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설의 개념
어느 시대나 인간은 그들의 생각을 표현한 문학을 갖고 있었다고 할 수 있는데, 그 형식의 발달은 어떤 면에서 생물학적 진화와 유사한 과정을 밟는다고 볼 수 있다. 소설은 시, 수필, 희곡, 평론 등과 함께 문학의 5대 장르의 하나이다. 소설이 무엇이냐 하는 것에 대한 해답은 시대에 따라 각각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그것은 소설이 고정된 물체가 아니고 정신적인 산물이며, 역사적 변천과 함께 무한한 변모의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전적으로 정의를 하자면, '소설은 작가가 상상력과 구상력에 의해서 창조해 낸 가공적인 허구의 세계를 현실적인 인물이나 사건의 전개를 통해서 통일성 있게 구성하여 진실한 이야기인 것처럼 그리는 산문문학의 한가지'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고대의 전설, 서사시, 중세의 설화 등의 계보를 이어받아 근대에 발달하고 19세기에 완성된 리얼리즘 소설의 개념에 가까운 정의이다.
동양적 의미에서의 소설은 오늘날의 개념과는 사뭇 다르다. 고대 중국의 문헌에 나오는 소설의 개념을 살펴보면
* 飾小設 以干縣令 (식소설이간현령).
-소설을 꾸며 현령에게 아첨한다. < '장자' 잡편 외물(莊子 雜篇 外物) >
* 小說家者流 蓋出於稗官 街淡港語 道聽塗說者之所造也(소설가자류 개출어패관 가담항어도청도설자지소조야).
- 소설가란 무리들은 대개 패관에서 나왔으니 (소설은) 길거리의 이야기나 항간에 떠도는 소문을 곧잘 아는 것처럼 남에게 말하는 자가 지은 것이다. < 반고(班固)의 '한서(漢書)' >
이러한 내용들을 종합하면 고대 중국에서는 소설이란 말이 '하잘 것 없는 이야기' '민간의 사소한 사건, 유행, 풍속, 뜬소문'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현대에 와서 유럽의 novel이라는 말을 '소설'이라고 번역한 사람은 일본의 소설가인 쓰보우치 소요(坪內逍遙)였다. 그가 평론집 <소설신수(小說神髓)>(1885)에서 novel을 소설이라고 번역한 후부터 이 말은 근대의 문학적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다.
소설을 정의한 몇 가지 예를 보자.
* 소설은 가공의 역사이다. --R.웰렉 A.워렌
* 소설이란 적당한 길이의 산문으로 된 가공적인 이야기다. -- E. M. 포스터
* 소설은 이야기, 즉 인물에 대하여 꾸며 놓은 이야기다. -- R. P.워렌 C. 브룩스
* 소설이란 산문체의 가공적인 이야기에 의한 인생의 해석이다. -- A. 벡커
* 소설은 인생의 회화이다. -- P. 러복크
* 소설은 인생의 해석이다. -- W. H. 허드슨
이상의 여러 정의에 나타나듯이 소설은 우선 '이야기'라는 기본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다. 지금도 흔히 소설을 '스토리'라 하고, 단편을 'short story', 전기적인 장편을 'roman'이라 하는데, 이것은 모두 '이야기'를 뜻한다.
또 소설을 인생의 표현이요 인간성의 탐구로서 보는 태도가 있다. 장편을 뜻하는 'novel'이라는 말이 'new'의 뜻을 가진 이탈리아어'novella'와 라틴어 'novellus'에서 나왔는데, 그것은 소설이 새로운 이야기, 즉 인간에 대한 새로운 탐구요 표현임을 뜻한다.
다음에는 소설이 거짓말로 꾸며진 세계임을 말하는 견해가 있다. 영어로 소설을 'fiction'이라고 하는데, 픽션이란 가공적인 이야기, 허구의 세계를 뜻하는 것이다.
이상의 견해를 종합해 보면, '소설이란 인생의 진실을 허구적으로 표현하는 산문적인 문학 양식'이라 정의할 수 있다.
