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역사] 스트라이크(strike)
투수, 타자가 공 칠 때까지 계속 던지다… 1845년 '삼진 아웃' 도입
스트라이크(strike)
황은하 상경중 역사 교사 입력 2024.04.30. 03:00 조선일보
지난 25일 열린 KIA와 키움 경기에서 5회초 선두 타자로 나온 KIA 김도영 선수가 홈런을 치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 프로야구가 세계 최초로 1군 경기에 로봇 심판을 도입했어요. 지난달 개막한 올해 프로야구 시즌부터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이 적용된답니다. ABS는 카메라로 투수가 던진 공의 궤적을 파악해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해요.
이전까지는 투수가 공을 던지면 심판이 주의 깊게 보고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 판정했어요. 사람이 눈으로 판정하다 보니 볼과 스트라이크의 경계에 있는 공에 대해서 판정 시비가 생겼고, 팀 사이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죠. 그래서 경기의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ABS라는 로봇 심판이 도입된 거예요. 로봇 심판이 필요할 정도로 야구 경기에서 스트라이크 판정은 중요하고 예민한 문제입니다. 오늘은 스트라이크에 대해 알아볼게요.
스트라이크 존은 대략적으로 좌우로는 홈 플레이트 가로 길이, 상하로는 타자의 팔꿈치 부분부터 무릎 아랫부분 사이의 네모난 공간을 말해요. 이 공간으로 공이 들어왔는데 타자가 못 치면 스트라이크가 선언돼요. 타자 한 명당 스트라이크를 3번 받으면 아웃이 됩니다.
그런데 이런 ‘삼진 아웃’ 규칙은 1845년쯤 생겼어요. 그전까지 투수는 타자가 공을 맞힐 때까지 계속 던져야 했어요. 경기 시간이 한없이 늘어났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에서 삼진 아웃 규칙이 도입됐어요. 당시 삼진 아웃 제도는 ‘타자가 헛스윙을 세 번 할 경우 아웃으로 처리한다’라는 단순한 내용이었죠. 하지만 이후에도 경기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지 않았어요. 타자가 스윙을 하지 않으면 스트라이크로 인정이 안 됐기 때문이에요.
그러다 1871년 처음으로 ‘스트라이크 존’이 등장해요. 타자는 공이 허리부터 무릎 사이를 통과하는 낮은 코스, 허리부터 어깨 높이 사이로 들어오는 높은 코스 중 하나를 선택하고, 타자가 선택한 코스가 스트라이크 존으로 설정됐어요. 스트라이크 존으로 공이 안 들어오면 ‘볼’이 선언되고, 볼이 9번 나오면 타자는 1루로 출루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후 1887년 타자가 투수에게 공의 위치를 요구하는 것이 폐지됐어요. 2년 뒤엔 ‘4볼, 3스트라이크’라는 현재 규정이 정해졌습니다.
볼과 스트라이크를 판정하기 위해 심판은 스트라이크 존으로 공이 들어오는지 정확하게 판단해야 했어요. 하지만 스트라이크 존이 눈에 보이게 표시돼 있는 것도 아니고, 심판도 사람이기에 컨디션 등에 따라 판정에 조금씩 차이가 있었어요. 한국 프로야구에서 2000경기 이상 출장한 이규석 전 심판은 한 경기에서 투수가 던진 100개 이상의 공을 판정해야 하는데 인간이기에 오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관중도 선수도 승리를 위해 모든 열정을 바치는 스포츠에서 애매한 판정은 쉽게 넘어갈 수 없는 문제예요. 한국 프로야구 1군 경기에 ABS가 도입된 것도 스트라이크 판정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이제 심판은 이어폰으로 전해지는 ABS 판정을 경기장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게 됐어요. 세월이 흐르며 변화한 야구 경기 규칙들, 로봇 심판의 등장이 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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