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동강 너머로 보이는 부산 강서구 김해평야. 위성사진을 보면 이곳의 평지 면적은 나머지 부산 전체의 평지 면적과 맞먹을 정도로 넓다.
초등학교 시절 배웠던 평야에 대해 배워본 적이 있는지요? 경기도 한강 하류의 김포평야, 전남 영산강 하류의 나주평야, 전북 만경강 하류의 만경평야...그리고 낙동강 하류의 김해평야. 뭐 짧은 지식에 대략 기억이 나는 게 이 정도네요.
정확히 15년 전 진주에서 살던 촌놈이 버스를 타고 부산이란 대도시의 경계를 넘어오면서 놀란게 세가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낙동강의 거대한 물줄기였습니다. 조금 과장하자면 바다같은 강은 처음 본 것이지요. 두번째는 끝없이 펼쳐진 넓디 넓은 평야였습니다. 부산하면 바다가 다인 줄 알았는데 정말 놀랄만한 풍경이었습니다. 마지막은 낙동대교를 건너오면서 느껴지는 사상공단의 매캐한 냄새였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이런 곳에서 어떻게 사나 하는 걱정도 했었던 것 같네요.
아무튼 부산이라는 신생지에서 첫 놀라움의 대상이었던 김해평야는 15년이란 시간이 흐르면서 많이도 변했습니다. 가장 최근의 일로는 오랫동안 그린벨트로 묶여 개발이 제한됐던 이곳에서 1천만여평 정도가 해제돼 개발의 길이 열린 것입니다. 산이 많은 도시, 부산의 입장에서 본다면 용지난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호재라 할 수 있겠습니다. 부산시는 벌써부터 신항배후물류단지, 서부산 유통단지, 명지신도시, 강서신도시 등 장밋빛 청사진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또한 명지주거단지엔 이미 고층의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고 각종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사실 위성사진을 보면 이곳 김해평야의 평지는 나머지 부산 전체의 평지와 맞먹을 정도로 엄청난 규모입니다. 그래서 부산시는 이곳을 부산 발전의 마지막 보루로 생각하고 있는 듯도 합니다.
며칠 전 김해평야가 한눈에 보이는 승학산에 올랐더니 이미 그곳은 평야라 하기엔 민망할 정도로 많이 바껴 있더군요. 그린벨트가 해제되고 개발붐이 일면서 곳곳에 작은 공장들이 난립해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공장들이 보상과 부동산 투기를 위한 가건물 창고 형태의 공장으로 실제 가동되지 않는 그런 것들이지요.
예전의 평야가 십수년이 지나는 동안 그대로 농지로 남아있기를 바란다는 건 순진한 생각일 겁니다. 다만 발전이란 미명하에 부산의 유일한 대규모 평지가 난개발이 되고 자연이 공생하지 못하는 우를 범할까봐 두려운 겁니다.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고 공장이 들어서고 그래서 투기꾼들의 배만 불려준다면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평생 누리고 살아야 할 자연을 내준 댓가 치곤 너무 가혹한 것일 테니까요.
@ 승학산에서 바라본 김해평야.
낙동강 본류 너머의 김해평야는 각종 조립식 공장 건물들로 들어차기 시작했다. 아래
낙동강은 곧
4대강 정비라는 미명하에 대규모 준설이 시작되고 둔치의 누렇게 익어가는 논밭들은 도시민들이 애용할 깔끔하게 정리된 수변 공원으로 바뀐다.
@ 한국의 주요한 곡창지대라는 백과사전 상의 김해평야는 사라지고 없다.
* 김해평야(인터넷 백과사전)
"경상남도 동남부 낙동강 하류에 삼각주로 발달된 충적평야(沖積平野). 낙동강은 양산협곡을 벗어나면서 동서의 2대분류로 갈라지는데, 김해평야는 대체로 이곳에서부터 남해의 한 만(灣)인 낙동포까지 계속된다. 동서의 너비는 김해 바로 남쪽에서는 약 12㎞이지만 하류 쪽에서는 약 6㎞로 좁아지며, 남북의 길이는 약 20㎞, 면적은 약 130㎢에 달한다. 행정구역상으로는 부산시 대저동(大渚洞)·명지동, 가락동의 전부와 김해시 다산면(茶山面)·대동면(大東面)·장유면(長有面)의 일부, 김해시의 화목동·전하동 등에 걸치는 지역이다. 한국의 주요한 곡창지대의 하나이며 비닐하우스의 본고장으로서, 서울·부산 등의 대도시로 공급되는 토마토·딸기·오이·배추 등 고등소채의 재배가 활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