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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아직 <비긴 어게인> 영화 안 보셨나요? 전 <비긴 어게인>에 빠져 지내고 있어요. 개봉 초반에 인터넷 리뷰를 뒤져 보니 존 카니 감독의 전작 <원스>보다 덜하다고들 하는 거에요. 그런 평들 탓에 기대 다 내려놓고 봤는데.. 그래서였을까요? 오히려 <원스>보다 훨씬 더한 매력이 있어 엄청 몰입하며 봤어요. <원스>를 보곤 두고두고 기억됐던 건 주제곡이었는데, 제게 <원스>는 노래만 남고 영화 스토리는 아주 감동이다 뭐 이런 정도까진 아녔거든요. 그런데 <비긴 어게인>은 노래와 이야기가 밸런스를 잘 맞추며 정말 잘 버무려져 있어요. 그래서인지 영화를 보고 난 후 틈만 나면 OST를 들으며 아련하게 등장인물들의 마음을 탐색하는 저를 발견한 거죠. 사람의 마음을 큰 성이라고 한다면.. 지하 구석에 있는 오래된 비밀스러운 문까지도 두드려 그 속에 들어가 느끼고, 이해하고, 위로하고, 그러면서 저 역시도 위로 받는 그런 느낌을. 도시인들의 삶이란 그 어느 누구도 아프지 않은 삶이 없잖아요. 남들의 경탄과 동경, 사랑을 받는 락스타(영화 속 나쁜 자식 ‘데비브’)라 할 지라도 말이죠. 우린 모두가 길 잃은 별 같잖아요? 그래서 제게 이런 오래오래 이어지는 사색의 시간을 주고 있기 때문에 <비긴 어게인>은 올해 최고의 영화랍니다. 주제곡 하나만 따지고 본다면 그 매력이 <원스>보다 덜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영화가 주는 깊은 울림의 지경은 <원스>보다 더욱 넓고 깊어진 것 같달까요. 영화 속의 표현처럼 ‘도시에 홀로 남겨진’ 우리들에게 성숙의 길을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가이드해주는 기분이었어요. 2번 봤는데, 종영 전 1번 더 볼 계획이랍니다.
사실 처음 <비긴 어게인>을 본 새벽엔 어설프게 잠을 설쳤어요. 새벽 2시 넘어 깼거든요. 그래서 그대로 커피 한 잔 추출해서 심야영화관으로 향했네요. 이런 영환 자고로 심야에 혼자 보는 게 좋지 않겠어요. 그 날 새벽 2시 무렵에 실은 다크나이트의 배트맨 카보다 더한 굉음을 내는 오토바이 몇 대가 시끄럽게 지나가더라고요. 미간을 찌푸리며 건조한 눈을 부비며 일어날 수밖에 없었어요. 경찰차의 삐뽀삐뽀 소리와 오토바이를 세우는 메가폰 소리까지 이어졌기에(경찰관님 파이팅!). 매서운 추위에 몸과 맘이 웅크러지는 겨울 빼곤 창문 열고 자는 걸 좋아하거든요. 특히 초가을의 문턱의 요즘은, 밤의 창밖 소리가 진실로 매력적이거든요. 밤의 정적 덕분에 더 크게 들리는 귀뚜라미 소리, 그리고 예민한 아침 귀의 감각을 부드럽게 깨워주는 조잘대는 새들의 지저귐. 얼마나 사랑스러운데요. 오토바이 폭주족 때문에 잠 설치고 <비긴 어게인>을 보게 된 고마움도 있지만, 정말 싫어요. 남들 잘 때 그렇게 굉음으로 질주하고 다니며 자기네들만 느껴야 할 오토바이의 심장 소릴 온동네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려 하는 거.
평상시 전 3~4분이면 금세 잠들고, 아침에 상쾌하게 눈 뜰 때까지 도중에 깨는 법이 없어요. 아마도 멜라토닌이나 세라토닌처럼 숙면을 돕는 호르몬들이 잘 분비되는 듯해요. 하지만 그만큼 또 잠자리를 내가 원하는 대로 편안하게 아늑하게 만들어뒀기 때문에 잘 자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남의 집에선 잘 못 자거든요. 기본적으로 까탈스러운 저는 그래서 침대, 베개, 이불 하나도 그냥 대충 고를 수가 없답니다. 때론 향초를 피운다거나 아로마 블렌딩 오일을 오일 버너에 데우는 등의 노력을 할 때도 있죠. 그래도 제일 중요한 건 바로 침대 매트리스라 생각해요. 지난 번에 하다 끊긴 침구 시리즈를 매트리스 이야기를 그렇게 오늘 이어가려고 하죠.
