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아래 노오란 산수유가 봄볕으로 온몸을 흠뻑 적셔줄 견두산을 가는 날이다. 엇그제만해도 뒤늦은 춘설은 폭설로 찬바람까지 옷깃을 여미게 하더니 오늘 아침엔 훈풍이 제법 봄인가 싶다. 남쪽으로 달리는 고속도로변은 온통 겨울산으로 하얗게 하앟게 눈(雪)으로 덮혀있는데...
구례 밤재 9.50분 도착 A.B팀 .밤재~자귀나무 쉼터~ 개척봉~ 견두산정상~ 현천마을. C팀. 현천마을 ~둘레길~견두산. 공지엔 픅설로 아이젠 꼭 챙기라고 했지만 산책로 같은 초입 등산로는 가뿐 가뿐 가볍게 ..허지만. 서서히 오르는 산길이것만 50여분은 차오르는 숨을 몇번이나 고르게 한다. 바뿐 선두팀은 급하게 시야에서 사라지고 .... 급이 다른 B팀은 쉬엄쉬엄 오르다보니 드디어 널다란 벤치들이 놓여있는 자작나무 쉼터다. 사실 견두산의 묘미는 건너편 지리산 능선을 손에 잡힐 듯 관망 하며 실컨 짚어볼 수 있다는 것인데 그 설레임은 기대가 컸던만큼이나 오늘은 완전 꽝~~ 희뿌연 연무가 가려놓아 전혀 지리산은 가늠할 수 조차없다. . 노고단도 왕시루봉도 반야봉도. 천왕봉도 ... 실망은 컸지만 그래도 눈도 적당히 녹아 착한길에 상콤한 봄바람이 살랑거리며 산나그네를 달래준다.
지난주 중국 여행을 다녀온 회원님들은 얼마나 만족한 여행을 하셨든지. 최고였다고 자랑에 침이 마르고...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견두산 산길에는 철쭉나무가 등산로를 따라 한가득이다. 철쭉꽃이 피면 이 등산로는 화려한 철쭉꽃으로 요란한 탄성이 터질듯 하다. 개척봉까지 조금씩 녹아가는 눈에 길은 질척거리기는 했지만 오르내림도 완만해 산행하기는 최고의 조건이다. 그래도 정상을 다닿은 길은 언제나처럼 까칠하고 테크 계단도 몇번 오르고 미끄러운 눈길도. 작은바읫길도 위태롭게 피하며 ... 마지막 하얀 눈을 밟으며 겨울산과 봄을 함께 만끽했던 산행길.
견두산(774m) 산정에는 바람 한점없는 따뜻한 봄날인데 두개의 표지석이 세워져 있었다. 남원과 구례로. 그런데 산정엔 생뚱맞게 무덤이 딱 버티고있다. 둘러보니 작은 비문엔 숙부인 그럼 여자? 이 전망 좋은 곳에서 지리산을 사계절 마음껏 바라보는 호사를 누리는 분은 누구인가. 너무 의아해서 찾아보니... 이 무덤의 주인인 남원 윤씨는 조선조 정3품 통정대부 벼슬을 지낸 박씨 재현의 부인이라한다. 마침 견두산 산정에서 역산행으로 올라온 부회장님을 비롯한 방고문님과 여러회원들을 반갑게 만나서 기념사진도 찍었다. 요즈음 또하나의 즐거움은 장균복 회원과 오한균회원이 준비한 중식후 커피타임이다 . 커피뿐 아니라 각종차를 구비해 최고의 서비스를~ 맛이 ~굿~~
후미팀은 올라온 등산로로 급히 내려가고 차한잔으로 느긋하게 뒤따르는데... 현천마을로 하산길은 ... 급비알 경사에 너덜로 미끄럽고 좁은 내리막 눈길이다. 피할 수 없이 내리꼿는 길은 조심을 하는데도 눈이 녹아 회장님도 누구도 피할 수 없이 쭈르륵 퍽... 처음부터 끝까지 거칠은 급내리막길에 오늘 역산행했던 분들은 올라올때도 고생을 많이 했겠다 싶다. 산행은 인생사를 닮았다 했던가 급내리막 비알길을 지나니 쭉쭉 뻗은 멋진 삼나무 길이 언제 그런곳을 지나왔나 싶게 호젓하게 하늘을 가린 숲길인데 그곁으로 눈이 녹아 계곡으로 흐르는 물소리는 봄을 노래하는듯 맑고 높아 청명하기 그지없다.
한천마을로 내려서니 명성답게 산수유 노란빛이 물들어가고 있다. 골목골믁 산수유 노란빛으로 수령이 오래된 나무가 포진된 마을로 온통 들도 사람도 집도 노오란....아름답고 정스럽다. 지리산 말만 들어도 솔깃한데 그 명산을 머리위에 두고 느긋하게 바라볼 수 있으니 이 마을은 명당이겠다.
2시 하산 완료. 시간여유가 있어 개척 마을로 이동해서 수령이 1000년이나 되었다는 구례 산수유 시목지를 구경하기로 했다. 중국 산동성에서 시집온 새악씨가 고향을 그리기 위해 가져와 심었다는 할아버지 할머니 산수유나무. 봄을 품안에 가득히 담고 산행도 마을구경도 여유로운 하루였다.
다음주는 경남 고성 적석산입니다. 회원님들 아름다운 봄날에 멋진 걸음으로 반가운 만남을 다음주 산행에서 기대합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오늘이 춘분...즐겁고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우리가 견두산에서 봄을 확실히 가지고 왔습니다. 여성대원중 박은옥이사님만 A팀으로 많이 피곤 하실텐데 이렇게도 빨리 일지를 올려주셔서 죄송하고 감사 할 뿐입니다.
자세한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이제 산행기가 길이도 길어지고 내용도 풍부해지는 걸 보니 자주 기회를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산행을 같이 한듯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