2. 소설의 기원과 변천
소설의 원형은 어느 나라에서나 설화인데, 그 설화도 옛날에는 운문으로 쓰여진 것이 보통이었다. 고대부터 중세에 걸쳐 문학의 중심적인 제재는 영웅, 성자, 귀족, 때로는 신들이나 악마였다. 그들의 초인적인 사업이나 정열, 그 결과로 일어나는 비극적인 상황 등이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북돋워 주었다.
중세에 이르러 서사시의 시대가 영국 프랑스 등의 문학에 기록되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인 '로망'이 후세 소설의 원형으로 평가되고 있다.
서양에서 소설의 발달과정은 보통 다음과 같은 도식으로 요약되고 있다.
신화의 주인공은 신 혹은 신적인 존재이며 서사시의 주인공은 대체로 영웅이다. 로망스의 주인공은 흔히 기사의 형태로 나타나는 귀족 계층의 인물이며 소설의 주인공은 세상을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이다.
서양소설의 발달 과정은 다른 사회 계층론의 각도에서 본다면 주인공의 하락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신에서 영웅으로, 영웅에서 귀족으로, 귀족에서 평민으로 신분 상의 낙하가 계속되어 왔던 것이다. 따라서 서양 소설 양식의 발달 과정에서 봉건 사회의 해체와 이에 따른 시민 사회의 성립을 매우 중요한 배경 요인으로 지적하곤 한다. 달리 말하면 소설 양식의 출현에 힘입어 사회의식과 역사의식의 발전이 촉진될 수 있었다. 그리고 소설 양식이 대두되기 시작하면서 사회와 역사 사이의 상호 조응이나 교호 작용이 활발하게 전개되어 갔다. 종교적 세계관에서 인간을 해방시켜 인간을 인간 그 자체로 보려 한 것이 르네상스였다면, 인간의 가치나 삶에 대한 평가를 사회적 역사적 맥락에서 파악하려 했던 것은 새로운 의미의 소설 양식이 나타나기 시작한 17,8세기라 할 수 있다.
(1) 신화와 서사시
신화는 간단히 말해서 신(神) 또는 신적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말한다. 신화는 오랫동안 황당무계한 거짓말 같은 이야기로 취급되어 왔다. 근자에 이르러 그것은 인류의 원초적 사고와 심상을 담은 아주 오래된 의미 있는 이야기로 간주되게 되었고, 이제 모든 문학의 원형을 신화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고대나 전통사회의 사람들은 오늘날 우리와는 판이하게 인간과 바깥세계의 모든 사물들을 동일시하는 상상력을 가지고 있었다. 현대의 시인이나 작가도 남달리 이런 상상력을 갖고 있지만, 신화는 바로 이런 상상력을 가진 고대인의 산물이다. 노스롭 프라이(N. Frye)가 신화를 가리켜 "인간이 자연과 동화를 이루려는 소망을 비유와 유추에 의해서 구체화한 이야기"라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서사시(epic)는 장중한 문체로 역사적 사건을 다룬 장편의 운문시로서, 국가와 민족 또 인류의 운명을 좌우할 만한 영웅이나 신적 존재의 행위가 중심적인 이야깃거리가 된다. 서사시는 대체로 두 가지 형태가 있다. 하나는 '전승적 서사시' 또는 '일차적 서사시'로서, 외적을 물리치고 국가의 세력을 확장하던 시대에 구전되어 오던 역사 및 전설을 소재로 하여 익명의 시인이 장편의 시로 형태화한 것이다. 또 하나는 '문학적 서사시' 또는 '이차적 서사시'로서 전승적 서사시를 모범으로 삼아 시인이 의도적으로 창작한 시를 말한다.
(2) 로망스(romance)와 근대소설(novel)
로망스란 가공적인 인물이나 사건을 다루는 영웅 이야기이다. 서구에서는 소설을 'roman'이라 하고 영미에서는 'novel'로 나타낸다. 이러한 명칭은 소설 장르를 가리키는 점에서는 유사한 뜻을 지니나, 모두 소설발생의 근원이 상이함을 보여 주는 단서가 된다. '로망'은 중세기의 기사(騎士) 이야기인 '로망스'에서 유래한 것으로, 로망스는 본래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지에서 사용되던 라틴어의 방언을 뜻하였다. 그들은 시와 이야기를 구어체인 방언으로 기록하였는데, 이런 이야기를 '로망스(romance)'라 불렀다.
