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시동불량이란 외기온도가 낮아지는 겨울철에 연료 또는 차량 측 원인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자동차가 시동 되지 않는 현상을 말합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경우 레저생활에 대한 소비자 요구의 증가와 고유가 지속 등으로 국산차 뿐 아니라 수입차의 경우에도 경유를 사용하는 자동차의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유 자동차의 증가와 더불어 최근 3년간 자동차 결함정보시스템(http://www.car.go.kr)에 접수된, 경유자동차의 겨울철 시동관련 불만 신고건수도 다소 증가하고 있는 경향을 보입니다. 본 칼럼에서는 겨울철에 경유자동차가 시동이 걸리지 않는 다양한 원인 중 ‘연료의 유동성’이란 관점에서 시동 불량의 원인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 및 시동불량 시 대처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연료의 저온 유동성은 연료의 구성비 등 특성에 따라 다르며, 경유의 경우 엔진내 윤활성을 높이기 위한 파라핀(Paraffin)이 약 50%, 나프텐(Naphthene)성분이 약 30%, 애로매틱스(Aromatics) 성분이 약 20%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기서 파라핀은 곧은 사슬모양의 탄화수소로 화학적으로 안정하고 연소성이 좋으며 세탄가도 높지만, 저온에서 쉽게 결정화 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저온에서 파라핀은 왁스를 형성하며, 형성된 왁스성분이 연료필터의 여과지를 막아 엔진으로의 연료공급을 방해하게 되고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심지어 시동이 걸리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온도 저하에 따른 파라핀 왁스 형성 정도
경유의 연료적 특성 때문에 겨울철 경유의 파라핀 생성을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는 없으나 연료에 유동성 향상제(WAFI : Wax Anti-settling Flow Improver)를 첨가하여 파라핀 결정의 크기를 제한할 수는 있으며, 정부는 겨울철 경유의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연료필터 막힘점(CFPP : Cold Filter Plugging Point) 온도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지식경제부는 2011년 “석유제품의 품질기준과 검사방법 및 검사수수료에 관한 고시”에서 동절기 경유의 CFPP를 기존 영하 16℃에서 영하 18℃로 강화하였습니다. 그러나 연료필터의 외부 노출 등 구조적인 문제와 차량의 노후화 등에 따라 매년 겨울철 경유자동차 시동불량에 대한 불만 사례가 접수되고 있습니다.
한편 차량 측면에서도 많은 개선이 이루어져 왔으며 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진행되어 온 엔진성능 개선은 엔진의 시동성 향상에 또한 많은 기여를 하고 있고, 연료의 유동성과 관련하여 연료필터에 히터를 장착하는 등의 개선이 이루어져 왔습니다.
연료필터 히터는 PTC(Positive Temperature Coefficient) 타입의 히터를 적용하고 있으며 저온에서 왁싱된 파라핀을 녹여 작은 입자로 만들어 연료가 필터를 통과할 때의 저항을 줄여줍니다.
파라핀 왁스로 인해 막힌 연료필터(좌) 왁스 형성으로 인한 필터 막힘 과정(우)
이상의 경우와 같이 겨울철 경유자동차 시동불량은 연료적인 측면과 차량 측면 등 다양한 원인에 기인하며, 연료의 개선 또는 차량의 개선 중 어느 한쪽의 개선으로 충분히 해결되기는 어려운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유동성 향상제 첨가와 연료필터히터를 포함한 연료필터 성능의 개선 그리고 연료필터 등 연료의 유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장치의 위치 개선 등이 지속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편으로 이러한 개선이 단기간에 이루어지기 어렵고 차량 노후화로 인한 문제 등을 감안하여 겨울철 시동불량 시 대처방법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겠습니다.
<겨울철 시동불량 시 대처방법>
① 만약 영하 10℃ 정도에서 시동문제가 발생한다면, 경유 포함되어 있는 수분이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수분은 장시간 연료탱크 속 빈 공간에 있던 수증기로 인해 생기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연료는 항상 충분히 넣고 다녀 연료탱크 속 빈 공간을 줄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② 또한 연료필터에 히터가 장착된 차량이라면 겨울철 출발하기 전 Key On 상태로 3~5분 정도 기다립니다. 이 시간 동안 히터가 작동되기 때문에 저온으로 인해 생성된 왁스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때, 무리하게 크래킹을 하면 스타터 모터에 무리가 가고 배터리가 급속히 방전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③ 예열플러그를 활용하는 방법으로는 2~3초만 작동하는 예열플러그의 성질을 이용하여 Key On, Off를 지속적으로 4~5차례 실시한 다음 시동을 거는 방법도 도움이 됩니다.
④ 엔진오일의 상태도 겨울철 시동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겨울철 엔진오일 교환 주기가 지나지 않도록 관리를 해야 합니다.
⑤ 일단 시동이 걸리면 즉시 출발하지 않고, 공회전 상태로 5분간 예열을 시켜 필터에 부분적으로 막혀있던 왁스를 녹여줘야 합니다.
⑥ 무엇보다 평소에 연료필터를 자주 갈아주고, 연료첨가제를 사용하여 연료통을 자주 청소해 줘야 합니다.
⑦ 끝으로 겨울철에 체감온도가 많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가급적 실외 주차보다는 실내 주차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