촌스럽게 엔틱한 우드 프레임에 이름 모를 평범한 스프링 매트리스가 10대의 제 침대였어요. 20대 땐 한창 라텍스가 유행하기 시작해서 저도 자연스럽게 라텍스 매트리스로 갈아탔죠. 알고 샀던 건 아니었는데 나름 고가에 품질 좋은 라텍스 매트리스였던 지라 잠자리가 한결 편하더라고요. 족보 없는 스프링 매트리스를 쓰던 10대 때 비해서요. 라텍스 매트리스를 살 때에 체크리스트가 꽤 많은데 덜컥 좋은 게 제게로 왔어요. 라텍스 함량은 어떤지, 통으로 컷팅된 건지 아님 잘라서 합친 건지, 핀홀(타공) 구조는 어떻게 되어 있는지 등에 따라 여러 등급으로 나뉘는데, 제 껀 나름 좋았던 지라. 그래서 그 녀석을 내리 10년쯤 쭉~ 잘 썼네요. 근데 괜찮은 품질의 라텍스라고 해도 10년쯤 되니까 끄트머리부터 부식이 시작하더라고요. 그러더니 언젠가부터 자고 일어나면 개운치 않은 거에요. 온몸이 뻐근하고. 그래서 그 다음 단계의 매트리스로 넘어가게 됩니다. 마음은 템퍼로 하고 싶었어요. 부모님이 사주시는 침대가 아니라 오롯이 나를 위한 침대를 내 맘대로 고르면 되는 첫 번째 저의 침대 쇼핑이었으니까요.
템퍼는 라텍스랑 다른 거 아시죠? 특징은 약간 비슷하지만 원료가 달라요. 라텍스는 천연 고무, 템퍼는 합성수지. NASA에서 우주비행기 안의 충격완화 소재로 쓴다는 게 템퍼에요. 템퍼는 합성수지라서 탄성과 강도를 단계별로 조절하는 게 라텍스보다 더 쉽거든요. 전 템퍼에서도 가장 부드럽게 몸에 밀착되는 템퍼 클라우드 25를 사고 싶었는데 그 매트리스 퀸이랑 침대에서 편안하게 기대 책을 읽고픈 로망을 실현시켜줄 리클라이닝 기능의 전동침대 프레임 그걸 사려고 보니 침대 하나 장만하는데 돈 천 만원이 우습게 나오는 거에요. 헐! 가격에 부딪쳐 템퍼는 그 다음 기회로 안녕~
템퍼를 제외시키니 다시 스프링 매트리스를 써야겠다 싶었어요. 라텍스 쓸 때도 조금 더웠는데 템펀 더 심해요. 그리고 또 라텍스는 너무 무거워서 침구 갈 때 엄청 낑낑대야 하잖아요. 혼자 살면서 씩씩하게 매트리스를 번쩍까진 아녀도, 슬쩍 들어올려 자주 침구를 갈아야 하니까요. 그래서 라텍스도 괜찮았지만 다시 스프링 매트리스를 써야겠다고 결론 내리고 주위 사람들을 대상으로 어떤 매트리스를 쓰는지 조사에 들어갔었더랍니다. 침실 여러 개에 침실마다 다른 침대를 두고 내 몸에 꼭 잘 맞는 걸 찾아내는 경험은 할 수가 없으니까. 침댄 화장품처럼 여러 개 써보는 게 힘들잖아요. 잠깐 몇 분 눕는다고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주위 사람들이 어떤 매트리스를 쓰나 전화를 돌려 보니 시몬스더라고요. 특히 신혼살림으로들 시몬스 매트리스를 많이 샀는데, 그 시기가 딱 침대에 애착과 공을 들이며 좋은 침대를 사려고 굉장히 발품을 파는 시기잖아요. 그렇게 남들이 나보다 먼저 발품 팔아 시몬스로 결정했다면, 뭐 시몬스 나쁘지 않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침대는 과학이라던 에이스 침대가 판매량 1등이라서, 전 에이스 침대를 살까 했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조사해보니 의외였어요. 보니까 에이스는 중년층에서, 시몬스는 젊은 신혼 부부층에서 인기가 좋더라고요. 물론 매트리스의 종류에 따라 탄성 등이 달라지긴 하지만, 이 2개 브랜드의 평균적인 특징이랄까? 그게 에이스는 전에 온돌방 생활을 했던 한국인들이 좋아하기 딱 좋은 비교적 탄탄한 매트리스더라고요. 우리나라 자체 브랜드잖아요. 이에 비해 시몬스는 미국 브랜드로 오랜 세월 미국 특급호텔 등에 납품하며 나름의 최적의 편안함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포켓스프링으로 안락하고 소프트한 특징이 있는 매트리스가 많달까요? 그래서 연령대에 따라 선호하는 브랜드가 다른가 싶기도 했어요. 그리고 에이스 침대가 살짝 더 비싼 편인데.. 젊은 사람들은 가격 대비 합리성도 되게 따져 쇼핑을 하니까요.