소설(novel)은 로망스와는 달리 현실적인 인생이나 풍습, 그리고 그것이 쓰여진 시대를 그린 이야기이다. 영미에서 소설을 가리키는 'novel'은 중세기 말 이탈리아에서 유행하던 이야기 형식인 노벨라(novella)에서 온 말이다. 이 말은 '신기한 것', '새로운 것'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처럼 환상적이 아니고 현실적인 세태를 반영한 사실적인 이야기를 로망스와 구별하기 위해 이 용어를 차용한 것이다. 학자에 따라서는 소설의 선구인 'romance'와 'novel'을 분리시켜 논하는 것이 이론상으로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romance'는 사건을 위주로 해서 쓴 이야기요, 'novel'은 인간의 경험이 충실히 보고되고 등장인물의 성격이 중시되며 시간과 장소가 구체적으로 제시되는 아주 새로운 양식이라고 규정짓기도 한다. 현재 'roman'은 장편소설을 뜻하고, 'novel'은 단편소설을 뜻하는 말로 주로 쓰이고 있다.
(3) 행동소설과 성격소설
소설은 대체적으로 세 단계를 거쳐 발전해 왔다고 한다. 첫 단계는 사건(인간의 행위) 위주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시기인데, 소설작품의 중심은 작중인물들에서 발생하는 여러 사건들로 이루어진 이야기이다. 작품의 존재 가치는 작가가 사건들을 얼마나 재미있게 꾸며 놓았는가에 달려 있다.
두 번째 단계는 인물의 성격이 부각되는 시기이며, 점차 성격의 묘사와 배경의 제시를 위주로 하면서 이야기체가 묘사체로 바뀌어지고 내용도 성격을 축으로 하는 이야기로 발전하게 되었다. 작가는 사건의 진행보다도 한 인물의 독특한 성격을 부각시키는데 관심을 기울인다.
세 번째 단계는 인물의 내면 세계가 심화되는 시기이다.
(4) 내면세계와 '의식의 흐름'의 소설
소설가들은 소설이 가히 인간의 내면세계를 표현할 수 있다는 이점을 이용하여, 타인이나 외적 사물 혹은 상황이 한 인물의 내적자아에 미치는 충격 또는 영향을 제시함으로써 직접 내면세계를 드러내게 하면서, 그 가운데서 한 인물의 감각, 상상, 환각, 의식의 흐름 등을 표현하려 하였다. 세계적으로 '의식의 흐름'의 소설은 현대 성격소설의 첨단이다.
3. 맺음말
첫째, 소설은 극적이다. 소설은 실제 있었던 것이 아니라 있을 수 있는 인간의 행위와 사건들을 재미있게 만들어 놓은 이야기이다. 그러나 작가는 그 이야기의 결론, 즉 그 이야기가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우리에게 조금도 말하지 않는다. 그 이야기가 무엇을 의미한다면, 우리는 그 의미를 그 행위 자체에 비추어서 찾아내야 한다. 이처럼 그 의미를 직접 말로 하지 않고 행동으로 드러내기 때문에 극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둘째, 소설은 관습적이다. 작가는 읽은 것을 모방하는데서 시작된다. 이것은 작가에게 문학적 관습(literary convention)이라고 불려지는 어떤 전형적인 글쓰는 방식을 제공해 준다 물론 이러한 관습에 따라 당분간 작업하다가 작가 자신의 독특한 세계를 이루어내게 될 것이다.
셋째, 소설은 전형적이다. 작가가 하는 일은 발생했던 것이 아니라 발생하는 것, 즉 일어났던 것이 아니라 언제나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다. 작가는 전형적이고 반복해서 일어나는 일, 또는 보편성 있는 사건을 보여준다.
