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극 드라마 <구암 허준>를 보고서 (3)
구안와사(Bell palsy: 벨폴시, 벨마비, 안면마비)에 대해서 설명해보겠다. 안면신경이 뇌에서 얼굴로 나오려면 경상돌기공 (巠狀突起孔: Stylomastoid foramen)의 구멍을 통해서 나오게끔 돼 있다. 구멍 근처에 염증으로 부종(부어있음)이 생겨, 이때 생긴 부종이 안면신경을 압박했기에 얼굴에 마비가 나타난 것이다. 안면마비 (구안와사)는 갑작스럽게 나타난다. 얼굴 반쪽이 일그러진다. 구안와사, 벨마비는 우선 이마의 주름살이 없어진다. 눈을 감을 수 없어서 횐자위가 나타나며, 얼굴을 찌푸릴 수도 없게 된다. 입을 삐쭉 내밀면 마비가 안 된 쪽으로 일그러진다. 귀 뒷등에 통증이 동반하기도 한다. 입맛이 달라지고 그리고 청각이 예민해진다. 벨마비는 임신한 여자들 그리고 당뇨병환자들에게서 가끔 발병한다.
60%는 치료를 전연 받지 않아도 저절로 완치된다. 하지만, 10%는 치료를 받아도 마비증상이 없어지지 않고 그냥 그대로 마비된 상태로 남아있을 수도 있다. 안면마비가 처음 생겼을 때 처음 이삼일 동안 얼굴에 완전 마비가 있었다면 예후가 좋지 않다. 나이가 많이 든 사람들, 그리고 청각이 예민한 사람, 그리고 귀 뒷등에 통증이 심했던 사람들의 경우에는 예후(豫後)가 가히 좋지 않을 수도 있다. 치료로서, 경상돌기공의 부종을 가라앉히기 위해서 코티솔 약물 (Prednisone: 60 mg or 80 mg daily for 4 days and then tapering over the next 7-9 days)을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코티솔 약물 치료는 벨마비가 생기자마자 5일내로 치료를 받아야만 하는 것이다. 감기지 않는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 안과전문의한테 찾아가야 한다. 눈에 안대를 해주고, 그리고 안약을 넣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종양(Tumor), 라임 병 (Lyme disease) 에이즈 (AIDS), 사르코이도시스 (Sarcoidosis), 대상포진 (Herpes zoster) 등에 의해 안면마비가 발병될 수도 있으니까, 신경내과 의사한테 찾아가서 치료를 받는 게 원칙이다.
아까도 말했지만, 벨마비는 60%가 치료를 받지 않아도 저절로 완치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주기 바란다. 공빈 마마의 오라버니 김씨의 경우, 구안와사는 치료를 받지 않아도 저절로 나아졌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초기 반위(反胃:위암)
허준이는 김씨의 맥을 짚어보고, 그리고 배를 손으로 만져보고 난 후 김씨가 초기 위암(반위)에 시달리고 있다고 진단을 내렸다. 게다가 한약을 대려 먹여서 위암을 5일 만에 완치하겠다고 했다. 이것은 드라마를 재미있게 촬영하기 위해서 인 것이지, 실제로 초기위암을 손으로 만지고 진맥해서 진단이 되는 질환이 결코 아닌 것이다. 초기위암은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것이다.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때는 늦어지고 만다. 한번 위암의 증상이 나타나면, 소화가 안 되고, 배가 아프고, 식욕이 없고, 조그만 먹었는데도 금방 배가 부르고, 몸무게가 빠지고, 똥에서 피가 섞여 나오고, 밥을 먹고 난 후 토하는 것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때는 늦고 만 것이다. 위암은 초기에 치료를 해야만 하는 것이다. 위암초기 치료방법은 외과적으로 암을 떼어내는 것밖에는 없는 것이다. 위암은 한약으로 치유가 되지 않는 질환인 것이다.
