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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대지문학 (가을호) 신인 및 문학상 심사평 /김형식
◇.심사표 별첨
1.신인문학상 평설
1). 박용란 시평
심사대상에 오른 시중에서 시 '가족사진'을 들여다 본자.
노자가 말했다. 사람들은 진흙을 빚어 꽃항아리를 만들지만 실제로 쓰이는 부분은 꽃항아리 속의 비어있는 부분이라고
박용란 시인의 시 '가족사진'은 노자의 꽃항아리요 비어있는 꽃 항아리의 부분은 시인의 마음이다
시인은 이 시 '가족사진'속에서
'웃음'이라는 꽃으로 시공을 아우르는 가족 간의 사랑과 격려와 희망의 메시지를 끌어내 놓는다.
웅혼雄渾의 문장력에 주목한다.
學은 배워 채우는 것이요
道는 닦아 비우는 일이다
잡초 뽑고 닦아 비우는 心田에
찾아든 大知문학의 신인상 등단, 씨앗 묻고 가꾸고
거두어 나누는 선비의 출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시인으로서의 새 출발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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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김영순의 수필 평
김영순의 수필을 읽고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소환해 본다.
바둑이라는 공통언어로 한 중 일 삼국의 친선 바둑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화자의 글에서 열하를 탐방하고 있는 당시의 연암을 떠올린다.
우리나라에서 '수필'이라는 용어를 가장 먼저 사용한 분은 박지원(朴趾源, 1737~
1805)이다. 문장가며 실학의 대가였던 박지원은 기행문, 열하일기 속에 '일신수필'이이라는 글이 남겼다. 조선 후기 대표적인 문인 박지원은 이 작품 속에 자신의 일생과 소소한 일상, 그리고 자연과 사회에 대한 관찰과 생각을 담아냈 다. 개인의 경험을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서술하고 있다. 당시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 그리고 개인의 삶에 대한 통찰을 보여준다. 서민들의 생활상과 사회 분위기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필자는 바둑판 속에서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 서민들의 애환을 담아낼 수 있는 작가의 탁월한 능력을 보고 있다. 기대됩니다.
대지문학 신인문학상 수상을 크게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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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김종일의 수필 평
작품 속 화자의 필력에 주목한다.
단테 신곡의 서곡을 만나는 기분으로 숨죽여 따라 읽어간다.
그해 가을, 태풍이 할퀴고 간 제주, 바다는 유독 시리고 푸른빛이었다.
밤새 제멋대로 울부짖었을 파도가
토해낸 것들로 함덕의 해변은
그 광경 앞에 서는 어떤 감상도, 어떤 위로의 말도 공허하게 느껴졌다.
불가사리를 줍고 있는 노인
마치 바다의 신에게 제를 올리듯,
나를 돌아보는 노인의 눈은 내가 평생 본 제주의 그 어떤 바다보다 깊고 고요했다.
마치 내 안의 그 모든 냉
소와 절망을 이미 다 겪어내고, 그 너머의 어떤 진실에 가만히 닿아있는 눈빛
필자는 지금 운문과 산문의 벽을 허무는 자리에 서있다.
내공이 내재된 아름다운 글을 읽고 있다.
수상의 들뜬 마음에 초심 잊지 말고 더욱 발전하는 모습 보여 주시기 바랍니다. 문단에 큰 족적 남기는 모습 보고 싶습니다. 대지문학지誌 를 통하여 등단하고 신인 문학상까지 받게 됨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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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원순 수필 평
수필은 작가의 적나라한 심적 나상(裸像)과 개성이나 취미 인생관 등을 있는 그대로 녹여내는 글이며 자조적(自照的)이며 고백적인 독특한 성정을 지닌 산문이다.
자연과 인생을 관조하여 그 형상과 존재의 의미를 밝히기도 하고, 날카로운 지성으로 새로운 양상과 지향성을 명쾌하게 제시하기도 하는 문학이다.
