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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중반 이후의 부산 아동문학
박 일/아동문학가
Ⅰ. 개관
아동문학(Children's Literature)은 어린이를 주독자로 한다. 작가가 이를 목적으로 창작해야 하기 때문에 특수문학이다. 굳이 아동문학인가?
모더니즘 시에서 보여주는 추상적 표현의 한계성과 리얼리즘 소설에서 보여주는 성적(性的) 표현 등이 어린이 정서에 수용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아동문학은 독자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부산의 아동문학은 그 기반부터 잘 다져져 있다. 그 정신과 역사가 면면히 흐르고 있기 때문에 아동문학가들의 열정과 창작 의욕은 타 도시에 비하여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이주홍(1906~1987)에서 비롯한 부산의 아동문학은 부산 동화문학의 효시 작품인<뱀새끼의 무도>(1925, 신소년)가 발표된 이후 꾸준히 그 맥을 이어간다. 손동인(1924~1992)은 동화집 『병아리 삼형제』(1956)와 『꽃수레』(1960) 등, 최계락(1930~1970)은 동시집 『꽃씨』(1959) 등, 조유로(1930~2004)는 동시집 『하이얀 칠판』(1961), 『산 너머 온 편지』(1963) 등, 이영찬(1938~1994)은 동화집 『별과자와 가방』(1961), 소년소설집 『바다가 보이는 언덕』(1964) 등, 그리고 박돈목(1922~2002)은 동시집 『오동잎 우산』(1969) 둥을 발간하였고, 동화작가 성기정(1941~1983), 정진채, 강기홍 등도 그 뒤를 이었다.
70년대에는 아동문학가들의 배출도 많아진다. 동시인 주성호, 선용, 공재동, 김용석, 박지현, 손월향, 김종완, 최만조, 강현호, 안수휘, 민홍우, 이지산, 박일, 이국재, 강구중, 이우철 등, 동화작가로는 김상남, 김문홍, 배익천, 최영희, 김재원, 윤옥자 등 그리고 동극작가 박원돈 등 굵직한 문학가들이 탄생한다. 인원이 늘어나면서 단체도 필요해졌다. 1972년에 비로소 단체가 결성되었다. 부산아동문학인협회는 회보 발간은 물론 『무지개 뜨는 바다』(1984)를 필두로 매년 연간집(부산아동문학우수작품집)을 발행하고 있으며, 부산어린이 글잔치 그리고 부산아동문학상 시상도 시행하고 있다. 1998년부터 아동문학신인상도 주어졌다. 2009년 10월 현재, 제38회 부산어린이 글잔치, 제31회 부산아동문학상(제1회 수상자 선용. 1979)이 시상되었으며, 신인문학상(제1회 수상자 동시 김승태, 동화 황미숙)도 12회가 되었다. 1995년(제17회 배소현) 이후 부산아동문학상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제18회 강구중, 제19회 서하원 ,제20회 배혜경, 제21회 이상문, 제22회 류석환, 제23회 오정임, 오선자, 제24회 소민호, 제25회 김종순, 제26회 손월향, 제27회 구용, 제28회 김승태, 김인봉, 제29회 한정기, 제30회 김상곤 그리고 제31회 윤동기 등이다.
동인의 활동도 많아졌다. 부산교육대학 출신 아동문학가들이 보리 물결 같은 풋풋한 기상으로 ‘맥파’ 동인을 선언(1976)했다. 창립회원은 공재동, 김문홍, 김재원, 김종순, 류석환, 박연희, 주성호 그리고 최영희 등이었다. 이들은 90년대 중반에 활동의 휴면기가 있었지만, 문학 열정으로 다시 뭉쳐 동인지 제23집 『무지개 다리를 건너간 고양이』(2008, 해성)까지 간행하면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현재 동인은 공재동, 김종순, 김종완, 김재원 류석환, 서하원, 손수자 그리고 최영희 등이다.
1979년에 “우리들은 동심문학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는 오기와 자만심을 가지고 험한 길을 걸어가”고 있다면서 ‘산호초’ 동인을 결성했다. 김문홍, 김재원, 이국재, 이우철, 이지산, 정한나 그리고 정진용 등이 창립 멤버다. 구옥순, 조명제 등 회원도 보완하며 매월 모여 작품에 대한 비평을 하면서 의욕적인 활동을 하였고, 문고판 크기의 동인지 『산호초』도 제4호까지 발행했다.
‘5인의 동시’도 주목할 만하다. 매년 5월을 동시화전으로 맞이하였는데, 1985년 4월에 선용, 강현호, 정영태, 박지현, 그리고 최향숙 등이 형제처럼 똘똘 뭉쳐 의미 있는 문학행사를 벌였었다. 정영태, 박지현 대신 강구중과 배소현이 보완되었다. 이들은 매년 동시화전과 더불어 동인지 『오월에 피는 꽃』도 발간하면서 아동문학의 본향인 동심을 고취하기 위하여 애썼다. 동시화전 5회, 동인지 4집을 간행했다.
아동문학(또는 아동문화) 잡지의 발간은 부산아동문학의 수준을 한층 끌어올린 계기였다. 발표 지면이 넓어졌고, 아동문학가들의 활동도 많아졌으니까.
『어린이 문예』는 “언제나 희망과 용기를 길러주는 잡지”를 표방하면서 부산 MBC 방송국에서 1979년 8월에 창간한다. 월간, 휴간, 격월간의 과정을 겪다가 2009년에 이르러 계간지로 바뀐다. 현재 통권 제246호(2009 가을호)가 발간되었으며, 편집 주간은 선용에 이어 배익천이 맡아 지금에 이르고 있다.
『동화문학』은 1990년 봄에 계간지로 등장한다. “믿음과 용기와 사랑을 심어주는 순수 문학지”라는 기치를 내걸고 동화작가 정진채의 편집주간으로 간행된다. 신인문학상 제도를 두어서 역량 있는 신인들을 배출하기도 하였다. 1996년 겨울호(통권 재25호)로 종간된다.
『어린이글수레』는 발행인 최복자(동시인), 편집주간 소민호(동화작가)에 의하여 2005년 봄에 탄생한다. “어린이 문화가 숨 쉬는 잡지”답게 아동문학은 물론 아동문화의 길잡이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09년 가을호로 통권 제19호가 된다.
아동문학이 인간을 위한 기초문학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하여 서울에서 발행된 계간 『열린아동문학』(창간 1998년 겨울호)이 2009년부터 부산에서 발행되었다. 편집 주간을 맡은 유경환의 유지를 배익천이 이어받아서 부산에서 문학잡지의 명맥을 잇게 됐다. 발행인 홍종관은 자연횟집 ‘방파제’(민락동 소재)를 운영하면서, 예술문화 메세나로써 정기적으로 ‘방파제 소리 어울림 마당‘도 개최하는 등 남다른 지원과 활동을 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부산의 동화문학은 전성기를 맞는다. 각종 신문의 신춘문예는 물론 ‘황금도깨비상’, ‘눈높이 문학상’, ‘새벗문학상’, ‘황금펜아동문학상’, ‘MBC창작동화대상’, ‘어린이책 작가상’, ‘푸른문학상’ 그리고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등 굵직굵직한 공모전에 부산 동화작가들의 이름을 만나게 된다. 그 여세는 앞으로도 계속되리라 전망한다. ‘글나라 아동문학 연구소’(소장 김재원) 등의 영향은 지대하다.
이에 비하여 동시 부문은 조용한 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2006년 계간 『오늘의 동시문학』이 비평가들의 추천을 받아 ‘오늘의 한국 동시를 이끌어가고 있는 작가 20인’을 선정하였는데, 부산에서는 공재동이 그 영예를 차지했다. 2008년에는 그 잡지에서 한국 동시 100년을 조명하는 기획 특집으로 ‘한국 동시 100년에 빛나는 100편의 동시’를 선정하였는데, 부산에서는 최계락의 <꽃씨>, 공재동의 <별>, 박지현의 <슬픈 어느 날>, 김종순의 <사과>, 이상문의 <나무와 새>, 그리고 박일의 <해와 꽃>이 선정되기도 하였다. ‘조선일보’에서는 2008년도에 현대시 100년 연속 기획으로 ‘한국인의 애송 동시 50편’을 선정하여 매일 아침 동심의 창을 열었는데, 부산 동시인의 작품은 최계락의 <꼬까신>과 공재동의 <별>이었다.
아동문학은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고 있다. 2003년 8월에 문을 연 ‘부산아동문학인협회’ 카페는 회원수도 6백 명을 넘어섰고, 동시와 동화의 발표는 물론 협회와 회원의 소식도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있다. 특히 김문홍은 ‘아동문학 평론’ 방에 ‘아동문학 통신’(현재 110회)을 연재하면서 아동문학가들의 작품에 대한 비평이나 아동문학 시론(時論) 등을 소신있게 소개하고 있다. 한편 ‘글나라’ 카페(회원수 약 4천 명), ‘어린이 글수레’ 카페(회원수 약 100명) 등이 아동문협 카페와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폭넓게 아동문학의 세계와 창작 의욕 고취에 한몫을 하고 있다.
부산문인협회가 발간한 『부산문학사』(1997, 소문출판사)에서 정진채는 「부산의 동화문학」, 공재동은 「부산 동시인과 그 작품들」그리고 주성호는 「부산아동문단의 어제와 오늘」을 발표하면서 부산 아동문학의 역사를 비교적 소상히 밝혀 놓았다.
본고는 위의 논문과 연계하면서 1990년대 중반 이후의 활동상황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정진채가 구분한 시대에 의하면 성숙기(1991~)의 연속이라 볼 수 있겠다. 그 동안 부산아동문학계도 양과 질적으로 팽창하였기 때문에 자료의 구입 및 구체적 진술의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었지만, 등단 시기와 현재 활동 상황을 중시하였고, 주로 개인 작품집을 중심으로 서술하였다. 공모전 입상작 그리고 문학상 수상작 등 주요 업적들은 관련지어 기록하였다.
