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호주 국립대학'(ANU) 발행 온라인 저널 '뉴 만달라'(New Mandala) 2013-11-26 (번역) 크메르의 세계
A tribute translation into the Korean language for Nick Nostitz
[칼럼] 보수파 시위대의 외신기자 폭행, 그리고 태국의 미래
Yesterday, tomorrow, Thailand
기고 : 니콜라스 패렐리 (Nicholas Farrelly: '뉴만달라' 운영자)
지난 며칠 간 태국에서 발생한 일들이 마치 지난 5년간의 과거를 잘라붙여 리믹스한 것처럼 느끼는 사람은 비단 필자 혼자만이 아닐 것이다. 우리는 국가전략적으로 주요한 장소들에서 쉬고 있는 반정부 세력을 갖고 있고, 불신임안 통과에 대한 반대 열망들이 이어지는 것을 보았으며, 총리가 '국내치안법'(ISA)을 확대 실시하는 모습도 보았다. 우리가 보아온 일들은 수많은 재탕 삼탕들이었다.
하지만 이제 태국 정치가 여전히 예측불가하고 잠재적 위험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 반정부 시위대 규모가 크고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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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보수파 언론매체인 ASTV가 드론(무인항공기)을 이용해 촬영한 11월24일(일) 민주기념탑 주변 집회장의 인파 모습. |
<뉴 만달라>(New Mandala)에 있어서는, 어제(11.25 월) 본 저널의 오랜 기고자였던 [독일 출신] 닉 노스티츠(Nick Nostitz) 기자가 집회장 무대의 연설자로부터 공격 대상이 됐다는 것도 중요한 일일 것이다. 사태가 전개되는 가운데, 우리는 이미 '트위터'(Twitter) 상의 초기 보고들을 통해 노스티츠 기자가 반정부 시위대 폭도들의 공격대상이 되어 있다는 경고를 전해들은 터였다.
본 <뉴 만달라>의 오래된 독자들 역시 닉 노스티츠 기자를 기억할 것이다. 닉은 용감하고 과감한 다큐멘터리 제작자이며, 나이를 먹고도 최일선 기자 역할 및 거리에서 상황을 분석해준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신변안전에 정기적인 위험을 감수하면서 태국의 정치적 드라마에 관한 독특한 관점을 제공해주었다.

(자료사진: ดาวเมือง) 닉 노스티츠 기자.
필자는 태국의 2006~2016년 사이의 정치적 격동기를 이해하려는 역사가들은 먼저 노스티츠의 기사들과 저서들을 읽어야만 한다는 점을 확신한다. 그는 이야기 같은 사진들을 촬영하고, 그것을 사회 정치 경제적 변화라는 보다 넓은 맥락 속에 짜넣을 줄 아는 비범한 기교를 지닌 인물이다. 그의 작품들은 매우 도발적이며, '빨간색'(레드셔츠 운동: UDD)과 '노란색'(옐로셔츠 운동: PAD)에 관한 거부할 수 없는 필수불가결한 지침서이고, 어쩌면 그 이상이다.
노스티츠의 기사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아마도 그가 2010년 [레드셔츠 운동의 대규모 시위 당시] 발표했던 포토 에세이 <살상구역에서>(In the killing zone)를 소개하는 것보다 더 나은 방식을 모르겠다. 당시의 일에 관해 이보다 나은 보고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지난 밤 노스티츠 기자로부터 "약간의 찰과상"만 입고 반정부 시위대의 공격으로부터 도망쳐나올 수 있었다는 말을 전해들었다. 우리는 노스티츠의 신변안전을 보호하는 데 조력해준 이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하지만 닉은 "문제는 혐오(증오) 선전전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나지막한 목소리지만 매우 정당한 지적을 했다.
필자는 '페이스북'(Facebook) 상에서 펼쳐지는 닉 노스티츠 기자에 대한 증오 캠페인에 수천명의 사람들이 '좋아요'를 누른 일을 알고 서글퍼졌다. 연민을 느낀다. 관련 페이지는 현재 '페이스북' 상에서 지워진 것처럼 보이는데, 원래의 페이지에 "좋아요"를 누른 '네티즌 무리들'은 9천명이 넘었다.
이런 일은 너무 악의적이다. 정치적 목적으로 특정한 언론인 개인을 공격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며, 선의를 지니 모든 사람들로부터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다. 노스티츠 기자는 자신이 혼자가 아님을 알아주길 바란다.
