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복구 비리 관련 재판, 고성 공무원부터 시작 -도민일보

[시민]

 

‘매미’ 복구 비리 관련 재판, 고성 공무원부터 시작 -도민일보

태풍 ‘매미’ 피해 복구 공사를 하면서 경쟁 입찰을 해야 한다는 법령을 어긴 채 미리 지정한 업체에 예정가격까지 알려준 혐의(공무상 비밀 누설)로 기소된 4개 자치단체 간부 12명 가운데 고성 공무원 3명이 가장먼저 법정에 섰다.

창원지방법원 제5형사단독 정문성 판사는 13일 오전 10시 20분께 123호 법정에서 허모 당시 고성부군수를 비롯해 제모, 김모씨 등 2003년 9월 이후 결재 선상에 있던 간부 공무원들에 대한 재판을 심리했다.

이날 재판에서 창원지검 김창환 공판검사는 “이들은 추정 가격 1억 원 이상 공사는 경쟁 대상임에도 10억 원 미만 공사는 죄다 수의계약을 했고 이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공사 예정가격을 미리 알려준 것이 86건 302억 6000만 원에 이른다”고 신문 과정에서 밝혔다.

허모 당시 부군수 등은 변호인 반대신문을 통해 공소 내용은 인정하지만 변칙적 수의 계약을 하라는 결정은 위에서 했고 아랫사람으로서 방침대로 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 경우 예정 가격은 ‘공무상 비밀’로서 의미가 없는데다 나랏돈을 낭비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이들은 “수의 계약은 두 업체에서 견적을 받아 낮은 쪽과 계약하는 방법인데 문제가 된 당시 공사는 변칙적 수의계약으로 1대1 계약이었고 한 업체를 특정했으므로 예정가격을 알려줘야 계약이 성립된다”며 “예정가 통지는 공무상 비밀 누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설계 금액과 기초 금액은 이미 공개돼 있고 이를 통해 예정가격을 충분히 산출할 수 있다, 공사를 해 본 업체라면 예정가격의 87.74% 수준에서 낙찰된다는 사실도 다 알고 있다”면서 예정가격은 비밀이 아니라고 거듭 주장했다.

아울러 “객관적 사실 관계는 다 맞지만 위에서 시킨 일이라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했다”면서 “하지만 예정가격이 기초 금액보다 낮았는데다 낙찰 금액은 이보다 더 낮았으므로 국가 예산 낭비도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들 공무원은 이와 함께 “2003년부터 1년 넘게 감사원 감사를 받아 마음고생이 심했고 이 과정에서 본인은 물론 형제자매까지 금융 거래 계좌추적을 당했으나 아무것도 없이 깨끗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들 고성 간부 공무원 공판 기일을 내달 10일 오전 10시 30분으로 잡았다. 이날 123호 법정에서는 이모 당시 부군수 등 의령군 매미 비리 혐의 공무원 3명도 재판을 받는다. 김모(창녕) 최모(거창) 당시 부군수 등에 대한 재판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