Ⅱ. 저력과 패기의 동화문학
1. 동화작가와 동화집
정진채는 1965년에 등단한다. 시집 『꽃밭』의 출간으로 시인으로 출발하였지만, 동화작가로 입지를 굳힌다. 주로 동양적 환상의 세계를 형상화함으로써 동화문학에서 뚜렷한 개성을 확립한다. 그는 부산 뿐 아니라 한국문단에서도 지명도가 높아, 부산문인협회장(2001~2003)의 중책까지 맡는다. 제7회 대한민국문학상을 비롯하여 제40회 부산시문화상, 제5회 방정환문학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장편동화집 『바위 나라로 간 폰테 추장』(2002, 영림카디널), 창작동화집『은방울 이야기』(2005, 아동문예)를 비롯하여 30여 권이나 출간했다. 『바위 나라로 간 폰테 추장』은 산호로 둘러싸인 섬 다몰라에서 신화가 된 위대한 추장 폰테의 모험 이야기를 신비롭고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동화강좌를 위한 『현대동화창작법』(1999, 빛남), 독서지도서인 『아동독서지도법』(2000) 등이 있으며, 동시집과 수필집도 다수 있다. 동화작가 김인봉은 부산교육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위 논문(2007년)으로 동화집 『내가 만난 초록 사람』(1996, 아동문예)과 『은방울 이야기』를 텍스트로 한 「정진채 연구」를 하였다. 이 논문에서 “정진채 동화의 주제는 한마디로 말해서 생명에 대한 재인식이었다. 첫째, 인간에 의해 동물의 생명이 경시되는 현상을 비판적인 입장에서 바라보았고, 자기반성을 통해 원죄적 존재임을 자각하게 하였다. 둘째, 자기희생과 나눔을 통한 삶이야말로 진정 아름다운 삶을 구현할 수 있다”고 하였다.
강기홍은 1967년 새마을문예 창작공모 희곡부문에 동극 <사랑의 열매>가 당선되고, 이듬 해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갈근마을 아이들>이 당선되면서 등단한다. 창작동화집으로 『하얀 새둥지』(1974), 『종이학 사랑』(1996) 등이 있다.
배익천은 197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다. 창작동화집 『별로 뜨는 무지개』(1997), 『밤도깨비와 싸우는 아이』(1997), 『별을 키우는 아이』(1999), 『냉이꽃의 추억』, 『내가 만난 꼬깨미』, 『오이밭이 된 손수건』(2006), 『오미』, 『안녕, 이구아나』(2006, 계림) 『잠자는 고등어』(2007, 예림당) 그리고 장편동화집 『내 마음의 하늘』(2006, 해성)등 20여 권을 상재했다. 『잠자는 고등어』는 제4회 윤석중 문학상 수상작품집이기도 하다. 심사위원회 측은 “짧은 호흡 속에 긴 너울의 감동이 있으며 편마다 용기와 배려, 사랑의 주제를 동화적 분위기 속에 잘 담아낸 작품”이라고 평했다. 『안녕, 이구아나』에는 사랑을 주제로 한 14 편의 단편동화들이 실려 있는데, 한 편 한 편이 유년의 기억 저편에서 할머니가 들려주던 구수한 입담처럼 막힘이 없어 자연스러운 서사 능력이 돋보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2007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우수문학도서로 선정하였다.『잠자는 고등어』는 그 이듬해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었다.
그는 대한민국문학상 수상(1992) 이후, 이주홍아동문학상을 비롯하여 제11회 방정환문학상, 제38회 소천아동문학상, 제9회 설송문학상 그리고 제4회 윤석중 문학상등 굵직한 문학상도 수상한다. 지금은 『어린이문예』와 『열린아동문학』의 편집 주간을 맡고 있다.
또한 ‘배익천의 인간과 문학’을 조명하는 평론집『한국동화문학의 흐름과 미학』(2007. 청동거울)도 출간된 바 있다. 이는 문학평론가 김종회, 김용희가 엮은 것으로서 생존작가의 이름을 걸고 이 같은 연구서를 펴낸 것은 우리 아동문학계에 배익천의 이름이 갖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가를 가늠하게 한다.
김상남의 필명은 소로마다. 1975년 동화 <비둘기>가 소년중앙에 입선되면서 등단한다. 그 이전에 『학원』 등에 작품을 발표하면서 탄탄하게 필력을 키웠다. ‘남강문우회’ 등을 이끌면서 『남강문학』을 창간(2009)하는 등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2005년에는 동화 <유리구슬은 잠들지 않는다>로 제19회 영남아동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문홍은 1976년 『한국문학』 신인상에 중편소설이 당선되고, 『소년 중앙』에 동화가 당선되면서 소설가와 동화작가로 활동한다. 이후 연극, 영화에도 관심이 높아 극작가로서 활동도 한다. 또한 부산아동문학인협회 카페에 ‘아동문학통신’(작품평, 시론(時論) 등)도 연재하면서 아동문학에 대한 반향과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장편동화집은 『미래특공대 』(2006, 해성)까지 9권이다. 장편소년소설인『미래의 아이들』(2005)은 부산아동문협 홈페이지에 연재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소설집 『흰나비 환상』(1983) 외, 희곡집 『세한도에 봄이 드니』(2006) 외 그리고 연극평론집, 극작실기론 등이 있다. 이주홍문학상(2007)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창작희곡 <수직환상>을 비롯하여 지금까지 20여 편이 공연되기도 했다.
『미래 특공대』는 서기 2100년을 시대 배경으로 하고 있다. 거리마다 독재자의 명령에 따르는 사이보그 경찰이 순찰을 하는 테크노피아시티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인간의 두뇌에 작은 칩을 넣어서 중앙 통제실에서 관리하도록 하는 장치를 만드는가 하면,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볼 수 있는 기계까지 만든다. 그러나 그런 시대에도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시를 소개하며 자연의 위대함과 정신적인 풍요로움이 뭔지를 보여주기도 하는,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미래과학소설이다.
최영희는 197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조가, 이듬 해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면서 등단한다. 창작동화집은 『행복한 그네』(2001), 『교실을 지키는 허수아비』(2004, 아동문예)『넌, 누굴 닮았니?』(2007, 해성) 그리고 『빨간 우체통의 비밀』(2009. 해성) 등 7권이다. 『행복한 그네』로 제22회 이주홍아동문학상을, 동화 <항아리를 담아 온 고향>으로 제8회 한국아동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하였고, 괄목할 만한 문학 활동과 작품성을 인정받아 2005 부산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빨간 우체통의 비밀』은 “나의 동화 속의 인물과 이야기들도 상상이다. 그렇지만 우리들이 언제 어디서나라도 만날 수 있고, 언젠가는 이루어질 수 있는 아름다운 상상이다.”라고 했듯이 상상의 세계를 형상화하고 있다. 이 동화집에는 새끼고양이의 죽음을 “무지개 다리를 건너갔다”는 아름다운 말로 이야기할 만큼 애완동물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 <무지개 다리를 건너간 고양이>와 초등학교 앞 우체통의 눈을 빌려서 주변의 일상을 맑고 고운 꿈으로 승화시킨 <빨간 우체통의 비밀> 등 8편의 동화가 실려 있다.
김재원은 1977년 『소년중앙』에 동시 <여름 냇가>가 당선되면서 동시인으로 출발한다. 1983년 부산 MBC 아동문학상에 동화가 당선되면서 동화작가로 변신한다. 198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고, 제11회 계몽아동문학상과 이어서 영남아동문학상, 해강아동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동화작가의 위상을 확실히 굳힌다. 또한 제23회 이주홍아동문학상, 2007 부산문학상 수상의 영예도 차지한다. 지금은 ‘글나라 아동문학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아동문학 연구는 물론 어린이 글쓰기, 어른을 위한 동화창작 지도에도 힘쓰고 있다. 그의 문하에서 역량있는 신인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으며, 그들이 부산 동화의 르네상스 시대를 만들어내는 주역이 되고 있다. 장편동화집 『똥쟁이, 너도 진돗개니?』(2007, 섬아이)까지 6권을 상재하였으며, 글짓기 지도서 『친절한 글짓기 선생님』등도 있다.
『똥쟁이, 너도 진돗개니?』는 제1회 불교청소년 우수포교도서 대상을 차지한 작품집이다. 강아지 한 마리를 통해 잃어버린 여유를 되찾게 해주는 감성동화인데, 할머니 품처럼 따뜻하고 넉넉한 정서가 가득 담긴 이야기를 간결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문체에 담고 있다. 온갖 말썽을 부리는 강아지(금별이)는 똥쟁이였지만 시간이 흘러 믿음직한 존재가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서 믿고 기다려 주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 지를 깨닫게 한다. 또한 모든 생명체는 자연과 어우러져야 한다는 것도 가르치고 있다. 어쩌면 금별이는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남아 있는 자연에 대한 동경과 인간미, 아련한 옛 추억을 상징하는지도 모른다.
윤옥자는 1979년 동화 <엄마 두꺼비>와 <훈이의 눈물>이 『아동문학평론』에 추천되면서 데뷔한다. 색동어머니회 등을 이끌면서 동화구연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의 박사 학위(동아대학교 대학원) 논문을 바탕으로 하여 편찬한 『동화 구연을 위한 표준 발음 지도』(1997, 육일문화사)는 동화 구연 및 표준발음을 위한 지도서이기도 하다. 이에는 동화구연을 위한 표준발음지도, 표준 발음 지도의 실제 그리고 말하기 듣기 지도와 부록으로 자신의 창작 구연동화 32편도 실려 있다. 창작동화집은 『119 물방울』(2002, 아동문예), 『참새가 된 할아버지』(2002, 아동문예) 등 10여 권이다. 『119 물방울』은 구연동화집인데, 우리들의 생명물, 미리 듣는 엄마 목소리(태교), 자연 사랑 나라 사랑, 사랑과 봉사와 희생의 기쁨, 근면 성실 협동 배려하는 마음 그리고 진리와 생병의 성경 말씀 등 주제별로 나누어 43편의 동화가 실려 있다. 제4회 천동아동문학상, 부산여성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강추애는 1980년 부산 MBC 신인문학상을 수상하고, 이어서 울산 MBC 신인문예상을 차지한다. 해강아동문학신인상을 수상하였고, 창작동화집 『두레박으로 퍼 올린 이야기』등이 있다.
