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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맛집(69)] 6천원짜리 백반 밑반찬 최소 20가지
■ 강진 한식
청자골종가집·수인관 등 30~40년 이상 전국구 인기 낙지호롱·굴비·홍어 삼합 상차림 푸짐한 인심 그대로
입력시간 : 2013/02/08 15:31:51 수정시간 : 2013/02/08 15:31:51
청자골종가집
해태식당
수인관
흥진식당 전남 강진을 생각하면 다산 정약용이 떠오른다. 조선후기의 실학자, 정조의 총애를 받았으나 정조 사후 바로 귀양을 떠났던 불우한 사람. 다산은 강진에서 18년간 유배생활을 했다. 강진과 더불어 청자를 떠올리는 사람들도 많다. 강진 하면 '남도문화유산 1번지'를 먼� 떠올리는 사람들도 많다. 한반도의 봄은 강진에서 시작된다. 남쪽의 훈풍은 강진의 보리고랑으로 먼저 불어온다. 보리가 푸릇푸릇해지면 강진에서는 홍어 애에 보리 새순을 넣은 '홍어애국'을 끓인다. '애'는 내장을 말한다. "홍어 코를 먹으면 홍어 한 마리의 9할을 먹었다"는 이야기와 더불어 "홍어애국 맛을 아는 사람이 홍어 맛을 아는 사람"이라는 말도 있다. 홍어애국에는 보리 새순이 들어가야 한다. 보리 새순은 강진에서 가장 먼저 푸르러진다. 식객들에겐 강진은 먹거리의 고장이다. 남도의 푸짐한 한식밥상은 강진을 제외하고 이야기할 수 없다. 강진 한식밥상의 가격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두 눈으로 똑똑히 쳐다봐도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여러 종류의 음식들이 나온다. 6천 원짜리 한식 밥상에 스무 대 가지의 반찬들이 놓이면 외지 사람들의 눈은 휘둥그레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차리고도 남는 게 있을까?"라는 것이 외지인들의 반응이다. 강진의 몇몇 한식집들은 '하숙집'에서 출발했다. "음식 솜씨가 좋으니 식당을 한번 해보라"는 권유를 받고 어느 날부터 '프로 음식점'의 길로 들어선다. 강진에서 청자가 생산되었다는 것은 강진의 흙이 곱고 좋다는 뜻이다. 도자기를 만들 흙이 있다는 것은 강진의 농산물 그중에서도 쌀이 으뜸이라는 뜻이다. 더하여 날씨가 온화하면 곡식들이나 채소류도 좋다. 다산초당에 올라서면 오른쪽으로 긴 포구가 펼쳐진다. 하도 길이가 길어서 마치 강 같지만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긴 포구다. 구성포. 20Km에 달하는 긴 포구는 갯벌을 만들고 수많은 해산물들을 품고 있다. 강진을 둘러싸고 있는 야트막한 산들과 더불어 강진은 산과 들, 바다와 포구가 어우러지는 천혜의 고장이다. 인구 4만 명이 남짓한 작은 시골 마을에 전국적으로 이름난 한식집들만 예닐곱을 손꼽는 이유다.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더러는 음식이 살짝 무너질 때도 있지만 다음에 가면 또 음식은 달라진다. '설성식당', '수인관', '청자골종가집', '흥진식당', '해태식당', '명동식당' 등이 이른바 강진의 전국구식당들이다. 짧으면 10여 년의 업력이지만 대부분 30-40년 이상의 업력을 자랑한다. 허름한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낡은 시골집의 작은 방들이 있고, 연세 드신 할머니들이 오밀조밀 상을 차려내는 분위기다. '청자골종가집'은 그중 현대적이고 번듯한 모습을 자랑한다. 상차림도 강진의 옛 모습을 지니고 있으면서 한편으로는 대도시의 한식밥상과도 닮았다. 인원수대로가 아니라 한상차림으로 가격을 매겼다. 10만원 전후의 음식들이고 상차림은 당연히 화려하고 푸짐하다. 낙지호롱, 홍어삼합, 굴비 등과 더불어 푸짐한 남도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매생이국이 먼저 나온다. 호박 등으로 만든 양갱들도 맛있다. 강진에서는 비교적 가격이 비싼 편이다. '수인관'은 시장 통 한 귀퉁이의 작은 대문으로 들어가야 한다. 실내는 바깥보다도 넓고 쾌적하다. 대부분의 식당들이 '고기 굽는 험한 일'은 종업원이 해낸다. 이집은 거꾸로다. 주인이 연기를 쐬면서 고기를 굽고 종업원들은 비교적 깔끔한 실내에서 서빙을 한다. 6, 7천 원 선의 돼지불고기 백반을 받아들면 참 어리둥절해진다. 밑반찬이 최소 20여 가지다. 그중에 돼지불고기가 포함되어 있지만 외지에서 온 손님들은 "혹시 다른 사람들 상이 잘못 왔는가?" 싶은 의심도 하게 마련이다. 푸짐함과 더불어 모든 반찬들이 짭짤하다. '설성식당'도 마찬가지다. 돼지불고기백반집이지만 정작 밥상을 받아들면 돼지불고기를 먹기 전에 밥그릇이 비기 일쑤다. 손님들은 돼지불고기를 집기 전 몇 가지 반찬을 집어 먹다가 어느 새 자신의 밥그릇이 비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설성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나면 '후유증'도 미리 염두에 둬야 한다. 살던 곳으로 돌아가서 밥상을 받을 때마다 '강진의 푸근한 밥상'을 받았던 기억이 머릿속에 남는다. '흥진식당'도 "백반, 한정식을 파는 집"이라고 말하지만 한정식은 아니고 남도한식이다. 한정식은 차례대로 음식을 내놓는 것이고 한식은 한상차림을 말한다. '정식定式'을 '정식正式'으로 오해한 탓이다. 재미있는 것은 백반 가격은 "원하는 대로"라고 써 붙인 메뉴판이다. 더러 밥상이 부실하다는 평을 듣기도 하지만 주인 할머니의 인심이 푸근하다는 평도 많다. '해태식당'은 내외부가 깔끔한 편이다. 음식도 은근히 현대적인 맛이 있다. 물론 남도의 장맛은 그대로 살려두었다. 더도 덜도 아닌 한식집. 1인분을 내놓는 것은 이집의 장점이다. '1인분 2만5천원, 2인분 6만원'의 희한한 가격은 2인분 차림에 몇몇 귀한 반찬들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명동식당'도 푸짐한 남도한식을 내는 집이다. 내부 인테리어가 비교적 깨끗한 편이다. 가격은 2, 3, 4인에 따라, '특'이냐 아니냐에 따라 다르나 대체적으로 2만5천원부터 3만 원 정도이다. '둥지식당'의 깔끔하면서도 푸짐한 밥상에 반한 사람들도 많다. 밥상의 그릇들이 청자인 점도 눈에 들어온다. 회, 조림, 찜 등 생선들이 푸짐하다. 특유의 맛을 지닌 게장이 돋보인다. |
첫댓글 푸푸~!! 가격이 장난이 아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