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숙원(오직 방장의)과 염원(역시나 방장만의) 속에 이뤄진 막걸리파티!
전날부터 선릉에서 지역모임하면서 막걸리 마실 거라고 남편한테 자랑을 했더니,
남편 왈,
"왕릉에서 술 못마시게 할 텐데~."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길래
"앗, 정말?? 설마, 설마~ 아닐 거야~-.-;;;"
토요일 아침,
우리 모임에서 처음 술을 마시는 거라
주량을 모르니 몇 병을 사야하나 망설였지요~
모과나무님이랑 나랑 1병은 마실 테고, 그럼 한 병은 예비로.
혹시 마음이님이랑 유채님이 막걸리 취향이 아니시면 맥주를 드시겠지?
유채님이 늦게오신다고 했지만, 2캔 갖고 될까? 더 사? 말아?
워낙에 손이 작은 저는, 막걸리 3병이랑 맥주 2캔을 사면서도
과연 점심 반주도 아닌 아침 11시부터 이걸 마실 수 있을 것인가?
스스로에게 의문스럽긴 했습니다.
그러나, 의심은 잠깐뿐!
오늘도 어김없이 피크닉3종 세트(트윈 돗자리, 체크무늬 식탁보, 멋진 음식솜씨)를 가지고 오신 모과나무님이
가방 두어개를 촥 펼쳐 놓으시자 마자 짜짠~~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재료로만 구성된 마음이님의 브로컬리 멸치주먹밥까지!
전 아이스팩가방에서 막걸리 한 병만 꺼내면 됐지용~!!
음.. 일심화님의 추천과 모과나무님이 강추로 우리 모두 보게 된 '강점혁명'
이날은 옆에 있는 뽀얀 막걸리 덕분에 별로 관심을 못받은듯 하군요..
모과나무님이 책 잘 안읽는 방장을 위해
머~지 않아 중요부분 발췌 및 독후감까지 올려주실 거라고 여전히 믿고 있는 바~>.<
오후 12시 좀 넘어서인가..
뒤늦게 식스팩을 들고
나타나신 유채님!
그런데,
이날은..
1주일밖에 안지났는데도..
막걸리 때문인가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잘 기억이 안나는군요.-,.-
우리 언니들께서 툭툭 던지신
주옥같은 말씀들은..
그때그때 적어놔야 하는데,
그날은 막걸리에도 취하고
고즈넉한 선릉의 초록에 취해서
뭐, 적는 것도 뭐고 다 까먹고
그냥 박수만 쳤던 기억이~
(제가 심하게 공감하면
박수를 치며 웃는 습관이..)
그래도 기억나는 게 있다면
학교에 돌아오면 인형과 각종 캐릭터들에게 인사를 한다는 우리 현준군..
자동차 디자인 스케치도 거의 매일 한 장씩 하고..
음.. 그리고 또....
진로학교 본 소감도...
나눴나... 나눴겠죠? >.<
김희삼 샘 강의 좋았다는 얘기를 공통적으로 했던 건 기억나는데,
하여간 다들 평균 2.5강 정도 보신 거 같아서.. 다들 좀 더 진도를 빼야겠습니다~.~
음.. 언니들도 박수만 안치실뿐 웃으셨네요~ ^^;;
아, 맞다!
곽노현 교육감이 당선되자마자 강서구에 있는 어느 중학교를 찾아갔는데,
전교생 300명 중에 100명 가까이 급식비를 못내는 형편이라
그 아이들이 이제 마음 놓고 급식을 먹게 되었다더라는 소식을
유채님께로부터 전해듣는 순간!
얘길 듣던 동생들 너무 감동한 나머지~
팔에 소름이 올라왔던 강렬한 기억이...! 남아있네요~^^
매번 모임마다
엄마 따라 다니느라
지루할 법도 한데,
혼자 잘 노는 송담이.
이날은 토끼풀을 꺾어서
엄마랑 자기랑
예쁜 반지, 팔찌를 만들었어요~
음..
역시나 술기운 때문인지
초점이 안맞았군요..
유채님 남편은 모임 크트머리 즈음
'잠깐 얼굴만 보고 온다더니..
그 얼굴이 큰바위 얼굴이었냐..'
고 문자를 보내셨다는..