김영호는 1983년 부산 MBC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한다. 창작동화집 『마음을 씻는 세탁소』, 『날개를 달아드립니다』, 『주롱공원의 새소년』(2002) 그리고 『선생님, 그기 아니라예』(2008, 아동문예) 등 4권을 상재했다. 월간 『사진』 초대작가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들은 일선 교육현장에서 겪은 이야기와 신앙생활의 주변에서 얻어진 소재들이 많아 작가의 따뜻한 응시가 돋보이기도 한다.
곽종분은 동시인이기도 하며 동화작가이기도하다. 1984년 『아동문학평론』에 동화가 추천되어 등단한다. 동시집 『싱가포르 아기 새』(1995, 아동문예) 등이 있으며, 창작동화집 『별의 뺨』, 『눈꽃이 피는 날』그리고『로봇에게 숙제를 맡겼어요』(2000) 등 수 권이 있다. 『로봇에게 숙제를 맡겼어요』에는 19편의 동화가 실려 있고, 대부분 아동과 생활하면서 겪었던 체험을 바탕으로 교훈의 메시지를 강하게 담고 있는 동화들이 많다. 2007년에는 탐미문학회(회장 하유상)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제정한 문학운동21탐미문학상 제12회 아동문학 부문 수상자가 되기도 하였다.
배홍태는 1985년 『소년』에 동화가 추천되면서 등단한다. 동화집으로 『나도 할 수 있어요』, 『아이비가 들려주는 이야기 나라』 그리고 『초등학생이 꼭 읽어야 할 인성동화』(2006, 토마토북) 등이 있다. 『초등학생이 꼭 읽어야 할 인성동화』에는 자연과 인간을 생각하는 31편의 창작동화가 실려 있다. 어린이들의 올바른 인성 형성에 도움을 줄 만한 주옥같은 동화들이 실려 있고, 생생한 자연의 세계도 경험할 수 있는 동화집이다.
백영현은 198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동화부문과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부문을 동시에 석권한다. 이미 부산 MBC 신인문예상에 수필로 당선되기도 했었다. 창작동화집 『굴참나무와 오색딱따구리』(1997) 등이 있다. 현재는 ‘민들레문화원’ 원장으로 있으면서 주말 대안학교인 ‘민들레 해보기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오정임은 1987년 부산 MBC 신인문예상으로 등단한다. 창작동화집 『감나무가 깨었어요』(2000, 아동문예)로 제23회 부산아동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이 동화집에는 12편의 동화가 수록되어 있는데, 자연과 인간의 따뜻한 교감, 건강한 주제의식과 간결한 문체 그리고 나무랄 데 없는 작품 구성으로 완성도가 높은 동화가 실려 있다.
손수자는 1988년 『아동문학평론』으로 등단한다. 창작동화집 『하늘 별꽃』(2000, 아동문예), 『하나는 바람돌이』(2002, 한국독서지도회), 『눈물꽃』(2006, 해성), 『꽝꽝나무와 막대 사탕』(2006, 청개구리) 그리고 장편동화집 『하늘이네 교실 이야기』(2007, 아동문예) 등이 있다. 동화창작에 보인 남다른 열정으로 제1회 눈높이 아동문학상 수상 이후, 동화 <황금 소나무>로 제23회 한국불교아동문학상을, 제8동화집『눈물꽃』으로 영남아동문학상을, 2009년에는 『하늘이네 교실 이야기』로 제29회 이주홍문학상을 수상한다.
『하늘이네 교실 이야기』는 ‘일학년 동화’라는 명칭을 달고 있다. 그림책의 형태는 아니지만, 작품을 창작하는 작가와 부모에게 유아동화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이야기의 서사 구조와 문체, 유아의 심리적 특성에 대한 통찰, 화법의 친근성 등 유아동화가 지녀야 할 특성을 모두 함께 아우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라고 평가할 수 있다. 작가가 교단에서 체험한 사실을 주인공 하늘이를 통해서 독백체 형식으로 그려낸 동화다.
서하원은 1989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동화가 당선된다. 이어서 1993년 제3회 『어린이동산』 중편동화도 당선된다. 또한 장편동화 <UFO를 따라간 외계인>으로 제5회 문학동네 장편동화에 당선되고(2004), 동화 <황금두꺼비가 된 아이>로 제3회 건국대 창작동화상에 당선(2005)되는 저력을 보인다. 제12회 해강 아동문학상 수상 이후 제19회 부산아동문학상도 수상한다.
장편동화집 『죽음의 계곡』(1990) 이후, 단편동화집 『아프리카 새깜디』(1999), 장편동화집『UFO를 따라간 외계인』(2004) 그리고 장편동화집『황금두꺼비가 된 아이』(2005) 등이 있다. 창의학습동화 24권을 7인 공동 저술(2002)로 간행하기도 했다. 그는『죽음의 계곡』,『황금 불상을 찾아라』등 추리나 모험소설을 꾸준하게 썼고 이 분야의 개척자라 할 수 있다.
배혜경은 1991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다. 창작동화집 『가로등 이야기』(1997)로 제20회 부산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이어서 『달팽이 시계』(2002)에 이어 『착한 아이 사세요』(2005, 아동문예)를 간행한다.
『착한 아이 사세요』에는 모두 11편의 동화가 실려 있다. 동화마다 전달 방식은 다양하지만,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려는 작가의 노력이 나타나 있다. 이 동화집속에 들어있는 <착한 아이 사세요>는 버릇없는 아이들이 너무 많아서 착한 아이를 만드는 약을 개발하여 그 약과 아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기발하고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다.
김진향은 1993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데뷔한다. 창작동화집 『별나라 별장 할아버지』(2002, 아동문예)가 있다.
류석한은 1993년 부산 MBC 아동문학대상에 당선되어 등단한다. 장편동화 『잃어버린 태백산맥』, 창작동화집 『가시와 향기』(2000, 세종출판사) 등을 상재한다. 『가시와 향기』에는 14편의 동화가 실려 있는데, 그 중 <가시와 향기>는 제22회 부산아동문학상 수상작이다. 심사평에서 “서사 구조가 탄탄하며 입체감을 주어 읽히게 하는 흡인력을 지니고 있다”고 했으며, “외형적 아름다움의 허망성과 내면적 아름다움의 성숙이라는 인류 보편적 주제를 비록 건조하지만 다이내믹한 문체로 무난하게 형상화하고 있다”고 하였다.
소민호는 1994년 『동화문학』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데뷔하였고, 현재 『어린이 글수레』 편집 주간을 맡고 있다. 첫창작동화집 『호박벌 이야기』(1996) 이후, 본격해양동화 『형제섬의 비밀』(1998), 창작동화집『작은 솔씨의 고집』(2001), 『기분 좋은 거짓말』(2003), 『어린이 서유기』(2007) 그리고 장편동화집 『꿈꾸는 돌콩이』(2007, 일곱난장이) 등이 있다. 1998년 부산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동화집『작은 솔씨의 고집』으로 제24회 부산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심사평에서 “군더더기 없고 막힘없는 문체로 환상적인 동화의 분위기를 보여 주고 있는 그의 작품은 우리 어린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 주면서, 아동문학의 밝은 미래를 예고해 준다”고 했다.
『꿈꾸는 돌콩이』는 판타지 기법을 통한 일종의 우화 형식의 작품이다. 인간에게서 버림받은 개 돌콩이의 신산스러운 삶의 여정을 통해 가족의 해체, 가족 구성원 간의 성 역할 문제, 모성의 정체성, 공동체적 삶을 통한 화해와 상생, 애완견의 유기 등이라는 인간세계의 현실적 문제를 빗대어 은유하며 풍자하고 있다. 이 작품은 ‘지금 이곳’이라는 우리의 현실적 공간에 바탕을 두고 인간세계의 부조리한 삶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엄격한 의미에서는 독립적 시 공간의 설정에 의한 창조적 판타지로서의 본격적 판타지 동화와는 그 궤를 달리 하고 있다.
김원자는 1994년 『아동문예』와 1997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를 통하여 등단한다. 꾸준히 동화를 발표하면서 교단에서 겪는 아이들 주변의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황경숙은 1994년 부산 MBC 아동문학대상(동시부문)을 수상하고, 이듬 해 『아동문예』에 동화가 당선되면서 동화작가로 재등단한다. 첫동화집 『동글동글 조약돌』(2005, 아동문예)에는 12편의 동화가 들어있다. 교단에서 겪은 삶을 감동과 지혜를 엮어 재미있게 동화로 형상화하고 있다. 요즘은 아동문학 연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 1995년 이후의 동화작가
이장호는 1995년 국제신문 신춘문예를 통과한다. 첫창작동화집 『솟대오리의 꿈』(2005, 21문학과 문화)은 부산문협이 주최하는 제3회 영광독서 토론회 주제 작품집이기도 하다. 주로 장애우에 대한 사랑, 외로움과 가족의 아픔에 대한 치유를 주제로 하고 있다. 2004 교원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인봉은 1996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한다. 첫창작동화집『산토끼 토끼야 어디를 가느냐』(2004, 아동 문예)와 『상어와 하모니카』(2007, 두손컴)가 있다. 동화 <돌이 된 머슴>으로 제28회 부산아동문학상을 수상한다. 그는 한 편의 동화시에 가까운 동화를 창작하고 있으며, 문장의 단락에 의한 시간과 공간의 확장을 꾀하는 장면 전환이나 판타지와 현실의 감각적 결합 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계간 『새싹문학』 제108호(2009 여름호)에 동화작가 한정기 특집이 실려 있다. 화제의 작가, 미래의 작가라고 소개한 것처럼 한국에서도 주목받는 동화작가다. 그는 1996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여, 창작동화집 『홀씨의 꿈』(1999)에 이어 장편소년소설 『멧돼지를 잡아라』(2004, 다섯수레), 장편추리동화『플루토 비밀결사대 1편, 다섯 아이들이 모이다』(2005, 비룡소), 『플루토 비밀결사대 2편, 팔색조의 비밀』(2006년, 비룡소), 장편소년소설『큰아버지의 봄』(2006년, 한겨레 아이들), 청소년 소설 『나는 브라질로 간다』(2008년, 비룡소), 그림책 『남극에서 온 편지』(2008년, 비룡소), 위인전 『강감찬』(2008, 비룡소), 해양과학문고 『바다의 정글 산호초』(2008년, 지성사) 그리고 『플루토비밀결사대 3편, 안개속을 달리다』(2009, 비룡소) 등을 발간했다.『플루토 비밀결사대 1편』으로 2005 비룡소 황금도깨비상을, 『큰아버지의 봄』으로 제 1회 5.18 어린이 문학상을 수상한다. 그리고 『플루토 비밀결사대 2편』은 제29회 부산아동문학상 수상작이다.
