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전문]
“암은 감사와 웃음을 무서워해요”
감사일기 쓰면서 잃어버린 행복 되찾아
웃음강의 요청 오면 어디든 달려가 봉사
웃음강사 정철기씨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이번 호 감사 주인공은 골짜기를 체험하고 이제는 평지에서 감사와 웃음 강의를 하며 나눔 운동을 활발히 실천하고 있는 ‘송파신사’ 정철기(51) 강사를 만났다. 정 강사는 서울 송파구에서 프린터 잉크, 토너 등 전산소모품 매장을 7년째 운영하고 있으며 동네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친근한 이웃 아저씨 같은 풍모이다. ‘송파신사’는 감사와 웃음을 나누기 위해서 정 강사가 활동하고 있는 블로그(blog.naver.com/mrink01)의 닉네임이다. 정 강사는 3년 전 암 선고를 받고, 백혈구, 혈소판 수치가 낮아 수차례에 걸쳐 치료를 연기하면서 체중이 20kg이나 감소하는 등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다. 지금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암은 감사와 웃음을 제일 무서워 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감사일기 쓰기와 웃음 운동법을 전파하면서 필요로 하는 곳에 한걸음에 달려가 무료 강의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먼저 골짜기 이야기부터 들려주시지요. 암에 걸린 것을 알고 투병생활을 했을 때, 어떤 장면이 가장 머릿속에 남습니까? “지금도 잊을 수 없을 정도로 뇌리에 박혀 있는 기억은 암 수술을 하기 위해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있던 나에게 7살짜리 막내아들이 ‘아빠가 집에 없으니 심심해. 아프지 말고 집에 가자’ 라고 하더니 다음 날은 아빠가 집에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아빠가 집에 없으니 잠이 안와. 아빠랑 병실 침대에서 같이 자고 싶어’ 하며 졸랐어요. 그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고였고, 가족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암은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 전체의 문제였다고 그 당시 얘기를 들려준다. 자녀 넷이 거친 세상 파도를 헤치고 나갈 때까지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주어야 할 텐데... 라는 생각이 들자 자신도 모르게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인생을 살면서 겪어야할 수많은 일중에서 가장 가슴 아픈 일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2007년 12월 17일 암선고일은 그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강력한 태클을 받았던 날이었다. 암이라는 단어가 주는 충격은 대단했다. 잘못되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이 내습해왔다. 부인과 더불어 세 명의 딸과 막내아들이 알콩달콩 행복하게 사는 그의 가정에 치명적인 먹구름이 덮쳤기 때문이었다.
-항암치료로 많은 고통을 겪었을 텐데... “방사선치료를 11개월 받았는데 고통이 얼마나 컸던지. 지금도 치료받던 병원이 있는 신촌에서 맛있는 식사 초대를 친구가 해도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 때는 막둥이와 세 딸을 떠올리면서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참아냈습니다. 11개월의 긴 아픔의 터널을 지나서 수술을 끝내고 퇴원 길 강변도로에 비친 한강풍경은 아름다웠습니다. 그 때 강 건너 63빌딩의 광고문구가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Love your life! Love your dream!(당신의 생활과 당신의 꿈을 사랑하라)’라는 말은 나를 위해, 나를 위한 이벤트처럼 보였습니다. 살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세상이 아름다운 것인지 예전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그 후 세상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1년 동안 꾸준히 감사 일기를 썼다고 알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계기는 암이 제일 무서워하는 것이 감사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세계도처에서 감사 일기를 꾸준히 써서 암을 치료했던 사례들이 많이 있습니다. 병원에서도 적극적으로 감사 일기 쓰기를 권했고,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감사 일기 쓰기를 실천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문제는 하루 이틀 감사 일기를 써서는 효과가 없고 습관화가 되도록 지속적으로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때 ‘감사나눔신문’처럼 지속적으로 감사 운동을 장려하고 여러 가지 방법 등을 알려주는 곳이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 때는 독립군처럼 홀로 했습니다. 같이 함께하면 지속성을 발휘할 수 있지만 혼자하면 중도에 포기하기 쉽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감사나눔신문’은 꼭 필요한 신문입니다.”