고려 이제현(李齊賢) 선생은 ≪역옹패설 櫟翁稗說≫의 서문에서 수필은 '' 한가한 가운데서 가벼운 마음으로 닥치는 대로 기록하는 것''이라 했다. 즉, 수필은 그때그때 보고 느끼고 흥미 있는 것을 붓 가는 대로 표현하는 산문이다.
수필은 작가의 소박한 일상 경험이나 감정을 다루는 경수필과
사회문제나 학술적 주제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중수필로 나누기도 하는데
이원순 선생의 수필 '현대판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는
중수필에 해당한다.
화자는 탁월한 기질로 고난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고 일어서는 성공한 오너로 언론의 주목을 받는다. 이 짜릿한 경험을 짧은 수필에 담아내는 필력이 감동이다.
특집 인터뷰 시 후배의 영상을 잡아 초상화를 그려준 선배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면서 글을 마무리한다.
참 잘 쓴 글이다.
대지문학에서의 등단과
신인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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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사대상 원문
1. 박용란_신인문학상(등단) 심사 작품 (시 3편)
ㅡ. 종착역
길 끝에서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보일 듯 말 듯 무언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
가슴이 설레는 곳이다
종착역은 길이 끝나는 곳이 아니고
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거기서는 지치고 쓸쓸한
외로운 사람들의 뒷모습을 볼 수 있다
운명처럼 이끌려온 이곳에서
밝은 태양과 맑은 공기를 마시며
다시금 희망과 용기를 얻는다
그들은 모두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난다
종착역은 길이 끝나는 곳이 아니고
새로운 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꿈을 향하여 사랑을 향하여
미래로 떠나는 가슴이 뛰는 곳이다
ㅡ. 가족사진
사진 속에 돌아가신 엄마가 웃고 계신다
아버지도 동생도 웃고 있다
그들은 아주 멀리 있지만
늘 함께 웃고 있다
세상살이 힘들어 지쳐 있을 때도
괜찮다 좋은 날 온다
건강이 최고다 엄지 척하며
늘 웃고 있다
기쁠 때 같이 기뻐해 주고
잘한 일 있을 때 칭찬해 주고
용기가 필요할 때 응원해 주며
그들은 그렇게 늘 웃고 있다
ㅡ. 겨울
겨울은 금발 머리에 비녀를 꽂은
할머니 얼굴이다
금발이 한 올 한 올 꽃잎이 되어
춤을 추며 내린다
단풍잎이 사그라드는 게 안쓰러워
살포시 덮어준다
예쁜 모습 그대로 간직하라며
바스러지는 민낯을 가려준다
바람이 춤추며 온 세상 먼지를
수염으로 날려버린다
깨끗이 씻어놓은 복숭아처럼
산도 나무들도 잠들고
강물도 산새들도 잠든 사이
얼음장 밑에서는 시냇물이
봄을 마중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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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신인문학상/ 수필 부문(등단작)
바둑으로 세계를 그리다/ 김영순
2016년 가을, 나는 전주시 바둑협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었다. 한·중·일 3개국 자매도시 간 바둑 대회가 격년제로 열리고 있었고, 마침 그해는 제5회 한·중·일 자매 도시 친선 바둑 대회가 일본 가나자와시에서 열리는 해였다. 협회장으로서 첫 해외 공식 일정이라 설레면서도 책임감이 무겁게 다가왔다.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가나자와 시장실에 초대되어 3개국 선수들과 서로 인사를 나누고, 가지고 간 선물도 서로 주고받았다. 이어 가나자와시에 대해 설명을 듣던 중 주목할 만한 것은 역사와 문화가 잘 보존된 곳이고, 교토에 못지않은 문화적 전통을 간직
하고 있다고 하였다. 간단하게 다과를 즐기고 난 후, 근처에 있는 숙소에 짐을 풀었다. 잠시 쉴 틈도 없이 매무새를 가다듬고 저녁 만찬장으로 이동하여 들어선 순간, 이 시 카와현에서 오신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원래 각 나라별 대표 선수는 10명씩이었
으나, 이시카와현에서 함께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와서 사전에 이미 약속된 터였다. 개최지의 뜻을 존중에서 가능한 일이었고, 그다음 행사 때는 아쉽게도 참여할 수 없었다.