드라마에서는 허준이는, 한약이 위(胃)의 암 세포를 죽였고, 그리고 죽은 암세포가 피와 함께 토해져 나왔기에 위암이 완치되었다고 말했는데, 이것은 드라마를 흥미진지하게 꾸미기 위해서 한 거짓말인 것이다. 그 당시뿐만 아니라 지금도 암세포를 죽일 수 있는 한약은 아직은 없는 것으로 나는 알고 있다.
초기에 위암을 발견하기 위해서, 나이 50세 이상이 되었으면 배가 아프다거나, 하여튼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얼른 내과 의사한테 찾아가서 위내시경 (Gastroscopy) 검사를 받아보아야 하는 것이다. 특히 가족 중에 위암이 있는 경우에는 일 년에 한 번씩 위내시경을 받는 것이 좋다. 위암은 손으로 만져서 혹은 피검사를 해서 발견되는 질환은 결코 아닌 것이다. 말기 위암은 치료도 안 된다. 위내시경 검사를 받을 때 동시에 결장내시경(Colonoscopy)도 주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을 것이다.
친구한테 들은 이야기인데 어떤 사람이, 아마 한의사인지, 하여튼 자기도 초기위암을 진맥으로 진단내릴 수가 있고 그리고 한약으로 완치시킬 수가 있다고 하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위암을 치료하기 위해서 한국으로 나갔다고 했다.
진맥이나 청진기로 그리고 손으로 배를 만져서 신체검사를 해서 초기 위암을 진단내리겠다고 한다면 이것은 순전히 엉터리이고 거짓인 것이다. 암에 걸리면 암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의사한테 찾아가서 암치료를 받는 것이 정상일 것이다. 위에서 왕이 허준이이게 김씨의 초기 위암을 치료하는데 얼마나 걸리는가 하고 물었을 때 허준이는 5일이라고 대답을 했었다. 이것을 순전히 드라마를 위해 꾸며낸 이야기인 것이다. 현실은 아닌 것이다. 의사들은 병이 며칠 내로 낫겠다고 약속을 결코 하지 않는다. 약속을 해서도 안 된다. 두고 보자는 등, 예후가 어떻다는 등, 예후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지만, 병이란 사람에 따라 다르고 병이란 도저히 예측할 수가 없는 것이다. 더군다나 위암을, 허준이가, 한약으로 치료한다고 약속을 한 것은 허준이가 광기로 미치지 않는 이상 있을 수가 없는 일인 것이다. 물론 여기서는 영화이고 그리고 허준이가 명의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일부러 이렇게 드라마를 꾸민 것일 것이다.
유의태가 위암으로 죽는다:
드라마에서, 스승 유의태 자신이 말기 위암으로 죽어가고 있었을 때다. 유의원은 허준이에게, “놀랄 것 없다. 치유하기엔 너무 늦다. 애통해 할 필요도 없다. 사람이 명이 다하여 죽는 것은 세상의 이치니라. 나는 그저 순리대로 가는 것뿐이다. 나로 인해 심상해하거나 흔들리지 말라.”라고 말해주었다. 그러면서 유의태는 허준이에게 위암으로 다 죽어가는 다른 환자 한명을 소개해주면서 환자 곁에서 환자가 죽을 때까지 지켜보라고 했다. 유의태는, “위암에 걸린 병자가 있다. 곧 죽을 것이다. 세상엔 의원이 고치지 못하는 병이 더 많다. 그런 병 앞에서 고뇌와 좌절을 겪다 보면 너도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다. 의원은 병 앞에서 나약하게 물러나서도 안 되지만, 섣부른 교만으로 모든 병을 완치하겠다고 자신을 해서도 안 된다.”고 일러주었다. 병 앞에서 의사는 교만을 부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유의태는 허준이에게, “내 죽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라”고 충고해주었는데도 허준이는 유의원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의원을 살릴 수 있다는 어떤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산속으로 들어가 산삼 하나를 발견해서 캐냈다. 유의태가 이 산삼을 달이여 먹으면 분명이 낫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그 산삼은 도둑맞고 말았다.