『플루토 비밀 결사대1』은 5학년 또래의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논리적인 추리에 의한 모험 정신으로 국제적인 도자기 도굴범의 범인을 색출하고, 아울러 이에 얽힌 살인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는 흥미진진한 내용의 아동 추리소설이다.
이채울(이혜영)은 1997년 『어린이동산』 장편동화공모전에 당선됐다. 창작동화집 『내 동생 반쪽이』(2002)와 『도시로 간 작은 배』(2004, 청개구리)가 있다.『도시로 간 작은 배』에는 7편의 동화가 실려 있다. 그의 작품들은 언뜻 보기에는 생활동화인지 아동소설인지 구별하기가 어렵지만, 작품 속에 나타나는 판타지가 생활동화의 멋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안재영은 1998년 『한글문학』을 통해 등단한다. 창작동화집 『노란 조약돌』이 있다.
안미란은 1998년 제6회 ‘눈높이아동문학상’을 거친 후, 2001년에는 제5회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전에 장편동화 <씨앗을 지키는 사람>으로 수상의 영예를 차지한다. 창작동화집 『너 먼저 울지 마』, 『철가방을 든 독갭이』, 『너만의 냄새』 그리고 『무적의 용사 쿨맨』(2009, 사계절) 등이 있다.
김상곤은 1999년 부산일보 신문문예에 동화로 당선된다. 이미 1993년 『한국수필』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수필가이기도 하다. 저서로 산문집 『가을의 창가에서』, 칼럼집 『자갈치』등이 있고, 창작동화집 『웅어의 전설』(2007, 해성) 등이 있다. 『웅어의 전설』은 제30회 부산아동문학상 수상작품집이다. 심사평에서 “바다에 대한 애정이 동화 편편에 묻어있고, 낙동강을 오가며 사는 희귀어종인 웅어 가족의 슬픈 이야기를 그린 <웅어의 전설>은 바다에 버려진 비닐봉지 하나가 바다 생물들에게 얼마나 무서운 존재로 변할 수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환경보호라는 주제가 잘 녹아있었다”고 하였다.
신주선은 1999년 MBC 창작동화 대상을 수상하고, 2002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하는 저력을 보인다. 주인공의 심리묘사나 갈등과 화해를 이끌어내는 수완이 돋보이는 동화를 많이 쓰고 있다. 창작동화집 『물미르 이야기』가 있다.
최영향도 1999년 『어린이동산』 중편동화에 당선하여 등단하였고, 그의 동화에는 봄처럼 따뜻한 마음이 묻어나고 있다.
김미경은 2000년 『한맥문학』으로 등단하여, 『문학도시』 편집차장을 지내기도 했다. 창작동화집 『강으로 간 붕어빵』(2004, 대산)이 있다. 이 동화집에는 8편의 동화가 수록되어 있는데, 대부분이 외롭고 어두운 곳에 따뜻한 눈길을 주어 사랑의 모닥불을 피워 올리고 있는 작품들이다. 그 중 <도둑맞은 사랑>은 속이고 속는 현실의 단면을 풍자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아동소설이고, 나머지 7편은 모두가 판타지를 통해 현실을 우화적으로 비유하고 풍자하는 순수 동화들이다.
2000년 『한맥 문학』으로 등단하여, 2003년 제21회 새벗문학상을 차지한 김미숙도 만만찮다. 참신한 소재를 바탕으로 환타지를 끌어내는 수법이 비범하다. 우차희도 『한맥문학』으로 등단하여 고향처럼 따스한 동화의 세계를 가꾸고 있다.
최미혜는 2001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당선하여, 창작동화집 『하늘 계단 구름 계단』을 상재하고, 꾸준히 동화 창작을 하고 있다. 이 동화집에는 6편의 동화가 실려 있는데, 현실과 환타지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수작들이 많다.
최경희는 2002년 『아동문예』로 통해 데뷔한다. 늦깎이로 등단하였지만, 창작 활동이 왕성하다. 창작동화집 『하늘을 날아온 자장면』(2004), 『욕심꾸러기 왕과 생쥐 가족』그리고 『하늘나라 우편번호』((2007, 세계문예) 등이 있다. 『하늘을 날아온 자장면』은 13편의 동화가 들어 있는데, 진중한 문체 속에 들어있는 구수하고 포근한 사랑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었으며, 『하늘나라 우편번호』에는 11편의 동화가 들어 있는데, 착하고 여유로운 주인공의 성격이 작가 자신의 심성과 닮아 있어, 작가의 인간과 사회에 대한 시각이 얼마나 낙관적이고 긍정적인가를 알 수 있게 한다.
2002년 『어린이동산』 중편동화공모전에 당선하고, 독서지도를 전문으로 하는 ‘도서관옆 신호등’ 대표로 있는 이상미는 유머러스한 감각으로 유익하고 재미있는 동화를 많이 쓰고 있다.
석영희는 2002년 국제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하여 『어린이글수레』 편집을 맡고 있다. 차분하게 자신의 동화세계를 개척하면서 순수동화를 쓰고 있다.
이은(김경남)은 2003년『어린이동산』중편동화공모전에 당선되었고, 이어서 2007년 제15회 MBC 창작동화대상에서 <수런거리는 빈집>으로 장편동화 부문에 당선되어 문학적 열정과 저력을 알린다. 장편동화집 『앵무새의 선물』(2009, 계림북스)은 앵무새 마치와 하영이의 이야기이다. 하영이는 마음의 문을 꽁꽁 닫아버린 어린이였지만, 우연히 회색앵무 마치를 만나게 되면서, 마치와의 교감을 통해 사랑과 책임감을 배워간다. 멀게만 느껴졌던 가족과의 거리도 점차 가까워진다. 하영이가 앵무새를 기르면서 일어나는 귀여운 사건들과 따뜻한 가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2003년 창작동화집 『비타민 동화집』을 출간하면서 동화를 쓰기 시작한 박성철은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돈봉투 들고 학교가는 날』, 『오바마 아저씨의 꿈의 힘』 그리고 『천재를 뛰어넘은 연습벌레들』등이 있다.
신지은은 2004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다. 이후 제2회 황금펜아동문학상과제13회 눈높이아동문학상을 수상한다. 우리 동화문학에서 좀체 시도되지 않고 있는 역사적 소재를 취재하여, 그것도 현실의 리얼리티를 다룬 아동소설이 아니라 현실과 판타지의 접변을 통한 동화로 완성해 내는 동화작가다. 장편동화집『꼬리 빵즈』(2006, 대교출판), 『어름삐리』 등이 있다. 『꼬리 빵즈』는 눈높이 어린이문학상 수상작인데, '문화대혁명'이라는 중국 역사의 격동기 속에서, 우리 민족이 겪은 삶의 애환을 다루고 있다. 꼬리 빵즈(‘꼬리’는 고구려 또는 고려, 빵즈는 막대기의 뜻으로 조선족을 얕보거나 놀릴 때 쓰는 말) 인 주인공 동혁이의 시선을 통해 거짓말을 일삼는 '비판 대회'를 비롯한 조선족의 비참한 삶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그 속에서도 우리 민족의 역사를 알아가는 모습이 가슴 따뜻하게 펼쳐진다.
2004년 『아동문학평론』으로 등단하여 『어린이글수레』 편집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미경도 동심의 본질을 다루는 동화를 많이 쓰고 있다.
김동영은 2004년 우리교육 주최 ‘어린이 책 작가상’으로 등단한다. 장편동화집 『은어의 강』(2005, 우리교육)과 『고래아이 불똥』(2007, 낮은산) 등이 있다.『은어의 강』은 고향인 하동 섬진강에서 어릴 때 경험이 바탕이 되었고, 『고래아이 불똥』은 고래와 친구가 된 전설적인 아이 불똥의 이야기를 동화로 꾸민 것이다. 이 동화집은 선사 시대의 역사적 상상력을 불어넣었다는 소재적 측면에서, 요즈음 소심하고 왜소한 우리 아이들에게 도전적 모험 정신과 생명에의 외경심을 불어넣었다는 내용적 측면에서 한국 동화문학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6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당선한 정녕희도 시적 환상과 같은 동화를 빚고 있으며, 2009년 제7회 ‘푸른문학상’의 ‘새로운 작가상’에 동화 <푸른 목각인형>으로 수상한 문선희 등도 기대되는 동화작가다.
박현숙은 2006년 대전일보 신문문예를 통과하였고,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면서 동화집도 계속 출간하고 있다. 창작동화집 『오천원은 없다』, 장편동화집 『나쁜 어린이 좋아요』(2009. 계림북스), 『콩쥐 엄마 팥쥐 딸』(2009. 미래아이) 등이 있다.