그런데 시몬스로 정했다고 끝이 아니대요? 특징(내장재)과 유통 채널에 따라 종류가 30여 가지가 넘던데요? 헉! 백화점/대리점/온라인 등 3개 유통 채널로 나눠지는데, 각 유통채널별로 비슷한 특징의 매트리스가 있어요. 백화점 모델로 000가, 대리점으론 000, 온라인으론 000랑 유사하다. 뭐 이런 거요. 시몬스 대리점이나 백화점에 가 상담 받아 보면요, 특급호텔로 납품이 제일 많이 되는 모델이라며 대리점 모델로는 뷰티레스트 퓨전, 백화점 모델로는 제논을 많이 권해주더라고요. 제가 침대 알아 보던 2013년 초엔 백화점 모델이 제논이었는데, 그게 이후에 또 지인 침대 살 때 보니까 S-제논으로 바뀌었고, 그 이후 또 바뀌어서 요새는 대리점의 퓨전과 가장 유사한 백화점 매트리스가 마르코니라고 하더라고요. 아~ 진짜 복잡해요. 안 그래도 복잡한 라인업에 이렇게 이름을 바꿔가며 가격 슬금슬금 올리니까 좀 얄밉기도 해요. 침대 매트리스 고르기 진짜 어렵잖아요. 정보 공유도 힘들고. 어쨌든 퓨젼과 마르코니 매트리스는요 거의 특징이 비슷한데 비교적 강도가 탄탄한 세미-소프트로 구분되는 매트리스로 어떤 체형이나 남녀노소에 구분 없이 무난하게 만족스럽다는 평을 받더라고요.
그런데 전 그 녀석을 안 샀어요. 당시 백화점 모델인 제논이 세미 소프트라고 하던데 그보다 더 부드럽고 안락한 걸 원했거든요. 그래서 여러 매트리스에 누워 보고 고민한 끝에 백화점 모델로는 당시 이름이 뷰티레스트 루비였던 매트리스로 전 골랐어요. 대리점 모델로는 ‘재스민’이구요, 그리고 요즘 바뀐 백화점 모델로는 ‘엘리너’라는 이름이죠. 온라인 모델로는 ‘이그린’ 진짜 복잡하죠? 그런데 보통 이렇게 비슷한 사양이라 할 지라도 백화점 모델이 가격이 제일 비싸거든요. 근데 이거 기사에 나온 적이 있더라고요. 시몬스에서 겉으로는 백화점 사양(재료비)이 제일 고급이라 가장 비싼 거라고 판매하지만 실제로는 대리점 모델에 포켓스프링이 더 많이 들어가서 가격 대비 더 괜챃은 건 대리점 모델이다 뭐 이런 게요. 실제 백화점 모델은 수수료 때문에 가격이 비싼 거다, 뭐 이랬는데 백화점 시몬스 매장에서 제 꺼나 지인 침대를 시몬스로 구입하던 저는 좀 배신감을 느꼈어요. 다만 백화점 꺼 정가로 팔 때가 아니라 현금구매 가격 행사를 많이 해줄 때 이것저것 사은품 챙겨 받고 구매한 거라 그나마 위안을 삼죠. 그리고 또 하나! 올해 시몬스가 공격적으로 TV-광고를 하기 시작했잖아요? 그러면서 백화점 매트리스를 예전보다 가격을 올리긴 했는데 자세히 내용을 보면 좀 더 매트리스가 좋아진 것 같긴 하더라고요. 그래서 대리점이든 백화점이든 어디에서 사나 가격 딜만 잘해서 사면 괜찮을 듯!
