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8/27~28(토)
날씨 : 맑음
03:35 구례구역
04:00 구례시외버스 터미널
06:10~06:30 구례-화개(버스:1200량)
06:30~06:45 화개-의신매표소(택시:13,500량)
07:10 세석 7.8k/대성동1..3k/의신 1.2k 이정목
07:35 대성동마을
08:16 제1대성교(작은세개골 분기점)
08:36 제2대성교
08:40 대성골-계곡 분기점
09:45~10:10 지계곡 분기점(알탕)
10:55~11:45 중식
12:20~12:50 영신대
13:00 영신봉
14:12 칠선봉
14:15 큰새골 입구
16:50 한신능선 합수부(계곡 종점)
17:36 백무봉11-02 이정목
17:52 백무동주차장
18:00 동서울행버스 출발
산행시간 : 11시간
산행거리 : 도상 약 13km
택시기사가 내려준 대성골입구는 등로가 동네 뒷골목 같다.
밤나무 사이로 지나가다 떨어진 넘을 주워 손톱으로 까서 먹어보니 맛이 들었다.
대성골 들머리인 의신매표소
익어가는 밤과 가을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 간간이 샛길이 보이지만 동네 뒷산넘듯 사면타기하며 넘어가면
1시간 만에 대성동마을이 나온다.
산속의 대성동마을
아침이지만 먹거리도 파는데 아직 시장하질않아 그냥 구경하며 지나친다.
공비토벌 최후격전지(Liquidated Red Guerrilas Final Battled field)란 이정목이 보인다.전투지역이라는 사실에 다시 지리의 의미를 새겨본다.
남부군인지 빨지산인지 모르지만 전후의 마지막 전투지역이라는 사실에 다시 지리의 의미를 새겨본다.
이 산속에서 먹을것 입을것 없이 이길 수 없는 전투로 사그러진 이데올로기의 희생자들의 생각에 숙연해진다.
다른 글은 기억이 안나는데 8일을 굷고 도망다니다가 마지막 죽음에 몰려 밥한번 맘껏 먹어봤으면 커피 한잔만 마셨으면
하면서 죽어간 파르티잔의 마지막….
그들과 전혀 다르고 그들과 목적도 다르고 도망도 아니지만, 그들과 같은 산을 오른다.
대성골계곡
다시 1시간을 소요해 두번째 다리를 지나 조금 오르자 좌측으로 길이 열린다.
계곡을 오르면 길아닌 길이 열린다.
이리저리 바위를 뛰어넘고 간간이 보이는 표지기를 확인하며 시원한 물을 따른다.
작은 소와 연이은 폭포와 작은 이끼폭포와 지류들…
가보지 않으면 설명할 길이없다.
무명폭
큰세개골의 무명폭
큰세개골의 이끼폭
생각보다 큰 계곡이다.
약간 더워 땀도 제법 난다.
쉬다가 아예 벗고 물속으로 들어간다.
시원한 계곡의 주인이 된 기분이다. ㅎㅎㅎ
다시 오름길을 가면 조심조심 바위도 오르고 이리저리 건너 오르니 배 고프다는 민원이 들어온다.
아직 급오름길이 남아 영신대가서 먹자니 아침 먹은지 6시간이나 되었다니…
하는 수 없이 잔뜩 먹어둔다.
참이슬 1병까지 마시니 일어설 수가 없다.
폭포를 오르고 길이 애매해 바위로 올라가니 길이 없다.
다시 내려와 표지기 반대편으로 가니 길이 나타난다.
부른 배를 움켜쥐지만 너무 힘들다.
점심먹은 장소의 폭포
잠시후 지리 최고 기도처인 영신대에 도착해 올라온 골짝과 남부능선을 바라보며 배낭을 베고 누워버린다.
잠시 잠을 청해보지만 파리와 개미들의 등쌀에 다시 일어난다.
10대 기도처중 최고인 영신대
주릉을 지나는 산객들의 목소리도 간간이 들리니 10분만 부지런히 오르면 헬기장이다.
산오이풀이 무성한데 작년과 다르게 멧돼지들의 등쌀에 땅들이 밭갈이 한듯 헤쳐져있다.