2007년 제1회 해양문학상 동화부문에 당선되고, 이듬해 한국안데르센아동문학상 금상 수상으로 화려하게 등단한 김재석도 장편소년소설집 『마린 걸』(2009, 청어람주니어)을 출간하면서 동화작가로서의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다.
그림책 <입이 똥꼬에게>로 2008년 제14회 비룡소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한 박경효는 그림책 작가로 이름이 나고 있다. 제2그림책 『구렁덩덩 새 신랑』(2009)은 출간과 함께 원화전(영광도서)도 개최하여 찬사를 받았다.
2008년 한아(한희정)는 MBC 창작동화대상 단편부문에서 <바다 건너 불어온 향기>로 대상을 차지하여 젊은 작가로 촉망받고 있다.
또한 『아동문예』를 통해 등단한 최혜진(1996), 최보은(1999), 강경희(1999), 김경순(2000), 박남숙(2000), 남순(2004), 엄명희(2004), 권춘애(2005), 한미화(2007), 장분례(2007) 그리고 최영숙(2008) 등이 순수동화 창작에 전념하면서 각자 문학적 기량을 펼치고 있다.
특히 박남숙은 아동문학 전문 출판사 푸른책들과 ‘동화읽는가족’이 우리 아동문학의 미래를 열어갈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한 제4회 '푸른문학상'(2006)에 중편동화 <가면놀이>로 새로운 작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권춘애는 전각 작가로써 전시회도 가졌다.
1998년부터 시행한 부산아동문학신인상에는 황미숙(1998), 박혜자(1999), 허명남(2000), 이자경(2001), 안덕자(2002), 배유안(2003), 우경신(2005), 강숙(2007), 양경화(2008), 곽미영(2009) 등이 수상했는데 저력과 패기가 넘치고 있다.
허명남은 2003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이어 MBC창작동화대상에 장편동화 <놋그릇과 고려범 납닥발이>로 가작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수상동화집(공저) 『내 친구 꼬꼬』(2005, 금성출판사)가 있다. 이자경은 동화 <주인공처럼? 아니, 주인공답게>로 제5회 황금펜아동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능력을 과시한다. 안덕자는 2006년 『어린이동산』 중편동화 공모전에 입상하고, 2007년도에는 국제신문 신춘문예에도 당선하는 저력을 보인다. 배유안(배영순)은 2003년 『어린이동산』 중편동화 공모전에 입상하고, 2006년 불교신문 신춘문예를 두드리더니, 장편동화 <초정리 편지>로 제10회 창비 어린이책 창작부문 대상을 차지한다. 장편동화집으로 『초정리 편지』(2006, 창비), 『화룡소의 비구름』(2008, 한겨례아이들) 그리고 『스프링 벅』(2008, 창비청소년문학) 등이 있다. 특히 『초정리 편지』는 훈민정음의 실험과 세종대왕의 일화에서 역사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빚어낸 동화이다. 이 동화집은 스테디셀러가 되어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화룡소의 비구름』은 정철의 <관동별곡>을 모티브로 하여 저술하였고, 『스프링 벅』은 관성을 제어하지 못한 채 벼랑 끝 아득한 바다로 떨어져 본말전도의 생을 마감하게 되는 영양 스프링 벅처럼 목표 없이 질주하는 세상에 대한 연민의 시선으로 쓴 장편소년소설이다.
Ⅲ. 탄탄한 기반의 동시문학
1. 동시인과 동시집
주성호는 1972년 『아동문학』지에 동시 <비닐하우스>가 당선되면서 등단한다. 첫동시집 『꿈나라의 집』(1974) 이후, 『숲에는 바람이 살고, 숲에는 별이 살고』(1985), 동화시집『별동별』(1992), 『일등은 쓸 수 없는 시』(1994), 『봄 여름 가을 겨울』(2006) 그리고 『동시야 놀자』(2009, 아동문예) 등 6권을 상재한다. 『동시야 놀자』는 그의 동시 100편을 가려 뽑은 선집이다. 제5동시집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제7회 최계락문학상 수상작품집이다.
할머니께서 오신 날은/빈둥빈둥 누워서/게으름을 피울 수 있는 날입니다.//할머니께서 오신 날은/어른들 옆에 붙어 앉아/세상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날입니다.//할머니께서 오신 날은/신나게/만화를 볼 수 있는 날입니다./이렇게/텔레비전을 볼 수 있는 날입니다.//할머니가 오신 날은/어머니가 답답해 죽는 날입니다.
-주성호 <할머니 오신 날> 전문
최계락문학상 심사위원단은 “주 시인의 작품들은 동심이라는 정점으로 곧장 회귀하는 것이 아니라 동심을 향하면서 더 큰 시원의 세계를 상상하고 있다”며, “이는 동시의 독자를 어린이에게 한정하지 않고, 인사(人事)와 자연의 합일을 이끌면서 나아가 선시풍을 지닌다는 평가를 받은 최계락 시인의 문학과 맥이 닿는다”고 평가했다.
선용의 첫동시집 『가을바람』이 출간된 것은 1972년이다. 이를 등단 기점으로 보는 것이 옳다. 1971년 소년세계에 실린 <봉황새 알의 기적>은 중국문학 번역작품이기 때문에 이는 번역작가로서의 출발이다.
첫동시집『가을바람』 이후 제15동시집 『해바라기와 아이들』(1998)까지 그의 동시집에 대한 평론과 작품세계는 평론집 『서정과 동심 세계를 위하여』(2001. 대산)를 통하여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였다. 그 후에도 동심시집 『초롱꽃 피는 아침』(2002. 대산), 『바다보다 더 파란 섬아이 가슴』(2003. 세종출판사), 『그 해 가을 바다』(2005. 세종출판사) 그리고『고 작은 것이』(2008. 세종출판사) 등 수 권을 출간하여 왕성한 필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는 동시집 표지마다 ‘선용 동심시집’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동심을 바탕으로 한 서정시라는 의미도 있지만, 동시를 통하여 동심을 확산시키고 싶은 소망도 크기 때문이라 할 수 있겠다. 부산시 문화상을 비롯하여 제6회 부산시 예술상, 제3회 방정환문학상, 제7회 설송문학상 등 수상 경력도 다양하다.
잔디밭에는/잔디만한/바람끼리 와서 논다//뒹굴기도 하고/공차기도 하고//일 바쁜 개미등/타기도 하고//발 뻗고 누운 해님/행여 깰까 봐//기침도 꾹 참고/뒤꿈치도 들고//잔디밭에는/모여서/논다//잔디 닮아/손이 파란/아기바람이
-선용 <잔디밭에는> 전문
또한 선용은 자작시 동요곡집 『고추잠자리』등 19권을 출간했다. 이것은 한국 아동문단에서 대단한 문학실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로써 대한민국 동요대상도 수상한다. 창작동요 CD 음반도 5개, 창작동요 발표회도 3회를 가졌다. 또한 번역서도 70여 권이나 되며, 어학교재 『표준 중국어』등이 있다.
1974년 『부산아동문학』 2집에는 세 분의 동시인이 등단한다. 김용석, 안수휘는 이주홍의 추천을 받았고, 박지현은 정진채의 추천을 받아 등단한다.
김용석은 1975년 『소년』지에 재추천을 받는다. 동시집 『갯마을』, 『나무의 일기』(1987) 그리고 『꽃바구니에 담은 시』(1999) 등 세권을 상재하면서, 틈틈이 서정성 있는 작품을 발표하면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안수휘(1933~1989)는 1978년 『아동문학평론』을 통하여 재평가를 받는다. 동시집 『별이 된 미루나무』(1981, 소문출판사)가 남아있으며, 현대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정이 듬뿍 담긴 동시를 많이 썼다.
거울을 닦는다./때 묻은 이야기/닦아 낸다.//친구들과 다투어/토라진 이야기//안개 서린 입김으로/말갛게/환하게//누나도/동생도/환해진 웃음//맑아 오는 거울 면에/밝아오는 내 마음//거울을 닦는다./내 마음을 닦는다.//은빛 나랫깃이/퍼덕이는 아침.
-안수휘 <거울> 전문
박지현은 동시집『햇병아리 산비둘기』(1983),『풀잎 노래』(1987),『거울 앞에서』(1992) 그리고 『남의 이름표를 달고 있는 전봇대』(1999)을 상재하면서 꾸준히 시작활동을 하고 있다. 순수한 동심을 동시로 형상화한 수법이 뛰어나 찬사를 받고 있다. 부산아동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울음을 참으려고/애를 썼지만//별님이/먼저 알고/눈물이 글썽//슬픔을 잊으려고/애를 썼지만//달님이/먼저 알고/수심이 가득.
-박지현 <슬픈 어느 날> 전문
공재동은 『부산아동문학』 창간(1973년) 당시부터 『새교실』추천 작가로 인정받으면서 작품을 발표하였다. 1977년 『아동문학평론』을 통해 재등단하고, 1979년에는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조가 당선되면서 시조시인으로도 활동한다. 첫동시집 『꽃밭에는 꽃구름 꽃비가 내리고』(1979) 발간 이후, 『새가 되거라 새가 되거라』(1981), 『별을 찾습니다』(1984), 단풍잎 갈채(1988), 『바람이 길을 묻나 봐요』(1995), 『별이 보고 싶은 날은』(2003), 『보물찾기』(2006) 그리고 『꽃씨를 심어놓고』(2008, 해성) 등 8권과 시조집 『휘파람』(1991) 등을 출간하였다. 2006년(봄호)에는 계간 『오늘의 동시문학』이 선정한 ‘오늘의 한국 동시를 이끌어가고 있는 작가 20인’에 오르는 영예를 차지하였고, 2008년에는 조선일보가 ‘한국의 애송동시 50편’을 뽑아 매일 아침 동심의 창을 열었는데, 그의 <별>이 선정되기도 하였다. 그의 문학적 업적은 제12회 세종아동문학상, 제10회 이주홍아동문학상, 제3회 최계락문학상, 제8회 부산문학상 그리고 제16회 방정환문학상 등의 굵직한 수상으로 더욱 빛나게 되었다. 또한 『아동문학 무엇이 문제인가』(1998) 등 평론집도 출간하였다.