넷째, 소설은 인생과 관련이 있다. 소설처럼 꾸며낸 이야기는 우리의 모든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전혀 타당성이 없는 거짓말이 아니라 '있을 만한 사실'이기 때문에 역사와는 좀 다른 차원에서 인간 마음의 진실을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런 종류의 진실은 보편성이 있기 때문에 역사적 진실보다 더 귀중하다고 했다. 소설의 이야기는 따지고 보면 거짓말이다. 소설은 원래 허구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거짓말처럼 보이지 않게 하는 이중의 거짓말 위에 이루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이 인간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이유는 인간의 진실을 잘 드러내 주고 있어서 자기 성찰의 기회를 갖게 할 뿐만 아니라 삶의 고통을 잊을 수도,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섯째, 소설은 아이러니의 세계다. 작가는 현실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인간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보여 준다. 그런데 인간의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 준 작품이란 것을 보면, 그 이야기는 뭔가 있어야 할 것이 결핍되어 있거나 상식과는 다른 데가 있는 일들, 특히 모순된 인간의 삶의 모습을 잘 드러내 주고 있다. 독자는 작가가 창조한 인물들의 모순된 행동에서 바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서 깊은 공감을 얻게 되는 것이다.
여섯째, 소설은 복잡하게 세련되어 왔다. T. S. 엘리어트가 말한 바 있듯이, 문학은 진화도 진보도 하지 않고 다만 발전(develop)할 뿐이다. 그가 말한 '발전'이란 말은 일종의 세련과 복잡화를 의미한다. 즉 문학은 생물의 진화와 달라서 시대에 따라 전혀 다른 것으로 변화해 왔다기보다 좀더 복잡한 형태를 띠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소설이라는 문학은 시대를 달리하면서 인간에 대한 이해가 더 심화되었고 그 심화된 인간의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그 형태가 복잡해졌을 뿐이지 그 기본 골격은 달라진 것이 아니다.
이상으로 소설이란 작가의 상상력으로 현실세계에 있음직한 가공의 사실을 이야기로 꾸며낸 허구적인 이야기로서, 소설은 개연성 있는 허구(fiction)이지만, 그 속에 인생의 진실한 삶이 예술적으로 잘 형상화된 일정한 줄거리 중심의 산문 문학으로 소설의 본바탕은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고전소설의 흐름>
1. 고전소설의 정의
갑오개혁을 기준으로 하여 그 이전에 나온 소설을 고대 소설이라고 한다. 설화에서 발생한 고대 소설은 내용이 비현실적이며 실생활에 있을 수 없는 내용이 많다.
이야기를 엮어 나가는 과정에서 필연적이기보다는 우연적인 일이 많다. 고대 소설의 문체는 3.4조나 4.4조 등의 운문체를 사용하였고, 짜임은 주인공이 태어나서 어떤 일을 했다는 일대기 형식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주제는 대부분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권선징악이다.
2. 고전소설의 발달
설화에서 발생한 고대 소설은 조선 시대에 이르러 한문 소설의 형식을 거치게 되는데, 최초의 고대 소설인 <금오신화>가 바로 그것이다. <금오신화>는 세조 때 김시습이 중국 소설인 <전등신화>의 영향을 받아 쓴 소설이다. 최근에는 한국 소설의 발생을 통일신라 말기 또는 고려전기의 전기(傳奇) 작품에서(최치원) 찾으려는 경향이 우세하다.
15세기 세종대왕의 한글창제는 소설사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한글이 창제됨에 따라 전대에 상층 남성들 중심으로 향유되던 소설은 그 향유층을 여성이나 하층으로 넓힐 수 있었으며, 향유층의 확대에 따라 소설의 성격도 변화하였다.
광해군 때에는 허균이 최초의 한글 소설인 <홍길동전>을 썼고, 이어서 숙종 때에는 김만중이 <구운몽>과 <사씨남정기>를 써서 소설 문학을 더욱 발전시켰다. 고전소설이 조선 후기 숙종조에 이르러 크게 발전한 까닭은 당시 소설문학이 활발하게 일어난 중국에서 들어온 소설들이 우리 글로 번역되어 널리 퍼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조선 후기에 한글이 더욱 널리 보급됨에 따라 평민 계층에서도 많은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고, 김만중은 양반이면서도 한글 사용을 주장해 평민 문학에 자극을 주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작가들도 줄지어 전쟁을 소재로 한 소설을 썼는데, <임진록>, <유충렬전>, <조웅전>, <임경업전>, <곽재우전>, <박씨전> 등이 그것이다. 또 <옥루몽>과 같은 '몽'자가 붙은 소설과 <토끼전>, <흥부전> 등 동화와 전설을 바탕으로 한 설화 소설도 많이 나와 고전 소설문학의 전성기를 이루었다.