다만 제가 살 때 루비는 퀸 사이즈 기준으로 200만원이 조금 넘었었는데 엘리너는 250만원대로 확 더 비싸졌더군요. 소프트한 걸 좋아하는 제게 루비, 요새 매트리스로는 엘리너가 확실히 안락해서 꿀잠에 빠져들곤 하거든요. 그런데 보니까 수면 시간이 좀 길어진다거나 아니면 살이 좀 쪄서 무거워진 것 같다고 하면 잠에서 깼을 때 약간 개운함이 덜하고 척추가 뻐근할 때가 가끔 있더라고요. 1년 반쯤 써보니 그 부분이 조금 아쉬워요. 그래서 사람들이 대부분 좀 더 탄탄한 매트리스를 찾는구나 했어요. 매트리스가 적당히 탄탄하게 받쳐줘야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을 안 하는데. 저처럼 부드러운 거 좋아하면 체중이 좀 나갈 경우 침대로 너무 몸이 가라앉을 수 있거든요. 백화점의 제논(요즘 모델로는 마르코니)이나 대리점의 퓨전 매트리스가 그래서 특급호텔에 가장 많이 납품되는 모델이라고 권했었나봐, 했어요. 특히 그 전에 침대를 안 쓰고 그냥 바닥에 침구를 두툼히 깔고 잤다거나, 아니면 보통 족보 없는 싼 매트리스가 굉장히 딱딱한 편이거든요. 통통 스프링이 튀면서도 딱딱한데 그런 매트리스를 쓰던 사람이 갑자기 너무 소프트한 매트리스를 쓰면 그럴 때에도 자고 일어나면 너무 뻐근한 것 같단 느낌을 받겠다 싶더라고요 매트리스 살 땐 진짜 기존의 수면 환경과 자신의 수면 패턴, 그리고 체중과 혼자 쓸 건지 같이 쓸 건지를 잘 고려해야 된다니까요.
그래서 전 주위 사람들이 요즘 제게 침대 뭐 사야겠냐고 조언을 구하면, 시몬스 대리점 모델 뷰티레스트 퓨전(백화점 모델로는 마르코니)을 추천한답니다. 제일 만만하고 제일 무난해서요. 가격은 퀸 사이즈 기준으로 둘 다 160만원대에요. 백화점이든 대리점이든. 아참! 자꾸 제가 모델명 앞에 ‘뷰티레스트’를 붙였다 안 붙였다 하는데 참고로 뷰티레스트(Beautyrest)는 시몬스 침대의 서브 브랜드명이에요. ‘독립 포켓 스프링’이 들어간 매트리스에만 뷰티레스트를 붙여요. 시몬스에서도 뷰티레스트가 아닌 게 있는데, 그건 독립 포켓 스프링 시스템이 아닌 거죠. 시몬스의 자랑은 독립 포켓 스프링에 있기 때문에, 그래서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거라서, 시몬스를 할 거라면 뷰티레스트 매트리스를 사는 게 당연! 바로 그 독립 포켓 스프링 때문에, 특히 부부가 같이 쓰는 침대면 옆 사람이 아무리 뒤척여도 다른 한 사람이라도 좀 편하게 잘 수 있는 시몬스가 매력적인 거잖아요.
제가 루비 쓰면서 오래 잔 날은 다소 뻐근하기도 하댔는데 그래서 침대 매트리스를 살 땐 매트리스의 강도가 제일 중요해요. 잠깐 매장에서 몇 분 누워 하는 체험 정도에선 아무래도 소프트한 매트리스가 매력적으로 느껴질 겁니다. 안락함이 남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에 ‘와~ 푹신해!’ 사실 소프트하게 만들기가 더 어렵기 때문에 백화점 모델만 해도 마르코니보다 엘리너가 훨씬 비싸요. 그런데.. 대중적으로는 마르코니가 매트리스 강도가 평균적으로 가장 무난하다는 거죠. 맞다! 참고로 특급호텔이라고 해도 룸에 따라 급이 다르잖아요? 스탠다드나 디럭스와 달리 스위트 룸엔 좀 더 비싼 침대가 납품되는데 예를 들어 우리나라 고급 호텔의 대명사 신라호텔에서도 시몬스 침대를 쓴다던데 신라호텔의 스위트룸용으로는 뷰티레스트 루비(요새 모델로는 엘리너)가 들어가고, 일반 룸으로는 제논(요새 모델로는 마르코니)이 들어간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 좋은 호텔에 가서 구름에 파묻힌 기분으로 포근함을 느끼려면 좀 더 소프트한 매트리스가 좋긴 해요. 하지만, 매일 쓰는 거라면.. 그게 좀 다를 수 있다는 거! 그리고 아직 한국인들은 부드럽기보단 딱딱한 바닥에서 많이들 잤기 때문에, 부드러움이 강한 매트리스는 자고 일어나 척추가 아플 수가 있어요.