즐거운 날 밤에는/한 개도 없더니/한 개도 없더니//마음 슬픈 밤에는/하늘 가득/별이다.//수만 개일까./수십 만 갤까.//울고 싶은 밤에는/가슴에도/별이다.//온 세상이/별이다.
-공재동 <별> 전문
최만조는 1977년 『아동문예』로 등단한다. 1980년 『바다에 살자』(3인동시집)를 출간한 이후, 『농악소리』(1998), 『아파트에 내리는 비』(2003, 생각하는 사람들) 등 5권을 상재한다. 한국 동시문학상, 제22회 불교아동문학상 본상, 실상 문학상 본상, 제19회 영남아동문학상 그리고 아동문학의 날(2009. 5.1) 기념으로 수여하는 ‘아동문학 본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한편 동시조 분야에도 등단을 하여 동시조 발표도 많이 하고 있으며, 부산아동문학인협회 카페에서 ‘갈뫼사랑방’을 운영하면서 왕성한 작품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밤하늘은/그리움을/담는 그릇이다.//별들의 웃음/반짝반짝/가득 담아놓고//오늘 밤에도/정다운 소리/조용히 듣는다.//도시로 이사간 친구/지금 쯤/무얼할까?//밤하늘/총총한 별을/쳐다보고 있을까?
-최만조 <밤하늘> 전문
손월향은 1977년 『소년중앙』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동시단에 들어선 여류시인이다. 동시집 『미술시간』(2004, 아동문예)이 있다.
하얀 도화지에/어제 소풍 갔던/작은 산을 그렸습니다.//초록빛 크레파스가/다 닳도록/무성하게 잎을 색칠합니다.//잎새마다‘초롱초롱 이슬을 달고/하늘 가득/하얀 구름도 띄웠습니다.//산새 소리가 살아 오르고/도란도란 이야기꽃도 피어납니다.//교실 창밖/햇살 한 자락도 날아 들어/금방 바탕색으로 번져가는/미술 시간
-손월향 <미술시간>전문
이 동시집으로 제26회 부산아동문학상을 수상하였는데, 그는 섬세한 정서를 바탕으로 수채화 같은 느낌을 주는 동시를 쓰고 있다.
김종완은 1978년 『아동문예』, 『아동문학평론』천료를 통해 등단한다. 동시집 『꽃이 필 시간』으로 제14회 부산아동문학상을 수상하였고, ‘맥파’ 동인으로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제2동시집 『해야, 놀다 가거라』(2002, 21문학과 문화)를 통하여 그의 문학적 역량을 다시 인정받는다.
강현호는 1979년 『아동문예』에 동시 <까치밥>으로 둥단한 후,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별>이 당선된다. 그러나 동화보다 동시쓰기에 전념한다. 동시집 『나이테』, 『닮았어요』(2002) 등이 있다. 제24회 한국교육자대상 수상 기념으로 발간한『동심을 켜는 등불』(2005, 세종출판사)은 동시, 동화 그리고 수필 등을 모은 문집이다. 교직생활을 퇴임하는 기념문집의 성격도 띠고 있다. 늘 털조끼처럼 따스한 느낌을 주면서 깔끔하게 형상화한 동시를 많이 쓴다.
바람들이 모여서/보물찾기를 한다.//아, 새싹!/아, 버들개지!/야호, 개나리!/아싸, 진달래!//바람들이/하얀 쪽지에 적힌 저마다의 보물들을/큰 소리로 외쳤다.//해님이 상으로 바람들에게/따뜻한 털조끼를 입혀줬다
-강현호 <봄바람> 전문
민홍우는 1979년 『아동문학평론』에 동시조로 등단하면서 부산동시조의 텃밭을 일군다. 시조집 『박꽃』 등이 있다.
박일은 1979년 『아동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제1동시집 『풀빛 고향바다』(1987)를 간행한 후, 『아침나라 여행』(1997), 『예순 개의 바다』(2001), 『엄마와 보물상자』(2004) 그리고 『주름살 웃음』(2006, 청개구리) 등 8권을 상재한다. 제8동시집 『주름살 웃음』은 한국동시문학회가 ‘올해의 좋은 동시집’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계몽아동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제17회 이주홍 아동문학상 그리고 제11회 설송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해가 뜨는 것은/가장 고운 색깔을/꽃잎에게 드리기 위해서다.//그래서,//꽃밭이 흩어진/시골 끝까지/햇살을 데리고 가 준다.//꽃잎이 있는 것은/가장 고운 해님을/우리에게 보이기 위해서다.//그래서,//마당도 없는/도시의 우리 집까지/꽃잎을 데리고 와 준다.
-박일 <해와 꽃> 전문
이국재는 1979년 『아동문예』에 작품이 추천되어 등단하였고, 동시집 『오륙도』, 『들국화 필 무렵』(1995) 등을 발간하면서 틈틈이 서정성 짙은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또한 글쓰기 지도서 『친절한 글짓기 선생님』등도 간행했다.
강구중은 1979년 『아동문예』에 동시 <해운대 아침>으로 등단한다. 첫동시집 『꿈을 터뜨리는 봄불』(1995) 이후 『달맞이꽃』(1997), 『꽃길을 걸으며』(1999),『갈숲에 해가 뜨면』(2001)에 이어 제5동시집 『풀잎에 쓴 편지』(2004, 세종출핀사)을 상재한다. 제5동시집은 사진작가인 아들 강운석의 사진이 동시를 더욱 빛나게 하였다. 한 때 귀울림이 심하여 괴로워한 때도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작품 활동을 하면서 제6동시집 『대추 한 알』(2009. 세종출판사)을 출간하였다. 언어의 절제미가 돋보이는 동시를 많이 쓰고 있다.
황금 들판에/숨죽이고 서 있는/지킴이//땀 흘려 가꿔 온/한 해 농사/지킨다고//날마다/산새와/눈싸움을 벌인다.//외로워도/농부들의 풍년 꿈에/가슴 설레며//가을을 안고 서있는/외다리/허수아비
-강구중 <허수아비> 전문
구옥순은 1981년 부산 MBC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한다. 교단에서 겪은 아동들의 삶의 모습을 순박한 시심으로 승화시켜 서정성 짙은 동시를 많이 발표하고 있다. 발표한 작품들을 정선하여 출간한 동시집 『오른손과 왼손』(2009)이 있다.
내 짝이 벌을 선다./운동장 열 바퀴다.//“선생님, 제가 다섯 바퀴 돌아 줘도 됩니까?”//고개 끄덕이는 선생님을 보며/둘은 사이좋게 운동장 트랙을 돈다.
-구옥순 <벌> 전문
김종순은 1982년 부산 MBC문학상에 동화 <반딧불>이, 『아동문학평론』에 동시 <복슬이>가 당선되면서 등단한다. 그 후, 창작 활동을 왕성히 하면서 입지를 분명히 하였다. 제3동시집 『따뜻한 우유』(2002)로써 제25회 부산아동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연이어 제4동시집 『마음을 여는 열쇠』(2003)를 발표한다. 제5동시집 『어린 새싹의 외출』(2008, 청개구리)은 제28회 이주홍 아동문학상 수상작품집이다. 이주홍문학재단이 수상자를 발표하면서 천진하고도 깊은 서정을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아 지역 문학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하였다.
햇살이 달려와 입 맞춰 주고/바람이 지나가며 꼬집어 주고/별빛이 내려와 부벼 줄 자리//사과는/뺨으로/그 자릴 만든다.//온 몸이/온통/뺨뿐인 사과.
-김종순 <사과> 전문
조명제는 1982년 『월간문학』, 『아동문예』에 동시가 당선되면서 등단한다. 써레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제 20회 한정동 아동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동시집으로 『갈숲의 노래』(1983), 『날고 싶어요』(1987), 『꽃으로 피리라』(1989) 그리고 『꽃씨의 겨울잠』(1992) 등이 있다. 그의 동시는 다정다감하면서 강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엄마 아빠 안 계신 밤/"오빠야, 무섭제?"//"안 무섭다./니가 있는데 머가 무섭노."//"나도 안 무섭다./오빠야가 있는데 머가 무섭노."//밤하늘 오누이별/창가에 기대서서/미소짓고 있다.
-조명제 <오누이> 전문
최향숙은 1983년 동시집 『집보는 햇살』로 등단한다. 이후 『소년』,『월간문학』등을 통하여 문단 역량을 인정받는다. 동시집『우리집은 책방 내 이름은 소은이』, 『솔가지에 걸린 바다』, 『빨간 뿔테 쓴 고양이』, 『달력 위의 숫자들』(2009, 세종출판사) 등을 출간하였고, 시집도 『무리』, 『바다 피리』, 『나의 동반자는 사랑이야』 등을 상재한다. 한국창작동요제 등에 그가 작사한 동요들이 수차례 입상하기도 했다. 실상문학상 본상, 아동문학의 날 기념 아동문학 본상을 최만조와 함께 수상한 바 있다. 그의 동시는 여성의 감성으로 그리움을 형상화한 소재가 많기 때문에 공감을 얻고 있다.
‘뜸북뜸북 뜸북새’/부르던 엄마/뜸부기가 그리워 날아가셨다.//밤이 지나 새벽이 와도/오시지 않는/엄마! 엄마! 우리 엄마!//빨간 댕기 동그마니 내려놓은 채/눈물 한 방울 이슬로 보이시며/휑하니 세상 뜨셨다.//기다려도 오지 않는 임을 찾아/뜸북뜸북 부르며/날아가셨다.
