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정수도 위헌 파장이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동안 호잿거리로 인식되면서 분양 열기를 이어갔던 조치원이나 대전권 등지의 분양권시장이 급랭, 분양원가 이하의 마이너스 프리미엄 급매물이 속출하고 있으며 모델하우스 내방객의 발길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이에 반해 인천 등 수도권 요지의 고급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수만명이 몰리는 등 반짝 장세가 연출되고 있으며 청약 부진으로 대량 미계약이 우려됐던 동탄신도시 2차에도 다소 해빙 분위기가 연출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인천, 동탄, 평택 해빙 분위기=지난 22일부터 문을 연 인천 5차 동시분양 아파트 모델하우스는 모처럼 실수요자들의 발길로 북적댔다.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지난 4차 동시분양 때와도 완전 딴판이었다. 인천시청 인근에 들어선 신영 '지웰'과 신동아 '파밀리에' 등의 모델하우스에는 분양 첫날만 무려 4000~5000명이 다녀갔으며 주말까지 1만5000여명이 몰렸다. LG 부평 '자이' 모델하우스도 방문객들로 넘쳐나 주변 도로가 극도로 혼잡했다. 동탄신도시 2차 분양 아파트에도 계약문의가 이어져 신도브래뉴 등에는 50여통의 전화가 걸려오는 등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였다. 동우HM 김지권 사장은 "신행정수도 위헌 결정 이후 계약 및 분양문의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당초보다 계약률이 웃돌 소지가 크다고 내다봤다. 평택 지역도 활기를 띠기는 마찬가지.
지난 22일 문을 연 경기도 평택시 지산동 금강종합건설의 스위첸 모델하우스에는 토요일과 일요일 각각 2000~3000여명 정도의 실수요층이 내방, 모델하우스를 둘러봤다. 윤정문 팀장은 "수도권 이전 중단으로 얼어붙었던 투자심리가 다소 회복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대구 불씨 꿈틀=지방권에서는 대구 지역의 열기가 그나마 남아서 불씨를 되살릴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투기과열지구 해소에 대한 기대감에다 충청권에서 빠져 나올 투자자금이 다소나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예상에 따른 것. 대구 달성군에서 문을 연 1451가구의 '달성 삼성 래미안 대곡'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주말 1만5000명의 방문객이 내방해 북적댔다. 물론 삼성 측의 사전 마케팅과 래미안 브랜드로는 처음 출전한다는 점이 주 요인이긴 하지만 영남 지역의 분양 불씨를 일으켜 줬으면 하는 기대감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수성구에서 왔다는 나종환(43) 씨는 "삼성 래미안의 대구 첫 진출인 데다 투기과열지구 해제 등을 감안해 찾아 왔다"며 대체수요층이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치원, 대전 직격탄, 천안은 후폭풍=행정수도 예정지와 주변 수혜지역으로 각광을 받았던 충청권 아파트 분양시장은 급락장세로 돌변했다. 헌재의 위헌 발표가 채 1주일도 지나지 않아 조치원 등지의 아파트 분양권은 '프리미엄 제로' 상태가 돼버린 것이다. 조치원 대우푸르지오 1차는 불과 4일 전만 해도 프리미엄이 3000만원씩 붙어 33평형이 1억2000만원을 호가했으나 21일 이후 프리미엄이 사라져 분양원가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공주시 현대홈타운도 33평형 기준으로 프리미엄이 1500만∼2000만원, 대동피렌체는 32평형 기준 1000만∼1500만원씩 붙었으나 지금은 분양가에도 매입자가 없는 상황이다. 대전의 경우 행정수도와 가까워 최대 수혜지로 예상돼 노은지구 등지의 프리미엄이 2억3000만∼2억5000만원(45평형 기준)씩 형성됐으나 프리미엄이 1억원까지 떨어지면서 중도금을 치르지 않고 아예 1500만∼2000만원에 달하는 계약금을 포기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한편 천안ㆍ아산 지역은 후폭풍의 영향권이다. 다행히 주말 모델하우스를 오픈한 LG쌍용자이의 경우 3일간 1만3000여명이 다녀가 헌재 결정으로 직격탄을 걱정했던 분양 관계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는 분위기. 이는 아산신도시라는 기본 재료가 있는 데다 행정수도가 안 되면 행정타운이라도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실수요자로 연결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양철용 쌍용자이 분양소장은 "신도시 등 투자 호재가 여전히 살아 있는 데다 중대형 평형 아파트 분양이 적은 것 등이 수요층을 이끄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팀(bettykim@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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