특히 운동을 안 해서 코어 근육이 별로 없다, 아님 뚱뚱한 편이다. 그럼 근육량은 없고 체중이 무겁기 때문에 소프트한 매트리스에 누울 때 몸이 좀 더 가라앉는 느낌이 들어요. 같은 매트리스라도 사람에 따라 받쳐주는 힘이 다르겠죠? 그럼 상대적으로 엉덩이가 깊이 파묻히면서 옆으로 봤을 때 몸이 V자로 되어 하중을 적절하게 분산시키지 못하거든요. 자는 동안 근육이 릴랙스하게 쉬지 못하고 척추의 과도한 휘어짐을 방지하기 위해서 긴장하니까요. 그래서 제가 저는 비교적 소프트한 매트리스를 쓰지만, 일반적으로는 세미 소프트가 제일 낫다 뭐 이렇게 결론을 낸 거죠.
보통 침대는 둘이 같이 쓰죠? 부부가 침대를 같이 쓰잖아요? 여자 혼자 쓸 때는요 저처럼 소프트한 매트리스인 시몬스 뷰티레스트 재스민 또는 엘리너가 더 좋다고도 생각해요. 하지만 일반적으로 부부가 같이 쓰고, 그래서 나뿐 아니라 남편의 체형과 체중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면.. 또는 여자가 아니라 싱글 남자 혼자 쓸 침대라면 좀 더 탄탄한 매트리스가 낫다는 결론! 보면 엘리너보다 마르코니가 가격도 더 싸고 좋잖아요. ㅋ 한국인들은 온돌수면에서 침대수면으로 바뀐 지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너무 부드러운 걸 불편해 한다니까요? 그래서 탄탄함이 특징인 에이스 침대를 중년층에서 좋아하는 걸 수도 있어요.
아참! 사이즈 팁을 드리자면 10대 때부터 전 쭉~ 퀸 사이즈 매트리스를 쓰고 있지만, 부부가 쓸 침대라면 시몬스 기준 라지킹 사이즈로 사세요. 남편이 단신이 아닌 이상 퀸 사이즈는 남자들에게 너무 짧은 길이의 매트리스라서요. 퀸 매트리스는 전세계 동일 규격인데 길이 200cm 너비 150cm죠. 그런데 162cm인 제게도 200cm 길이는 짧은 느낌이거든요. 보통 침대 머리맡에 바싹 누워 자지 않고 베개를 4개쯤 놓고 쓰잖아요? 침대에 앉아 책 읽거나 TV 보거나 할 땐 그 베개를 겹쳐 등쿠션으로 쓰고요. 바로 베개가 잔뜩 놓이는 그 자리에서 매트리스의 길이가 깍이죠? 그리고 설령 베개를 1개 또는 2개밖에 안 놓는다고 하더라도요, 자고 일어날 때 팔을 위로 쭉 뻗으며 기지개 켜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근데 머리가 침대 헤드 쪽에 너무 붙으면 그게 안 되니까 불편하죠. 그래서 저만 해도 퀸 사이즈의 매트리스 밖으로 제 발이 빼꼼히 빠져 나갈 때가 있는 걸요. 그러니 보통 170cm가 넘는 남자들에게 200cm 침댄 얼마나 작겠어요. 그래서 부부 침대는 시몬스로 하려면 라지킹 사이즈 매트리스로!
시몬스에서는 라지킹(LK)과 더블킹(KK) 2가지의 킹 사이즈가 나오는데 제가 추천한 라지킹은 170cm × 207cm, 더블킹은 180cm × 200cm거든요. 길이가 긴 게 라지킹, 너비가 대박 넓어진 게 더블킹! 남자 키를 고려하면 더블킹보다는 라지킹!