만찬장에 들어서니 화려한 상차림으로 눈과 입을 동시에 사로잡았고, 잔잔한 현악 선율이 흐르는 가운데 환영 행사가 이어졌다. 처음 만난 사람들이었지만 바둑이라는 공
동언어로 있어서인지 금세 마음이 가까워져, 마치 오랜 친구로 다시 만난 듯 우리는
웃고 떠들며 밤이 깊어가는 줄조차 모르고 있었다.
다음 날 시작된 대회는 승패를 떠나 교류가 목적이었기에 부담은 내려놓고, 그저 바둑이 주는 즐거움에 몰입했다. 3박 4일의 일정 동안 일본 관계자들의 따뜻한 배려와 세심한 준비 덕분에 마음껏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 창밖으로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며 우리는 다짐했다. "2년 뒤 한국에서 열릴 대회에서는 우리도 저렇게 정성껏 손님들을 맞이하자." 세월은 화살처럼 빠르게 지나 어느덧 제6회 한·중·일 친선 바둑 대회가 진주에서 열
리게 되었다. 대회는 한옥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국립무형유산원에서 김승수 시
장님의 환영사가 울려 퍼지며 시작되었다. 이어진 친선 대국은 정갈하게 세팅된 바둑
판 위에서 우정을 쌓아가며 오전에 두 판, 오후에 한 판씩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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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신인문학상/ 수필 부문(등단작)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헛수고/ 김종일
그해 가을, 태풍이 할퀴고 간 제주 바다는 유독 시리고 푸른빛이었다. 세상의 모든 소음과 색깔이 바다의 깊은 숨결 속으로 가라앉은 듯한 새벽, 어둠도 빛도 아닌, 그 경계의 푸르스름한 빛이 현무암 갯바위에 스며들 때면 나는 종종 세상의 끝에 홀로 서 있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히곤 했다. 그날도 그랬다. 밤새 제멋대로 울부짖었을 파도가
토해낸 것들로 함덕의 해변은 거대한 무덤처럼 보였다. 셀 수 없는 불가사리들. 마치 하늘의 별들이 한꺼번에 떨어져 검은 모래 위에 산산이 부서지기라도 한 것처럼, 그
작은 생명들은 축축한 모래 위에서 자신들의 마지막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광경 앞에 서는 어떤 감상도, 어떤 위로의 말도 공허하게 느껴졌다. 그저 거대하고, 냉정하고, 피 할 수 없는 '자연의 순리'라는 단어만이 내 머릿속을 차갑게 맴돌 뿐이었다.
그때 그 노인을 보았다. 처음엔 그저 풍경의 일부라고 생각했다. 해무 속에서 희미하게 움직이는 실루엣, 하지만 그의 움직임에는 이상한 규칙성이 있었다. 마치 바다의 신
에게 제를 올리듯, 그는 쉼 없이 허리를 굽혔다 펴고 있었다. 내 안의 무언가가 나를 그에게로 이끌었다. 가까이 다가가 본 그의 모습은, 뭐랄까, 비현실적이었다. 그는 불가사리를 줍고 있었다. 이미 땀으로 축축이 젖은 얼굴, 거친 숨소리. 하지만 소금기에
절어 굵어진 그의 손길은 갓 잡은 전복을 다루듯 조심스러웠고, 그가 던지는 불가사리의 포물선은 절망의 해변에 그리는 한 줄기 희망의 궤적 같았다.