3. 고전소설의 종류
고전소설은 그 내용에 따라 군담소설, 궁정소설, 설화소설, 가정소설, 애정소설, 풍자소설 등으로 나눈다.
① 군담소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후에 전쟁을 소재로 하여 씌어진 소설을 말한다. 민족의 사기를 높이려는 뜻에서 지어진 것으로, <임경업전>, <박씨전>, <임진록>, <곽재우전> 등의 작품이 여기에 속한다.
② 궁정 소설
궁중에서 일어난 일이나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쓴 궁중 문학이다. 작가는 거의 궁녀나 비빈들이며, <한중록>, <인현왕후전>, <계축일기> 등의 작품이 있다.
③ 설화소설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설화를 바탕으로 지은 소설로, <흥부전>, <심청전>, <장끼전>, <토끼전> 등이 여기에 속한다.
④ 사회 소설
사회적인 문제를 소재로 한 소설로, 당시 조선 시대의 모순된 사회 제도를 고치고, 백성들을 괴롭히는 탐관 오리의 비리를 파헤쳐 징계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작품으로는 <홍길동전>, <전우치전> 등이 있다.
⑤ 가정 소설
가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유교 윤리관에 근거하여 쓴 소설로, 대부분 본부인과 첩 사이의 싸움이나 계모가 본처의 자식을 학대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작품에는 <장화홍련전>, <콩쥐팥쥐>, <사씨남정기> 등이 있다.
⑥ 애정 소설
남녀간의 사랑을 소재로 한 소설로, 영.정조 시대 이후에 번성하였다. 작품에는 <춘향전>, <구운몽>, <옥단춘전>, <숙향전>, <운영전> 등이 있다.
⑦ 풍자 소설
사회적인 불만이나 잘못된 점을 정면으로 공격하지 않고 익살과 웃음을 섞어 은근히 꼬집어 주는 소설로,<배비장전>, <이춘풍전>, <두껍전> 등이 있다.
4. 고전소설의 연대구분
고대소설 작품은 대부분 작자 및 창작 연대가 밝혀져 있지 않으므로 고대소설사의 시대를 구분하기란 어렵다. 작자 및 창작 연대가 알려진 작품을 중심으로, 다음과 같이 잠정적인 시대구분이 가능하다. ① <금오신화>와 <홍길동전>이 나타난 15·16세기의 소설은 봉건사회에 대한 회의와 비판을 내용으로 한다. ② <구운몽> ,<창선감의록>, <숙향전(淑香傳)>, <유충렬전> 등이 나타난 17세기의 소설은 전 시기의 소설보다 형식과 문체는 발전하였으나, 주제면에서는 오히려 관념적·운명론적인 성격이 나타났다. ③ 연암(燕巖)의 소설, 판소리계 소설 및 <천수석(泉水石)>, <보은기우록(報恩奇遇錄)> 등의 작품이 나타난 18·19세기의 소설은 장르적 성격이 뚜렷해졌고, 봉건사회의 해체과정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두산대백과사전>
5. 고전소설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1) 소설수업의 절차모형-지도단계
1) 텍스트에 대한 개괄적 접근
① 작품읽기 ② 인물, 사건, 배경의 파악 ③ 관련경험의 재생과
험의 교환
2) 텍스트에 대한 분석적 접근
① 텍스트의 창작배경 파악 ② 플롯과 스토리의 관계파악 ③ 텍스
트의 갈등구조 파악 ④ 서술방식과 주제와의 관련성 파악 ⑤ 소설
의 제요소간의 관련성 파악 ⑥ 소설적 세계와 인물에 대한 심화
된 이해
3) 텍스트의 종합적 재구성
① 소설 내외적 세계의 상호관계 파악 ② 작가와 작중인물의 삶에 대한 자세 이해 ③ 허구적 세계의 간접체험
(2) 7차 교육과정에 제시된 지도방안
<7학년>
① 소통행위로서의 문학의 특성을 안다.
② 문학과 일상언어의 관계를 이해한다.
③ 작품이 지닌 아름다움과 가치를 파악한다.
④ 작품속에 드러난 갈등의 해결과정과 인물의 심리상태와의 관계를
파악한다.
