군.”
그리고 그는 타지 않은 부분만 골라 먹었다.
저녁식사 후. 전파선생이 돌아가려는 찰나에..
“종업식 날까지 선물 알지?”
“서.. 선물?”
“단 선생한테 들었어! 선물 줬다며? 어째서 나한테는 안주는 거야?”
“그.. 그건..
하지만! 선물을 줄 수는 없어!“
리나선생이 선물을 못 주겠다고 하자, 전파 선생이 제안을 했다.
“좋아. 그럼 당연하지 게임을 해서 내가 이기면 당신이 나한테 선물을 주는거고..
내가 지면 밥 사줄게.”
‘밥’ 이라는 말에 리나 선생의 눈이 번쩍 트였다.
그리고 밥을 위해 시합을 하기로 하는데.. 먼저 전파 선생의 선방!
“너.. 제로스 사랑하지?”
“쿨럭.. 다.. 다.. 당연하지!”
리나 선생은 무언가가 찜찜했지만 밥을 위해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리나 선생의 말에 전파 선생은 놀란 듯.
“오오! 정말이야? 소문내야지!”
“아.. 안 돼!
쿨럭.. 너.. 무 선생이 세상에서 제일 싫지?”
전파선생도 무언가가 무덤덤 했지만 당연하지 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의 결정타!
“너 무네나시지?”
“...!!!”
전파 선생의 결정타에 리나 선생은 하얗게 얼어 버렸다.
그리고 결국에는 참지 못하고 공포의 헤드락을 건다.
“이.. 이봐! 이거.. 놔아.. 쿨럭..”
“뭐어?! 내가.. 무네나시라고오오?!”
“어.. 어쨌든. 내가 이겼으니까 종업식 날까지 선물을 줘야 해.”
“싫어! 이건 무효야!”
리나 선생이 끝까지 싫다고 하지만..
“훗. 그래? 그럼.. 당신이 제로스 선생 사랑한다고 소문 퍼뜨린다?!”
이 말을 남기고는 그는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전파 선생에게 약점을 잡혀버린 리나 선생!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 할 것인가?!
그 일이 있은 후.. 시간은 물처럼 빠르게 흘러가고.. 어느 새 겨울방학은 끝나 버렸다.
학교의 온 학생들은 지금 이 사실이 실감나지 않은 듯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었다.
리나 선생도 마찬가지로 힘없이 등교했다. 방학이 끝났다는 허탈감 때문인 것도 있지만, 선물 때문에 그런 것도 있다.
이제 일주일만 있으면 눈사 반 학생들은 1학년 모든 과정을 마치고 다시 봄방학에 들어간다.
사실 수업할 것도 없기 때문에, 거의 자율학습으로 시간을 때웠다.
그렇게 고난의 일주일이 지나고.. 드디어 내일이면 종업식 인 것이었다!
“벌써 1학년이 끝나다니.. 믿기 지가 않아.”
“그러게..”
라고 말하는 학생 들 이었다. 벌써 그들의 마음속에는 2학년 생활에 대한 환상과 기대감으로 꽉 차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최대 관심거리는 바로 반편성 이었다.
그러나 학급 수는 많고 반 별 학생 수는 적기 때문에 아마도 다들 흩어질 것이다.
“흐윽.. 우리는 헤어지지 말자!”
서로 손에 손을 잡는 홍혈, 루나, 해피, 아멜 등이었다.
서로 친했던 그들이었기에 그동안의 정도 많았던 그들이었다.
그들은 손을 잡고 빙빙 돌다가 그만 넘어져 버렸다.
이때. 그들은 지나가던 어 선생을 빙 둘러쌌다. 이번 반편성은 어 선생이 하기 때문이었다.
“선생님! 저 몇반 이에요?”
“어차피 내일 알게 될텐데 뭐 그렇게 알려고 드나?”
“알고 싶어요!”
“내일을 기다려라.”
“그나저나, 선생님! 2학년 국어도 선생님이 맡아요?”
아멜의 말에, 어 선생은 말없이 어디론가로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드디어.. 종업식 날이 찾아 온 것이다!
[ 에필로그 ]
어둠이 사라지고 아침해가 뜬다. 오늘도 그들의 하루가 시작 된 것이었다.
게다가 오늘은 모든 수업을 마치는 날. 바로 종업식 인 것이었다.
오늘만 학교를 나오면 1학년 과정을 마친다는 생각에 눈사 반 학생들은 기쁜 마음으로 학교를 찾아왔다.
교실에는 리나 선생이 먼저 와 있었다.
그녀의 눈빛을 바라보니, 그녀는 오늘이 제자들과의 마지막날 인 것을 실감하는 듯 했다.
오늘만 지나면 그 지긋지긋한 녀석들과 볼 기회가 거의 없어지다니.. 섭섭한 기분이 드는 리나 선생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두 번째 걱정은 바로 방금 전 교무실에서 있었던 일 이었다.
20분 전. 전파 선생은 선물이 기대 되었는지 어느 누구보다도 일찍 와 있었다.
