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달그락마을방송은 조금 특별한 곳에서 송출이 되었습니다. 매번 청소년자치연구소 내 달그락마을방송국(DYBS)에서 진행되었던 마을 방송이 이번에는 제2회 군산우리마을영상제와 함께 연계하여 공개방송 형태로 군산공설시장 2층에 위치한 청년몰에서 전파를 탔습니다. 군산의 시장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존재하는 방송을 시장에서 직접 진행하니 더욱 의미가 있었고, 앞으로도 마을방송은 스토리가 존재하는 바로 그 곳에서 방송을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장소는 변경이 되었지만 방송의 취지와 내용 만큼은 이전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십대와 꼰대에 출연한 정민지, 최지희 청소년은 요즘 10대들에게 유행 중인 MBTI 성격유형 검사를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펼쳐 갔습니다. 오늘도 여전히 밝고 경쾌했던 고정 게스트 민지 청소년은 이전에는 보통 혈액형 가지고 유형 이야기하면서 관계했는데, 요즘은 주로 성격유형 검사를 가지고 소통하는 것 같아 이런 주제를 골랐다고 합니다. 두 게스트와 사회자는 약 20분 동안 청소년들의 삶에서 MTBI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으며, 어떤 생각으로 이것을 활용하는지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민지 청소년은 나와 다른 유형의 사람들을 보며 그들이 조금 더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했으며, 지희 청소년은 재미와 참고용으로만 활용하면 좋겠다고 답합니다. 아무래도 누군가와 친해지거나 진정한 관계를 맺는 것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객관적인 지표 보다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다양성 존중이 아닌가 싶습니다.
손님들이 더 친절하다고 말하는 새진흥정육점의 유남금 사장님. 그래서 손님들에게 하나라도 더 챙겨드리고 싶고, 그래도 남는다는 이야기를 하셨다는 유사장님의 이야기가 11월 영미의 인생가게를 통해 전해집니다. 질 좋은 생고기를 킬로그램보다 덤으로 파는 새진흥정육점은 2013년 만들어졌습니다. 맞은편에서 30여년간 진흥정육점을 운영하시던 시어머니를 도와드리다가 분가를 하게 되었고, 어머니의 마음처럼 장사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새진흥정육점이라고 이름을 짓게 되었다고 합니다. 찾아오는 단골 손님들을 위해 가게 앞에 깔아 놓은 3~4개의 간의 의자, 시장 최초로 도입한 고기 전용 냉장시설을 통해 사장님의 장사에 대한 철학과 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항상 웃는 얼굴로 사람들을 마주하는 유사장님은 오늘도 행복하고, 포근하며, 덤이 가득한 정육점이 되고자 하셨습니다.
협동조합 아토 라는 이름의 뜻을 고동우 이사장님이 설명하는 것으로 11월 마을이슈 따라잡기를 시작했습니다. 예술단체를 구성하고 ‘아토’가 순우리말로 선물이라는 뜻인 줄 알고 예술을 관객들에게 선물로 주자는 의미로 사용했다가, 2년 후에 다시 보니 사전에 등록되지 않은 단어였다고 합니다. 이름을 바꾸기보다는 의미를 변경했고, 아토는 아트(Art)(예술)를 하는 사람들의 터전이 되고자 한다는 뜻이 있습니다. 아토는 꼭 직원이 아니더라도 국악인, 연극인 등 20여명의 구성원들이 모여 문화나 예술과 관련된 교육이나 공연을 한다고 했습니다. 고이사장님은 혼자 하는 예술보다는 다 같이 어우러져 행하는 예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며, 이런 가치관 가운데 앞으로 군산에서 지역 내 예술인들의 구심적 역할을 하는 플랫폼이 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시민 참여를 위한 프로그램도 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사장님은 최근 대본(희극) 읽기 모임이 진행 중인데, 언제든 참여가 가능하니 연락을 바란다고 했습니다.
15세부터 작가를 꿈꾸었던 로컬플레이어의 초대 손님 모은우 사무국장님(다이룸협동조합)은 이런 저런 일을 하다가 몇 년 전 인생 최대의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 해에 140여회에 달하는 작품을 공모전에 출품하여 여기에서 가장 먼저 선정이 되는 것으로 내 인생의 방향성과 목표를 잡겠다던 사무국장님은 결국 현재 웹소설 분야의 작가가 되었습니다. 그는 다이룸협동조합에서 문화다양성과 관련된 프로그램이나 교육을 기획하고 진행하면서도 여전히 작가로서 자신의 삶을 멋지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협동조합에서의 활동 경험이 오히려 작품을 쓸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사무국장님은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자신처럼 투-잡(Two Job)을 하면서 글을 쓰는 것도 괜찮다는 지지의 말을 전합니다.
이전과 달리 조금은 특별한 곳에서 진행되었던 11월의 달그락마을방송처럼 오늘의 출연진 모두는 유명인은 아니었지만 ‘특별인’ 임에는 분명했습니다. 자신만의 가치와 철학을 갖고 내가 사랑하는 이들과 지역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한 분 한 분이 바로 이런 특별하고 소중한 사람들이며, 이 시대의 주인공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