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제 : 2013년 04월06일
누구와 : 산악회 원원들
어디로 : 백운산(1,222m)
지난주 3월30일 월출산을 부부동반 다녀왔지만 후배들이 이틀간 백운산과 월출산 산행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라 어차피 한번은 다녀와야 하기에 다시금 남녘 땅 광양에 위치한 백운산으로 무박산행을 계획하고 세덕이 차로 금요일 밤 열 시에 산행 들머리인 진틀마을에 예약해 놓은 민박집으로 이동한다.
우리나라에는 백운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은 무지 많다. 하지만 정맥중에 최고봉으로 이름 난 곳은 이곳 광양에 위치한 백운이다. 호남정맥의 최고봉으로 섬진강을 가운데 두고 지리산의 산세에 버금가는 모습으로 인접해 있으며 정상에서 서쪽으로 도솔봉(1,053m), 형제봉(1,125m), 동쪽으로 매봉(867m)을 중심으로 남쪽으로 뻗치는 4개의 지맥을 가지고 있다. 산행코스로는 백운사 코스, 진틀마을 코스 등 3시간에서 4시간 정도의 산행이 이루어지며 종주코스도 다양하여 6시간에서 8시간 정도 걸리는 종주코스도 있어 구미에 따라 산행의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정상에서 억불봉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능선, 그 주변에 흐트러지게 피어있는 철쭉이 볼만하며 정상에 서면 조망이 으뜸이라 한려수도와 광양만의 멋진 풍경도 볼 수 있는 곳이다. 해발 1,222m라지만 들머리가 높은 곳에서 시작하기에 가족 산행이 많이 이루어진다. 특히 봄이면 신경통, 요통 등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소문 난 고로쇠 수액을 마시기 위하여 모여드는 약수관광 차량으로 북새통을 이루기도 한다. 주변에 매화마을과 순천만 자연생태 공원 등 볼거리가 많아 관광과 함께 연계 산행에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기상예보로는 토요일 새벽부터 내리기로 했던 비가 충청도를 벗어나면서 달리는 차창으로 조금씩 때리기 시작하더니 광양에 도착하면서 야간 산행을 할 수 없도록 퍼부으니 계획을 변경, 술이나 한잔하자 결정하고 지방도로를 달리며 가게가 있는지 확인하지만 산골짜기 어디에도 없다. 목적지 인근에서 다행이 도로 주변에 한 아저씨가 생리현상을 해결하기 위하여 나와 있는 걸 보고 바로 차량을 세우고 영준이가 소주를 구입, 진틀마을 민박 집에 도착, 봄비를 안주 삼아 세덕이와 주거니 받거니 소주 세 병이 금세 동나고 주인집의 배려로 따스한 저녁을 보내고 새벽녘 새소리로 기상을 하니 고향에 온 느낌이다. 아직도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결국은 우중산행에 대비 4명이 최소한의 준비물만 챙기니 30리터짜리 배낭 하나가 나온다. 영준이가 배낭을 가로채어 둘러메고 세덕이는 차에서 비닐을 가지고 와 일일이 다리에 동여매주니 이 또한 감동이 앞선다. 아침 7시50분 비바람이 불어대는 산행들머리인 마을 끝으로 차량을 이동한다. 목요일 날 먼저 인증을 끝내고 고향(강진)으로 내려간 승호와 현동이가 차량을 최대한 위쪽으로 이동하여 산행을 하라는 조언에 따라.ㅋㅋ 마지막 집 마당에 주차를 하니 여주인이 나와서 노발대발한다. 그냥 주차 못하게 하면 되지 악다구니를 퍼붓는 것이 시골인심은 아닌 듯, 다시 백하여 도로 옆 공터에 주차하고 올려다보니 민박하는 집으로서 고객들이 사용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안내표지판이 길옆에 되어 있다. 안내문을 늦게 본 우리가 잘못이라 인정해도 아침부터 된소리를 듣고 나니 기분이 영 아니다. 8시가 조금 지나 오랜만에 우중산행이 시작되고, 막 피어 난 나뭇잎에는 수정처럼 달려있는 물방울은 바람이 약간 불어주면 사라지는 백운산 초입은 간간이 산 벚꽃이 비에 젖어 바닥에 꽃잎을 떨구어내고 있으며 등산로 옆으로는 고로쇠 수액 채취용 호스들이 난잡하게 아래로 연결되어 있다. 주변의 꽃들에 의하여 그나마 조금 마음이 홀가분해지면서 임도가 끝나면서 굵은 나무뿌리가 바닥에 드러나 있는 곳을 지나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다. 얼마 진행도 안 했는데 진틀마을 1.6Km, 정상 1.7Km가 표시되어 있다. 가랑비에 속옷 젖는다는 옛말이 있듯이 조금씩 내리는 비에 단 도리를 확실히 했는데도 조금씩 젖어 오는 느낌이다. 아니 비닐 우비를 착용해서 땀을 배출 못해서 그런 것이라 느끼며 잠시 휴식하며 과일로 갈증을 해소 후 우비의 단추를 조절한다. 너덜 길을 지나면서 비에 젖어있는 바위들을 지날 때면 사뭇 조심성이 앞선다. 7분 정도 너덜 길을 지나 삼거리 이정표(구조10지점)가 나오며 우측으로는 정상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아침보다 낮에 비가 많이 내린다는 예보가 있어 우리는 하산할 때를 고려해서 좌측 신선대 방향으로 진행 한다. 