맞다! 저는 퀸 사이즈가 좀 길이가 아쉽긴 해도 충분히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행복함이 있어요. 그건 침구를 살 때 다양한 기성품을 맞춤 없이 살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고, 돈이 많이 안 든다는 거! 침구도 옷처럼 계절이나 기분에 따라 자주 갈거든요? 그런데 퀸 사이즈는 전세계 표준 규격이기 때문에 침구를 세계 어디에서 사도 괜찮아요. 국내에서 볼 수 없는 흔치 않은 디자인, 좋은 소재도 살 수 있어요. 여행 중에도 침구 쇼핑에 눈독 들인다니까요. 하지만 킹 사이즈는 국가별로 달라요. 예를 들어 미국 같은 경우 보통 캘리포니아 킹(cal king) 사이즈를 많이 쓰는데 183cm × 213cm 키 큰 서양인들에겐 이 정도 길이는 기본! 호주의 수퍼 킹 사이즈는 미국의 칼킹과 비교해 길이가 10cm 짧아요. 183cm × 203cm. 근데 더 웃긴 건.. 우리나라에서도 브랜드에 따라 킹 사이즈가 다르다는 거! 것도 형제 기업끼리도 규격이 다르니 진짜 사이즈 제각각인 거 넘 힘들어요. 그래서 표준 규격이 참 중요한 건데.. 킹 사이즈가 표준 규격으로 통일이 안 된다는 건 참 여러 가지 면에서 낭비이고, 불편한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에이스 침대의 킹 사이즈 매트리스는 167cm × 207.5cm에요. 시몬스 라지킹이랑 또 다르죠? 그래서 보통 킹 사이즈 침대 쓰는 분들은 이미 겪어보셨을 텐데 침구를 살 때 기성품을 사는 게 힘들죠. 맞춤제작을 해야 하죠. 그래서 맞춤비가 추가되기 때문에 침구 사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요. 제가 퀸 사이즈 침대를 쓰며 좋은 건, 정말이지 좋은 침구를 여러 개 쟁여두고 바꿔가며 쾌적하고 예쁘게 하고 지낼 수 있단 거. 제 주위 킹 사이즈 침대 쓰는 분들은 대개 맞추는데, 소재 좀 좋은 걸로 하면 침구 풀 세트에 돈 100만원은 우습게 나오던데요. 헐.
참고로 우리나라 침대 시장은 좀 독특해요. 이 얘기 살짝만 곁들여야겠네요. 아까 '형제기업'이라고 표현했는데 우리나라 침대는 에이스(형) & 시몬스(아우) 형제 기업에 아빠 기업인 대진썰타 이렇게 3개 회사가 거의 절반을 점유하고 있어요.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이죠. 아빠가 에이스 침대를 만들어 성공시켜 큰아들에게 물려 주고, 작은 아들에게는 미국 브랜드인 시몬스 침대 로열티를 사서 물려 주죠. 그리고 본인은 썰타 브랜드를 사서 대진침대와 합작해 대진썰타를 운영하고. 그래서 이 3개 침대 중 일부는 침대 제작 공장을 같이 쓰기도 한다는 얘기도 있더라고요. 또 침대 내장재를 공급하는 시몬스의 자회사에서 시몬스와 에이스에 모두에 납품을 같이 하고, 또 가족 회사다 보니 가격담합을 해서 공정위 제제를 받은 적도 있어요. 다른 회사인 듯하지만 에이스, 시몬스, 대진썰타는 같은 가족 회사라는 것! 이처럼 침대라는 큰 시장에서 독과점에 가까운 지위를 누릴 수 있으면 그 힘 어마어마하죠. 사실 안씨 침대가문 덕분에 국내 침대 수준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지만, 그만큼 또 침대 가격에 거품이 많이 낀 것도 사실인 듯해요. 시몬스 뷰티레스트 매트리스만 해도,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비슷한 사양을 좀 더 싸게 구입할 채널이 많거든요. 아참! 아시죠? 시몬스가 미국 침대 브랜드라 해도, 브랜드를 로열티를 주고 가져와 기술을 전수 받은 거지, 시몬스 침대 공장은 우리나라에 있는 거.