우리가 서로를 알게 된 지 이제 딱 1년 됐네요.
음~ 한 4~5년 알아왔던 사이 같은데. 이제 겨우 1년?
덕분에,
등대지기학교 약빨 다 떨어진지 오래임에도 불구하고
한 달에 한 번 꾸준히 모여서 얘기 나누다보니
내가 온 길, 다시 한 번 되돌이켜 보기도 하고,
안개속에 보이지 않는 가야 할 길을 다시 헤아려보기도 하고,
머리 속을 꽉 채우고 있던 고민들이 별 거 아니구나 싶어 위안도 하면서..
지나온 것 같아요.
미션수행을 했으니,
우리도 4기 졸업여행의
한 귀퉁이를 장식했겠네요.
송담아, 사진 너무 잘 찍었어용~
엄마가 젤로 잘 나왔넹~^^;;
고마워~!
또 1년이 지나고 다시 또 여러해가 지나면서
서로 비슷하거나 전혀 다른 많은 일들이 일어나겠지만,
그때도 지금처럼 서로가 살아가는 얘기 들려주면서,
우리가 가야 할 길에 영감을 주길 빌어요!
비오는 주말,
행복하게 보내시기를!
첫댓글 다른 분들, 기억나시는 거 있음 좀 덧붙여 주세용~ 제가 써놓고도 민망하다는~>.<
아유, 우리 방장님 후기는 언제봐도 그날의 기억을 생생하게 되살리는군요... 저는 친정부모님 히스테리 늘어놓다가 모두가 공감하며 모과나무님이 동생과 주고 받았다는 "우리대에서 끝내야해~"가 완전 가슴에 와닿았어요.. 애들 훈육하는것도 훈련이 필요하단 말씀까지..ㅎㅎ. 그리고 요즘 술을 자제하고 있는 사정이 있어 그날 살짝 미안했다는 마음까지 전해요. 그래봐야 맥주 1병정도인데.. 나중엔 동참할께용~^^
아, 맞아맞아! 저도 저희 집안 모계 유전자에 면면히 전해져오는 "신경질+결벽증 유전자"에 대한 얘기 했었죠~!
맞습니다. 악의 사슬을 우리 대에서 꼭 끊도록.. ㅠ.ㅠ
저도 주량은 맥주 1병인데, 왜 이리 피가 술을 부르는지~ ㅋㅋ 기회는 언제든지 또 만들어 보아요~
와우~ 안 가도 갔었던 기분이 나네요 풍부한 사진과 생생한 후기를 보니^^ 그러고보니 감히 왕릉에서 음주하신거로군요~~ 문화재 관리법 같은거에 저촉되는 건 아니겠죠 설마ㅋㅋ 아무튼 그 자리에 같이 못 해서 내내 아쉬웠어요..많이 바쁘기도 한데다가 사실 그 담주에 등대학교 졸업여행이 있었는데 그걸 꼭 가야 할것 같아서 일을 좀 몰아서 하다보니.. 담엔 꼭 출석토록 하지용^--^
그러고보니 지역 모임 1주년 기념파티가 된 셈인가 보네요. 정말 추카 추카ㅎㅎ 끄트머리로 슬쩍 끼어든 저로선 같이 공유한 시간이 훨씬 더 짧지만 1년을 5년지기처럼 여기시는 진한 우정의 멤버들속에 끼어들어 앞으로의 많은 시간을 같이 나누고 싶네요~
오호호호, 문화재 관리법에 저촉이라~! 성종대왕님 릉 앞에도 한 잔 올려드리고 올 걸~ ㅋㅋ 담엔 아이뜰님도 같이 자리해 보아요~
저도 함께 있었던 것 같은데요 잔잔하고 따뜻한 서초지역의 등대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우리 언제 서오릉에서도 한 잔~ 하려면! 쫌 기다려야겠군용~^^
오 서오릉아세요 막걸리는 좀 그렇고 음료수 정도는 아직 가능합니다..언제든 한번 놀러오세요....너무 먼가요
어려서부터 '능' 분위기 무척 좋아해서 서울 시내, 근교의 릉 대충은 알아요~^^;; 날씨 좀 풀리면 시원하고 달달한 거 사들고 꼭 갈게요~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