벌써 정상에 다녀오는 등산객 두 분이 지나며 얼마 안 남았다는 말을 전하지만 솔직히 한국사람들 길을 물으면 “얼마 안 남았습니다”. 라는 희망적인 이야기를 해주는 정감 어린 말씨가 좋은 것이다. 수고했다는 답을 주고 우리는 1.2Km 거리에 있는 신선대 방향으로 길을 잡고 진행, 신설 된지 얼마 안되 보이는 더크계단에 발을 올려 놓는다. 잠깐의 문명시대가 지나며 또 다시 뿌리가 들어낸 경사 길을 올라 훼손되어 등산객들이 우측으로 새로운 길을 만들어 이용한 통나무 계단을 지나 언덕에 올라 휴식을 한다. 고작 이백여 메타를 올라왔는데도 힘든 건 비옷을 입어 땀을 제대로 배출을 못하여 그런가 보다. 아무든 산죽이 조금씩 흔들리는 것을 봐서는 미약하나마 바람 흔적이 있다는 느낌을 받으며 비옷 아랫도리를 올리고 진행 여기저기 쓰러져 있는 고사 목을 보며 봄비를 환영이라도 하려는지 민 달팽이들이 바위에 여기저기 붙어서 길게 기지개를 하고 있다. 날씨가 좋으면 전망이 으뜸이라는 백운산에서 비와 함께 한다니 아쉬움과, 목요일에 다녀간 후배들이 전송해 온 사진이 부러울 뿐이다.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조금씩 불어주는 바람에 산행하기가 수월해지고 이정표가 잘되어 있어 그나마 위안이지만, 계속 이어지는 너덜 길과 비를 상대하면서 우중산행을 하니 그렇게 즐거운 건 아니다. 조금씩 경사를 높이며 진달래도 간간이 물먹고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고 있는 구조 10지점 삼거리에서 신선대 중간지점에 도착, 편한 길을 지나며 조금의 휴식시간을 주니 자연의 감사함을 느낀다. 들머리에서 약 1시간 진행하여 로프를 이용 안전휀스가 설치되어 있는 급경사를 지나 바위와 박치기 시합을 한다. 우쒸~ 눈물이 글썽일 정도로 통증이 오는 것을 참으며 뒤돌아 보니 뚝 튀어 나온 바위가 버티고 있지 않는가, 급경사에다 비가 내리는 관계로 고개를 숙이고 진행한 잘못으로 화풀이를 어디에도 못하니 먼저 올라간 넘들만 원망 아닌 원망을 해보지만 그넘들은 아랑곳 안하고 잘들 올라간다. 결국은 이마에 상처를 남기고 낭떠러지 위에 설치되어 있는 더크계단을 지나 선두가 기다리는 곳에 도착 바위와 부딪쳤다는 애기도 못하고 식식거리다 선두 따라 얼마 남지 않은 신선대를 향해 거름을 옮긴다.^^
아침보다는 운무가 더 진하게 산속을 덮치며 바로 앞만 확인이 가능 할 정도로 개스가 차오르니 이제는 어서 빨리 목적을 이루기 위함으로 정상을 향하여 마지막 가뿐 숨을 들이킨다. 9시23분 급경사 길을 올라 신선대에 도착. 이정표에는 좌측으로 도솔봉, 또아리봉 방향이며 우측으로 정상방향이다. 잠시 휴식 후 0.5Km남은 정상을 향하여 또 다시 급경사를 내려가서 더크계단을 올라선다. 맑은 날이면 멋진 풍광을 보여 줄 전망 좋은 곳이 나타나지만 오늘은 아쉬움 마음만 품고 비닐우비가 바람에 바스락거리는 소리 따라 얼마 남지 않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 정상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정상이 가까워지며 거세게 변한 바람과 바위 길을 이용, 들머리에서 1시간50분만에 정상석 앞에 도착 세찬바람을 이기며 빗속에서도 스마트폰과 디지털카메라를 이용 열 한번째의 정상 확인을 하고 짙게 깔려있는 운무와 설상가상으로 막힐 것 없는 곳이라 바람도 장난이 아니라 조망이고 뭐고 바윗길을 신속히 내려선다. 바람이 어디로 도망간 것처럼 아늑한 구조3지점 이정표를 지나며 빗속에도 하얀색으로 막 피어난 야생화를 보며 억불봉과 갈라지는 삼거리(구조4지점)에서 3.2Km 거리에 있는 진틀마을 방향으로 우리는 길게 조성되어 있는 더크계단을 향하여 진행한다. 7분 정도 하산 계단이 끝나고 너덜지대를 지나며 간간이 올라오는 산객들을 마주 한다. 아마 등산복 차림을 보아 이제 인증깃발을 설치하기 위하여 올라가는 담당 세르파분들 인 듯 오늘 하루 빗속에서 고생하겠다 생각, 하산 길은 무척 빠르게 진행한다. 큰 나무들이 물을 머금고 이 빗물로 인해 싹들이 피어나 아름다운 산세를 장식하기를 고대하며 40분만에 신선대 방향과 갈라지는 진틀 삼거리(구조 10지점)에 도착한다. 정상에서보다 조금씩 날이 개며 하늘이 조금씩 열리면서 일기예보와는 동떨어진 맑은 하늘로 변하기 시작하며 아침에 너무 서둘렀던 것 같아 후회스럽지만 오늘 일정을 감안하면 그렇게 한 것이 우리에게 또 다른 여행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마을입구에 도착하니 현동이 와이프가 마중을 나온다. 실은 아침에 동행하려 하니 등산화가 신랑 차에 있다 하기에 맑은 날이면 동행하자고 했겠지만 비가 오는 관계로 남아서 짐 지키기로 하고 우리만 산에 갔으니 오죽 심심했겠는가?? 하여 조금 더 운동해야 한다면서 차량에 승차 안하고 민박집까지 그냥 걸어서 내려가기로 한다.