-최향숙 <뜸부기>전문
권수환은 1983년 『아동문예』 문예상으로 등단한다. 동시집 『그리운 어머니 오시는 길은』(1986) 등이 있다.
1983년 부산 MBC신인문학상에 당선하고, 1990년 『아동문학』을 통하여 실력을 인정받은 김연숙도 나름대로 동시세계를 구축하여 서정적 동시를 발표하곤 한다.
성성모는 1984년 『아동문학평론』을 통해 등단하여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제15회 부산아동문학상을 수상하여 저력을 과시한다.
이상문은 1986년 부산 MBC가 주관한 신인상으로 등단하여 문단의 주목을 받는다. 첫동시집 『꽃망울붓』(1988)을 상재한 후, 『하늘 길들이기』(1996), 『열두그루의 나무』(1999), 『고향 찾아가는 나무』(2003) 그리고 『바다누리 아이누리』(2008.세손) 등 7권을 상재한다. 우화적 상상력을 동원한 동시들도 많이 발표했고, 독특한 유머와 재치를 발휘하여 건강한 이미지로써 설렘과 긴장을 주는 동시들도 많다. 작품성을 인정받아 제7회 새벗문학상을 필두로 제10회 영남아동문학상, 제21회 부산아동문학상, 제1회 한국바다문학상 그리고 제3회 은하수동시문학상 대상 등을 수상한다.
나무가 무슨 말로/새를 불렀길래//새 한 마리가/힘차게 날아와/나뭇가지에 앉을까?//나무가 새에게/어떻게 해줬길래//새가 저리 기분이 좋아/날개를 파닥이다가/짹재그르 짹재그르 노래 부를까?
-이상문 <나무와 새> 전문
배소현도 주목받는 여류동시인이다. 1984년 『아동문학평론』을 통하여 등단한 이후 동시집도 여섯 권을 상재했다. 그런데 2000년에 제2동시집『미운 덧니 하나』를 간행한 이후, 제6동시집『가슴에 뜬 무지개 하나』(2004, 21문학과문화)를 발간하기까지 매년 동시집(『쪽배 하나』(2001),『몽당연필의 속삭임』(2002),『따라온 풀숲』(2003))을 간행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제6동시집으로 제10회 부산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수수하고 순수한 동심과 통찰력이 돋보이는 동시를 많이 쓰고 있다.
제 몸/열 배도 넘는/먹이를/잘도 끌고 가구나.//영차!영차!/혼자 안되면 둘이서/둘이 안되면 셋이서/셋이 안되면….//도울 식군/얼마든지 있지.//저 큰/먹이 덩어리.//개미집 땅굴 입구/막힐까 겁나는데//영차!영차!/꼬마 욕심쟁이들/겁도 없이 끌고 있구나.
-배소현의 <개미 구경․2> 전문
박안숙은 1990년 부산 MBC 신인문학상에 당선되고, 이어서 『아동문학평론』을 통해 등단한다. 동시집 『까치둥지』, 『외갓집 풍경』 그리고 『아빠와 함께 가는 고향길』(1996) 등이 있다. 제16회 부산아동문학상(1994)을 수상한다.
『백수문학』(1991)을 통하여 등단한 강길환은 시인으로도 활동 중이다. 『농민문학』에도 동시가 당선되는 등 문학적 입지를 확보해간다. 동시집 『아파트 고추밭』(1997)으로 개성있고 독특한 동시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신덕엽은 1991년 부산 MBC 아동문학상 동시부문에 당선된다. 그 후 시인으로 등단하여 동시와 시를 두루 써오면서, 제5시집 『꽃이 나무를 키우다』(2007, 세종출판사)까지 출간한다. 인간과 자연에 대한 사랑을 동심적 발상으로 형상화하고 있는 작픔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1991년 『동양문학』에 시로, 1996년 『아동문예』에 동시로 등단하여 시와 동시를 쓰면서 글쓰기 이론서와 시집을 출간한 바 있는 박기환도 꾸준히 시작 활동을 하고 있다.
김승태는 1993년 부산 MBC 아동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제1회 부산아동문학신인상(1998)을 수상하면서 동시인의 위치를 확고히 한다. 첫동시집 『그런 재미 모를 거야』(2005, 21문학과 문화)를 발간하고 제28회 부산아동문학상을 차지한다. 곱고 애틋한 정서가 흐르는 아름다운 동시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선생님이/친구들이/네 이름을 부르면/내 귀가 먼저 듣는가 봐.//멀리서 부르는데도/아이들이 큰 소리로 떠드는데도/잘 들리는 걸 보면//네 이름이 내 마음에 자리 잡고 있다가/귓바퀴로 먼저 나와/울려 퍼지나 봐.//너보다 먼저/내 마음이/활짝 열리는 걸 보면.
-김승태 <네 이름을 부르면> 전문
오선자는 꾸준히 작품활동을 해왔다. 1994년 『한글문학』과 이듬해 『아동문예』를 통하여 등단했다. 첫동시집 『노래 숲의 아이들』(1995) 이후, 『입맞추는 햇살』(1997), 『꽃을 깨우는 엄마』(2001) 그리고 『쨍쨍 해님의 말씀』(2006, 아동문예) 등 네 권을 상재했다. 제3동시집 『꽃을 깨우는 엄마』로 제23회 부산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그의 시의 속성은 사랑과 순수다.
“사랑해-”/“사랑해-”/자꾸 외쳐야지.//그러면/온 산/푸르른 사랑 넘칠 테니까.//“고마워-”/“고마워-”/자꾸 외쳐야지.//그러면/온 세상/고마운 마음 넘칠 테니까.
-오선자 <메아리> 전문
2. 1995년 이후의 동시문학
구용(본명 김구용)은 1996년 『동화문학』과 『아동문예』에 동시가 당선되면서 등단한다. 그 동안 동시집 『숙제 안 하고 학교 간 날』(1996)을 비롯하여,『붕어빵 장수』(1997),『새들의 합창』(1999),『인숙이 누나』(2000),『들길을 걸으며』(2002),『꽃들의 노래』(2003),『내 고향 사람들』(2004),『바닷가 오막살이』(2004) 그리고 『앵두가 익을 무렵』(2008) 등 수많은 동시집을 상재했다. 이처럼 왕성한 문학 활동으로 제24회 한국아동문예상 그리고 제27회 부산아동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바닷가 사는 우리 집/갯벌은/어머니의 텃밭/눈이 오나 비 오나/물때 맞춰 우리 어머니/갯벌에 나가/바지락 백합조개 캐지요.//바닷가 사는 우리 집/바다는/아버지 논밭/거친 파도 헤치고/사계절 우리 아버지/바다에 나가 고기잡이 하지요.
-구용 <바닷가 마을> 전문
김점삭도 1996년 『아동문예』로 등단한다. 사물의 존재의미를 형상화하면서 소중한 것을 안겨주려고 애쓰고 있다.
같은 해에 『아동문예』로 등단한 김정순도 꾸준히 작품세계를 넓혀간다. 제1동시집 『개미의 소풍』(2003)으로 교단에서 겪은 생활의 이야기를 차분하고 담담하게 동시로 형상화한다.
최정수도 같은 해에 『아동문학』을 통하여 등단한다. 제1동시집 『두 얼굴』(1997)로 존재가치를 밝혀놓았다.
윤동기는 1998년 『백수문학』, 1999년 『소년문학』지에 동시가 당선되면서 등단한다. 첫동시집 『소모는 아이』(2008, 아동문예)는 제31회 부산아동문학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순박하고 따스한 동심 세계를 잘 포착하여 형상화하고 있다.
어두운 밤에/하얀 눈이 내렸어요.//어두운 밤에/어두운 밤에/누가 하얀 세상을 만들었을까?//우리들이 모두 잠자는 사이/꿈속에서 나쁜 마음/지워버리고//새 아침에, 새 세상에/모두 오라고/하느님이 밤새워 만드신 나라.
-윤동기 <눈 온 날 아침> 전문
정갑숙은 시적 상상력이 놀랄 만큼 뛰어나다. 1998년 『아동문예』로 등단하여, 이듬해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두드린다. 첫동시집 『나무와 새』(2001)에 이어 제2동시집 『하늘 다락방』(2004)은 제4회 은하수동시문학상 신인상 수상 작품집이기도 하다. 심사평에 “작품에 담겨 있는 생각(그 철학적인 의미)에서는 정갑숙의 그것을 앞지르지 못한다”고 하면서 단연 다른 동시집에 비하여 우수했다고 적고 있다. 제3동시집 『개미의 휴가』(2006, 청개구리)는 ‘올해의 좋은 동시집’으로 선정되었고, 제22회 영남아동문학상을 수상하는 계기가 되었다.
엄마와 아기가/맨 처음 사용한 전화기는 탯줄이었어요.//-엄마, 배고파요./-음, 그래. 먹을 것을 내려주마./-엄마, 음악 듣고 싶어요./-음, 그래. 음악 보내주마.//엄마와 전화로 한 비말통신으로/아기는 몸과 마음 포동포동 자랐지요.//아기가 태어나고/통신한 자리엔 흔적이 남았어요./배꼽이라는 흔적말예요.
-정갑숙 <전화기와 비밀통신> 전문
박선미의 저력도 굉장하다. 1999년 부산아동문학신인상을 받은 후, 창주문학상 수상 그리고 부산일보신춘문예(2007)에 당선되는 등 끊임없이 자기 계발에 힘쓴다. 첫동시집 『지금은 공사 중』(2007, 21문학과 문화)으로 제7회 오늘의 동시문학상을 수상한다. 흔히 볼 수 있는 사소한 일상을 시적으로 형상화시키는 수법이 돋보인다. 그만이 지닌 상상력과 사물에 대한 접근 방법이 독특하다.
