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악'을 다룬 영화는 많이 있죠.하지만 작품을 바라보는 관객의 입장에서 영적으로 쇠몽둥이 찜질을 당했다 말할 수 있을만큼 만족스런 '유희적 매조키즘'을 선사하는 영화는 많지 않습니다. 예술이라는 미명하에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그러하죠.
2년이 지난 지금도 이 영화의 약발은 유효합니다.지금도 현재 진행형임을 다시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거의 바라보는 사람을 혼수상태로 만들어가는 선악주제와 이를 둘러싼 인물들간의 상황들, 인간과 집단군상의 불안한 심리현상, 존재 - 그 자체를 위한 철학적인 사유를 찾는 대사는 철학적 블럭버스터 '매트릭스'와 괘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 워쇼스키형제가 피카소의 그림에서 보이는 선과 면에서 느껴지는 충격적인 배치를 한 반면, 이 영화의 감독인 크리스토퍼 놀란은 마치 우아하고 클래시컬한 레오나르도 다빈치 성향의 형식적 실험과 규모를 방불케 합니다. 단지 매트릭스가 기억과 존재에 대한 의식의 깨어남을 다룬반면, 다크나이트는 이에 덧붙여 '선-악'존재의 사유에 대해서까지 관객들로 하여금 효력있는 한방의 메세지를 던집니다. 그리고, 선과 악에 대해 어느덧 무지해지고 이에 대해 잊고 사는 우리는 이 세계의 선택적 강요를 받지 않고 이러한 존재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게 됩니다. 이는 성경-메시아의 메세지와 어쩌면 동일하다고 생각되어집니다. '善은 절대 善'으로 생각하는 반면 '惡은 순수한 惡(Pure Evil)'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우리가 이 영화를 보면서 회피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인셉션'도 좋았는데, 어쩌면 놀란감독은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세계를 파고드는 시나리오보다 보편적인 인정을 받는 캐릭터-배트맨을 끌어들임으로서 대중들에게 더 호소력있는 철학적 엔터테인먼트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는 매우 흥미로운 지점인데 자신이 정말 재밌다고 생각하는 것이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요소가 아니라 누구나 좋아하는 여러 요소들이 자신의 철학과 조우할 때 보여지는 피상적인 호소가 진심어린 세상의 근원에 대한 뜨거운 침묵이 될 수 있다는것을 느끼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블럭버스터이건 규모가 작은 독립영화이건간에 말이죠.
첫댓글 게시판글이 여기밖에 안써지네요..
이론....등급조정을 해드릴께요^^
우수회원으로 등업 되셨구요. 많은 활동 기대 하겠습니다.^^ㅎㅎ글구 게시글 옮겨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이곳에 더 감사할 일이 많은것 같은데..열심히 할께요.
크리스토퍼 놀란 영화는 다 좋은 거 같아요. '다크나이트'도 조커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세지가 뭘까... 한참 생각했었죠. '히스 레저'를 다시 볼 수 없으니.. 영화라도 다시 보고 싶어지네요. 찾아봐야겠어요~~~
극장에서 볼땐 짧은 영어실력때문에 메세지를 다 이해하기 힘들었어요.워낙 인물들간에 알고리즘이 튼튼하기도 하고...히스레저는 무서운 파괴력을 지닌 배우라 느꼈습니다. 잭 니콜슨을 뛰어넘는 조커를 만나긴 힘들다 생각했었는데,그는 그선을 넘고 영원으로 빠져들어 가버렸습니다. 그래서 더 그립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