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Made in USA’를 표지 기사로 다뤄 보도했다. 패션 업계에서는 미국 브랜드들이 새롭게 떠오르면서 미국적인 디자인이 하나의 트렌드로 형성되고 있으며, 미국의 제품 제조 공장들과 생산설비들도 본국으로 다시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오랫동안 역사와 전통을 지키며 우직하게 그 품질을 지켜온 소규모 제조 업체들의 의미가 재조명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미국적이며, 높은 품질을 유지하면서 모든 작업을 미국에서 수작업으로 제작하고 있는 핸드크래프트 제조 업체 몇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값싼 노동력을 찾아 생산시설을 옮겨갔던 미국 기업들이 본국으로 다시 돌아오면서 ‘미국 제조업 르네상스’가 일어나고 있다. 실제 포드의 소형트럭 제조 공장이 본국으로 이전했고, 애플 컴퓨터 생산 설비와 ‘구글 글래스’ 제조공장이 실리콘 밸리에 새워질 예정이며, GE, 월풀, 콜맨 등도 해외 생산시설을 가지고 오거나 국내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미국 기업들이 다시 돌아오는 이유는 개발 도상국의 임금 인상, 경제 활성화를 위한 오바마 정부의 지원 정책, 그리고 지역사회 기여로 말미암은 기업 이미지 제고 등에 그 원인이 있다.
그러나, ‘Made in USA’ 트렌드는 이미 패션 분야에서 다른 의미로 진행되어 오고 있었다. ‘Made in China’로 대표되는 값싼 저질 상품에 질린 소비자들의 품질에 대한 욕구와 계속된 경제 불황으로인한 실용적이면서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튼튼한 제품들을 찾는 분위기의 형성이 그 원인이다. 이러한 트렌드는 주로 남성 패션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기존의 유럽 중심적인 섬세하고 여성적인 디자인에서 탈피하여 독특하고, 거칠지만, 남성적인 이미지를 활용하여 승부하는 젊은 디자이너들에 의해 세계적인 패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특히 구두와 지갑과 같은 남성 패션 소품들이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100년 이상의 전통과 역사를 지닌 "Made in USA" 워크 부츠의 원래 뿌리는 과거 미국 근로자들전기(수리공, 벌목꾼, 경찰관, 소방관 등 거친 직업을 가진 노동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작업화로서 미국의 개척, 전쟁, 경제 성장과 그 역사를 같이 하면서 성장해왔다. 섬세한 라인과 우아한 컬러를 강조하는 유럽 패션 메이커들의 디자인에 비해 투박하고 다소 어설퍼 보일 수 있으나 소재와 디자인에서 다양한 커스텀 오더가 가능하며, 전 공정을 수작업으로 튼튼하게 만드는 미국의 장인정신이 담겨있는 부츠들이다. 특히 내구성이 탁월하며, 밑창이 닳거나 오래된 부츠들은 언제든지 다시 수선해 주기 때문에 가죽 관리를 잘하면 멋지게 에이징하면서 평생 신을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워크부츠 브랜드는 화이트부츠(White"s Boot)와 웨스코 부츠(Wesco Boots)로 엄선된 최고급 가죽을 사용하여 전문 장인이 손수 한 켤레 한 켤레 만드는 핸드크래프트 부츠이다.
이미지 © White"s Boot
“‘불’이라는 매체가 바뀌지 않는데 프라이팬이 바뀌어야 하는가?”라고 화두를 던지는 제이콥 브롬웰(Jacob Bromwell)은 미국의 가장 오래된 요리기구 제조업체이다. 1819년부터 주석, 스테인리스 스틸, 구리와 같은 정통 재료들을 사용하여 최고 품질의 요리 기구들을 생산해내고 있다. 미국에서 전 제품을 수작업으로 생산하며, 평생 품질 보증을 받을 수 있다. 팝콘 기계(Original Popcorn Popper), 클래식 틴컵(Classic Tin Cup), 강판(Wonder Shredders), 밀가루를 치는 체(All-American Flour Sifter)등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제품들을 생산해냈다. 특히 팝콘 기계(Original Popcorn Popper)는 1800년대 후반부터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제 가장 오래된 베스트셀러 제품이다.
Classic Tin Cup 이미지 © Jacob Bromwell
Original Popcorn Popper 이미지 © Jacob Bromwell
Beckel Canvas (Portland, Oregon)
48년 전 폭스바겐 캠핑카(Volkswagen camper vans)의 인테리어 커튼과 탈부착 가능한 사이드 텐트를 제작하는 업체였으나 폭스바겐에서 자체적으로 커튼을 생산하게 됨에 따라 베켈(Beckel)도 자체적으로 텐트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두께감있는 튼튼한 캔버스 천을 이용한 집 모양의 천막과 안장 가방, 백팩, 장작을 나르는 가방들을 만들면서 현재까지 미국인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1964년 창업부터 현재까지 공정과 제품의 특별한 변화 없이 오직 디자인과 패브릭만으로 승부하는 뚝심 있는 회사이다.