이조시대의 모든 한의사들은 오장육부를 튼튼하게 해주는 약재(藥材)를 사용하면서도, 인간의 오장육부를 단 한 번도 보지 못했기에, 오장육부가 어떻게 생긴 줄도 모르면서 오장육부를 튼튼하게 해주는 약재를 처방해주고 있었다. 이조시대에는 인체해부는 엄격하게 금지되었다. 유의태는 허준이를 위해서, 자기가 죽으면 자기 시체를 부술(檢屍: 시체해부)할 수 있게끔 다 준비해놓았다. 그리고 허준이를 그리로 오게 했다. 허준이가 오는 것을 보고서 유의태는 자살했다. 허준이는 스승의 유언에 따라 스승의 몸에 칼을 대고 그리고 시체를 해부했다.
말기위암에는 심한 통증이 있다. 통증이 너무 심해서 예전에는 자살을 하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모르핀(Morphine) 진통제는 대략 1820년도에 만들어졌다. 그 전에는 어떻게 통증을 진통시켰는지? 허준영화에서는 통증을 진통시켜주는 한약이 있었다고 했다. 위암의 증상이 나타나면 치료가 어려워진다. 위암의 증상에 따라 외과적인 수술, 방사성 요법, 그리고 화학약물로 치료를 받고 있지만 말기위암은 경과가 가히 좋지 않다.
만약 누가 위암을 한약으로 고치겠다고 장담을 한다면 치료를 받아보고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때는 그 한의사를 고소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한의사는 또 남들에게도 위암을 한약으로 고치겠다고 말을 하면서 돈만 벌어먹으려고 하니까 말이다. 이처럼 완치시키겠다고 약속을 한 의사들은, 나중에는 아주 비싼 약물을 구입하게 한다. 그리고 비싼 약물을 구입할 수 없을 경우에는 “고바라, 내가 뭐라고 했던가. 네가 내가 먹으라는 약을 먹지 않고 그리고 내가 하라는 대로 네가 하지 않았기에 병자가 죽게 되었다”고 핑계를 대고 말 것이다.
학질(Malaria)
위에서 광해군이 학질에 앓았다고 했는데, 학질이란 무서운 병이다. 현대에도, 아프리카에서는 매년 1백만 명 이상이나 되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학질에 의해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나도 어렸을 때 학질에 앓은 적이 있었다. 학질은 모기(Infected female anopheline mosquitoes) 에 물려서, 말라리아 원충 (Plasmoduium)이 사람의 피 속에 들어와서 생긴 질환인 것이다. 이틀(48시간) 혹은 사흘(72시간) 간격으로, 주기적으로, 온 몸에 높은 열(High fever)이 생기고 심한 한기(Chill)가 생겨 온 몸이 떨리는 질환인 것이다. 한기와 고열이 있을 때는 동시에 두통이 있고, 배도 아프고, 식욕도 없고, 구토나 설사가 생긴다. 이틀 후 혹은 삼일 후에 한기와 고열 발작이 주기적으로 일어난다. 발작 사이에는 아무런 증상도 없다. 그러다가 이틀 혹은 삼일 후에는 또 한기와 고열의 발작이 일어난다. 간이 붓고, 황달이 생기고, 비장이 붓고, 경련이 생기고, 출혈, 그리고 심한 빈혈과 호흡곤란으로 죽는다.
치료로는, 기생충(Plasmodium)을 죽이는 클로로퀸(Chloroquine), 퀴닌(Quinine) 퀴니딘(Quinidine) 그리고 다른 약물이 있다. 현대에도 심한 말라리아에 걸리면 10% 내지 40%는 죽는다고 했다. 광해군이 실제로 학질에 걸렸는지? 만약 걸렸다면 경미한 말라리아에 걸렸기에 살아날 수가 있었던 것 같다. 심한 말라리아에 걸렸다면 죽고 말았었을 것이다. 비소는 말라리아 치료제가 아니다. 하지만, 허준이는 비소를 사용했다고 했다. 비소는 사람도 죽이니까 말라리아 기생충을 죽일 수는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극히 적은 양의 비소는 사람을 금방 죽이지는 않으니까, 사람이 죽기 전에 말라리아 기생충을 먼저 죽일 수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기는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