여튼, 이런 국내 침대 시장의 안씨 3대부자 반독점을 타파하기 위해 요즘 침대 후발주자들이 굉장히 애를 쓰며 침대 시장에 진입하려 하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활약이 돋보이고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침대 브랜드는 한샘이죠. 에이스 침대에 대응해 만든 브랜드가 한샘의 컴포트 아이, 시몬스 침대에 대응해 만든 브랜드가 영국의 독립스프링 매트리스 사일런 나잇이에요. 거기에 한샘이 욕심을 부려 라텍스 시장까지 놓치지 않겠다고 노뜨 라텍스까지 3개 브랜드로 라인업을 갖추고 매트리스 시장에 본격 진입했죠. 가격대는 에이스나 시몬스보다 약간 더 싸답니다. 근데 가격 괜찮은 매트리스라고 자본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한샘과 더불어 까사미아도 작년에 매트리스 시장에 진출했거든요. 까사미아는 특히 젊은 연령층에 인기가 좋기 때문에, 한샘 매트리스보다 더 저렴하게 합리적인 가격대의 매트리스를 만들려 한 것 같아요. 그런데 작년에 불만제로에 나온 먼지다듬이 기억하세요? 까사온 침대랑 소파에서 먼지다듬이 벌레가 나와서 아토피 등으로 고생하는 어린아이들의 부모님들이 너무 힘들어했잖아요 까사미아의 안일한 대처에. 까사미아에서 그 사건을 겪으며 주가도 휘청거리고, 매트리스 시장 진입을 위해 굉장히 투자를 많이 한 걸 스스로 접으면서 매트리스 판매를 원래 준비했던 대로 공격적으로 못했더라고요. 매트리스에서 먼지다듬이가 나온 건 아니지만, 매트리스 침대의 일부라고 까사미아 침대 이미지가 확 안 좋아져서 말이에요. 뭐 그랬는데.. 에이스 시몬스뿐 아니라, 한샘 까사미아 매트리스도 괜찮다 하고 또 가격도 에이스 시몬스보다 더 저렴한 편이니까 고려는 해보세요!
아참! 템퍼가 궁금한 분들도 많죠? 템퍼 얘기 살짝 보태자면.. 템퍼는 침대 브랜드 중 가장 고가죠. 안락함을 느끼는 데에 있어서 스프링 매트리스보다 훨씬 더 나아요. 하지만 누구에게나 정답인 매트리스는 아니라는 걸 반드시 아셔야 해요. 만일 더위를 많이 타고, 남들보다 땀을 잘 흘리는 편이라면 템퍼는 안 하시는 게 좋답니다. 여러 소재를 쓰면서 공기층을 형성하며 통풍이 잘 되는 다른 매트리스와 달리 템퍼는 인체와 밀착하면서 체온이 높아지게 만들어요. 매트리스와 피부 사이에 공기가 돌아다닐 틈이 거의 없거든요. 고로, 덥습니다! 그게 템퍼의 치명적 단점이에요! 이게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더위 많이 타는 사람에겐 엄청나게 불편한 일이거든요. 저도 템퍼 매트리스 위에서 몇 번 자 보니.. 다음 침대는 템퍼? 이게 좀 망설여지기도 하더라고요. 저도 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그리고 저처럼 침구 자주 가는 거 좋아하는 분이라면요~ 침대 프레임을 평상형으로 하세요. 왜 넓고 평평한 바닥에 매트리스를 얹어두는 타입요. 여자 혼자서도 매트리스 들고 매트리스 커버를 씌우거나 벗기기가 쉽거든요. 그리고 전 침대 따로, 매트리스 따로 샀는데요. 각각 다른 브랜드에서. 저 침대 프레임 체리쉬로 사려다가 말았는데 그걸 살 걸 그랬다고 후회 많이 해요. 체리쉬 라 포레 침대인데.. 예산 부족으로 좀 더 싼 프레임을 했는데, 역시.. 걔만큼 세련된 평상형 침대가 없네요. 미디엄 다크한 컬러의 우드와 블랙 가죽 헤드의 조화가, 사진으로도 예쁘지만 실제 체리쉬 쇼룸 가서 보면 진짜 예쁘거든요. 남자 침대, 여자 침대, 부부 침대 어떤 환경에도 어울리는..
그리고 또 하나 팁을 드리자면, 포근한 안락함을 극대화시키고 싶은 분들은 구스다운으로 된 탑퍼를 깔면 아주 좋아요. 라텍스 탑퍼도 있지만, 오히려 구스다운 탑퍼가 훨씬 안락해요. 쉽게 말해 도톰한 패드라고 생각하면 되는데요, 구스다운 탑퍼를 매트리스 위에 깔면, 아마 침대로 쏙 들어가는 시간이 엄청 행복해질 걸요?
그리고.. ‘매트리스 + 프레임에 몇 백 만원씩이나 돈 쓰는 거 난 도대체가 부담스럽다! 침구도 사야 하는데!!!’라고 한다면, 퀸 사이즈 기준으로 50만원대에 침대 매트리스와 프레임을 장만할 수 있는 알파침대나 금성침대를 기억하세요. 저렴이 침대 브랜드 중에서 그래도 침대 오래 만들면서 기술력이 있는 대표 브랜드 2개니까요. 절대로 인터넷에서 그냥 아무 거나 막 사지 마시고!