이미지 © Beckel Canvas
Pendleton Woolen Mills (Pendleton, Oregon)
펜들턴(Pendleton Woolen Mills)은 1863년 영국인 직조공 토마스 케이(Thomas Key)에 의해 설립되었다. 양을 기르고 울(wool)을 생산하기 위해 이상적인 온화한 기후에 수자원이 풍부한 미국의 신생 주 Oregon 지역에 터를 잡고 다양한 인디언 전통 패턴의 담요를 개발해 원주민들에게 판매한 것에서 시작했다. 따뜻한 느낌과 독특한 문양의 네이티브 인디언 패턴의 의류, 침구, 블랑켓 등을 제작하며, 최근 다양한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패션계의 핫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지 © Pendleton Woolen Mills
Rite in the Rain (Tacoma, Washington)
눈, 비, 폭풍우가 몰아치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필기를 가능하게 해준다는 방수 수첩과 필기구를 생산하는 업체이다. 제리 달링(Jerry Darling)이 고안한 라잇 인 더 레인(Rite in the Rain)의 첫 번째 디자인은 북서부 태평양지역의 벌목산업에 종사하는 벌목꾼들을 위해 고안된 것이었으나, 현재는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에 의해 레크레이션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물이 많은 수영장, 골프장, 건설 현장과 등산이나 캠핑 등 아웃도어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널리 사랑 받고 있다.
이미지 © Rite in the Rain
미국의 역사는 개척의 역사이다. 미국의 건국은 거친 자연과의 싸움이었으며 현재의 눈부신 발전은 청교도적인 근면성으로 무에서 유를 이끌어낸 노력의 결과물이다. 이러한 개척의 역사에서 나무를 베어 집을 짓고, 울타리를 치고, 집을 수리하기 위한 공구들의 필요성은 절대적이었다. 그리고 현재에도 이러한 공구들은 미국의 각지의 농장이나 작업장, 개인 차고에서 없어서는 안 될 제품이다.
Hardcore Hammers (Shawnee, Kansas)
미려한 디자인에 작업 성능이 뛰어나고, 뛰어난 내구성을 가진 고품질의 연장을 만들어내는 업체이다.
Council Tools (Lake Waccamaw, North Carolina)
1886년 존 피켓 카운슬(John Pickett Council) 이 자신이 직접 쓸 연장들을 만들기 위해 제작한 것이 지금의 카운슬 툴(Council Tools)의 시초가 되었다. 이 하이 퀄리티 공구 제작 업체는 127년이 지난 지금도 레이크 와카모(Lake Waccamaw)의 작은 마을에서 미국산 히코리 나무와 금속으로 가장 높은 품질의 공구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미지 © Council Tools
Lone Wolf by Benchmade (Made in Portland, Oregon)
론 울프(Lone Wolf)는 아웃도어맨들의 순수한 기능에 초점을 둔 칼로 험난한 오지 사냥꾼들의 요구들에 맞게 특수화, 전문화하였다. 늑대 마크가 상징적인 이 칼은 사냥 활동에서 실제 기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디자인과 재료로 만들어졌다. 이 칼의 제조 업체인 벤치메이드(Benchmade)는 1990년 오레곤에서 시작하여 비전통적인 소재와 현대적 제조 방식을 연구하여 새로운 장비에 투자함으로써 빠르게 확장해나가고 있다.
이미지 © Lone Wolf by Benchmade
Occidental Leather (Sonoma County, California)
캘리포니아 소노마 컨츠리에 위치한 오치덴탈 레더(Occidental Leather)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품질의 연장 도구 벨트를 만든다. 1980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33년간 고품질의 핸드크래프트 가죽 벨트와 벨트 시스템으로 디자인과 제작, 필드테스트에서 그 우수성을 자랑하고 있다. 각 제품은 가장 높은 등급의 두꺼운 가죽을 사용하여 자체적으로 염색하고 숙련된 장인이 복잡한 스티치로 마무리하여 완성된다.
이미지 © Occidental Leather
미국은 장난감의 천국이라 할 정도로 많은 장난감을 만들어내고 있다. 토이저러스(Toy R Us), FAO 슈왈츠(FAO Schwarz) 등의 장난감 백화점에 가면 너무나도 다양한 종류의 장난감들에 놀라게 된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이며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목제 장난감을 수작업으로 생산하는 두 업체를 소개한다.
Roy Toy (East Machias, Maine)
1930년 로이 데니슨(Roy K. Dennison)의 통나무집 세트를 배달하기 위해 말이 끄는 4륜 마차가 마을을 가로지르며 먼지투성이의 메인(Maine)주의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동일한 디자인과 동일한 제조 방식으로 많은 어린이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전통적인 녹색 기와와 선명한 붉은 나무 박공지붕이 특징으로, 소나무를 수작업으로 컷팅하고, 무해한 염료로 염색한 후, 전통적인 방식으로 제작한다.
Jameson Woodworks (Belton, South Carolina)
1999년 진 제임슨(Gene Jameson)은 두 어린 조카의 크리스마스 선물로 나무로 포켓 나이프 2개를 제작하였다. 2008년에는 자기 아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로 동일한 포켓 나이프를 만들면서 이번에는 단순한 나무 칼이 아니라 더욱 인터랙티브한 어떤 것이 만들고 싶어졌고, 그래서 그는 아들과 같이 조립할 수 있는 키트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바로 제임스 우드웍스 장난감 키트(Jameson Woodworks toy kits)의 시작이다.
이미지 © Roy Toy & Jameson Woodwor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