사람많은 주릉변에도 멧돼지가 출몰하니 돼지봉으로 이름을 바꾸어야 할듯…
낙남정맥의 종점인 영신봉의 쑥부쟁이
영신대오름에서 본 노루궁댕이 같은 반야봉
진짜 영신봉에 올라보지만 바위만 몇덩이 있고 촛대봉뒤로 장터목이 보인다.
1/50000지도를 보니 1.5km거리의 칠선봉에서 내려가는 계곡길이 표시되어 있다.
구름에 가린 천왕봉
촛대봉과 연하봉
당초 계획한 3km거리의 장터목산장을 버리고 가까운 칠선봉으로 간다.
딸내미 같은 여대생들이 운동화 차림에 힘겨워하며 세석산장을 찾는다.
저 친구들은 무슨 의미로 지리에 오는 것일까?
주릉에는 역시 사람을 많이 만난다.
계속 가다가 보니 우측으로 몇 개의 갈림길이 나오지만 능선길 같아 버리고 칠선봉에 도착한다.
좌우로 갈림길이 있어 우리의 안내판인 위험 등산로아님판을 넘어가면 지뢰밭이다.
칠선봉 우측이 큰새골 들머리임
바위뒤로 돌아가면 등로가 나온다.
초장부터 급경사에 바로 너덜이 나오고 주계곡까지 도상 2.8km를 벌벌거리며 하염없이 내려간다.
작은 물줄기는 점점 커지고 당귀가 많이 보인다.
큰새골 초입의 급내림 너덜지대
게다가 물이끼가 많아 미끄러운 곳이 많다.
등로는 없는 수준이고 폭포나 나오지 말라는 바람으로 내려간다.
큰새골의 실폭
큰새골의 폭포
바위를 넘고 계곡을 몇번 건넜는지 생각도 안난다.
중간에 이번에 밀린 사태지역도 지나고 한신지능선이 끝나는 곳까지 얼마나 내려가는지 모르겠다.
계곡옆으로 가기가 점점 어려워져 급사면의 사면치기를 한다.
다행히 산죽이 그리 무성하질않아 사면타기하다가 올라가니 등로가 나온다.
신나게 잠시 내려가니 고로쇠 채집의 흔적이 무성한곳에 내려오고 계곡이 주계곡과 만난다.
건너가야 하는데 수량이 많아 한참을 헤매다가 발 빠지며 겨우 건넌다.
그런데 등로는 맞은편 산으로 올라간다.
조금 올라가다가 다시 내려와 계곡을 따른다.
올라갔으면 백무동-한신계곡의 일반등로를 만날텐데 무슨 생각인지 계곡을 따르니 조금 지나 다시 계곡 합수부를
만나니 작은샛골 합수부이다.
누군가 지난 흔적이 있으니 표지기 붙이며 계속 가다보니 파트너는 없어지고 잠시 고민 하다가 무조건 내려오겠지
생각해본다.
계곡가로 갈 수 없어 흔적을 따르니 저앞에 누군가 보이고 위를 보니 줄이 보인다.
올라가니 백무동11-02 표지판과 금줄이다.
어이없어 하다가 1km남은 일반등로 내려오니 버스출발 8분전이다.
안주도 없이 막걸리 한통을 마시고 참이슬1병과 캔맥주를 사들고 말리는 기사에게 사정하여 버스에 오른다.
가다가 차세워달라하니 안된다는 것이다.
뒷풀이로 알탕도 못하고 마무리한 계곡산행을 마치고 빈속에 올라오는 취기에 몸을 맡기니 저절로 잠 속으로 빠진다.
지리에 흔한 산오이풀
영신봉의 꿩의비름
난쟁이바위솔
첫댓글 ㅎㅎㅎ 참이슬 2병에 막걸리 한병 그리고 캔맥주 하나... 낙남정맥의 종점인 영신봉에 오르신것 부럽습니다. 경방 걸리기 전에 올라야 할텐데... 큰새골이 생각보다 험하군요. 전에 단풍님이 시체 발견한 곳이지요?
다시가보고 싶은 영신대, 또 내려오고 싶은 계곡을 다녀 오셨군요, 항상 열심히 산행을 하시는 모습이 좋고 귀중한 자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