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는 호노카아 보이(Honokaa Boy), 잔잔한 영화다.
소원을 이루어준다는 '달무지개'를 보러 하와이 북쪽, 호노카아 마을에 찾아온 레오는 여자친구와 다투고 이별을 맞는다. 이후 호노카아를 다시 찾은 레오는 작은 영화관에서 일하며 과묵한 극장 주인 버즈와 먹보 에델리 부부, 괴짜 요리사 비이 할머니, 여배우를 동경하는 고이치 할아버지 등 독특한 매력을 지닌 마을 사람들과 친해지게 된다. 젊은 시절 남편과 사별한 비이는 고양이밥을 몰래 먹은 레오를 위해 매일 정성스런 식탁을 준비하고 자신의 요리를 맛있게 먹는 그를 보며 기쁨을 느낀다. 한편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머라이어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 레오, 비이는 그런 레오를 보며 알 수 없는 감정에 사로잡히게 되는데…<네이버 영화소개>
영화 초반에 '고이치' 할아버지 티셔츠에 쓰여진 글자가 뭔지 '레오'에게 물었는데, 그는 실제 적힌 것(동성애)과는 다르게 말해준다.
"사랑에는 장벽이 없다"
그리고 '고이치' 할아버지가 말했던,
"나이 먹었다고 해서 하면 안되는 일은 없어"
이 두 개의 대사는 이 영화에서 중요한 대사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비이 할머니의 레오에 대한 사랑 때문이다. 이 두 개의 대사는 그것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있다.
비이 할머니는 레오를 위해 정성스럽게 밥을 준비하고, 또 그것을 맛있게 먹어주는 레오를 보면서 조금씩 사랑의 감정이 생긴다. 그래서 할머니는 레오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 노란색 원피스도 사서 입고 미용실에서 머리도 예쁘게 해달라고 한다. 사랑하는 이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은 것은 나이가 들어도 똑같은가 보다. 하지만, 레오는 젊고 아름다운 '머라이어'에게 반해서 그녀를 좋아하게 된다. 그런 상황에 질투를 느끼는 비이 할머니는 머라이어가 먹지 못하는 땅콩을 음식에 넣어서 대접하게 된다. 결국 머라이어는 탈이 난다. 그런 상황을 겪으면서 머라이어는 싸워서 돌아갔던 남자친구를 다시 만나게 됐고, 비이 할머니는 눈이 멀게된다. 그래서 레오는 머라이어를 정리하고 눈이 먼 비이 할머니랑 같이 살면서 그녀를 도와준다. 그러다가 어느날 비이 할머니는 말없이 떠나버렸고, 레오도 다시 일본으로 돌아간다. 1년 뒤, 다시 찾은 호노카아, 거기에서 마지막 대사를 하며 끝난다.
"잘 먹었습니다."
이 대사, 참 감동적이었다.
비이 할머니의 사랑에 대한 레오의 보답은 "잘 먹었습니다." 한 마디면 충분했을 것이다.
우리 삶에서도 그렇지 않은가? 엄마가 해준 밥에 대해 맛있게 먹고, 잘 먹었다는 말 한마디외에는 더 바라지도 않으신다. 그때 사랑이 오고간다.
영화를 보다가 생각난 시가 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시인데, 고은 시인의 시다.
두 사람이 마주 앉아
밥을 먹는다
흔하디 흔한 것
동시에
최고의 것
가로되 사랑이더라
레오에게 맛있게 먹이고 싶은 비이 할머니의 사랑과, 처음엔 몰랐지만 머라이어와의 인연이 다하고 깨닫게 된 레오의 비이 할머니에 대한 사랑. 그 시작은 밥을 먹으면서부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사랑은 연인간의 사랑을 뛰어넘는 더 넓은 의미의 사랑일 것이다.
이 영화에서 보이는 독특한 점은, 고이치 할아버지, 비이 할머니처럼 나이드신 분들이나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이 나온다. 물질적인 가치보다는 소소한 일상생활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행복함을 느끼며 살아가는 그들.
영화가 전해주는 분위기나 메시지는 참 따뜻했다. 그리고 밝고 경쾌했다. 군데 군데 소소한 웃음을 주는 부분들도 있다. 잔잔하지만 여운을 주는 영화, 추천한다.
첫댓글 영화에서 느꼈던 잔잔하고 따뜻한 여운이 다시 떠오르네요 ^^
등불과 함께 봤었던 영화죠~^_^
감사해요! 스마일.
꼭 보고 싶네요!
나도 보고 싶습니다
같이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