선생님은/날마다/뜨개질을 하신다.//보물찾기 예쁜 쪽지/야영 때 본 별자리를 엮어서/색깔 고운 무늬를 넣고//운동회 때 힘찬 함성/학예제 때 멋진 합창으로/빛깔 고운 무늬를 넣으신다.//어쩌다 잘못 꿴 코는/풀었다가 다시 짜고/또 다시 짜서/새 학년 소중한 밑거름 되라고//선생님은/일년 내내/뜨개질을 하신다.
-박선미 <뜨개질> 전문
정민아는 1999년 『아동문학평론』과 『한맥문학』을 통하여 등단한다. 첫동시집 『자운영 향기로 피는 아이들』(2001)과 제2동시집 『바다뜰의 아이들』(2003)을 상재한다. 섬세한 서정을 여성 특유의 감성으로 노래하고 있다.
이창안은 1999년 『아동문예』로 등단하여, 동시집 『가조도 이야기』 그리고 『달을 먹는 귀뚜라미』 등을 펴냈다.
꾸준하게 자신의 동시세계를 확보하면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동시인들이 많다. 1996년 『동화문학』을 통해 등단하여 자연에 대한 애착을 잘 형상화하고 있는 이세경, 1997년 『시와 시론』을 통해 데뷔하여 정감어린 동시를 발표하면서, 부산 남구의회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송순임, 1999년 국제신문신춘문예를 통과하여 『어린이 글수레』를 발행하면서 동심과 삶의 교직을 통한 깔끔한 동시를 발표하고 있는 최복자, 2000년 『한맥문학』을 통하여 등단하여 종교성(카톨릭)과 동심이 깔려있는 동시를 쓰고 있는 정재분, 2001년 『아동문학평론』을 통해 등단하여 순수한 시심으로 차분히 동시세계를 열고 있는 차영미, 2001년 대구매일신문에 동시가 당선되고, 이듬 해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시로 등단하여 시인으로서, 동시인으로 활약이 대단한 김춘남 그리고 2009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를 통과한 조윤주 등.
또한 부산아동문학신인상을 수상한 이민화(2001), 조무호(2004), 정미혜(2006), 김자미(2007), 주순옥(2008), 김성애(2009) 등 기라성 같은 동시인들이 버티고 있다. 그들의 활동이 기대된다.
특히 이민화는 이미 1997년 『현대시조』와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조시인이기도 하다. 동시조집 『목련꽃이 피었어요』(2001, 세종출판사)는 전통적인 시조의 가락에 천진한 동심을 잘 녹여서 표현하고 있다. 민홍우, 백승수에 이어 부산 동시조 문학을 이끌고 있다. 조무호는 『어린이 동산』 중편동화 공모전에도 당선하는 저력을 보인다.
이 시기에 세 분의 동시인이 타계한다. 원로 두 분과 신인 한 분이다.
박돈목(1922~2002)은 60년대 『새소년』으로 등단하여 대표동시 <산의 말씀>과 동시집『할아버지 옛동산』(1996, 빛남) 등 4권을 남겼다.
산의 말씀은/작년에도 올해도/꼭 같은 말씀//솔바람 소리도 산의 말씀//바위 밑에 꼴꼴/흐르는 개울물 소리도/산의 말씀//붉게 타는 진달래도/산의 말씀//산의 말씀은/작년에도 올해도/꼭 같은 말씀
-박돈목 <산의 말씀> 전문
조유로(1930~2004)는 50년대 후반에 등단하여, 시와 시조, 동시에 이르기까지 나름대로 독보적인 문학세계를 가지고 활동하였다. 시집 『부동항』 등 11권을 상재하였는데, 그 중 10권은 동시집이다.
대 숲/에는/대 이파리/만큼/참새가/많고,//강물/에는/강 여울/만큼/붕어도/많고,//원두막/에는/외수박/만큼//할아버지/손주도/많다.
-조유로 <대 숲에는> 전문
박정숙(1947~2006)은 제5회 부산아동문학신인상(2002년) 수상자다. 만년에 등단하였지만 순박한 심성으로 맑고 깨끗한 동시를 써서 주목을 받았다. 동화구연가로 더 유명하다.
새벽이면 해님은/엄마처럼/일찍 눈을 떠요//꽃을 피워야 한다고/나무를 돌봐야 한다고//키 작은 풀꽃들/하나하나 보살피며/씨앗 잘 여물라면서/포포포 입김 얹어 주고//벌레에게 물려 아파하는/열매들의 상처도 치료해/아물게 해주면서/쏟아내는 금빛웃음//해님만 곁에 있으면/나무 숨소리가 살아나고/단풍잎 빛깔이 고와져서/세상은 아름답게 빛나요.
-박정숙 <금빛 웃음> 전문
Ⅳ. 전망과 과제
부산아동문학인협회에 등록(2009. 8 현재)되어 있는 아동문학가의 숫자는 122명, 부산문인협회에만 가입하였거나 개인적으로 문학 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이 수십 명이 된다. 아동문학가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동시분과’와 ‘동화분과’로 나누어야한다는 이야기가 대두되기도 했다. 현재도 ‘동화작가’와 ‘동시인’으로 구분지어 부르는 것도 그렇게 되어가는 과정이 아닐까? 그러나 그렇게 나누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아동문학이 산문(동화)과 운문(동시)를 모두 수용한 문학이기에 얼마나 풍부한가. 그리고 동심을 추구하는 목적이 같기 때문에 굳이 분파하여 각을 세울 필요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아동문학의 권익을 제대로 찾는 일이다. 신현득은 월간문학(2009. 7)에 「아동문학의 권익운동을 주장한다」는 글을 실었고, 공재동은 문학도시(2009. 7ㆍ8)에 「동심의 시대와 아동문학」이란 글을 뱔표했다. 공통된 주장은 문명에 지친 현대인이 돌아갈 곳은 동심의 세계이기 때문에 아동문학(『반지의 제왕』, 『헤리포터와 마법사』와 같은 동화같은 환타지 문학 포함)이 독자를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지만, 현대문학사에서 아동문학이 제외되어 있고, 문학평론에서도 도외시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는 것이다. 특히 윤석중은 박목월의 스승이고, 윤석중이 『청록집』간행을 도왔던 그런 역사적 사실마저 그가 아동문학가이기 때문에 거론조차 안 되고 있다고 한다. 아동문학가들은 좋은 문학으로 대응해야겠지만 문학평론가들은 아동문학도 일반문학의 한 장르라는 인식을 가지고 심도 있게 다루어 주어야 한다.
부산의 아동문학은 그 기반부터 잘 다져져 있고, 그 정신과 역사가 면면히 흐르고 있기 때문에 전망도 무척 밝다. 또한 부산에서 발행되는 『어린이문예』, 『어린이글수레』 그리고 『열린아동문학』 등 아동문학잡지들은 아동문학의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문단의 질서도 잘 형성되어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는 관계가 잘 되고 있다. 아동문학 카페에서 김문홍은 서평, 시론이나 아동문학 이슈 등을 중심으로 ‘아동문학통신’을 연재하면서 아동문학에 대한 감각을 벼리고 있고, 아동문학연구소 등에서 신인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는 점이다.
동인활동은 ‘맥파’동인이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선도 역할을 하고 있다. 동인지도 벌써 ‘제23집’을 발행하고 있다. ‘5인의 동시인’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독자와 함께 하는 이벤트도 있어야 한다. 어린이 글잔치 등이 있긴 하지만 좋은 문학이 독자와 함께 할 때 그 가치가 빛난다면, 동시낭송, 동화구연, 동시화전, 동화와 그림 전시회 등 독자와 함께 호흡하는 적절한 프로그램도 운영되어야 한다. 아동문학 패널 같은 작품 토론회도 정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대표 작품 몇 편이 곧 그의 얼굴이 되어버린다면 발전과 성과는 기대할 수 없다. 출판의 지원도 확대되어야 한다. 이것은 아동문학뿐만 아니라, 문학을 더욱 활성화시키는 방안이기도 하다. IT 시대에 맞는 사이버 문학 활동 방안도 마련해야 하고,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활용해야 한다. 또한 동화문학에 비하여 다소 빈약한 동시문학의 활성화 방안도 고려해야 하고, 아동문학의 페미니즘 화(化)를 염려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성에 비해 남성의 진출이 미약한 것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숲이 우거지면 바람도, 그늘도 좋은 법이다. 부산의 아동문학도 푸른 바람과 푸른 그늘을 거느리고 있고, 푸른 하늘을 향하여 날로 싱그럽게 자라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전망도 밝고, 진취적이라 할 수 있겠다.
첫댓글 이번 부산문인협회에서 발간한 <부산문학사>의 아동문학 부문 역사 정리로 199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15년 여의 역사가 정리되어 있습니다. 원고 쓰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세세하게 많은 자료들을 챙겨서 읽고 적어주신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귀한 부산아동문학 자료가 될 것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어휴, 이 많은 자료들을 상세하게 정리하시다니. 고생하셨습니다. 부산 아동문학인들의 저력이 한 눈에 보이네요.감사합니다.
'부산문학사 (50년사)' 책 뒤의 개인저서 목록표는 개인이 보낸 자료에 의존한 것입니다. 저와 무관합니다. 최선을 다했습니다만 빠진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너그럽게 읽어주소서. 쉽게 쓸려고 애를 썼습니다만..
선생님. 제 작품에 똥봉투 들고 학교 가는 날인데 돈봉투 들고 학교 가는 날로 되어 있네요^^
돈봉투라. 웃음이 지어지네요^^
그랬나요? 어쩌요? 이 글을 쓸 때 제가 자료를 잘못 읽었네요. 죄송
빅 일 전회장님 대단히 수고 많았습니다. 감사드립니다. 5인 동인 *5월에 피는 꽃*은 7집까지 발간했습니다. 정열적 사나이 감사...
참으로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로써 우리는 부산 아동문단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누군가 해야 할 일을, 전임 회장님께서 정리해 주시니 감동 그 자체입니다. 부산아동문학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신 선생님의 노고와 배려와 깊이 감사드립니다. 서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