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간에 힘을 모아 만든 복합문화공간이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대구시 달서구에 위치한 삼익신협 건물 지하. 창고처럼 쓰였던 이곳은 두달간의 인테리어 작업을 거쳐 스터디도 하고 강연이나 모임도 할 수 있는 카페형 공간으로 대변신, 지난 15일 문을 열었다.
비영리 금융협동조합인 삼익신협과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2012년 청년 등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선정된 바 있는 교육·문화 신생협동조합 ‘꿈이룸협동조합’이 손을 맞잡고 ‘민들레영토’ 같은 복합문화공간을 만들어낸 것이다.
꿈이룸협동조합은 8명의 20~30대 청년 사회적기업가들이 설립한 협동조합으로, 메세지팩토리(기획 및 이벤트), Bud(방과후교실), 힐링스페이스(텃밭 활용 등), 행복한인문학서당(인문학 교육), 청소년인문학센터(청소년인문학 교육), JAM(댄스·공연), 락북디자인(책디자인), 미디어핀다(영상제작) 등 8개의 협동조합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지난해 정부지원 사업을 마치고 올해 초 자립할 시기를 맞았다. 하지만 협동조합 운영을 위한 초기 사업비용 및 전문성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때 운명처럼 삼익신협이 손을 내밀어줬다. 통크게 신협 지하에 있는 425㎡의 공간을 무상으로 빌려준 것. 이로 인해 ‘숨’이 탄생했다.
박종식 삼익신협 전무는 “지난해 12월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된 후 협동조합 설립 움직임은 활발했으나 자금조달, 전문성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협동조합에 인적·물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는데, 마침 꿈이룸협동조합과 연이 닿았다”고 밝혔다.
두 협동조합이 힘을 합쳐 만든 복합문화공간 ‘숨’은 카페형 교육·문화공간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입장료를 받고 대학생과 지역주민 등에게 스터디나 회의할 공간을 제공하며 수익을 창출하게 된다.
이곳에는 다양한 책과 최신형 컴퓨터, 빔프로젝트 등이 구비돼 있다. 입장료 3천원을 내면 커피 또는 음료를 3잔까지 무료로 제공한다. 오후 6시 이후에는 파티·강연·공연 등을 원하는 이들에게 대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역 주민과 초·중·고등학생 등을 대상으로 인문학·영상·경제 교육 등을 실시하는 한편, 취약 계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심리 상담도 병행할 계획이다. 청년기업의 제품과 공정무역 제품도 판매한다.
노경민 메세지팩토리 이사(28)는 “숨이 오픈 전에 정태인 새로운사회를 여는 연구원장의 경제학 강의를 실시했는데, 80여명이 참석해 큰 호응을 얻었다”며 “이 공간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가치를 담은 다양한 메시지를 자유롭게 만들어 주고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영남일보 박주희기자 2013-08-22 08:0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