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의 서재에서 전한길의 『네 인생 우습지 않다』라는 책을 발견했다. 제목만 보면 꼭 철학책 같은 느낌이 들어서 선택을 하고 책을 펼쳤다. 프롤로그는 “전한길은 성공한 강사이다.”라는 말로 시작되고 있었다.
그럼 이 책이 전한길의 철학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이 또한 흥미로운 책일 수 있겠다 싶었다. 책 표지에는 “흔들리는 ‘나’를 붙잡아줄 인생 사부 전한길의 행복 주문”이라는 글귀가 책을 펼치게 만들었다. 나는 정말이지 전한길이라는 아름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책장을 몇 장 넘기다보니 그가 말하는 대상은 공무원 준비를 하는 수험생을 위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계속 읽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잠시 망설였다. 이런 종류의 책은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번도 읽은 적이 없다는 사실이 책을 계속 읽게 했다.
이 책은 첫 번째는 성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저자가 학원 강사이므로 그가 말하는 성공은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면 그 이후의 삶은 반드시 행복해야만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 책은 그런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저자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성공을 하게 된 이유와 방법 그리고 어떻게 하면 보다 더 행복한 삶을 살 수가 있을까에 대해서 살아오는 동안 몸소 경험하고 고민하고 깨닫게 된 저자 나름의 삶의 지혜를 담았다.
책 내용의 대부분은 자기의 좌절과 성공을 중심으로 수험생들이 지치기 쉽고 포기하기 쉬운 순간순간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쉼 없이 주문하고 다독이고 있다. 그러다보니 수험생들에게는 명약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저자 역시 젊은 시절 잘 나가다 좌절을 겪기도 하면서 현재의 자리에까지 올랐다고 한다. 그러므로 좌절하기 쉬운 수험생들에게는 그의 인생 경험이 하나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도 있겠다 싶다. 수험생들이 공부에 전념하다 지칠 쯤 되면 한 번씩 책장을 넘겨봐도 좋겠다 싶다.
책은 저자의 신변잡기와 함께 수험생 격려의 말이 50꼭지가 들어있으므로 처음부터 차근히 읽지 않아도 될 듯싶다. 소제목을 훑어보고 마음이 내키는 곳을 읽어보면 그만이다. 각 꼭지들이라야 겨우 두세 쪽 정도이니 아주 작은 자투리 시간에 읽기에 아주 안성맞춤이다.
시험은 생대평가가 냉엄하게 작용하는 곳이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보다 우위에 서야 한다. 그러므로 시험 내용을 중심으로 수도 없이 반복 학습 이상의 학습 방법은 없는 듯하다. 이 책에서도 저자는 반복 학습과 암기를 강조한다.
저자의 지론은 자기의 역할은 수험생들이 한 명이라도 더 합격하는 것이라는 말은 냉혹하다. 사실 암기교육은 사설학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학원 교육을 통해 우리나라 교육의 병폐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 같아 한때 씁쓸하다.
저자는 암기교육에 특화된 사람 같다. 그는 어떻게 하면 수험생들이 암기를 잘 할 수 있는지에만 온통 관심이 있는 듯하다. 하기야 그래서 합격을 많이 하면 그런 사례가 입소문을 타고 자신의 학원으로 수험생들이 몰려들 것이다.
하기는 우리나라의 시험제도라는 것이 결국은 암기력 겨루기이니 그의 그런 전략이 당연해 보인다. 그는 수험생들에게 남 참견하지 말고 합격이라는 길을 향해 앞만 보고 가자고 독려한다.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한다면 기왕이면 얼른 합격해서 노량진을 벗어나야 한다고 주문한다.
저자는 현재 매출이 보통 200억 정도가 된다고 한다. 오직 한길만을 달려온 결과라는 것이다. 그러니 수험생들에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제발 한 눈 팔지 말고 노력해서 일단 이기고 보자고 다독인다. 세상은 불합격한 사람은 알아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한 눈 팔지 말고 암기 또 암기하라. 그것만이 살길이다. 암기하다 지겨우면 잠깐 짬을 내서 이 책을 펼쳐보라. 그리고 다시 마음을 다잡아라.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