그리고 리나 선생이 오자 손을 내미는 그였다.
“선물~”
“자.”
리나 선생은 포장지에 싼 상자를 주었다. 기대하며 뜯는 전파선생.
그리고 상자를 여는 순간, 기대에 찬 그의 눈은 실망으로 가득 차 버린다.
“이게 뭐야. 이 신발은 너무 여성스럽잖아!”
“싫어? 싫음 말고.”
“쳇. 다 말해버릴테다!!”
그의 말에 리나 선생의 표정이 싹 바뀌며 교무실을 나가려는 전파선생을 붙잡는다.
그리고 그녀의 말은..
“하지마.. 하지마.. 하지.. 하지마.. 하지마 이 자식아!!”
그러나 전파선생의 대답은..
“메롱!”
과연 그의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하지 않겠다는 건가, 안 하겠다는 건가.
만약에 소문이 퍼진다면 가우리가 실망할텐데.. 그것 때문에 리나 선생은 우울해 있었다.
“선생님.”
“..으응?”
“반편성 알려주세요!”
“청소 끝나면!”
리나 선생의 말에 아멜은 실망한 듯한 눈치였다. 하지만 몇 시간만 있으면 알게 될 것이리라.
그렇게 대청소를 하고 눈사 반 학생들은 다시 교실에 모였다.
그들의 이목은 반 편성 종이를 들고 있는 리나 선생에게로 향해 있었다.
그리고 리나 선생의 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렸다.
리나 선생이 입을 떼려는 찰나에.. 갑자기 울려 퍼지는 방송!
“얼레리 꼴레리~ 리나는~ 제로스를~ 좋아한대요~ 좋아한대요~”
전파 선생의 목소리 였다. 설마 했는데.. 진짜 말할 줄이야..
방송이 울려 퍼지자 다른 반에서 울려 퍼지는 함성들!
눈사 반 학생들은 리나 선생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녀의 표정은 식사를 방해받았을 때보다 더 살벌하게 변해 있었다.
금방이라도 드래곤슬레이브를 날릴 기세다.
“서.. 선생님?”
리나 선생은 말없이 교실을 뛰쳐나갔다. 일주일을 굶고 식당으로 달려갔을 때보다 더 빠르게!
그녀가 지나가는 곳마다 강한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그녀는 방송실로 쳐들어갔다.
방송이 나가고 리나 선생이 방송실까지 달려온 시간은 불과 10초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러니 전파 선생이 경악할 수밖에! 전파선생은 겁에 질린 눈으로 덜덜 떨며 어찌할 줄 몰라했다.
리나 선생은 지금 진.짜.로 화난 것이다.
“으흐흐흐흐.. 지옥의 힘을 보여주겠다아아아!!!”
“아악!! 잘못했어요!! 용서해 주세..”
그러나 전파 선생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날라 오는 리나 선생의 강력 펀치!
그는 창문 밖으로 날아가 버렸다. 그래도 이곳이 2층이니 다행이었다.
“흐흐흐흐흐흐!!!”
그는 자신을 쫒아 오는 리나 선생을 피해 운동장으로 달아났다.
달리기라면 자신 있는 그도 화난 리나 선생에게 따라잡혀 버렸다.
리나 선생은 그를 붙잡고 어딘가 외진 곳으로 끌고 갔다.
그리고 그 뒤로.. 전파 선생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리나 선생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교실로 돌아왔다. 그녀의 모습은 정상적이었다.
학생들은 겁에 질린 눈으로 리나 선생을 바라보았다.
“자. 그럼 발표하겠어요. 우선 나나..
나나는 바나나 우유를 참 좋아하지. 예비 5반!”
슬온럽 중학교에서는 유치원처럼 눈사 반, 코끼리 반.. 이런 식으로 반 이름을 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반 이름만 봐도 선생을 알 수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반 편성을 할 때는 우선 예비 1반, 2반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이었다.
“라피엘은.. 9반!
하야.. 3반!
소피.. 7반!
루나.. 2반!
홍혈 1반!
해피 1반!”
홍혈과 해피는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서로 같은 반이 되었기 때문!
“아멜은 2반이네..”
“만세!”
다들 아멜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자, 뻘쭘 해진 아멜은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리나 선생이 계속 발표한다.
“엔젤 12반. 아이테르 15반. 이상 끝.”
반 편성이 끝나자, 교실은 시끄러워 졌다.
“자자. 조용. 이제 1학년 수업이 모두 끝났어요.
그럼.. 2학년 때는 선생님을 만나지 않기를 바라며, 다음에 봅시다!”
리나 선생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학생들은 가방을 챙겼다.
리나 선생은 말없이 교무실로 와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헤어지니까 아쉽네.”
“그렇죠? 그치만 누가 알아요? 다시 만날지..”
리나 선생은 근무가 끝나고 다시 교실로 돌아와 추억의 향기가 가득 담긴 교실을 한번 빙 둘러보았다.
그리고 씁쓸한 미소를 짓고는 교실을 나온다.
그들이 2학년 때도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