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향기 회원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국그리스학연구소 부소장 최자영입니다.
여러분께 그리스 신화 이야기 중 '소쩍새(나이팅게일)가 밤에 우는 사연: 프로크네와 필로멜라' 의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그리스 신화에는 어린 자식 혹은 조카를 죽여서 요리를 하여 먹임으로써 복수를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두 개가 아니고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사랑이 떠난 남편에 대한 증오로 자식을 죽인 메디아, 자신의 아내와 간통한 쌍둥이 동생 티에스테스에게 그 아들 둘을 죽여 음식을 만들어 먹이는 형 아트레우스, 처제를 강간한 남편에게 자신의 두 아들을 죽여 그 요리를 먹게 한 프로크네 이야기가 그러합니다.
여기서는 프로크네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에게 해 북쪽 트리키아의 왕 테레우스는 멀리 아테네의 왕 판디온의 딸 프로크네와 결혼했습니다.
판디온이 테베와 싸울 때 멀리 있던 테레우스가 판디온을 도왔기 때문에 이루어진 혼사였습니다.
둘 사이에는 이티스라는 아들을 있었습니다.
한 번은 프로크네가 친정집안 식구가 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남편에게 자신의 여동생 필로멜라가 보고 싶으니 데려와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테레우스는 처제를 데려오게 되었는데, 트라키아 해안에 도착하자마자 테레우스는 곧 처제를 끌고 산속의 오두막집으로 끌고 가서 그녀를 범했습니다.
그리고는 이 사실 자체가 알려지지 못하도록 필로멜라의 혀를 칼로 잘라버렸고, 산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유폐시켜 버렸습니다.
벙어리가 되어서 자신의 이야기를 누구에게도 할 수 없었고 또, 산속에 갇힌 필로멜라는 옷감을 짰고, 자신의 이야기를 옷감의 무늬로 짜 넣었습니다.
테레우스가 필로멜라 자신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를 베에다가 써넣은 것입니다.
베가 완성되자 새들이 천을 물고 언니 프로크네가 있는 곳으로 날라다 주었습니다.
프로크네는 이 천을 보고 곧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프로크네는 몰래 산속으로 찾아가 동생을 만났습니다.
그녀를 데리고 왕궁으로 돌아온 두 자매는 테레우스에게 복수를 하기로 했습니다.
프로크네는 테레우스와의 사이에서 난 아들 이티스를 죽여 요리를 만들었습니다.
저녁이 되어 테레우스가 들어와서는 자신의 아들의 고기를 먹습니다.
식사를 한 테레우스가 이티스가 어디에 있느냐고 묻자, 프로크네는 “그 아이는 바로 당신 뱃속에 있습니다"라고 하고 필로멜라가 이티스의 머리를 들고 들어옵니다.
분기탱천한 테레우스가 칼을 들고 두 여인을 쫓아가서 찔렀습니다.
그 순간 그들 세 사람은 모두 새가 되어 날아올랐습니다.
필로멜라는 제비가 되었고 프로크네는 소쩍새(나이팅게일)가 되었으며, 테레오스는 후두티가 되었습니다.
후두티는 두 여인을 쫓아가 찌르는 테레우스와 닮았고, 소쩍새(나이팅게일)이 된 프로크네는 동생의 피어린 이야기를 듣고 밤새 구슬프게 울고 있습니다.
그리스 인은 아이 때부터 이런 신화 이야기를 듣고 자랍니다.
밤에 처량하게 우는 소쩍새는 자신의 자식을 죽여 요리를 만들어 남편에게 준 여인 프로크네입니다.
프로크네는 처제를 강간하고 혀까지 잘라버린 테레우스와 막상막하, 누가 옳고 그른 것이 분명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그리스 신화에서 새 같은 존재도 인간과 같이 절대 선도 절대 악도 없이 그저 인간이 연출하는 파노라마를 담담하게 담고 있을 뿐입니다.
인간은 누구라도 태권V가 가서 용감하게 무찔러 없애는 대상인 악의 존재가 아닌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