솔직히 말해, 처음엔 어리석다고 생각했다.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한 어르신이로군.' 도시의 삶에 지쳐 제주로 잠시 도망쳐 온 내 안의 냉소는 그렇게 속삭였다. 수년간 세상에 치이며 체득한 나의 '현실 감각'은, 그의 노력이 얼마나 부질없고 무의미한
지를 끊임없이 계산해 내고 있었다. 이 넓은 해변, 저 수많은 불가사리. 저 노인의 미미한 손길이 과연 무엇을 바꿀 수 있단 말인가. 전복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저 해로운 것들을 왜. 결국 해가 뜨면 모든 것은 끝날 텐데, 이 생각에 사로잡히자, 나는 그를
멈추게 해야 한다는 이상한 의무감마저 들었다. 헛된 희망이야말로 가장 잔인한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었으니까.
"어르신, 지금 그만두시는 게 좋겠습니다.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이 많은 걸 다 살릴 수도 없을뿐더러, 결국 대부분은 죽게 될 텐데요. 헛수고일 뿐입니다.
내 목소리는 생각보다 날카롭게 나갔다. 그것은 안타까움이라기보다는 세상을 향한 나의 오랜 원망과 체념이 섞인 것이었음을 이제는 안다. 노인은 나를 돌아보았다. 그의 눈은 내가 평생 본 제주의 그 어떤 바다보다 깊고 고요했다. 마치 내 안의 그 모든 냉
소와 절망을 이미 다 겪어내고, 그 너머의 어떤 진실에 가만히 닿아있는 눈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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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신인문학상/ 수필 부문(등단작)
현대판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 이원순
가끔 집안 정리를 하는데 오래된 책자들 사이에 추억이 어린 영어 매거진 한 권이 눈에 들어
온다. 우리나라에서 88 올림픽이 열렸던 해였다.
당시는 내가 현대차 캐나다법인 주재 근무 중이었는데 캐나다 유일의 전국 일간지 'The globe and mail'이 자기네 Business Report 매거진에 현대차의 캐나다진출 이야기를 특집으
로 싣고 싶다고 인터뷰 요청이 왔다.
이곳에 진출하기 훨씬 이전인 81년도에 캐나다진출을 위해 현대에서 처음으로 파견한 시장조사팀 멤버였던 인연으로 부임한 지 얼마 안 되는 법인장을 대신하여 내가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포니 2로 캐나다에 진출하여 불과 몇 년 사이에 수입차 시장에서 쟁쟁한 일본, 유럽 경쟁사들을 물리치고 1위 자리에 오를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을 하니 이에 위협을 느낀 GM과 Ford가
공동으로 현대에 대해 덤핑제소를 하였다.
평시에는 앙숙이었던 이 두 큰 회사들이 한국에서 온 당시 별로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회사
를 상대로 연합전선을 펼쳤다.
몇 년 동안의 생사를 건 긴 법정 다툼 끝에 마침내 현대차가 무혐의 판정을 받게 돼자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에서 다윗이 승리한 것과도 같다고 당시 캐나다 언론들의 많은 이목을 받게 되
어 오히려 현대를 알리는데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었다.
당시 수입차 시장에서 매년 1위를 차지해 오던 일본의 Honda가 10년 연속 1위 기념행사를 크게 준비하였다가 현대에게 1위 자리를 내주게 되자 행사취소를 한 에피소드도 있었다.
이 신문사와의 인터뷰에는 시장조사 때부터의 이야기와 더불어 현대의 우여곡절을 다루었는데
제 사진을 포함하여 여섯 페이지나 할애하여 올칼라로 상세히 게재하여 주었다.