이제 서울에서 내려온 대형버스에서 하차한 등산객들이 형형색색 오름 짓을 하며 언제 갔다 벌써 하산하냐고 부러운 눈빛으로 눈인사들을 한다. 우리 또한 아침에 만난 하산 객처럼 정상이 얼마 안 걸린다고 초반부터 힘들어 하는 분들에게 한마디씩 건넨다. 12시30분 민박집에 도착 인근에 있는 매화마을을 관람 후 순천만 생태공원과 4월 20일 개장하기 위하여 한참 준비중인 순천만 국제 정원박람회장 등을 경유하여 후배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는 강진으로 고고싱~
승호 어머님이 계시는 강진에 도착, 인사 후 숙박 예약이 되어 있는 강진 베이스볼 파크에 들여 짐을 풀고 뒤풀이 장소로 이동 갑 오징어와 주꾸미 등으로 한잔 후 귀가, 파도소리 들리는 바닷가 펜션에서 하룻밤을 지낸다.
다음날 아침 어제 저녁 뒤풀이 식당에서 준비해 준 김치찌개를 다시 제조하여 해장국으로 아침식사를 해결하고 월출산으로 또 다시 산행이 이루어 진다. 강진 앞바다를 막아 놓은 만덕호 길을 따라 그제 내린 비의 영향인지 꽃잎이 얼마 남지 않은 가로수를 따라 좌측으로 멋지게 다가오는 월출산 산세를 바라보며 산행 들머리로 차량은 달여간다. 서두에 기록이 되어 있듯이 필자는 지난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월출산 자락에서 보냈기 때문에 간단하게 산행하기로 다짐하고 천황사 입구에 도착하여 배낭을 차에 놔두고 하차, 산을 올려다 본 결과 정상 쪽은 하얀 눈꽃이 피어 있다. 우잉~ 차량에 가서 배낭을 꺼내어 둘러메고 잘하면 올 마지막 설화를 볼 수 있겠다 싶어 재촉하여 산행이 이루어진다. 그러면 그렇지 산에 오르려고 하는 넘이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고 가려고 했으니 잠시 한눈 판 것 같은 느낌이다.^^ 오늘 코스는 바람폭포 방향으로 가다 중간에 구름다리로 바로 올라갈 수 있는 코스를 이용 정상에 오른 후 바람폭포로 하산할 계획으로 하나 둘 국립공원 월출산으로 스며든다. 나이는 먹었어도 싱그러움 그 자체의 기상들을 몸에 지니고 구름다리를 지나 세찬바람 불어오는 철 계단도 지나 힘든 구간마다 지친 기색 없이 잘도 진행한다. 어제 좋은 건만 먹어서 그런지 아님 백운산에서 간단하게 산행을 해서 인지 몰라도, 하여 든 정상에 오르니 환상적인 설화가 반기며 모두들 인증 후 바람폭포 방향으로 길을 잡고 하산 중 점심 먹을 장소가 마땅치가 않아 한참을 모색하다 바위가 진을 치고 있는 곳에 자리를 잡지만 차가운 바람에 속수무책, 다행이 영준이의 아이디어로 금오산에서 사용한 비닐 텐트를 꺼내어 사용하니 모두들 포근함 그 자체에서 또 하나의 추억거리를 만들고 지난번과 동일하게 육 형제 바위를 지나 바람폭포에서 석간수 한 바가지 받아 마시고 하산, 남도자락의 멋진 두 개 산을 이틀에 거쳐 답사하였다는 자부심으로 모두들 기분 좋은 마음으로 귀가 길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