침대 관련 더 많은 수다를 졸졸졸 하고 싶지만, 나름 요약 정리한 게 이 정도로 어마어마한 길이의 글이 됐네요. 제가 살림살이를 장만하면서 가장 신중하게 고민했던 게 침대였기 때문에 꼭 매트리스 얘길 한번쯤 정리해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숙면을 취하는 건, 삶의 질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니까. 정말이지 침대는 디자인과 가격만으로 골라선 안 되고 매트리스가 중요하니까. 제가 추천한 시몬스만 해도 매트리스 종류가 수 십 가지니 사전 정보 없이 침대 쇼핑하기란 너무 어렵거든요. 침대는 어쩌다 한 번 바꾸지만, 그럴 일이 있을 때 오늘의 윤주메일이 작게나마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이만~
첫댓글 아,정말 고급진 정보네요!!저도 침대 바꾸고 싶어서 이것저것 알아보는데 한눈에 딱 정리가 안되니까 뭐가 좋은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전 허리디스크가 있어서 매트리스를 뭘 골라야하나 고민이 많이 되었는데 이렇게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시니 증말 감사합니다!!ㅎㅎㅎ찍어놓은 구스다운 토퍼가 있는데 일단은 그걸로 만족하고 이사가면 윤주님 정보 잘 참고해서 제 맘에 쏙드는 침대를 장만할렵니다~~^^
네~ 침댄 건강과 직결이라 진짜진짜 잘 골라야 하거든요! ^^ 감사합니다! '고급진 정보'란 표현에 사실 부끄러우나 힘 불끈!
실생활에 꼭 필요한 정보네요 아무런 정보없이 라텍스침대를 10년정도 사용하고 있는데 요즘에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 고 어떤대는 허리도 아프고 그러더라구요 참 그리고 확실히 여름엔 많이 더워요 침대 때문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아마 이제 수명이 다했나 보네요 윤주님 추천대로 매트리스를 바꿔봐야겠어요 윤주님이 소개하시면 확실히 신뢰감이 생겨요 다음엔 어떤글을 써주실지 벌써부터 기대하게 되네요 글 감사합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암요 라텍스 10년이면 제 나름의 수명은 잘한 거에요^^ 이제 바꾸심이...
하....다시 고시원의...그 삐걱삐걱 관같은 침대로 돌아가야하는 1인은 눈물흘리며 메일 읽습니다. 벌써부터 허리가 아픈 느낌...ㅠㅠ 안그래도 남동생 침대사야해서 알아보는 중이었는데, 템퍼가 많이 덥군요-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에요!! 으으..집 옆에 에이스침대 매장이 있는데, 매트리스가 제가 원하는게 아니더라구요. w호텔 매트리스가 젤 포근했던거 같은데. 그 느낌주는 매트리스를 아직도 못찾았네요ㅠㅠ침구탓인가.. 다시 고시촌 들어가기전에 윤주님께서 추천해주신 섬유유연제, 룸스프레이 가득챙겨두려구요. 오늘도 포근한 메일 감사드리구요, 환절기 감기/눈병 조심하세요^^!
W호텔에 납품되는 침대 매트리스도 시몬스로 알고 있어요^^ 참고하세요!! 힛 ; )
@닥터윤주 오 정말요? 헤헤 감사합니다♥ 제가 쓸것두 아닌데ㅡ넘 유난인가? 싶었는데 역시! 윤주님덕에 스마트쇼핑하겠어요^^!! 감사합니다!!!
@이헹 메일에 나와 있듯.. 보통의 w호텔 같은 덴, 예전의 백화점 제논, 요샌 마르코니, 대리점 껄론 푸전 모델급의 탄성이 많이 납품되요! 글구 그 급의 가격은 크게 비싸지 않으니^^ 트라이해보세요~
@닥터윤주 네 그럴게요!! 감사합니다 윤주님♥♥
3년 전 혼수로 시몬스 퓨전 뷰티레스트 라지킹으로 사고 남편에게 두고두고 칭찬받는 저는 이 메일 확인하고 한 번 더 웃네요^^라지킹이라 침구를 맞춤으로 해야 하지만 혼자 자다 둘이 자려니 침대가 커야 더 편히...모두 굿잠이요!!
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