⑤ 작품 속에 드러난 역사적 현실상황을 이해한다.
⑥ 작품에 드러난 사회.문화적 상황에서의 인물의 행동을 파악한다.
⑦ 작품의 사회적.문화적, 역사적 상황에 나타난 그 시대의 가치를
이해하려는 태도를 지닌다.
<8학년>
① 작품은 사회적, 문화적, 역사적 상황을 바탕으로 창조된 세계임을
안다.
② 작가가 독자의 언어적 반응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사용한 언어적
표현의 특징과 효과를 파악한다.
③ 작품이 누구의 눈을 통하여 전달되고 있는지를 파악한다.
④ 다양한 시각과 방법으로 작품을 해석하고 평가한다.
⑤ 작품에 드러난 작가의 세계관과 그 시대의 사회.문화적 상황을 관
련지어 이해한다.
⑥ 여러 갈래의 글을 쓴다.
⑦ 작품에 드러난 우리 민족의 전통이나 사상을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지닌다.
<9학년>
① 한국 문학의 개념과 특질을 안다.
② 한국 문학의 역사적 전개 과정을 이해한다.
③ 작품에 쓰인 여러 가지 표현 방식을 이해한다.
④ 작품에 드러난 작가의 개성을 파악한다.
⑤ 작품에 드러난 사회.문화적 상황과 작품의 창작동기를 이해한다.
⑥ 한국 문학의 대표적인 작품을 찾아 읽고,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글로 쓴다.
⑦ 작품세계를 창조적으로 수용하려는 태도를 지닌다.
(3) 고전소설의 지도실제
고전소설교육의 실제상황을 교과서의 학습문제를 중심으로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학습전개의 진단, 지도, 평가 단계에 걸쳐 실제 활동이 이루어지는 것은 질문식이며, 그러한 문제 해결식 수업방식은 학습활동의 활성화를 위해 바람직하다. 고전소설은 간단한 해제-예제-학습문제(평가)의 체계를 갖추고있으며, 그것이 오래도록 큰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
고전소설의 수업에서 비교적 적절한 문제를 발췌하여 제시해 보면 ① 작가의 중심사상은? ② 주제는? ③ 작품에 나타난 사회상은? ④ 시대적 배경은? ⑤ 국문학사적 의의는?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머물 수는 없다. 좀더 발전적 학습의 전략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는 많은 시사를 던지고 있다.
① 작품에 나타난 사상을 작가의 생애와 관련해서 알아보자.
② 이 소설에 영향을 준 소설은?
③ 이 소설에 담긴 비판의식이 어떤 면에서 '인생을 위한 가치'일 수
있는지 알아 보자.
④ 이 소설에서 소설 구성상 어떤 효과를 노린 것인가?
첫째, 작품의 주제나 담겨진 사상면을 다시 한 번 작자의 생애와 사상과 결부시켜 보면서 작품의 표현론적 분석을 수행함은 물론 수업을 보다 생동감 있게 운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이다. 둘째, 문화적 유전 특히 문화적 전이, 수용관계를 다루는 문제로써 비교문학적 방법의 가치 있는 학습활동이라 생각된다. 자칫 폐쇄에 빠지기 쉬운 고전소설 학습활동을 개방화하는 의미가 있으며, '세계문학 속에서 한국문학의 위상을 정립해 본다'는 정신에도 부합되는 학습활동이라 여겨진다.
셋째, 일단 작품을 비판적인 안목에서 본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작품 속에 담겨진 인간의 삶을 총체적으로 파악한다는 의의도 있으려니와 작품에서 추출해 낸 것을 궁극적으로 내면화한다는 문학수업의 고차원적 가치를 보이는 의의가 크다.
넷째, 구성상의 효과를 다루고 있다. 단순히 '구성상의 효과가 뛰어난 대목을 찾아보자' 했다면 학습활동의 구체화는 약화되게 된다. 생각을 임의로 하게 하는 구성의 극적 효과를 확인하게 하는 문제가 좋다. 이해와 감상의 경지를 넘어 비판 적용의 단계에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저력 있는 문제라 생각된다.
학습지도의 실제는 교사가 얼마나 정성 들여 작품을 연구하고 교육현장에 적용시키느냐 하는 노력에 의해 좌우된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