독자 여러분들이 동조하신다면, 이 글의 아래에 닉에 대한 지지 의사를 댓글로 표명해주길 바란다. 나는 오늘 그것이 그에게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안다. 그의 작업이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닌 것인지 우리 모두 그에게 알려주자. 결코 증오자들이 승리하도록 내버려두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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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닉 노스티츠의 포토 에세이 <살상구역에서>는 2010년 '레드셔츠' 운동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 최후의 시기에 기고했던 글이다. 이 사진은 그 기고문에 포함된 사진들 중 하나이다.
북부지방 및 북동부 지방에서 방콕으로 상경한 농민과 노동자들이 주력이었던 이 시위는 결국 이보다 며칠 뒤 특수부대가 주력이었던 군 병력의 유혈 강제진압으로 해산됐다. 당시 정부군은 가로 세로 각각 2 km 가량인 '실탄사용 구역'을 선포하고 진압 며칠 전부터 느리게 진행되는 학살을 자행하고 있었다.
이 사진은 집회장 외곽에서 정부군 병력과 최전선에서 대치하던 레드셔츠 사수대원들의 모습을 담은 것이다. 이들의 머리 위론 저격수가 발사한 총탄이 날아가고 있다. 사수대원 한명이 총상을 입고 전방에서 이탈하여 치료를 받을 장소로 탈출하는 장면이다. 노스티츠 기자는 <살상구역에서>라는 기고문에서 이 사진을 찍기 위해 자신이 감수한 위험에 관해 리얼하게 기술해주었다.
그는 이후로도 최전방에서 취재활동을 계속했으며, 진압 당일 정부군의 총탄에 맞아 사망한 민간인들을 위해 훗날 법정진술을 해주기도 했다. 그의 그러한 활동은 현재 반정부 시위를 하고 있는 보수파 '옐로셔츠' 운동 진영에게는 눈에 가시 같은 존재로 비쳤을 것이다. 현재 보수파 반정부 시위를 이끌고 있는 수텝 트억수반은 2010년 '레드셔츠' 운동의 이 시위 당시 비상사태 관할 최고 책임자인 안보담당 부총리를 맡았던 유혈진압의 직접 당사자이기도 하다. [크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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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타임라인 캡쳐 사진 by Nicholas Farrelly) 닉 노스티츠 기자에 대한 시위대의 위협사실 및 그 정황을 전한 트위터의 멘션들. |
하지만 내일은 어떠할 것인가? 태국은 어떠할 것인가?
지금은 긴장이 고조된 시기이고, 위험한 시기이다. 태국은 다시 한번 벼랑 끝으로 내몰리며 비틀대고 있다. 일부 사람들이 과도하게 밀어부치려는 동기를 지녔음은 분명하다. 필자는 '트위터' 상의 어느 글에서, 이번 시위를 "폭동적 반역"(insurrection)이라고 묘사한 것을 보았다. 그 말이 적절할 것이다.
현재 잉락 친나왓(Yingluck Shinawatra) 총리 정부는 가두 시위대의 집중포화에 견딜 수 있는 모든 기회들을 갖고 있으며, 사태가 더욱 극적으로 고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녀는 군부 및 왕실과도 이런 면에서는 관계를 강화해왔다. 현재와 같은 종류의 위기 속에서 그들은 결국 다음에 무엇이 발생할지 그것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국민의 선거로 선출된 정부를 무너뜨리려는 이 같은 반복적인 시도들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그것이 사법부든 군부든 아니면 또 다른 어떤 메카니즘에 의한 것이든 관계 없이, 시간이 초과되면 또 다른 쿠테타 기획자들이 힘을 얻게 될 것이다.
그들은 푸미폰 아둔야뎃(Bhumibol Adulyadej) 국왕, 즉 조국의 강성함이란 명분 하에 거의 필연적으로 그렇게 할 것이다. 그러한 정치적 개입이 오랜 역사를 지녔다는 것은 그들이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음을 의미하며, 다시금 또 하나의 위기와 불안정 속으로 인도하게 될 것임을 시사한다. 그들은 이 나라를 약화시킬 것이고, 그려면 군주제 역시 약화될 것이다.
결국 이러한 패턴은 다른 어떤 것으로 대체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진 그렇지 않았고, 내일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역주] <뉴만달라>의 독자들은 대부분 언론이이나 학자 등 전문가들이다. 이 번역문의 원문에는 현재 많은 수의 댓글들이 달려 있다. 원문 및 댓글을 보려면 "여기"를 클릭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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