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글/나천수
그대 흘러 내려간다.
지난 세월 남도 들녘을 지키며
허리가 휘도록 흙을 파먹고 살았던
남도인의 눈물이
그대 핏줄 타고 흘러내린다.
인류문명의 발상지가 강이었듯이
그대 가슴속 자궁(子宮)도
남도문화를 수없이 잉태하고
산고(産苦)의 아픔도 감내(堪耐)한 것은
그대 젖가슴, 젖무덤은
남도 사람 배불리는 가나안 땅이기 때문이라는 거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남도, 남도사람들을 보는 시각이
왜곡(歪曲)되고 폄하(貶下)되면서
가뭄과 홍수로 얼룩지듯
삶의 타래가 엉켜 버리고
엉킨 실타래를 푸는 강인한 의지의 뒤안길에서
소리도 없이 한(恨)의 눈물을 쏟아낸 줄
누가 알랴마는
생채기에서 흐르는 핏물 그대로
그대 강줄기에 흘려보내었으니
그대 핏줄에 흐르는 것은
강물만 흐르는 것이 아니라
한(恨)의 피눈물도 흐른다.
그래도 그대는 남도인의 어머니,
외롭고 서러워하는 자식
치마폭으로 감싸주는 모성애
어머니 하고 부르면 남도 들녘 어디선가
아가야 하고 대답할 것 같은
그리운 어머니
남도 사람들을 안아 주세요
젖가슴을 풀어 헤치고 젖을 물려주세요.
2006년 8월4일 전북 임실 옥정호에서 "강사랑'문학의 밤 행사시 필자가 직접 낭송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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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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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8.03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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