이때 이 매거진에 게재된 나의 사진을 보고는 현대차 허국중 선배께서 멋진 초상화를 하나 만들어 주었다. 화가가 되고 싶어 했던 이 선배는
법조계 집안 출신으로 어르신들의 기대를 거스르기가 어려워 이 생각을 접고 현대차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은퇴 후, 이제는 전업 화가로 많은 활약을 하고 있는데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전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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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년 가을호 대지문학상 심사 대상 (시 부문)
1). 기외호 시인
ㅡ. 도장 외 2편
이마에 찍히면 망신살
입술에 찍히면 사랑
백지에 찍으면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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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김민지 시인
ㅡ. 여름 밤하늘 별이 된 그대 외 2편
무심히
여름 밤하늘을 바라보다
별이 된 그대를 만나다
유성처럼 흘러간다
서편 하늘에 반짝이는 그대
사랑했던 여름
그대는 별이 되어
나를 지키고 있을까
바라보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그대
여름밤 사랑이 빛나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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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김용기 시인
ㅡ. 시 한 편 꽃 한 송이 외 2편
시 한 편은
내 마음 밭에 피어난
작은 꽃 한 송이
한 송이씩
정성껏 심고
햇살 같은 애정으로 물을 준다
이 시도 활짝
저 시도 은은하게
제 빛깔로 피어난다
고르고 또 골라
하나의 정원을 꾸미듯
한 권의 시집을 엮는다
누군가는 장미를
누군가는 들국화를 사랑하듯
읽는 이마다
다른 향기를 품겠지
이 정원을
소리 없이 거닐며
위로받는 이가 있다면
고통을 딛고 피어난
봄꽃처럼
내 시도 그렇게
누군가의 마음에 머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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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심상필 시인
ㅡ. 풀꽃과의 대화 외 2편
풀섶 길가에 다소곳이 앉아서
노인네 눈에는 띄지도 않을 만큼 작은 자색 꽃
초록색 잎사귀 위로 내밀고 손짓하는
쥐꼬리망초
시늉만 한 작은 꽃이 가련하고 애처로워
그래서 쥐꼬리망초?
새벽부터 나와 앉아서
'너를 지켜 줄 늠름한 배우자'를 찾고 있다고!?
자세히 들여다보니 너의 작은 얼굴
이목구비 또렷한 너의 초록빛 자태가
소박하고 귀엽고 이렇게 예쁠 수가 없구나
날 받아 줄래?
받아만 준다면
내 기꺼이 너를 지켜주는 영원한 동반자 될게
상쾌한 아침
진한 감동으로 너를 안는다
~~~~~~~
5). 이영래 시인
ㅡ. 빗소리를 본다 외 2편
창가에 앉아
노크하는 빗소리를 본다
몇 번이나 보고
들을 수 있으려나
이별을 아는지
빗방울 하나하나 창에 머물다
처진 모양 눈물짓고
인사하며 떠난다
설렘으로 만났던
넓고도 화려했던 창밖 세상
비 내리는 풍경으로
다가오니 그 모습 초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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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재문 시인
ㅡ. 사랑의 방정식 외 2편
사랑의 삼각관계
고통을 주나요
주님을 보세요
삼각형 정점에 계신
주님이 나를 사랑하시듯
그대를 사랑하시니
내가 그대를 사랑하리라
주님이 원하심으로
사랑의 고통은
사랑의 기쁨으로 변하리니
사랑의 방정식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시 133:1)”
~~~~~~~
7). 이주영 시인
ㅡ. 스침 외 2편
이제야 알 듯합니다
그리움의 빛깔을
이제야 그리겠습니다
사랑의 꽃망울을
이제는 붙들겠습니다
꼭 잡아야 한다면
그러다
아스라이 추억마저 흩어지면
설움 없는 빈 가슴으로 되돌아오겠습니다
마알간 미소 지으며,...
~~~~~~~~
8). 이효상 시인
ㅡ. 기적 외 2편
물 위를 걷고
하늘을 나는 게
기적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와 손잡고 두
발로 땅 위를 걷는 게
기적이라 하더이다
낮에 나온 달 보며 미소 짓고
언덕 위 억새밭에서 서늘한 바람맞으며
가을인 줄 아는 게
기적이라 하더이다
어두워진 밥
산새들 잠자리 찾아들
가족들 집에 돌아오는 밤이
기적이라 하더이다
~~~~~~
9). 이기송 시인
ㅡ. 팽이 친구 외 동시 2편
집 학교 학원 집
빙글빙글 돌고 도는
팽이 세상
노선 이탈 곁 눈짓에
화등잔만 해진 눈
어김없이 날아오는 팽이채
나도 돌고 너도 돌고
뒹구는 낙엽이 부러운
우린 팽이 친구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