-감사 일기 쓰기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지요. “지금은 감사 일기 쓰기, 노트 등 다양한 도구들이 많이 있지만 그 때는 문방구에 가서 대학노트를 한 권 샀습니다. 그런 후에 감사거리를 찾아 적기 시작했습니다. 감사의 내용은 거창하거나 화려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대한 감사, 사소한 작은 것들에 대한 감사거리를 5가지 적었습니다. ‘감사나눔신문’이 펼치고 있는 1일5감(一日五感)처럼 하루에 감사거리를 5가지 적었습니다. 그 때 누구의 권고로 하루 5가지 감사거리를 쓴 것은 아니고 우연히 본 책에서 오프라 윈프리가 하루에 5가지 감사거리를 찾아 감사 일기를 썼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에 한 사람인 오프라 윈프리가 하루도 빼먹지 않고 섰다면 저도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감사하는 것이 습관화, 체질화 될 수 있도록 1년 동안 꾸준히 썼습니다. 감사는 무엇보다도 습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1년 동안 감사 일기를 쓰고 난 후 변화에 대해 전후를 설명해 주신다면? “모든 병은 스트레스와 마음에서 옵니다. 따지고 보면 저의 병도 성질이 급하고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저의 생활 습관에서 온 것이었습니다. 감사를 실천하기 전에는 나 밖에 몰랐고 모든 것을 경쟁적, 전투적으로만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암이 나에게 경고사격을 가한 것이지요. 감사 생활을 하기 전에는 모든 일을 남 탓으로 돌리고 부정적인 생각에 뿌리박혀 있었습니다. 결국 저의 질병은 자업자득이었던 셈입니다. 감사 일기를 쓰기 전에는 반만 살았던 반쪽 인생이었습니다. 감사를 몰랐을 때는 단지 인생의 절반만을 추구하면서 절반의 충족감만 가지고 살았던 것입니다. 감사의 효과로 굳게 닫힌 마음의 빗장이 열리면서 첫째는 내가 나를 좋아하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남들이 나를 좋아했습니다. 내가 나를 좋아하고 남들이 나를 좋아하게 되니 정신건강뿐아니라 육체 건강, 인간관계에 놀라운 변화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전에는 행복을 먼 나라에서 찾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감사 일기를 지속적으로 쓰기 시작하자 온통 잠자고 있었던 행복의 이유들이 깨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가족이 있어서 행복하고, 살 집이 있어서 행복하고, 친구들이 있어서 행복하고, 일용할 양식이 있어서 행복하고, 우리가 당연히 알고 있었던 행복의 모습들이 구체적으로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감사 일기를 쓰면서 동시에 웃음 치료사, 유머 코치 교육을 받고, 이제는 웃음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암이 제일 무서워하는 것이 감사이지만 암이 또 하나 무서워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웃음입니다. 웃음은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신비한 치료제입니다. 먼저 알아야 면장을 하겠기에 웃음 교육기관 여기저기에서 교육을 받았습니다. 어떤 때는 웃음을 전파하는 유명 강사들을 따라 다니면서 뒤에서 박수를 쳐주며 웃음을 배웠고, 강의실까지 운전을 해주면서 웃음을 배웠습니다. 그러다보니 웃음 전문가가 되었고 이제는 하모니 웃음 봉사단에서 홍보를 맡아 활동을 하고 있으며 근무시간 이외에는 여기저기 웃음 봉사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대로 말하면 말이 봉사활동이지 도리어 강의를 통해 제가 훨씬 더 많이 느끼고 훨씬 더 많이 배우게 됩니다.”
-웃음은 우리 몸과 마음에 어떤 효과와 기능을 하는 지요? “웃음은 돈이 들지 않는 탁월한 운동이자 몸과 마음에 건강과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만병통치약입니다. 15초 동안 크게 웃으면 수명이 이틀씩 연장 된다고 합니다. 15초 동안 깔깔 웃으면 5분 동안 에어로빅을 하는 것과 유사한 운동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한 번 웃을 때마다 우리 몸에 있는 660개 근육가운데 231개의 근육들이 움직이고 상쾌한 내장 마사지 효과가 납니다. 웃음은 단순히 얼굴 근육만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까지 자극하여 보다 즐겁고 윤택한 삶을 살아가도록 도와주는 행복의 도구입니다. 마음이 아플수록 웃어야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어야만 상황을 반전 시킬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었더니 신비로운 웃음의 효과를 듬뿍 맛보았습니다. 항상 웃고 살았더니 육체적인 건강도 회복되었고, 생각의 안테나가 긍정에 맞추어졌고 세상이 왜 이리 재미있는지 모를 정도가 되었습니다.”
-5월 가정의 날을 맞이하여 이번호 감사주인공으로 ‘송파신사’님을 인터뷰한 이유는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암을 극복했고, 감사와 웃음의 효능을 봉사를 통해 나누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농사 중에서 가장 어려운 농사가 자식 농사라는 말이 있는데 둘째 딸은 중학교 수석 졸업에 이어서 외고에 들어갔고, 첫째 딸도 유학시험에 합격했는데 무슨 비결이라도 있습니까? “아빠, 엄마가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라서 특별한 DNA를 물려받은 것은 아니지만 부모의 생활에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예컨대 외고에 들어간 둘째 딸은 공부만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부회장과 치어리더로 활동하고 소외계층 아이들을 위해서 수학 공부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큰 딸은 대학 3학년인데 하와이 퍼시픽대학 응용통계학과 장학생으로 가 있습니다. 셋째 딸은 초등학교 3학년인데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책읽기를 무척 좋아합니다. ‘아빠가 집에 없으니 심심해. 아프지 말고 집에 가!’ 라고 했던 7살 막내둥이는 이제는 초등 2학년인데 태권도와 노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학교에서는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감사나눔신문 독자 분들에게 한마디를 하신다면 “인간사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입니다. 즉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려있습니다. ‘일체유심조’를 현대적인 의미로 쉽게 풀이하면 ‘감사와 웃음의 생활’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감사와 웃음을 가까이 하니 세상 사는 것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감사와 행복, 웃음과 행복은 늘 한집에서 산다는 것을 정철기 강사를 만나고 다시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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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훌륭히 암을 극복하고 가정도 화목하니 다행이군요.. 역시 감사와 웃음이 최고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