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막대들의 매듭점(nodal point : 전혀 진동하지 않는 지점으로, 변위량이 0임)에 해당하는 부분을 고정시키고 끝에
솜을 씌운 채(mallet)로 두드려 연주한다. 동남아시아나 오세아니아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이며, 이 지역에서는 지금도
연주자의 두 발 사이에 2~3개의 통나무를 놓거나 또는 이런 통나무 위에 일련의 목판을 놓아 만든 단순한 형태의
실로폰을 사용한다.
이런 형태의 실로폰에서는 땅속 구멍이 공명체 역할을 한다. 보다 복잡한 근대 실로폰에서는 목재판이 틀에 붙어 있으며
악기에 필수불가결한 공명체도 붙어 있다. 고도로 발전된 유형의 실로폰은 인도네시아의 감방(gambang)인데,
이 악기는 공명체 역할을 하는 나무통 가장자리에 나무막대들을 연결·고정시켰다.
대략 3옥타브 반에서 4옥타브의 음역을 지니며, 인도네시아 타악기 오케스트라인 가믈란 에서 연주된다.
8세기에 처음으로 알려졌으며, 인도네시아의 또 다른 중요한 악기인 금속막대울림악기를 낳게 되었으며, 18세기말
미얀마를 거쳐 중국으로 전래되었다.
아프리카 음악에서 실로폰은 주요한 악기이며 여러 종류가 있다. 그 가운데 하나인 아마딘다는 통나무로 각각의 나무
막대들에 공명체인 호리병박이 하나씩 달려있으며, 윙윙거리는 소리를 내서 음질에 변화를 주도록 하는 진동막 장치인
미를리통(mirliton)을 공명체 벽에 장치하기도 한다.
아프리카 실로폰 가운데는 조율법이나 구조에 있어 동남아시아의 것들과 비슷한 것이 많은데, 이러한 사실로 보아
무역이나 이민을 통해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이 악기를 아프리카 이름인 마림바 라고 하는데,
노예들을 통해 전래된 것으로 보인다(→ 마림바).
유럽에서는 1511년에 최초로 실로폰에 대한 기록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횔체르네스 겔레히터(나무 타악기) 또는 슈트
로피델(나무막대들 아래 밀짚이 놓임)로 알려졌으며, 오랫동안 중부 유럽 민속악기로 사용되었다.
특이하게도 이 악기는 연주자의 앞에 평행으로 놓지 않고 연주자에게서 점점 멀어지는 형태인 세로로 놓고 연주한다.
플랑드르와 네덜란드의 카리용 연주자들은 연습용 악기로 실로폰을 자주 사용했고, 특히 1830년경 폴란드의 명연주가
미할 요제프 구치코프가 각지를 순회 연주하면서 널리 인기를 얻었다. 구치코프는 반음계로 조율된 4개의 나무막대의
'4열'(four-street) 실로폰을 사용했고(각 열들은 서로 엇갈리게 배치되었고, 이처럼 4개의 막대열을 사용한 것은 당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었음), 그후 독주 악기와 가든 콘서트 악기로 유행하게 되었다.
20세기에 실로폰은 피아노 건반처럼 보통 2열로 고정되었다. 음질을 개선하기 위해 각 막대의 아래쪽에 속이 빈 홈을
냈으며 튜브 공명체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음역은 보통 가온 다(C)음 위 4옥타브이다. 20세기에 실로폰을 위한
대표적 작품으로는 피에르 불레즈의 〈주인 없는 망치 Le Marteau sans maître〉(1954),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황금기 The Golden Age〉(1930)를 들 수 있다.
실로폰과 연관된 서구의 금속막대울림악기 로는 글로켄스필 과 비브라폰 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